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아키야마 미쓰코 지음, 배성태 그림, 손지상 옮김 / 네오픽션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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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무엇을 말해줄지 너무나 잘 느껴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기 전엔 절대 경험해보지 못했을 많은 것들.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라도 직접 그 경험을 해본 것처럼 완전히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도 그중 하나가 아닐까.

 

 

개든, 고양이든, 동물이 내 시야에 들어와 눈이 마주치는 것도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극도로 무서워했던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준 나의 강아지!

 

이제 내년이면 노견 연령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나의 쪼꼬미!

이 작은 존재를 통해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여전히 배워가고 있다.

 

 

이별의 순간 개가 전해준 따뜻한 것

 

 

CONTENTS

 

 

 

10가지 이야기 속에 담긴 여덟 마리의 반려견 이야기.

감동적이다.

 

※ 밤에 자고 있는 강아지 옆에서 이 책을 읽다가는 폭풍 눈물 흘리며 

잘 자는 강아지도 깨우고,

다음 날 눈도 부을 수 있으니 주의! 

 

 

story 1

삶을 포기하지 마세요

- 작은 생명이 보낸 메시지

유미 X 니코 (치와와)

 

어느 날 갑자기 사고를 당해 두 다리가 평생 마비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기 보다 비극적인 상황을 감당하지 못해

아주 오랜 기간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 상황을 겨우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전과같이 밝은 모습을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다.

 

강아지들은 다른 것 같다.

꽁지만 해도 그랬다.

퇴원 후에도 일어서지 못해 계속 엎드려 있거나 앞다리로 끌거나 하면서도

전혀 표정에 어둠이 없었다.

가족이 돌아오면 전과 똑같이 반가워하고,

간식을 좋아했고,

안고 바람을 쐬러 나가면 열심히 코를 움직여 바깥공기를 느꼈다.

 

정작 힘든 것은 사람인 가족들이었다.

 꽁지를 보며, 그리고 여러 아픈 강아지들을 보며

삶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고 느꼈다.

 

수술 후에도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러고 어떻게 평생을 사냐고, 괴로워서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그러자 개는 어떻게든 상황에 적응을 한다고.

괴로운 건 그 모습을 보는 사람이라고.

그 말이 딱 맞았다.

나만 괴로웠다.

오히려 꽁지가 그런 나를 위로해 주었다.

 

남의 시선, 남과의 비교를 하지 않고,

자신의 가족만을 보고, 가족에 대한 사랑만 생각해서 그런가 보다.

가족의 사랑만 있다면 그 어떤 모습도 괜찮은가 보다.

 

니코를 보면서 꽁지 생각이 났다.

 

 

story 2

마지막까지, 곁에 있을 테니까

- 할아버지와 늙은 개가 있던 공원

겐지 X 메르 (믹스)

&

story 3

추억을 품에 안고 살아가자

- 할아버지와 소년의 약속

유토 X 메르 (믹스)

 

동물농장에서 한 강아지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어느 아파트의 한 집 현관 문 앞에서 항상 앉아 있는 개 한 마리.

 

그 집 문은 항상 닫혀 있었다.

기껏해야 계단을 내려가 아파트 바로 앞 길을 내다보기만 했을 뿐 다시 돌아와 자리를 지켰다.

 

다행히 이웃 주민이 개에게 밥을 챙겨주었지만

그 개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 집 할아버지께서 키우시는 개였는데,

갑자기 건강이 너무 안 좋아지셔서 아들이 할아버지를 병원에 모셔다드렸다고 한다.

치매 증상도 있으시다는 할아버지는 담당 의사가 와도 잘 못 알아보셨다.

 

제작진이 개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주었다.

 

병원 앞에서 서로를 본 할아버지와 개.

 

개는 바로 할아버지에게 달려갔고,

할아버지도 바로 자신의 개를 알아보셨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자시의 개에게 말도 없이 떠나 미안하다고 하셨다.

 

잠깐의 만남 뒤 다시 병실로 돌아가셔야 하는 할아버지를 떠나기 싫었던 그 개는

다시 되돌아가 할아버지에게 몸을 비비며 무릎으로 뛰어오르려 했다.

 

할아버지께서 그리 아끼시던 개였는데

그리 홀로 남아 애타게 할아버지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메르의 이야기에서 그 할아버지와 개 이야기가 생각났다.

다행히 겐지 할아버지는 자신이 없을 때를 생각하셔서 평소 메르를 예뻐했던 유토에게

열네 살의 노견 메르를 부탁하고 가셨다.

 

자신이 먼저 떠나면 혼자 남겨져 외로워할 메르를 위해,

그리고 노견 메르가 떠나면 남겨질 유토에게 강해져야 한다고 하시던

겐지 할아버지는 하늘에서 유토와 메르를 보시며 흐뭇해하시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겐지 할아버지 & 메르 & 유토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간혹 보도되는 개와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이들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감동과는 거리가 멀었다.

 

고독사나 치매에 걸리신 채 혼자 사시는 분들의 문제도 걱정이고,

 그 옆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나가지도 못해 비쩍 말라가는 강아지도 걱정이 된다.

평소 연락을 자주 하고 지내는 가족이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은 어르신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속의 강아지들

니코, 메르, 모코, 카린, 하루, 볼보, 라이타, 푸린

 

니코와 메르의 이야기 외에도

모르는 이웃도 서로 마음을 터놓게 만들어버리는 강아지의 힘을 보여준 모코,

휠체어에 앉아 밖에 나가지도 않고 평생 지루하고, 우울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는 히사코에게 바깥세상을 다시 한번 알게 해준 카린,

눈 때문에 잃은 가족을 잃고 눈이 싫었지만 소중한 사람을 눈 속에서 구해낸 하루,

끔찍한 기억으로 마음을 닫아버렸지만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가족을 만나 조금씩 변해가는 볼보,

치매에 걸리신 할머니의 기억을 되돌려준 라이타,

가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사랑을 주었지만 한순간 심장마비로 떠나버린 푸린.

 

이 여덟 마리 강아지들이 보여주는 신뢰와 사랑이 너무 고맙다.

 

 

개들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다룬 이야기들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다.

또 그들과의 헤어짐을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슬픔으로 가득하다.

이런 개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마 그들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 때문이 아닐까.

 

내가 평생 아껴주고 지켜줘야 할 우리 강아지,

나에게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보여주는 나의 강아지,

고맙고, 사랑해!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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