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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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이나 중국계 작가들의 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도 중국 작가들의 책을 몇 권 읽었는데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잘 맞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 작가의 책들도 점점 관심이 간다.

번역만 매끄럽게 잘 되어 있다면 여러 나라 작가들의 책들을 골고루 읽어보고 싶다.

 

이번에 읽은 책은 작가 켄 리우의 소설 '종이 동물원'이다.

역시 처음 듣는 이름의 작가였는데

'휴고 상, 네뷸러 상, 세계환상문학상을 40년 만에 동시 수상한 작가라고 한다.

SF 소설계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상을 받았다니 기대가 되었다.

 

이런 수상들도 책에 관심을 갖게 하였지만 꼭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책 소개를 읽고 나서였다.

단편집이기는 하나 다루고 있는 소재들이 묵직했다.

 

 

 

종이 동물원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소재로 한 가슴 시린 단편소설부터 731부대, 위안부, 강제징용, 문화 대혁명 등 굵직한 역사적 상처를 소재로 한 SF까지..."

 

이 부분이었다.

SF와 이러한 소재들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지 너무 궁금했다.

 

 

차례

 

 

단편집의 매력은 여러 가지 다른 소재를 가진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짧은 호흡으로 틈틈이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나왔다 할 수 있어 장편을 읽을 때보다는 쉽게 읽히는 것 같다.

 

솔직히 단편집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닌데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꼭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있다.

이번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였다.

그리고 그 선택에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종이 동물원'. 책의 제목이자 가장 첫 번째 이야기이며,

이 책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기대치를 한껏 올려준 이야기이기도 하다.

감성이 풍부해지는 밤에 읽은 탓인지 결국 눈물까지 흘려버렸다...

엄마의 숨이 담긴 종이 동물을 통해 아들은 드디어 엄마의 마음을 느꼈다.

 

이 가족 너무 안타깝다. 엄마가 너무 불쌍했고, 아들이 안타까웠다.

왜 아빠는 카탈로그에서 결혼할 여자를 찾았을까?

결혼 후에는 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려고 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하다

결국, 하긴 언어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다른 생김새로 인해 받는 차별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결론을 짓고는 실제로 이런 가족들이 지금도 많을 텐데 그 아이들과 부모가 느낄 고통과 힘겨움을 잠시 안타까워했다.

 

 

'종이 동물원'처럼 마법과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시간 여행'이라는 과학적 소재와 함께 엮어낸 이야기도 있었다. ​

731 부대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들과 이야기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어쩌다 나온 역사 이야기에서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리는 그 역사를 그렇게 배우지도 않았고, 사실 관심도 없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우리가 한 짓이 아니다. 예전 조상들이 그랬던 것을 왜 우리에게 그러느냐?"

 

p.557

~ 과거에 떠난 희생자들의 침묵은 그들의 목소리를 복원할 의무를 현재에 부과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의무를 기꺼이 떠맡을 때 비로소 더없이 자유로워집니다.

~ 죽은 이들의 고통은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비명을 들으며 유령들 사이를 걷고 있는 겁니다. 눈을 돌릴 수도 없고, 귀를 막을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말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 보고, 말해야 합니다. 바로잡을 기회는 오직 한 번뿐입니다.

 

 

'천생연분'에서는 미래에 AI와 함께하는 삶이란 진짜 이런 것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천생연분'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무섭다'였다.

이렇게 살기 싫다. 일부 편리함은 누릴지언정 내 모든 선택을 내가 아닌 AI에 맡기기도 싫을뿐더러 그걸 내 선택이라 착각하며 살기도 싫다.

AI에 관한 영화가 계속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번 단편은 읽으니 영화 'Her'이 생각난다.

 

'시뮬라크럼'은 예전에 봤던 어느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오래 전이라 지금은 영화 제목조차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의 모습을 불러내고 그 모습을 보고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워하는 장면이었다.

 

'레귤러'를 읽으면서는 네트워크 공유의 무서움을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다.

 

이런 소재들의 글을 읽다 보면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분명 편리함은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단편이지만 장편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짧은 호흡으로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좋다는 것이 단편의 매력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은 예외로 두어야 할 것 같다.

한 편을 읽고 다음으로 넘어가기 전 생각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현재의 기술발전이라면 충분히 있음 직한, 예상 가능한 미래의 일들에서

그 발전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그것들을 이용해 과거를 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또한 글 전체에 흐르는 감성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여러 발달된 과학적 소재를 이용했으나 그런 발전에 주된 관심이 가기보다는

함께 다루고 있는 가족, 문화, 역사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에 더 관심이 가게 만들었다. 

읽으면서 왜 이 책이 그 많은 상들을 받게 되었는지 짐작이 갔다.

 

짧은 내용이었으나 절대 짧은 기간에 잊힐 작품이 아닌 듯하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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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화영 옮김 / 지식여행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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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표지에 그려진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와 '딸기색 립스틱'이라는 제목의 문구가

내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일러스트의 속의 그 할머니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마녀 배달부 키키'의 작가라는 것을 알았을 때

굉장히 놀랐다.

나는 이제껏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이 있었는지 몰랐었다.

게다가 이렇게 멋진 캐릭터를 가지신 할머니라니!

 

딸기색을 좋아한다는 82세 에이코 할머니, 그녀가 궁금하다!

 

 

 

딸기색 립스틱을 바른 에이코 할머니

 

 

표지 너무 사랑스럽다.

딸기색 립스틱을 바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에이코 할머니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다!

 

 

목차

마녀 배달부 키키의 원작자로 유명한 가도노 에이코.

1953년, 그녀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시절, 잡지 '라이프'에 '새의 눈으로 바라본 뉴욕 거리'라는 제목으로 실린 사진 한 장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로부터 이십여 년 후 그녀의 딸이 그린 마녀 그림을 보고

가도노 에이코는 예전에 보았던 사진과 딸의 마녀 그림을 합쳐 '마녀 배달부 키키'를 탄생시켰다.

그녀의 딸이 마녀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며 아마 '마녀 배달부 키키'는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책 속에는 그녀의 딸이 12살 때 그렸던 마녀 그림이 나와 있는데 꽤 잘 그린 그림이었다.

아마 엄마의 재능을 그대로 물려받지 않았나 싶다. ^^

 

'마녀 배달부 키키'가 좋은 이유는 마녀만의 세계가 따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 속에 들어와 함께하는 마녀를 그려냈기 때문이다.

 

 

키키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 낸 그녀는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오랜 기간 도쿄에 살았던 그녀는 가마쿠라에 집을 지어 이사를 갔다.

집을 지을 때 요구 조건은 단 한가지 '책장을 많이'였다고 한다.

그녀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책이어서 책장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그녀의 색인 딸기색을 그대로 가진 딸기색 책장이 집안의 포인트 색이 되어 너무 예뻤다.

 

집안 곳곳에 놓여 있는 책장에는 책이 빼곡하다. 심지어 책들은 부엌 선반에도 들어차 있고,

화장실 선반 공간까지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집에는 많은 책들 외에도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한 성격이기도 하고, 그 물건들 하나하나마다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함부로 버릴 수가 없다고 한다.

 

책 읽으러 놀러 가고 싶다. 일본어로 된 책이라 읽기 힘들겠지만. ㅠㅠ

 

 

여든두 살의 가도노 에이코의 하루!

 

오전 2시에 8시에 일어난다.

 

보통 이 연세의 분들은 초저녁잠이 많다 하시는데 저자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계속 자신의 일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꼭 돈이 들어오는 일이나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취미활동을 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녀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지금까지 계속해나가고 있어 그런지 굉장히 밝은 모습이었고,

활기차 보였다.

 

 

가도노 에이코의 먹는 즐거움!

 

가마쿠라로 가면서 넓은 마당에 여러 과일나무를 심었는데

그중 감귤나무에서 딴 무농약의 감귤은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고 한다.

감귤나무의 감귤이 신맛이 강해 주로 주스로 짜거나 샐러드드레싱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오랫동안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하면서 그녀는 살림 노하우를 많이 쌓았다.

식재료도 그날 먹을 만큼만 구입을 하고,

자투리 채소를 이용해 색다른 요리를 하거나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한데 채소 절임이나 만두소로 이용하는 방법은 나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라 꼭 해보고 싶었다.

 

 

가도노 에이코의 일상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들!

 

그녀는 기성복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옷들은 근처 포목점에서 마음에 드는 옷감을 골라

딸의 친구에게 부탁해 옷을 맞춰 입는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그녀만의 패션을 완성했다.

색상도 화려하고, 게다가 다양한 액세서리까지 같이 하니 더욱 멋져 보였다.

나이를 따져 자신의 색을 숨기고, 주변을 눈을 의식하는 의상이 아니라

자신의 색을 보여주며 자신을 더 빛나게 해주면서도 편안한 그녀만의 패션 감각이 돋보인다.

 

우리 할머니도 저자와 비슷한 연세이신데

할머니에게 이런 스타일을 권해드리면 분명 못 입으신다 하실 것이다.

빨간색을 보고 하신 할머니 말씀이 생각난다.

 

"아이구, 이 색깔은 너무 야해~."

 

 

브라질에서의 추억

 

그녀는 스물네 살에 브라질로 가서 2년간 생활을 했다고 한다.

 

5살에 어머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세계 2차 대전을 겪으며 피난을 가고,

아버지가 징용되시는 바람에 언니와 함께 생활하기도 했던 그녀는 브라질에서 이제껏 살아왔던 삶과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2년의 시간이 그녀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기도 했으며,

브라질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년 루이지뉴: 브라질에 살면서'를 출간하며

작가로 등단하게 되었다.

 

 

'마녀 배달부 키키'는 등단 후 한참 지나 50살에 출판하게 되고,

이 작품으로 여러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 

 

'마녀 배달부 키키'는 총 6권의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6권 모두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그녀의 작품은 '마녀 배달부 키키'가 유일하다.

그래서 책 속에 짧게나마 실려 있는 그녀의 작품에 대한 소개가 반가웠다.

여러 작품들이 흥미로웠지만

특히 음식을 소재로 한 '앗치, 곳치, 솟치' 시리즈는 한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특별 수록 단편

'실 할머니'

 

 

저자 가도노 에이코는 정말 사랑스러운 할머니이자 여성이자 작가였다.

이렇게 밝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니 키키와 같은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나 보다.

 

많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계속 유지하며

자신의 색을 잃지 않고

건강한 삶을 계속 유지하는 그녀가 대단해 보였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그녀를 다시 생각하니

나도 꼭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처럼 나이가 들어도 나만의 색으로, 밝고, 즐겁게, 건강하게 살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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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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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비밀의 숲'은 꼭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생 드라마라고.

몇 달 전 집에 놀러 온 친구랑 이야기하다 그 친구 역시 꼭 봐야 한다고,

시그널을 좋아했으니 분명 비밀의 숲도 좋아할 거라고,

자기는 두 번, 세 번 봐도 된다고 당장 보자고 하는 말에 마침 넷플릭스에 있기도 해서

한두 편 정도 봐보자는 생각으로 봤다가 스토리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도 대단했다.

 

 

이번에 중국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중국 작가의 책은 그다지 읽어보지 못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나를 이끄는 문구가 있었다.

 

"십여 년간 권력과 맞서 싸운 검찰관, 사건 공론화를 위해 목숨을 걸다!"

"영화 <도가니>, 드라마 <시그널>이 연상된다."

시그널이라니!

 

사회파 추리소설은 항상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관심이 갔었는데

'시그널'이라는 단어의 등장에 이건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동트기 힘든 긴 밤

 

 

 

'동트기 힘든 긴 밤'은 저자의  대표작이기도 한 사회파 추리소설 '추리의 왕'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지 않고 이번 소설만 읽어도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범인이 서로 달라 독립적인 작품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나도 시리즈인지 모르고 이번 책만 읽었는데 

'옮긴이의 말'에서 시리즈 이야기가 없었다면 그런 지도 몰랐을 것이다.

 

'동트기 힘든 긴 밤'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도가니'도 아니고 '시그널'도 아니었다.

'도가니'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이고,

'시그널'은 아주 잠깐씩 떠오르긴 했으나 주로 떠오르는 장면들은 '비밀의 숲'이었다.

'비밀의 숲'처럼 검찰과 경찰이 함께 등장해 사건을 파헤쳐 가는 설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사건을 파헤쳐 갈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감히 일개 말단 검사나 힘도 없는 한낱 경찰이 어찌할 수도 없는 곳까지 연결되어 있는 상황이

'비밀의 숲'을 딱 떠올리게 되었다.

 

 

'놀랍게도 수많은 사람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시체를 유기하려던 용의자가 체포되었다.

현장에는 최소 수백 명에 이르는 목격자가 있었고,

용의자도 모든 범행 과정에 대해 숨김없이 자백햇다.

증인과 증거, 진술이 모두 확보된 상황에서 검찰이 용의자를 정식 기소하려는 순간,

사건은 갑작스럽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p.5)

 

 

"범행 증거와 그 범행을 뒤집는 증거가 모두 완벽하다니 아주 특별한 사건이야." (p.49)

 

모든 증거와 정황이 완벽한 상황에서 잡힌 범인은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법정에선 순간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왜?

그 '왜?'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 나서면서 하나씩 알게 되는 진실의 추악함이

소설 속의 일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일만도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범죄가 일어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그 범죄들 사이에 숨기고 가려진 진실들은 또 얼마나 많이 있을까?

 

돈이 없으면, 권력이 없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어떻게 해야 그들의 눈에서 벗어나 안전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을 벗어날 수 있긴 한 것인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을, 묻혀버렸음이 분명한 사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다.

현재에도 조사 중이라는 그 사건.

 

꼭 진실이 밝혀져 피해자의 한을 풀어줄 수 있기를.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의도된 것인지, 우연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201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체제에서 있었던 저우융캉이라는 전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의 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는 옮긴이의 말을 읽으니

한때 뉴스 기사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났다.

 

중국 사회의 특성상 정부나 사회를 비판하는 소설들은 출간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도 신기하긴 하다.

 

 

재미있지만 재미있다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이었다.

소설이지만 소설이라고만 할 수 없는 이야기라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

 

 

저자의 추리 시리즈 중 '무증거 범죄'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서 엄청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어 판권이 판매되어 넷플릭스 시청도 가능하다고 해 찾아보았다.

매달 이번 달만 보고 끊어야지 하는데 이렇게 자꾸 연장할 일이 생겨버린다.

'무증거 범죄'로 검색하니 나오지 않아 원제 '무증지죄'로 검색하니 있었다.

드라마도 반응이 좋았다고 하니 한번 보기로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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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 삶, 사랑, 죽음, 그 물음 앞에 서다
경요 지음, 문희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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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드라마에 빠지기 시작해 여러 개를 추천받아 보고 있었는데

여러 친구들로부터 '황제의 딸'을 추천받았다.

'보보경심'과 같이 변발에 적응하지 못해 선뜻 보지 못하고 미루고만 있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보보경심' 시청에 성공하고, '황제의 딸'도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이제는 변발이 드라마 시청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그만큼 스토리가 재미있었다.

 

내가 재미있게 본 드라마의 원작 소설을 쓴 작가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서

호기심에 책 소개를 읽었다.

'황제의 딸'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터라 그런 분위기의 소설을 생각했었는데

80대의 그녀가 쓴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그녀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이야기는

충야오(경요)와 남편 핑신타오의 사랑 이야기이자,

어느 한 사람도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눈꽃이 떨어지기 전에

삶 사랑 죽음 그 물음 앞에 서다

 

 

 

차례

 

 

지금까지 치매에 관한 책을 이제 3권을 읽었다.

첫 번째는,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딸이 쓴 이야기였고,

두 번째는, 저자 자신이 치매 진단을 받고 직접 쓴 이야기를 읽었고,

세 번째는, ​치매 환자가 된 남편을 돌보며 쓴 아내의 이야기였다.

 

이번 이야기가 바로 세 번째, 작가 충야오(경요)와 그의 남편 핑신타오의 이야기이다.

 

총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는 남편 핑신타오가 투병 생활을 하게 되면서 마지막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생명만을 연장시킬 뿐인 장치들까지 삽입하게 된 과정을,

2부는 충야오와 핑신타오의 결혼 생활의 에피소드를 실었다.

 

이들이 결혼하기 전,

충야오는 남편은 없었고,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신타오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었다.

충야오에 반한 신타오는 아내와 자식들이 있었음에도 충야오를 쫓아다녔다.

충야오는 계속 거절했지만, 신타오는 포기하지 않고 그녀에게 끈질기게 구애를 했다.

​신타오는 지금은 아이들이 어려 이혼할 수 없고, 

5살인 자신의 아들이 열다섯 살이 되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이혼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들이 열다섯이 되던 해에 이혼을 했다.

​자그마치 10년이었다.

충야오는 신타오를 기다릴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그의 마음을 받아들였고, 그녀의 아들의 허락도 받아 결혼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이 같은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신타오가 병상에 있게 되고, 혈관성 치매 진단을 받으며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고,

결국 자신이 가장 사랑한 아내 충야오를 잊어버리기까지의 과정과

충야오가 그런 남편을 돌보면서 느끼는 모든 감정들을 그녀의 글을 통해 함께 느끼며

이 둘의 서로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 둘이 오랜 시간 함께하며 정말 사랑하는구나 느껴졌다.

 

 

신타오는 자신이 병들게 되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할 수 없게 될 때,

자신의 생명만을 붙잡기 위해 억지로 행해지는 모든 것을 거부한다는

사전의료의향서와 같은 문서를 자식들에게 남겼다.

즉, 존엄사를 택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충야오도 평소 같은 생각이었기에 신타오의 뜻을 거부하지 않았었다.

 

비위관 삽입을 결정할 때가 왔다.

하지만 막상 그때가 닥치니 선뜻 그의 뜻을 따를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신타오의 자식들이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고 하지 않았다.

충야오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자식들은 어떻게 해서든 신타오의 생명을 연장시켜 보려고 했다.

그것이 의식불명인 채로 평생 지내게 된다 해도 그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충야오는 자식들의 의견도 인정해 주기로 하였다.

 

신타오의 뜻을 지켜주지 못해 괴로운 충야오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생각이 있었다.


곧이어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나는 온 세상 사람들의 안줏거리가 되겠구나. 온갖 잔인하고 신랄한 이야기들이 다 쏟아져 나오겠지.

"너희 그 충야오 알지? 남의 남편을 빼앗아서 몇 십 년 좋은 시절 보내더니, 신타오가 늙어 치매에 걸리니까 돌보지 않으려고 죽게 만들었대."

(p.179)

 

 

이들의 결혼이 당시 도덕적으로 얼마나 비난이 일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신타오의 자식들과 신타오의 마지막 치료에 대한 갈등을 빚는 내용을 보면서

그녀의 마음속 한편에는 그런 부분에서 평생 자유롭지는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들에게는 사랑이었을지 모르나

남편이자 아버지의 배신을 안 신타오의 전 부인과 자식들에게는 그동안 상처가 되었을지 모르니

이들의 사랑이 무조건 아름답다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뒤늦게 어렵게 함께 하게 된 만큼 그들은 정말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존엄사에 찬성한다.

사전의료의향서도 찬성한다.

 

하지만 신타오의 자식들을 보면서 만약 내 부모님의 상황이라면

과연 쉽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도 그들처럼 어떻게든 붙잡고 있으려고 하지 않을까.

 

어쩌다 한 번씩 부모님과 이런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억지로 목숨만 연장시키려고 하지 말라고, 그렇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씀하신다.

신타오가 이야기했던 그대로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렇게 확신하면서

그 죽음이 내 가족에게 해당되었을 때는 선뜻 그러겠다 할 수가 없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 부모님의 뜻을 따르는 것보다 나를 위한 마음이 더 커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라도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일지도,

혹시나, 만에 하나, 조금씩 호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렇게 보내드리기에는 해드린 것이 너무 없어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일까,

혹시 부모님이 자식들이 병간호하는 것이 힘들까 봐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무슨 이유를 들어봐도 그것은 나를 중심으로 한 생각이었다.

정작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부모님을 그렇게 보내드릴 자신이 없다.

 

그러다 문득 외할머니 생각이 났다.

엄마는 몸이 불편하신 외할머니를 집에서 모시며 18년 동안 병간호를 하셨다.

혼자서는 식사도, 움직이시지도 못하시는 외할머니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었다.

 

 

인간으로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

'죽음'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에 모두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

 

그래서 위급한 상황이 오면 다들 어찌할 바를 모른다.

누구나 태어남과 죽음은 피할 수 없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해서도 언젠가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오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누구에게나 두려운 죽음이 아니라

함께해서 행복했던 시간을 추억하며 아쉽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로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도록.

 

 

'살아 있을 때는

불꽃처럼

생명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타오르고 싶다.

죽을 때는 눈꽃처럼 휘날리다가

땅에 떨어져

먼지가 되고 싶다!'

 

 

 

 

 

 

 

 

 

 

 

 

 

 

* 이 서평은 리뷰어스 클럽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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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아키야마 미쓰코 지음, 배성태 그림, 손지상 옮김 / 네오픽션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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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무엇을 말해줄지 너무나 잘 느껴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전엔 절대 경험해보지 못했을 많은 것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직접 그 경험을 해본 것처럼 완전히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개든, 고양이든, 동물이 내 시야에 들어와 눈이 마주치는 것도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극도로 무서워했던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준 나의 강아지!

 

이제 내년이면 노견 연령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나의 쪼꼬미!

이 작은 존재를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여전히 배워가고 있다.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CONTENTS

 

 

 

10가지 이야기 속에 담긴 여덟 마리의 반려견 이야기.

감동적이다.

 

※ 밤에 자고 있는 강아지 옆에서 이 책을 읽다가는 폭풍 눈물 흘리며 

잘 자는 강아지도 깨우고,

다음 날 눈도 부을 수 있으니 주의! 

 

 

story 1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 작은 생명이 보낸 메시지

유미 X 니코 (치와와)

 

어느 날 갑자기 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평생 마비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보다 비극적인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아주 오랜 기간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 상황을 겨우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전과같이 밝은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다.

 

강아지들은 다른 것 같다.

꽁지만 해도 그랬다.

퇴원 후에도 일어서지 못해 계속 엎드려 있거나 앞다리로 끌거나 하면서도

전혀 표정에 어둠이 없었다.

가족이 돌아오면 전과 똑같이 반가워하고,

간식을 좋아했고,

안고 바람을 쐬러 나가면 열심히 코를 움직여 바깥공기를 느꼈다.

 

정작 힘든 것은 사람인 가족들이었다.

 꽁지를 보며, 그리고 여러 아픈 강아지들을 보며

삶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수술 후에도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고 어떻게 평생을 사냐고, 괴로워서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개는 어떻게든 상황에 적응을 한다고.

괴로운 건 그 모습을 보는 사람이라고.

그 말이 딱 맞았다.

나만 괴로웠다.

오히려 꽁지가 그런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남의 시선, 남과의 비교를 하지 않고,

자신의 가족만을 보고, 가족에 대한 사랑만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가족의 사랑만 있다면 그 어떤 모습도 괜찮은가 보다.

 

니코를 보면서 꽁지 생각이 났다.

 

 

story 2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테니까

- 할아버지와 늙은 개가 있던 공원

겐지 X 메르 (믹스)

&

story 3

추억을 품에 안고 살아가자

- 할아버지와 소년의 약속

유토 X 메르 (믹스)

 

동물농장에서 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아파트의 한 집 현관 문 앞에서 항상 앉아 있는 개 한 마리.

 

그 집 문은 항상 닫혀 있었다.

기껏해야 계단을 내려가 아파트 바로 앞 길을 내다보기만 했을 뿐 다시 돌아와 자리를 지켰다.

 

다행히 이웃 주민이 개에게 밥을 챙겨주었지만

그 개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 집 할아버지께서 키우시는 개였는데,

갑자기 건강이 너무 안 좋아지셔서 아들이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셔다드렸다고 한다.

치매 증상도 있으시다는 할아버지는 담당 의사가 와도 잘 못 알아보셨다.

 

제작진이 개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었다.

 

병원 앞에서 서로를 본 할아버지와 개.

 

개는 바로 할아버지에게 달려갔고,

할아버지도 바로 자신의 개를 알아보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자시의 개에게 말도 없이 떠나 미안하다고 하셨다.

 

잠깐의 만남 뒤 다시 병실로 돌아가셔야 하는 할아버지를 떠나기 싫었던 그 개는

다시 되돌아가 할아버지에게 몸을 비비며 무릎으로 뛰어오르려 했다.

 

할아버지께서 그리 아끼시던 개였는데

그리 홀로 남아 애타게 할아버지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메르의 이야기에서 그 할아버지와 개 이야기가 생각났다.

다행히 겐지 할아버지는 자신이 없을 때를 생각하셔서 평소 메르를 예뻐했던 유토에게

열네 살의 노견 메르를 부탁하고 가셨다.

 

자신이 먼저 떠나면 혼자 남겨져 외로워할 메르를 위해,

그리고 노견 메르가 떠나면 남겨질 유토에게 강해져야 한다고 하시던

겐지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유토와 메르를 보시며 흐뭇해하시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겐지 할아버지 & 메르 & 유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간혹 보도되는 개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이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감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독사나 치매에 걸리신 채 혼자 사시는 분들의 문제도 걱정이고,

 그 옆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나가지도 못해 비쩍 말라가는 강아지도 걱정이 된다.

평소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는 가족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은 어르신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속의 강아지들

니코, 메르, 모코, 카린, 하루, 볼보, 라이타, 푸린

 

니코와 메르의 이야기 외에도

모르는 이웃도 서로 마음을 터놓게 만들어버리는 강아지의 힘을 보여준 모코,

휠체어에 앉아 밖에 나가지도 않고 평생 지루하고, 우울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히사코에게 바깥세상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 카린,

눈 때문에 잃은 가족을 잃고 눈이 싫었지만 소중한 사람을 눈 속에서 구해낸 하루,

끔찍한 기억으로 마음을 닫아버렸지만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가족을 만나 조금씩 변해가는 볼보,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의 기억을 되돌려준 라이타,

가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었지만 한순간 심장마비로 떠나버린 푸린.

 

이 여덟 마리 강아지들이 보여주는 신뢰와 사랑이 너무 고맙다.

 

 

개들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다룬 이야기들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또 그들과의 헤어짐을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슬픔으로 가득하다.

이런 개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마 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 때문이 아닐까.

 

내가 평생 아껴주고 지켜줘야 할 우리 강아지,

나에게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보여주는 나의 강아지,

고맙고, 사랑해!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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