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하듯이 쓴다 - 강원국의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법
강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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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내신 책들이 글쓰기 책이었다면 이 책은 글쓰기와 말하기의 중간쯤에 있는 책이다. 글쓰기 관련한 책들을 몇권 내신 후 이제 말하기로 주제를 확장하기 위해 준비하신 책이고 에필로그에서 이보다 더 잘 쓸수는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힐 정도로 글쓰기 관련 책 치고 적지않은 분량이지만 뻔한 문장을 찾기힘들정도로 정성들여 쓰신 글이라는게 느껴졌다.


어떤 글쓰기 팁을 배우려기 보다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분의 생각과 에피소드를 읽는 재미로 선택한건데 역시나 자신의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어 목차만 보고서는 느낄수 없는 재미가 있었다. 책을 읽는 도중 마침 읽으면서 피식했던 구절이 인터넷에 출처없이 유머글로 올라와 알려주기도 했다는.



조금이라도 아는걸 풀어놓고 싶은 마음, 좋게말해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 간결하게 줄이고 쳐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하는 사람, 어려운걸 더 어렵게 말하는 사람,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는 세 유형의 사람 중 희한하게 세번째 유형이 유식하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그럼에도 쉽게 말해야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세번째에 속하는 것 같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적절한 비유도 잘쓰면서 핵심만 간결히 말하는 능력, 길러질 수 있을까.


많은 말하기 글쓰기 팁들이 담겨있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아닐까 싶은데 역시나 책 가장 말미에 저자도 이를 언급하고 있었다. 본래 그리스 철학에서 유래한 단어로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하며 원칙, 정체성,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주는 부분은 내게도 울림을 주었다. 나도 언젠가 간디의 묘비에 쓰여있는 글귀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며.


'내 삶이 곧 나의 메시지다. My life is my m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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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수업 -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것인가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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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자존감 수업을 유익하게 본터라 이번 사랑 수업의 내용은 어떠한지 궁금했다. 서문부터 전작이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 다음으로 필요한 부분이 이 사랑에 대한 부분이라 이어서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구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랑이라는 것도 관계 카테고리 안에 속하는 감정이고 심리와 관련한 많은 에세이를 통해, 때로는 삽화와 더불어 접하곤 했었던터라(물론 그렇다고 내가 사랑이라는 감정에 능숙하냐하면 전혀 아니다. ㅜ.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궁금해하며 읽어나갔다.


이제보니 부제가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것인가'이다. 일독후 목차를 다시보니 사랑이 왜 어려운 것인가에서부터 나는 어떤 애착 유형인지를 점검해보고 애정결핍, 이별증후군을 거쳐 안정된 사랑을 제대로 하려면(사랑력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어떤 조건이 필요하고 어떤 힘이 필요한지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다루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사랑을 시작할까 말까, 헤어질까 말까, 부모님의 반대는 어떻게 접근할까, 결혼을 할까말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다루고 있는데 어느것 하나 해당되지 않는 나지만 이 부분 조차도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건 너무 가볍지도, 건조하지도 않게 따뜻함이 느껴질 만큼 친밀한 문체로 쓰여있었기 때문이었다.


사랑을 잘하는 능력을 이 책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해는 지식의 양에 비례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이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고. 서두에 언급되어있는 강호동씨의 사례가 그래서 와닿았다. 그의 큰 목소리 때문에 싫어하던 지인이 언젠가 방송에서 밝히길 귀가 어두웠던 아버지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가 이렇게 변한 것 같다고 말한걸 들은 이후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해받지 못하면 사랑받기는 더더욱 힘든 법. 그래서 사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가 보다.


애착유형을 다루는 부분을 보면서는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진단지 같은게 없어서 오히려 더 괜찮았다. 하긴 애착을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각 유형들이 DISC 같은 것처럼 동일선상에 놓고 장단점을 나눌수가 없으니, 안정형 애착 말고 나머지 3개는 모두 불안정 애착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회피형인지 불안형인지 혼합형인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역시나 가장 최악은 혼합형이다. 자신에 대해서도 부정적, 타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깔고 있는 사람. 도대체 이런 사람들에겐 어떤 조언을 해줄수 있으까 싶은데 저자 또한 이런 유형이 가장 조언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어쨌든 추구해야 할 방향은 안정형 애착이다. 흔한 말로 나를 사랑할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하듯이 나의 긍정에너지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 연민 같은데 빠지지 말고 아픈기억이 있다면 트라우마(PTSD)가 아니라 외상 후 성장(Post Traumatic Growth) 양분으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다만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통해 심리학, 심리치료, 정신의학 같은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부분을 보면서는 피식. 또 결혼을 언급안할 수는 없으니 말미에 저자의 결혼관이 드러나 있는데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으나 개인적 가치에 따라 행동하면 된다고. 동의한다. 시도해볼만한 기회가 있었나 싶어 돌아보게 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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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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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님이 쓴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은 학습법을 담고 있을것 같지만 아니다. 전작인 그간 쓴 칼럼을 바탕으로 엮어낸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에 이어 중간에 논어관련한 책을 출간 후 이번에는 다른 매체에 기고해왔던 글을 다시한번 엮어내 출간한, 그러니까 산문집이다. 맛깔난 문체와 적절한 위트가 어우러진 글을 보는 것은 시간 도둑을 넘어 책장 도둑이다. 언제 이렇게 줄어들었나 싶을 정도로 무게 중심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겨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제목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함축적인 의미와 더불어 독자들이 읽고 싶게 지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 곳에 있는 모든 글의 제목은 책 제목과 저자의 이름이다. 내가 여기 남기는 글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의 의도가 없기 때문이며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 제목을 무엇으로 할지부터 고민하는 것은 아직도 글쓰기에 서툰 내게는 장벽이기에 표지를 바라보며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적어두고 바로 본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지방을 낮춘 것이다. 장르 불문 한달에 십여권의 책을 읽는 나는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 나중에 제목이나 저자 이름을 기억할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물론 특정작의 책을 몇권이나 읽었는지, 혹은 전에 이분이 쓴 책이 무엇이었는지 검색할 때도 편리하다.


책을 일독후 내용을 상기하면서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 또한 일종의 공부이다. 책에 쓰인 단어, 개념, 사례, 줄거리, 주제, 문체 등을 떠올려가며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일부의 지식과 느낌이 머릿속에 남기 때문이다. 이건 스크랩해두어야겠다고 생각되면 사진을 찍어 에버노트 등에 저장해두기도 하는데 다시 찾아보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 작업을 하면서 다시한번 눈에 담아두는 효과랄까. 반쯤은 컨닝페이퍼와도 비슷하다. 다시 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걸 만들때 한번 더 공부하게 되는. 반대로 일전에 독서모임에서 어떤 분을 통해 책에서 쓸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다 찢어버린 후 남은 페이지, 책의 무게로서 가치를 측정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필 그때 다룬 책이 어쩌다보니 내가 추천한 책이었는데 몇페이지 남지 않을것 같다고 하여 괜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얼마전 구입한 구리로 만들어진 북다트가 도착했다. 크기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1번부터 12번까지 숫자가 새겨진 북다트 2셋트를 구입했는데 책을 보며 적어도 10개 이상은 표시를 해두어야 할것 같은, 해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책은 책장이 아니라 손에 들려있을때 가치를 더하는 것처럼 북다트 또한 책에 끼워질때 제 기능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끼워지는 숫자가 커질 수록 그 책은 내게 '공부'가 되는 책일터. 어제보다 반뼘쯤 성장한 내일을 위해서라는 말은 거창하고 매월 나가고 있는 도서 정액 서비스 비용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가 사용해보려한다. 어라 그런데 전자책이니 이 북다트를 사용할수가 없는데... 종이책을 한권 사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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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 - 유병재 삼행시집
유병재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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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즐겨보는 선을 넘는 녀석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유병재씨가 출간을 했다며 축하주는 장면이 나왔다. 두번째로 보는 그의 책이다.


//농담


농도 조절 부탁드립니다

담아두는 편이니까요//


이번엔 이런 식으로 삼행시처럼 각 단어들을 재치있게 풀어낸 글을 수십개 실려있다. 이런 '말장난'을 중심으로 본인 이야기가 덧붙여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혀 없어 신기할 정도로 놀랐다. 그렇다면 이건 말장난 시집이라고 해도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시에 대한 실례일 수도 있으니 말장난 모음집, 아니 그냥 말장난이 된듯.


//근손실


근데 말야

손실 갈 정도로

실체가 있어?//


이렇게 팩트폭행을 하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느닷없이 일어나 푸쉬업도 하면서, 책 뒷표지에 실린 조세호씨의 추천사를 보면서는 정말 육성으로 웃음이 터져나왔던, 프롤로그에서부터 에필로그까지 모두 말장난으로 이루어져있어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유' 리로 만든

'병' 이

'재' 가 될 때까지 웃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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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바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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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거의 유일한 일본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우연치않게 추천받아 읽어보았다. 처음에 산장의 구조 이미지가 나와서 기억해두어어야 하나 싶었지만 플롯 주인공 소개들과 더불어 그냥 대충 보고 쭉 읽어나갔다. 산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빠져들다보니 갑자기 뒤에가서 사건이 해결. 오잉? 이사람이 누구였지? 언제 등장해서 무슨 말을 했었지? 싶은 순간들이 궁금해 앞부분을 다시 들춰보기도 했다. 그만큼 재밌었다는 이야기.


중간에 밀실살인을 풀어내는 이야기인가 싶었던 부분도 있었는데 메인 스토리는 아니었고 허투루 등장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군더더기 없이 킬링 타임용 소설로 만족스럽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굳이 하나 꼽자면 주인공의 친구가 남자처럼 보여서 오해를 받는 상황은 굳이 넣었어야 했나 싶긴 했지만. 아무튼 탐정이 등장하지 않고 형사와 더불어 주인공 두명이 각자의 수사와 조사를 통해 작년 뿐만 아니라 재작년, 그리고 그 이전의 풀리지 않는 매듭까지 해결하게 되는데 결론까지 보고 나서도 찍는게 아니라면 범인을 맞추는건 불가능하지 않나 싶었다는.


실제 모티브가 된 지역, 산장이 있나 싶은데 다리가 얼마나 높길래 떨어지자 마자 즉사할 정도인지, 그런 높이의 다리를 OOO를 이용해 건널 생각을 했는지가 쓸데없이 궁금해졌던, 오랜만에 접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그러고보면 산장이라는 곳을 나는 이제껏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산을 끼고 있는 펜션과는 뭐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 일본은 주민등록제도가 없다는데 가명으로 체크인했다고 경찰이 와서 어떻게 바로 들키게 된다고 말했던 걸까 싶기도 하고... 며칠전 눈이 왔다는데 나는 밖을 한번도 내다보지 않았으니 내겐 아직 첫눈이 오지 않은거다라고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런데 그렇다 한들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 싶기도 하고... 눈보다 눈물이 먼저 내리겠다 싶...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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