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남매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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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챙겨보는 신간 소개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제목이 있었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이게 뭐야~하고 깔깔 웃으며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엄마~엄마, 책 제목이 너무 웃겨!'

 

 

그리고 빵~빵~ 터지게 해주는 웃음을 기대하며 책 소개를 읽었다.

제목의 첫 느낌과 달리 막 웃을 수 없는 내용임을 깨달았다.

 

이것은 수많은 불행과 불운을 '진심으로 함께 이겨낸' 한 가족의 성장기였다.

그들의 '이놈의 집구석'이 '이놈의 사랑스러운 가족'이 되기까지의

한 걸음, 한 걸음...

행복으로 향하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루어진 이야기였다.

 

 

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이야기의 주인공인 집구석 가족 소개!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엄마, 딸 그리고 아들 셋으로 이루어진 한 가족이다.

 

 

목차

 

 

 

 

1부 속앓이

​이 가족의 문제가 무엇이었을까?

'이놈의 집구석'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엄마, 딸, 그리고 아들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다.

가정불화, 부모의 이혼, 계속되어 온 가난, 그리고 그로 인해 이어지는 많은 불행들이 있었다.

이겨낼 의지조차 빼앗아버린 그런 아픔들이었다.

가족들은 자신들의 아픔들을 하나씩 글로 털어놓는다.

 

그때 나는 이랬었다고.

이만큼 아팠었다고.

그래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1장 자식만 바라보던 엄마

힘들었던 결혼 생활과 이혼 후 가장이 되어 생계를 책임질 수밖에 없었던 엄마.

그 모든 상황들과 시간들이 그녀를 억척스러운 아줌마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았다.

앞만 보고 살았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출산 이야기는 그냥... 충격이었다.

 

설날 하루 전날, 갑자기 배가 아프고 허리가 끊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시간이 늦어 앞집에 사시던 작은어머니께서 시어머니에게 "형님, 질부가 저렇게 아프다고 하는데 왜 병원에 보내지 않고 있습니까?"하니까 "우리 집에 누가 병원 가서 애 낳았나? 다들 집에서 애 낳았지"라는 답이 돌아왔다. (p.23) 

 

통증이 너무 심해 택시를 타고 조산소로 가니 산모만이라도 살려야 한단다.

아기가 거꾸로 자리 잡은 것을 몰랐었단다.

임신하면 수없이 드나드는 산부인과를 딱 한 번 간 것이 다라서,

그것도 목욕 간다고 속이고 갈 수밖에 없었단다.

다행히 대학병원에서 수술로 산모와 아기 둘 다 무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아들이 태어났다.

 

 

2장 왕따라서 미안한 딸

 

딸의 지각에 대해 엄마의 이야기만 읽고는 솔직히 딸이 너무했다 싶었다.

좀 심하지 않나 싶었다.

하지만 딸의 이야기를 읽고 보니 딸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오랜 기간 왕따로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을까, 학교가 얼마나 가기 싫었을까.

 

만일 과거에 내게 있었던 일들이 없었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어릴 때, 내가 엉금엉금 기어 다니지 않고 빨리 걸을 수 있었더라면, 걷는 게 늦다고 무조건 회초리로 때리는 것보다는 기어 다니지 않을 때까지 걷는 연습을 시키고 기다려주었다면 어땠을까.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회초리를 맞지 않았더라면, 그랬다면 그 이후로 다른 사람들이 어린 나를 만지거나 강하게 충격을 줄 때마다 경기를 일으키지 않았을 텐데. (p.39)

 

어린이집에서 회초리라니...... 그것도 걸음마가 늦다고 회초리라니...

내 마음이 다 아프다... ㅠㅠ

 

이것이 바로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점이겠구나 깨달았다.

상대방의 상황도, 마음도 모르니 내 기준으로만 판단해 비난할 수도 있겠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도 휴대폰 요금이 100만 원이 넘게 나왔다는 것은 좀... 그래도 너무했다. ^^;;

 

 

3장 결핍의 악순환에 갇힌 아들

 

이 모든 좋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라도 벗어나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아들.

하지만 현실은 나아지지 않았다.

집이 가난해서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가정 형편도 나아지지를 않았고,

노력하는 일들도 잘 풀리지 않았다.

동생이 친 사고를 수습해야 했고,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

 

엄마는 자책인지 협박인지 모를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어 진다는 거을 모를 것이다. '언제까지 가족의 문제를 내가 책임져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p.68)

 

아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아들 또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마음에 내 마음까지 답답해졌다.

한편으로는 이 가족이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버티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런 아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도 같았다.

 

 

엄마, 딸, 아들.

어느 한 사람이라도 덜 힘든 사람이 없었다.

각자 자신의 짐이 너무나 크고 무거워 다른 사람을 살펴볼 여유가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이 사는 가족이었지만 어쩌면 가장 먼 존재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이 가족의 행복도 너무 먼 존재가 되어

행복을 상상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2부 속마음 

 

가족 전부 자신 인생의 무게를 버텨내느라

다른 가족이 어떠한 마음과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 관심조차 없었다.

서로 배려하기보다는 '나 힘들다'만 생각해오던 시간들.

그때 내가 아닌 다른 가족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1장 앞만 보고 달리던 소녀, 엄마 

 

지금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지만 돌아갈 수 있다면 엄마, 아버지하고 부러운 것 없이 살았던 10대에서 27세의 나이로 돌아가고 싶다. ~

구슬치기도 많이 하고 고무줄놀이도 하고, 줄넘기도 많이 하고 콩주머니 놀이도 많이 했었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그 시절이 제일 좋았었다. (p.81)

 

엄마의 이야기는 왜 이렇게 슬픈 것일까...

 

엄마가 되고, 가장이 되어 자신보다는 어린 자식들만을 위해 살았을 엄마.

그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부모님과 함께 아무 걱정 없이 즐겁기만 했던 그 시절이 제일 좋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엄마의 마음에서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의 속마음은 이렇게나 눈물이 나는 것이었다.

담담하게 써진 글의 분위기가 더 슬프게 느껴진다.

 

우리 엄마는, 우리 아빠는 언제가 가장 좋을까? 언제로 돌아가고 싶을까?

엄마도 엄마로서, 아빠도 아빠로서 삶의 무게가 많이 힘들겠지?

그래도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한다면

그 마음 이해하면서도 아주 조금은 섭섭할 것 같다.

아마... 내가 엄마라도 그렇게 말할 것 같긴 하다. ^^;

 

 

2장 이불 밖이 무서운 외톨이, 딸

 

나는 사람을 만나면 말조심부터 한다. 최대한 말을 자제하고 사람을 관찰한다.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의사표현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 (p.124) 

 

어릴 적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받아 온 많은 상처가 트라우마로 남은 것 같다.

딸은 너무 외로웠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가끔은 가족에게 못하는 이야기라도 그런 친구에게는 할 수 있는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다.

 

많은 아픔을 겪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한 발 한 발 세상 밖으로 발을 떼어 보려고 하는 딸에게 용기의 박수를!

 

딸의 이야기를 읽으며

혹시 나도 다른 사람에게 생각 없이 한 말이 있지는 않을까 반성하게 된다.

 

 

3장 집구석 탈출을 꿈꾸는 아들

 

가족은 나와 함께 행복해질 필요가 있는 평등권을 가진 존재이다. 가족의 행복평등권은 서로를 위해 주지 않으면 효력을 발하지 못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평등해질 필요가 있다. (p.170)

 

일방적인 희생만으로는 오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헌신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진심을 알아주지 않고

여전히 변화가 없다면 그냥 포기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이 문제를 이 가족들은 솔직한 대화로 잘 풀어나간 듯싶었다.

 

가족들 나름 모두 힘들었지만 이 각자 힘든 가족들을 하나로 모은 아들이 없었다면

그들의 어려움을 극복하기는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가족과 함께 행복해 보고자 하는 아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이 모든 일이 가능했다.

 

 

 

3부 함께 꿈꾸다

 

도저히 이렇게는 행복으로 향할 수 없다 느낀 아들은

'이 씨네 2개년 성장 계획'을 세워 가족 구성원 모두 자기계발을 통해

자존감도 회복하고 자립심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을 이끌어 내기로 했다.

 

 

1장 나를 꿈꾸기 시작한 워킹맘, 엄마

 

내가 죽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나 아버지, 어머니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살아갈 것이다. 100%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70%는 힘들어도 앞만 보면서 살아왔다고 말할 것이다. 삶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공감하기를 바라며, 지치고 힘겨운 삶에서도 중년 아줌마의 소녀 같은 욕구 충족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고 싶다. (p.210)

 

늦은 나이에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해본 적 없던 일이라 잘 못할 것 같다는 생각,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부정적인 예감,

어차피 해도 무슨 쓸모가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들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막아버리는 것 같다.

 

이것은 꼭 어른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도 무언가 하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하려고 하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아들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했든, 원해서 했든 간에 엄마는 나름의 속도로 열심히 해내고 있었다.

나이를 핑계로 배우기를 겁내 하시는 우리 엄마에게도 용기를 드리고 싶어졌다.

나도 아들처럼 긍정의 기운을 팍팍 불어넣어드리고 싶어졌다.

 

 

2장 만남을 준비하는 대인관계 초년생, 딸

나는 사소한 말이라도 예쁘게 해주는 사람들이 좋다. (p.230)

 

요즘 '말'에 대해 자주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위로의 말을 할 때는 얼마나 많은 주의와 생각이 필요한 지 알게 되었다.

나도 나름대로 생각해서 해준 말들이었는데 그것이 사실 상대방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는 말들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많이 후회하기도 했다.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

집에만 있는 딸이라도 가족과의 대화는 할 수밖에 없다.

평생 하고 들어야 하는 말, 이왕이면 상처 주지 않고, 배려하는 예쁜 말을 나도 해주고도, 듣고도 싶다.

 

 

3장 가족이란 자존감을 얻게 된 아들

 

가족 구성원은 가족관계에서 각자 역할이 정해진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 역할이 몰려있거나 희생양, 군림하는 자 등의 권력구조가 확고해지면 가족은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된다. 가족에게 각자의 역할은 서로를 도우며 성장하거나 쉴 수 있는 공생관계여야 한다. ~ 가족이 각자 스스로 홀로서기를 하려면 스스로가 맡고 있는 역할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너무 많은 역할은 내려놓고, 역할이 적은 사람은 나눠가지는 지혜 또한 발휘해야 한다. 무의식적인 행동들을 의식적으로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p.271~272) 

 

어쩌면 가족이니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가까이서 지내는 사람들이니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더 조심해야 하고, 더 아껴줘야 한다.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주고, 받고, 배려를 주고, 받으며 살면서

물질적으로는 부족함이 있을지 몰라도 정서적으로는 최대한 부족함이 없도록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와 딸과 아들이 자신들 각자의 행복을 위해서도, 그리고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도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온전히 혼자 힘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서로 밀어주고, 끌어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가고 있었다.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 가고 있었다.

그들이 가는 길 끝에는 분명 행복이 있을 것 같았다.

그들은 진짜 가족이었다.

 

 

각자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가족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가족도 자식들이 커가면서 점점 대화가 줄어들게 되었다.

대화의 중요성을 이들을 보며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부모님이 하시고 싶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다.

최근 중국어에 관심이 생기신 아빠에게 도움을 드려야겠다.

어플도 깔아드리고, 책도 사드려야겠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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