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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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님이 쓴 '공부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책은 학습법을 담고 있을것 같지만 아니다. 전작인 그간 쓴 칼럼을 바탕으로 엮어낸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책에 이어 중간에 논어관련한 책을 출간 후 이번에는 다른 매체에 기고해왔던 글을 다시한번 엮어내 출간한, 그러니까 산문집이다. 맛깔난 문체와 적절한 위트가 어우러진 글을 보는 것은 시간 도둑을 넘어 책장 도둑이다. 언제 이렇게 줄어들었나 싶을 정도로 무게 중심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겨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 제목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함축적인 의미와 더불어 독자들이 읽고 싶게 지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 곳에 있는 모든 글의 제목은 책 제목과 저자의 이름이다. 내가 여기 남기는 글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의 의도가 없기 때문이며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서 제목을 무엇으로 할지부터 고민하는 것은 아직도 글쓰기에 서툰 내게는 장벽이기에 표지를 바라보며 제목과 저자의 이름을 적어두고 바로 본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문지방을 낮춘 것이다. 장르 불문 한달에 십여권의 책을 읽는 나는 이렇게 적어두는 것이 나중에 제목이나 저자 이름을 기억할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물론 특정작의 책을 몇권이나 읽었는지, 혹은 전에 이분이 쓴 책이 무엇이었는지 검색할 때도 편리하다.


책을 일독후 내용을 상기하면서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 또한 일종의 공부이다. 책에 쓰인 단어, 개념, 사례, 줄거리, 주제, 문체 등을 떠올려가며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하는 과정 속에서 일부의 지식과 느낌이 머릿속에 남기 때문이다. 이건 스크랩해두어야겠다고 생각되면 사진을 찍어 에버노트 등에 저장해두기도 하는데 다시 찾아보는 경우는 사실 거의 없다. 그 작업을 하면서 다시한번 눈에 담아두는 효과랄까. 반쯤은 컨닝페이퍼와도 비슷하다. 다시 보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걸 만들때 한번 더 공부하게 되는. 반대로 일전에 독서모임에서 어떤 분을 통해 책에서 쓸만한 부분을 제외하고 다 찢어버린 후 남은 페이지, 책의 무게로서 가치를 측정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하필 그때 다룬 책이 어쩌다보니 내가 추천한 책이었는데 몇페이지 남지 않을것 같다고 하여 괜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얼마전 구입한 구리로 만들어진 북다트가 도착했다. 크기에 비해 무게감이 느껴지는 1번부터 12번까지 숫자가 새겨진 북다트 2셋트를 구입했는데 책을 보며 적어도 10개 이상은 표시를 해두어야 할것 같은, 해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책은 책장이 아니라 손에 들려있을때 가치를 더하는 것처럼 북다트 또한 책에 끼워질때 제 기능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끼워지는 숫자가 커질 수록 그 책은 내게 '공부'가 되는 책일터. 어제보다 반뼘쯤 성장한 내일을 위해서라는 말은 거창하고 매월 나가고 있는 도서 정액 서비스 비용이 아깝지 않기 위해서가 사용해보려한다. 어라 그런데 전자책이니 이 북다트를 사용할수가 없는데... 종이책을 한권 사야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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