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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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비밀의 숲'은 꼭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인생 드라마라고.

몇 달 전 집에 놀러 온 친구랑 이야기하다 그 친구 역시 꼭 봐야 한다고,

시그널을 좋아했으니 분명 비밀의 숲도 좋아할 거라고,

자기는 두 번, 세 번 봐도 된다고 당장 보자고 하는 말에 마침 넷플릭스에 있기도 해서

한두 편 정도 봐보자는 생각으로 봤다가 스토리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물론 배우들의 연기력도 대단했다.

 

 

이번에 중국 작가의 책을 읽게 되었다.

중국 작가의 책은 그다지 읽어보지 못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

나를 이끄는 문구가 있었다.

 

"십여 년간 권력과 맞서 싸운 검찰관, 사건 공론화를 위해 목숨을 걸다!"

"영화 <도가니>, 드라마 <시그널>이 연상된다."

시그널이라니!

 

사회파 추리소설은 항상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관심이 갔었는데

'시그널'이라는 단어의 등장에 이건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동트기 힘든 긴 밤

 

 

 

'동트기 힘든 긴 밤'은 저자의  대표작이기도 한 사회파 추리소설 '추리의 왕'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시리즈를 처음부터 읽지 않고 이번 소설만 읽어도 내용 이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범인이 서로 달라 독립적인 작품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나도 시리즈인지 모르고 이번 책만 읽었는데 

'옮긴이의 말'에서 시리즈 이야기가 없었다면 그런 지도 몰랐을 것이다.

 

'동트기 힘든 긴 밤'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도가니'도 아니고 '시그널'도 아니었다.

'도가니'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이고,

'시그널'은 아주 잠깐씩 떠오르긴 했으나 주로 떠오르는 장면들은 '비밀의 숲'이었다.

'비밀의 숲'처럼 검찰과 경찰이 함께 등장해 사건을 파헤쳐 가는 설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사건을 파헤쳐 갈수록 드러나는 진실은

감히 일개 말단 검사나 힘도 없는 한낱 경찰이 어찌할 수도 없는 곳까지 연결되어 있는 상황이

'비밀의 숲'을 딱 떠올리게 되었다.

 

 

'놀랍게도 수많은 사람이 모인 공공장소에서 시체를 유기하려던 용의자가 체포되었다.

현장에는 최소 수백 명에 이르는 목격자가 있었고,

용의자도 모든 범행 과정에 대해 숨김없이 자백햇다.

증인과 증거, 진술이 모두 확보된 상황에서 검찰이 용의자를 정식 기소하려는 순간,

사건은 갑작스럽게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p.5)

 

 

"범행 증거와 그 범행을 뒤집는 증거가 모두 완벽하다니 아주 특별한 사건이야." (p.49)

 

모든 증거와 정황이 완벽한 상황에서 잡힌 범인은 자신의 모든 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법정에선 순간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왜?

그 '왜?'라는 물음의 답을 찾아 나서면서 하나씩 알게 되는 진실의 추악함이

소설 속의 일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일만도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범죄가 일어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그 범죄들 사이에 숨기고 가려진 진실들은 또 얼마나 많이 있을까?

 

돈이 없으면, 권력이 없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고, 어떻게 해야 그들의 눈에서 벗어나 안전할 수 있을까?

그 사람들을 벗어날 수 있긴 한 것인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을, 묻혀버렸음이 분명한 사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떠오르는 사건이 하나 있다.

현재에도 조사 중이라는 그 사건.

 

꼭 진실이 밝혀져 피해자의 한을 풀어줄 수 있기를.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이 의도된 것인지, 우연인 것인지는 모르지만

201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체제에서 있었던 저우융캉이라는 전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의 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는 옮긴이의 말을 읽으니

한때 뉴스 기사로 시끄러웠던 기억이 났다.

 

중국 사회의 특성상 정부나 사회를 비판하는 소설들은 출간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그것도 신기하긴 하다.

 

 

재미있지만 재미있다는 단어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이었다.

소설이지만 소설이라고만 할 수 없는 이야기라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

 

 

저자의 추리 시리즈 중 '무증거 범죄'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져서 엄청난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어 판권이 판매되어 넷플릭스 시청도 가능하다고 해 찾아보았다.

매달 이번 달만 보고 끊어야지 하는데 이렇게 자꾸 연장할 일이 생겨버린다.

'무증거 범죄'로 검색하니 나오지 않아 원제 '무증지죄'로 검색하니 있었다.

드라마도 반응이 좋았다고 하니 한번 보기로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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