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의 생각에 거의 대부분 동의하지만
‘여성적인 노동‘, ‘도움으로써‘ 라는 부분은 동의하지 못하겠다. 특히 남편들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의 일이라는 자각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보조자도 아니고 공동으로 책임을 지고 해야하는 일이 바로 ‘가사노동‘이다! 언제까지나 서비스 무상제공을 바라선 안될 것이다.

한편 프랑스 공산당의 해결책은?

모든 가정에 오늘날 가정 내 노동의 기계화를 가능케 하는 가전제품을 보급한다(PCF 1970). - P60

프랑스 공산당이 본 고용주와 공권력의 의무는?

여성 노동자의 가정 내 어머니로서의 일을 용이하게 하기(PCF 1970). - P60

레닌:

우리 동지 가운데, 안타깝게도 많은이가 다음 문장에 해당한다. 
"공산주의자를 조금 긁어내면 그 안의 속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여자들이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잡아먹는 단조롭고 극도로 피로한 노동인 집안일을 하느라고 스스로를 혹사하는 걸 남자들이 팔자 좋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 가장 명백한 증거이지 않겠는가. (...) 
심지어 프롤레타리아 중에서도 부인의 고통과 걱정을 경감해줄 생각을 한다거나 적어도 ‘여성적인 노동‘을 도움으로써 그 짐을 덜어주려는 남편은 거의 없다(Zetkin, 1934). - P61

또한 여성들이 임금노동으로 얻은 이득은 여성들이 해야만 하는 무급 서비스의 금전적인 가치를 공제함으로써 무효화된다.

이들은 스스로 무급으로 제공했어야 하는 서비스의 대체 서비스를 돈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 P64

가부장제의 착취는 여성들이 직업을 수행하는 
물적 조건을 다음과 같이 결정짓는다.

여성이 노동할 가능성조차 ‘가족의 의무‘를 우선 
충족했는지 여부로 조건화된다. 그 여부에 따라 바깥에서의 노동이 불가능해지거나 가정 내 노동에
추가된다.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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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1 : 주적》

늦은 점심 먹고 데크에 나와 읽다 춘곤증이 밀려오길래 커피 두 캡슐 내려서 마시고 잠시 망중한을 즐겨본다. 우리 동네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 시간이 순삭되는 경험을 매일 하게 된다^^
요즘은 정원에 나무 사다 심느라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앉아서 바라보고 있으면 자꾸 빈곳을 찾아 채우고 싶은 욕구가~~~
오늘도 1년생 조팝나무 15주, 키 큰 산수유 나무 1주 사와서 열심히 삽질하고 정원을 채우고 바라보니 뿌듯한데...
큰 화분들이 몇 개 비어있으니 무얼 심을까 생각하며 또 마음이 동한다. 몸이 아파도 계속하고 싶은 즐거운 중노동이다^^


상향혼을 향한 경주, 여성 노동의 무가치성(이 경우 가사노동을 지칭), 그리고 가정 밖에서 일하지 않는 여성들은 결국 남편의 계급으로 환원되는 이 변함없는 사실이 씁쓸하다.

내 얘기 하는 거 같은 문장이 많았다. 왜 변하지를 않나! 임신, 출산, 양육, 가사노동에 쏟아붓는 시간이 계속되는 동안 어떻게 하면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었지만, 가정 밖에서 일하면서도 가사노동에 투입된 시간은 줄지 않았다!
가정의 일을 배우려고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무리 가르쳐 주고 지적해도 여전한 그 무관심한 대처에, 보조자로만 머물러 있던 남편에게 실망하고 치를 떨었던 시간이 얼마나 길었던가. 이런 상황이라면 밖에서 일해서 가정경제까지 책임을 보태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수도 없이 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뉴스로 접하는, 가정 내 부부의 가사 투입시간은 비교 자체가 불가할 정도로 일방적이다. 물론 안그런 남편들도 많다는 거 안다. 그럼에도 ....!

어릴 때부터 이런 불합리를 보고 자란 우리 딸은 결혼에 대한 환상 따위 없다.(그런데 우리 아들도 그렇다. 엄마만 하는 개고생? 싫었다나 뭐래나! 그러면서 가사노동을 잘할 자신도 없단다.)
이러니 딸에게 결혼하란 말을 하지 않는다. 본인이 결혼을 선택한다면 존중하겠지만 권유도 강요도 결코! 하지 않는다. 아이를 낳으란 말도 하지 않는다. 일도 계속 할텐데 결혼과 출산, 양육과 관련해서 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으로 굳이 등떠밀 이유가 뭔가 싶다(그런데 친구들 손자, 손녀 자랑질 보면 부럽기도 하니 어쩌지???). 이런 양가감정 옳지 않아 ㅠㅠ


이 책의 많은 예시들이 1970년대를 기준으로 쓰여졌는데 그동안 많은 국면전환이 있었다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사실들에 답답함이 가시지를 않는다.
가부장제라는 제도는 정말 우리 여성들의 ‘주적主敵‘이어야만 할까.... 적어도 우리 딸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거 같아 답답해서 ...
그냥 우리 딸 이쁜 사진 들여다 보고 있게 된다.



... 같은 부양을 받더라도 여성은 남편의 필요에 
따라 상이한 종류의 노동을 제공하게 된다. 
가령, 부르주아의 아내는 사회적 체면유지라는 업무를 제공함으로써 가정 내 노동의 업무는 더 적게 수행한다. 제공한 노동과 무관하게 보상받기 때문에, 여성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더 부유한 남성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상향혼을 향한 경주"는 "여성 노동의 무가치성"
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된 결과라 하겠다.

그러나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에 속한 남성과의 결혼으로 여성의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 해도,
이것이 여성을 그 계급에 속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여성은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P50

결혼 관계에 깃든 노동 전유와 착취는 모든 여성이 경험하는 공통의 억압이다.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운명을 가진 존재로서 공통의 생산 관계에 속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은 따라서 단 하나의 계급만을 구성한다. - P55

앞선 논증에 비추어 보면 "부르주아의 아내"를 
"부르주아"라고 부르는 것은 플"랜테이션 농장주의 노예"를 "농장주"라고 부르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표현은 일상적이다.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아내와 (여성) 노동자도 흔히혼동된다. 
이는 여성에 한해서는, 그들이 속한 계급이 때로는 계급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인 정의-생산에 대한 관계-에 의해, 때로는 아내를 남편의 재산 혹은 남편의 연장으로 보는 시각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이다. - P56

그러나 흔히 그러하듯 자본주의 생산 양식만을 
고려하고 여성들에게 남성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가정 밖에서 일하지 않는 여성들은 결국 (프롤레타리아-자본가) 계급체계의 바깥에 자리한다. 이 여성들을 계급체계에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비마르크스주의적 ㅡ남편의 계급ㅡ 에 따라 계급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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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0: 서문>인식론과 방법론, 유물론


4. 기존 학문에 대한 비판과 페미니즘 관점의 발전

하지만 과학도, 페미니즘도 국경이 없다. 
지식의 평가는 국가적인 차원도, 다국적 차원도 
아니고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1975년 내가 소원이라 불렀던 전세계적 ‘지식의 페미니즘적 혁명‘은 시작되었으며 계속되고 있다. 페미니즘적 사유는 지난 30 년 간 사회과학 전체가 한 것보다  더 많은 가설을 낳았고, 더 많은 개념을 만들어냈으며, 더 많은 대상 ㅡ‘여성 억압‘을 비롯해ㅡ을 구성해냈다. - P64

페미니즘사상에 대항하는 프랑스 지식 기관 대표자들의 격렬한 공격(Delphy, Armengaud et Jasser1994)은 후위전戰 특유의 형태를 보인다. 페미니즘에 반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페미니즘이 만들어낸 개념(예를 들면 젠더) 중일부를 빌려야만 하기 때문에, 이 대표자들은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다. - P65

하지만 젠더가 ‘섹스‘와 동의어로 (개념이 아닌 용어로) 쓰이는 경우에도, ‘젠더‘라는 단어가 발화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는 담론에서 싫든 좋든,
가장 일반적인 차원에서 가장 전복적인 차원-‘젠더‘를 사회 분열의 주요 쟁점으로 만드는-에 이르기까지 젠더에 대한 모든 함의를 끌어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페미니즘에 적대적인 이들은 페미니즘의 영역으로 끌려 나오게 된다. 그들이 페미니즘과 그 영역이 존재할 만한 장소가 없거나
말할 가치가 없다는 듯 군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된다. - P65

계급 개념에서 젠더 개념으로

계급이라는 개념은 사회 구성의 개념에서 출발했으며 그 결과를 구체화한다. 집단은 더 이상 관계에 앞서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오히려 관계가 집단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성별 분업을 구성함으로써 ‘성별‘이라 일컬어지는 집단을 만드는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관행을 밝혀내야 한다. - P70

1970년대, 영어권에서 ‘젠더‘라는 개념이 탄생하면서 이론적으로 매우 주요한 발걸음을 떼게 되었다. 나는 1976년부터 이 개념을 사용했다. 
젠더 개념은 처음 등장했을 때 단 한 단어로 
‘성적‘ 이분법의 사회적 측면을 인정하고 그 사회적 측면을 사회적으로 다뤄야 할 필요성을 포괄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적인 측면을 성의 해부학적·생물학적인 면과 분리했다. 젠더는 성 역할에 대한 시선을 ‘성‘의 구성 자체로 이동하게 할 방편을 잠정적으로나마 가지고 있다. 

어떻게 이 잠재적인 힘을 발현시켜 가부장제를 연구하고, 여전히 부재하는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이어지는 책에서 다루려 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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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가벼운데 다루는 내용과 문장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유산상속에 대한 고찰이라니..
흥미로운 내용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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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4-11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은하수 2024-04-11 13:18   좋아요 1 | URL
이 달엔 기필코 끝까지 읽고 싶네요~~^^*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도나 J. 해러웨이
일단 읽기 시작만 했는데 첫 페이지부터 도통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 읽어봐야겠다.
읽다보니 알거 같은 문장들이 나오긴 한다.^^

1장.
동물사회학과 정체(體)의 자연경제:지배의 정치생리학
나는 아주 중요한 일을 해 보고 싶다.
과거로 돌아가 과거가 올바로 진행되게 하는 것 같은 일을.
- 마지 피어시(Marge Piercy), [[시간의 경계에 선 여자(Woman onthe Edge of Time)]]

정치화된 신체 겸 정치제도, 즉 정체(政體, body politic)의 개념은새롭지 않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정교한 유기체적 이미지를 풍부하게 만들어서 인간 사회를 묘사했다. 이들은 시민과 도시, 세계(cosmos)가 동일한 원리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체를 유기체로, 곧 본질적으로 살아 있고 커다란 우주적 유기체의 일부로 지각하는 것이 고대 그리스 사유의 핵심이었다 [콜링우드(Collingwood), 1945].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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