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약간 삐딱한 나는 어린 시절, 미국을 맹우로 상정하고 미국이 미는 나라들은 모두 선한 나라라는 등식의 연장선상에서 이야기하는 '이스라엘=신의 민족' '팔레스타인=테러리스트'라는 설정에 조금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후 많은 경험과 독서를 거쳐 지금은 국가로써의 이스라엘은 세계최악의 Rogue State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폭압적인 국가형성 및 유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극심한 부정부패로 유지되는 독재국가라는 것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의 본모습이다. 이는 유대인에 대한 내 인식과는 별개로 유대인들 중에서도 양식있는 많은 이들과 공유되는 면이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반유대주의라는 건 유대인에게는 통용될 수 있으나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는 이와 달리 취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얕은 지식과 과거의 영토강탈전쟁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현재 이스라엘에 의해 가해지고 있는 인종청소를 제외하고는 사실 거의 아는 것이 없는데, '얄라 팔레스타인'이라는 활동가들의 팟캐스트를 계기로 이쪽에 관심이 생겼다.  알라딘을 찾아보니 다행히 정말 많은 책이 번역되어 있고 국내의 저자들에 의해 쓰인 것들도 있어서 자료가 부족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조금씩 구해서 직접 이쪽에 대한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그러면 좀더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 같은데, 필연적으로 이 과정에서는 친이스라엘적인 성향의 자료도 살펴야 할 것인데, 마치 한국의 정치현상을 공부하기 위해 지만원의 책을 읽는 기분이 들 것 같다만, 어느 정도 제대로 쓰인 이스라엘에 대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시리아의 지하도서관'처럼 팔레스타인에 책을 보내서 공부도 여행도 자유롭지 못한 그곳의 사람들이 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철학을 세우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국이 워낙 친이스라엘이고 테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9-11이래 국가보안법의 구한국처럼 된 면이 없지 않아서 이런 것도 자유롭게 하기엔 외국계로서 상당히 신경이 쓰인다.  뭔가 방법이 있을텐데...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국이 활동가들을 통해 이런 걸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상주의적이지만 책이 넘치는 팔레스타인이라면 지금보다 아주 조금은 더 낫지 않을까?


지금까지 오전의 망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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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12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팔레스타인의 공과를 균형 있게 다룬 책을 살펴봤는데, 생각보다 없었어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다룬 책을 찾으려고 검색하면, 이스라엘과 유대주의를 비판하는 책들이 더 많이 보였어요. 팔레스타인 하마스도 비판 받을 만한 떡밥이 있을 텐데 참고문헌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

transient-guest 2019-07-13 00:50   좋아요 0 | URL
일단 힘의 균형이 모든 면에서 한쪽으로 기울어있고, 특히 모든 문제의 근원은 결국 이스라엘의 무력점령과 게토화를 통한 인종말살정책이고, 또 현재진행형의 이슈라서 아마도 소위 균형잡힌 자료는 나오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단은 팔레스타인문제를 다룬 책을 많이 봐서 사실관계를 추려내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요. 별별 가짜정보가 판을 치니 이것도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전에 일찍 일어나서 보험사에 전화를 하고 이런 저런 클레임을 넣고, 정비회사를 정하고 삼자통화를 하고, 차를 갖다주고, 다시 회사로 가서 일을 하다가 지겹도록 엉망인 켈리포니아의 자동차국의 사정을 생각하고 등록증과 소유증서를 다시 신청하기 위해 길을 나선 건 오후 12:50무렵. 다행히 대충 2시 정도에는 기다리는 시간과 처리시간을 모두 끝내고 서류정리를 하고. 덕분에 하루의 업무시간을 거의 다 날려버리고도 그 와중에 예정되어 있던 서식작업과 상담을 마무리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도저히 운동을 할 기운이 없어 막걸리로 속을 다스리면서. 뒷뜰은 아직 없지만 화분으로 둘러싸인 작은 배란다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도척의 먼 자손들이야 대충 5불도 못 벌었겠지만 나는 그들 때문에 250불의 자가부담과 하루를 날린 것이니...


내일은 다시 운동과 일과 책으로 하루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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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저녁을 먹으면서 '대화의 희열'을 보면서 김영하작가를 보고 한 권의 책 - 그의 초기단편작을 모은 - 을 읽고서 고개를 드니 벌써 금요일이고, 이 책 외에는 단 한 권의 책도 더 읽지 못한채 또 한주가 지나가버렸다. 우연에 우연이 겹쳤고 특이한 날씨탓인지 유난히 피곤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이 연중 해가 가장 긴 하지라고 하는데 낮 최고온도가 섭씨 26-28도로 나오는데 실제로 출근시간이 여름치고는 무척 쌀쌀하게 느껴졌다. 여름이 왔다고 생각한 것이 고작 한주 전인데. 결론적으로 일도 중요하지만 주말에는 밀린 운동과 독서를 하면서 푹 쉬어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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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06-22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김영하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한창 뜨더군요.
역시 꾸준히 뭔가를 열심히 쓰면 유명해지는가 봅니다.ㅎ

이곳 서울도 아직까지는 크게 덥지는 않는 느낌인데 7월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비도 작년만큼 많이 안 오는 것 같고.
더워도 작년 같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transient-guest 2019-06-23 07:19   좋아요 1 | URL
뭘 해도 방송을 타야한다는 결론이죠. 백종원도 그렇고 TV 예능프로에 나오고 거기서 잘 되면 더 관심을 받는 것 같습니다. 김영하작가는 가끔 아니 때로는 종종 재수없게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나름대로의 주관도 뚜렷하고 작가가 되기 위한 고련을 거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과도 글쓰기와는 좀 다른 계통이라서 요즘의 작가들이 만들어지는 계통과는 달라서 더더욱. 80년대 대학시절에 민주화운동을 해서 수배까지 됐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네요.

여긴 여름이 오는 듯 하더니 다시 선선합니다. 하지였던 어제도 그리 덥다는 생각이 없이 지나갔네요.ㅎ
 

'교양'과 '상식'이 부족한 세상이다. 이렇게 말하면 꼰대스럽고 너무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전이었으면 기본교양으로 알고 있었을 많은 것들, 굳이 지식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는 '상식'이 이젠 사회 곳곳에서 부재중이 아닌가 싶다. 일반화의 오류와 위험함은 늘 있지만, '유퀴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국내최고의 대학이라는 S대학에서 마주친 학생들을 보면서 최소한 한국에서는 가장 똑똑하고, 시험을 잘 보는, 그러니까 최소한 주어진 조건을 잘 파악해서 순응하고 최대한 빠른 경로로 필요한 걸 잘 해내는 그들이 번번히 기초상식도 아닐 수준의 퀴즈를 못 푸는걸 보면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생들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읽던 기억을 다시 떠올렸던 것이다.  시험을 잘 치고, 아마도 취직도 더 잘 하겠고, 외국에 데려가면 더욱 공부를 잘 하는 이들의 머릿속은 TV에 나온 아이들만 보면 현실에서 요구되는 시험과 지식을 말고는 모두 빠져나간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말하기도 무색한 한국의 현실, 공부를 잘 해도, 아니 가장 똑똑하다는 아이들조차 대부분은 취직이 일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현실. 그 현실에 적응하려는 듯, 공부만 해야하는 아이들. 갈수록 다가오지 않는, 하지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분명한 미래, 그 미래의 파라다임이 확립되지 못한 과거의 제도와 인식, 이걸 토대로 한 어른들이 만든 세상, 그 사이에 끼어있는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 인생이 시험의 연속인 대다수의 아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보고, 좋은 학교를 가려고 등록하는 학원에서 요구되는 시험을 보고,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취업하려고 시험을 보고, 승진하려고 시험을 보고...이러다간 관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보고,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들은 더욱 깊이 그 속으로 들어가려하고, 읽지 않는 사람들은 더욱 더 멀어지는, 독서조차도 양극화인 시대.  


읽을 걸 정리하기 위해 연 페이퍼에 이런 걸 쓰고 나니 더 이상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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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공들여 추진해온 일이 그간의 수많은 좌절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결실을 맺기 직전까지 왔다. 그 결과로 이번 10월이면 드디어 같이 협업할 수 있는 직원 1호가 도착하게 되는데, 모든 확장계획을 미뤄왔고, 2016년의 좌절 후, 다시 거의 3년이 걸린, 입안부터는 4년이란 시간, 그리고 상당한 비용과 자원이 소모되었기 때문에 담담한 듯한 녀석의 기분과는 달리 뭔가 시원하고 희망이 가득한 느낌으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이번 주까지는 일처리에 매달려서 여전히 밀린 것들을 생산해야 하지만, 일단 5월까지의 회사실적도 나쁘지 않았고, 5월 한 달의 독서 또한 무척 좋은 수준이라서, 거기에 6월의 둘째 날인 오늘까지 벌써 세 권의 책을 끝냈기 때문에 딱 4주로 잡혀 있는 6월을 열심히 살아갈 생각으로 내일을 맞을 수 있겠다.


일요일 오후, 갈곳을 잃은 강아지들은 모두 서점으로 몰린 듯, 앉을 자리가 없어서 커피와 쿠키를 뽑아서 이리 저리 다시 돌다가 가까스로 잡지가판대사이의 벤치의 한 귀퉁이를 차지했다. 


책을 정리할까 했는데 자리가 그래서인지 가볍게 몇 자 적고 말 생각으로 맺는 서점에서의 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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