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 '상식'이 부족한 세상이다. 이렇게 말하면 꼰대스럽고 너무 거창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전이었으면 기본교양으로 알고 있었을 많은 것들, 굳이 지식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는 '상식'이 이젠 사회 곳곳에서 부재중이 아닌가 싶다. 일반화의 오류와 위험함은 늘 있지만, '유퀴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국내최고의 대학이라는 S대학에서 마주친 학생들을 보면서 최소한 한국에서는 가장 똑똑하고, 시험을 잘 보는, 그러니까 최소한 주어진 조건을 잘 파악해서 순응하고 최대한 빠른 경로로 필요한 걸 잘 해내는 그들이 번번히 기초상식도 아닐 수준의 퀴즈를 못 푸는걸 보면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도쿄대생들은 바보가 되었는가'를 읽던 기억을 다시 떠올렸던 것이다.  시험을 잘 치고, 아마도 취직도 더 잘 하겠고, 외국에 데려가면 더욱 공부를 잘 하는 이들의 머릿속은 TV에 나온 아이들만 보면 현실에서 요구되는 시험과 지식을 말고는 모두 빠져나간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라고 말하기도 무색한 한국의 현실, 공부를 잘 해도, 아니 가장 똑똑하다는 아이들조차 대부분은 취직이 일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현실. 그 현실에 적응하려는 듯, 공부만 해야하는 아이들. 갈수록 다가오지 않는, 하지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분명한 미래, 그 미래의 파라다임이 확립되지 못한 과거의 제도와 인식, 이걸 토대로 한 어른들이 만든 세상, 그 사이에 끼어있는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 인생이 시험의 연속인 대다수의 아이들.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보고, 좋은 학교를 가려고 등록하는 학원에서 요구되는 시험을 보고,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취업하려고 시험을 보고, 승진하려고 시험을 보고...이러다간 관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보고,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게 인식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읽는 사람들은 더욱 깊이 그 속으로 들어가려하고, 읽지 않는 사람들은 더욱 더 멀어지는, 독서조차도 양극화인 시대.  


읽을 걸 정리하기 위해 연 페이퍼에 이런 걸 쓰고 나니 더 이상 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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