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쟁이 마리 네버랜드 과학 그림책 12
솔르다드 글 그림, 강경화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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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크기나 내용이 참 깜찍하다. 호박을 먹기 싫어하는 마리, 엄마는 골고루 먹지 않으면 콩알만큼 작아진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뻥이지만 다섯 살 마리에겐 통했다.^^  만약 내가 콩알만큼 작아진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상상한 마리는 기절초풍한다. 그래서 편식을 고친다는 이야기가 꽤 설득력 있다. 마리는 키가 크기 위해서는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양면에 글과 그림을 배치한 작은 책이지만 필요한 설명을 덧붙인 센스와 밝고 귀여운 삽화가 친근감을 준다. 이 책을 통해 편식도 고치고 건강에 대한 기초상식도 함께 배울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호박을 깨작거리는 마리에게 "자꾸 그러면 언젠가는 콩알만큼 작아진단다!" 협박하는 엄마.^^

 

콩알만큼 작아진 모습을 상상하는 마리, 계단이 너무 높아 내려오려면 한 나절이 걸리겠지.^^



엄마의 다리에 매달려도 모를테고... 마리가 부른 소리도 듣지 못하겠지.ㅜㅠ 



낑낑대고 식탁에 올라가도 찻잔에 가려 보이지도 않을 걸~~~ ^^ 



식탁의 채소바구니에 떨어진 마리, 호박을 찾아 아작아작 게걸스럽게 먹겠지~ ^^  



엄마의 설명을 들은 마리의 대답은 " 엄마, 키가 자라려면 호박 대신에 무얼 먹어야 하나요?" ^^ 



요즘처럼 먹을거리가 풍부한 때, 편식으로 영양불균형인 아이들이 있다. 책 말미에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위한 부모의 지혜와 어린이 성장에 필요한 음식을 안내하고 있어, 엄마들에게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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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16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준이에게 필요한 책 같아요. 보통때는 골고루 잘 먹다가 어떤날엔 한가지만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거든요.

순오기 2009-02-16 23:08   좋아요 0 | URL
우리애들도 특별히 맛난 반찬이 있는 날은 그거만 먹더라고요.^^

마노아 2009-02-16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깜찍해요. 저번에 리뷰 쓰셨던 편식대장 냠냠이랑 어느 쪽이 더 재밌나요?

순오기 2009-02-16 23:09   좋아요 0 | URL
재미는 편식대장 냠냠이가, 설득력으론 마리가 더 좋을 듯해요.^^

잎싹 2009-02-2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리뷰 추천합니다.
 
꼬부랑 할머니
권정생 글, 강우근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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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는 우리 조상의 해학이 담겨 있다. 꼬부랑 인생길을 구비구비 돌아가는 꼬부랑 할머니를 따라가면 우리네 인생길도 즐거울 거 같다. 할머니한테 배웠던 꼬부랑 할머니 노래를 보여주는 강우근님의 그림은 정겨움의 극치다. 할머니를 바라만 봐도 절로 웃음이 난다.^^ 



내가 어려서 동무들과 불렀던 꼬부랑 할머니가 생각 난다. 우리는 책에 나온 노랫말과 조금 다르게 불렀다.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갯길을
꼬부랑 지팡이로 꼬부랑 넘어가네.
꼬부랑 깨갱갱 꼬부랑 깨개갱
고개는 열두 고개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꼬부랑 강아지가 꼬부랑 할머니를
꼬부랑 꼬부랑 따라 가고 있네.
꼬부랑 깨개갱 꼬부랑 깨개갱
고개는 열두 고개 고개를 고개를 넘어간다.

꼬부랑 깨개갱 꼬부랑 깨개갱~  후렴구로 반복되면서 노랫말을 자꾸자꾸 붙여 나간다. 오랜만에 흥얼거리니 책읽기가 아닌 노래부르기가 되었다. ^^ 

꼬부랑 길을 가다가 꼬부랑 나무에 올라간 할머니
 

꼬부랑 나무 위에서 꼬부랑 똥을 눈 할머니, 꼬부랑 개가 와서 꼬부랑 똥을 먹는다.ㅋㅋ
 

인생은 이렇게 구불구불 유연하게 살아나가는 것인가 보다. 꼿꼿하게 사노라면 부러지기 때문일까? 꼬부랑 할머니의 똥을 모두 달려들어 먹으며 살아가는 것, 작고 하찮은 것들과 공존하는 것을 알려주는 노래책으로 읽힌다. 책 끝에는 권정생선생님의 '꼬부랑 할머니 읽기에 앞서'라는 친필원고가 들어 있어 뭉클함이 물결친다. 이제는 뵐 수 없는 분, 편히 안식하고 계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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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0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래까지 함께 부르니 더 정겨워요. 그림도 맘에 들어요. 훨훨 간다 분위기가 나는데 그림 작가님은 다른 분이네요. 권정생 선생님, 그리워요.

순오기 2009-02-10 20:22   좋아요 0 | URL
훨훨간다와 비슷한 분위기죠.^^
노래부르며 볼 수 있는 책이예요~~~ 권정생선생님 그립죠.ㅠㅜ

프레이야 2009-02-10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아주 재밌네요. 원고지에 쓴 친필^^

순오기 2009-02-10 20:22   좋아요 0 | URL
그림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요, 친필원고~~ 보기 좋죠!

꿈꾸는섬 2009-02-1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겹네요^^

순오기 2009-02-10 20:23   좋아요 0 | URL
예~ 정겨워요!^^

쟈니 2009-02-1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고지도 직접 줄을 그으셨나봅니다. 아.. 권정생선생님.. 저는 집에있는 강아지똥을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순오기 2009-02-16 23:5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반 원고지는 아니고~~
강아지똥은 선생님의 최고작이죠.

잎싹 2009-02-20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좋은 리뷰 추천하고 가요.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빌렸어요 I LOVE 그림책
알렉산더 스테들러 글.그림,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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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으로 된 도서대출증을 갖는 건 참 설레는 일이다. 초등 1학년인 비벌리는 매주 화요일 엄마와 같이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비벌리는 자기 이름의 대출카드를 만들고 책장을 샅샅이 살펴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이라는 책을 빌린다. 자기 이름으로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빌린 비벌리의 설레임이 내게도 전해온다. ^^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 공룡도 그리고 숲을 만들어 놀이도 즐기는 비벌리는 귀엽다. 밥 먹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 심지어 목욕할 때도 책을 읽는 비벌리가 사랑스럽다. 반납일을 못 지킨 불안에 배가 아프고, 맛있는 후식도 먹지 못하는 비벌리는 순진하지만, 꿈속에서 트리케라톱스와 대적하는 비벌리는 당차다.
"나를 돌려보내 줘어어어어!"
"여기 너무 오오오오래 있었어. 나를 보내주지 않으면 너를 잡아먹을 테야!"
소리내어 읽어보면 으르렁거리는 공룡의 말에 가위 눌릴것 같은데, 비벌리는 책에서 배운대로 초식공룡은 식물만 먹는거라고 외친다. 'april 7' 이라고 빼곡히 적힌 잠옷을 입고 두려움에 떨던 비벌리를 똑똑하고 당당하게 만든 책이 정말 신통하다!  

 

반납일을 못 지켰지만 용기를 내어 사서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두려움에서 벗어난 비벌리는 올리버와 시작한 '어린이 공룡 탐구단'이 너무나 기대된다. 책은 이렇게 어린이의 탐구심을 길러주고 해답까지 찾아주는 멋진 마법사이다! 

  

순진하고 귀여운 비벌리의 캐릭터와 내용이 초등1학년 보다는 유치원생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어린이 전용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도서관을 다니는 것이 낯설지 않다. 따라서 처음 책을 빌리는 경험도 초등 1학년보다는 유치원생이 더 공감될 것 같다. 요즘 초등학교는 잘 갖추어진 도서관이 있어 입학하면 도서대출증을 받는다. 수업시간에 독서활동과 대출까지 경험하기 때문에, 반납일을 어긴 날짜만큼 대출이 금지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원작이 쓰여진 게 언제인지 모르지만, 컴퓨터로 처리하는 요즘에 뒤표지 안쪽에 꽂힌 대출카드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ㅜㅜ  

우리집에서 걸어가면 20분 거리에 구립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개관해 구경 갔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참 좋은 세상에서 산다. 사람이 희망이니까 어린이들을 잘 키워내고, 특히 도서관이 키운 아이들이 제 몫을 당당히 해내리라 기대하며 인증샷!   


 
2층에서 내려 찍은 1층 열람실 전경
 

유아방과 수유실
 

책 읽어주는 방과 문화교실
 

아직은 장서 일만 오천권이지만 계속 늘어나는 책과 더불어 미래를 열어갈 아이들이 커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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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2-0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전경이 멋진걸요. 날 따뜻해지면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 나들이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순오기 2009-02-09 12:49   좋아요 0 | URL
도서관 가까이 사는 아이들은 복 받았어요. 아파트지역이라 혜택받을 아이들이 많겠더라고요.^^

세실 2009-02-09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벌리 사랑스러워요. 아이들 처음 대출증 만들어 주었을때의 감동이 떠오릅니다. ㅎㅎ
기적의도서관은 다 예뻐요. 공공도서관도 좀 리모델링하면 좋으련만...
이런 훌륭한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는 어린이, 학부모는 나중에 후회하실듯.

순오기 2009-02-09 20:11   좋아요 0 | URL
사랑스런 비벌리처럼 처음 대출증 받을 때 약간의 흥분과 설레임이 있겠죠.
구에서 세운 어린이도서관, 구립도서관, 공공도서관까지 우리집에서 걸으면 2~40분 거리니까 좋아요.
열정 있는 엄마들은 절대 후회하지 않겠죠~^^

소나무집 2009-02-10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럽다는 말밖엔
이사하기 전 동네엔 전국에 내놓을 만큼 좋은 도서관이 두 개나 있었는데
완도 도서관은 정말 한숨 나와요.
주말 하루 이용객 50명이면 엄청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관리하는 도서관이에요.
모든 게 어떨지 알 만 하죠?
이금이샘이 완도로 여행 오신다길래 강연회 좀 하랬더니
강연료 30만원 줘야 한다는 소리에 못 들은 척하는 사람들...
2009년이 아니라 30년 전인 1979년쯤을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아요.
그래도 첨 일년은 좀 다녔는데 요즘은 아예 가지도 않는답니다.

순오기 2009-02-10 17:25   좋아요 0 | URL
지방에 살며 소외감 느끼는게 많지요~
이금이샘 정도면 강사료 50만원 드려야 할 겁니다.
개인적으로 여행오는 길에 하시니까 그 정도로 제시한 듯하네요.
어린이도서관에서도 어머니독서동아리 모집중인데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 입장이라 조금 관여하게 될 것 같아요.

잎싹 2009-02-2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사진은 언제봐도 좋아요.
추천합니다.

순오기 2009-04-29 07:35   좋아요 0 | URL
앗~ 감사, 댓글을 이제야 봤어요.^^
 
마시멜로와 퍼지퍼지 그림책 보물창고 33
에밀리 젠킨스 글, 피에르 프래트 그림, 김율희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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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시멜로~~~~그럼 달콤한 사랑 얘기예요?"

마시멜로가 어떤 건지 아는 녀석들의 기대는 한껏 부풀었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마시멜로는 하얀 개, 퍼지퍼지는 까만 개라는 걸 알아챘다.
"왜~~ 개 이름이 마시멜로예요?"
"무슨 개들이 돼지 같고 늑대처럼 생겼어요?"
"애기는 또 왜 저렇게 못 생겼어요?"
저마다 한마디씩 툭툭 던졌다. 뭔가 녀석들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마시멜로와 퍼지퍼지가 새로 온 동물을 못마땅해 하듯이......  

 



아이들의 이런 반응을 보면서 이 책, 상당히 인기 있을 거라 예감했다.
아이들이 마시멜로와 퍼지퍼지의 생김에 딴지를 걸면서도 끌려가는 건
개들이 하는 말이 바로 자기들의 마음이었으니까!

마시와 퍼지의 영역에 불쑥 쳐들어와 상황을 뒤집어버린 그 새로 온 동물,
맘에 안 들고 얄밉지만 마시와 퍼지가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애물단지다.
동생 때문에 엄마 아빠 사랑도 빼앗기고,
억울하게 야단맞아 본 녀석들은 충분히 공감하는 눈치다. 
 

 

개들의 눈높이에 맞춰 완전 롱다리로 그려진 사람들 모습에 떠오르는 일화.
놀이공원에 다녀 온 아이가 그림일기를 그렸는데
사람들의 바지가랑이만 그렸다는 웃지 못 할 이야기.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인 건 다리뿐이었다니 가슴 아프지 않은가?
어쩌면 마시와 퍼지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인간들은 저 롱다리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일지도 모르겠다.

아기가 없을 땐 배도 살살 긁어주고 막대기도 잘 던져주었는데
완전 찬밥 신세가 된 자기들의 위치에 불평하며
오줌을 갈기거나 짖어대는 것밖에 할 수 없는 가엾은 녀석들.
동생을 본 형의 마음이 첩을 바라보는 조강지처 마음이라던데
마시와 퍼지는 그래도 빨리 인정하고 적응하며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이
사람보다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손자를 보려고 찾아온 할아버지로부터 자기들의 동물을 지켜내려는  

마시멜로와 퍼지퍼지의 강력한 대응에 할아버지는 쫒겨간다.

하하하~ 새로 온 동물을 싫어하면서도 기어이 지켜내는 용감한 개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유쾌함을 주면서도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새로운 것과의 적응기간을 거쳐 가족으로 동화되는 단계를
어린독자들도 마시와 퍼지의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어린독자가 더 진지하게 자기들의 이야기로 인시갈 것 같다.  

 

알콩달콩 한 가족이 되어 긁어주고 쓸어주며 같이 지내는데 

이야기가 끝나고 뒷장에 보너스로 실린 그림은 유쾌한 다음 이야기를 상상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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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2-09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은 키로 볼 때는 사람이 저렇게 보일 수 있겠어요. 그림이 독특하다고 여겼는데 그런 시각을 반영했군요. 인상 깊어요.

순오기 2009-02-09 14:18   좋아요 0 | URL
낮은 눈높이로 보면 저렇게 보이겠죠~ㅎㅎㅎ

잎싹 2009-02-2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와서 읽었는데, 이제야 추천하고 가네요.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사진리뷰]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리뷰를 올려주세요~ 5분께 2만원 적립금을 드립니다.
돼지책 (100쇄 기념판) 웅진 세계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허은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돼지를 소재로 한 책이 많이 있지만, 이 책은 긴 말이 필요없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이다. 내게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라 더 애정이 간다. 아이들에게 읽어줄 때도 정말 돼지엄마가 된 기분으로 읽어주면 아이들에게도 느낌이 전달되는지 같은 기분으로 호응해 주어서 신났다.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그림이 주는 매력도 이 책에서 물씬 느낄 수 있다. 가사노동에 지친 엄마가

"너희들은 돼지야!"

소리치고 가출한 뒤로 아빠 피곳씨와 두 아들은 돼지로 그려졌고, 집안의 벽지나 커튼과 모든 소품들도 돼지가 그려져 있다. 요걸 발견한 아이들은 엄청 깔깔대며 좋아한다. ㅎㅎㅎ 어떤 것들이 돼지로 그려졌는지 찾아보는 것도 한 재미다.  


밥만 먹으면 편하게 쉬고 있는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
앤서니 브라운은 독자의 눈썰미를 시험하는지 숨은 그림 찾기를 즐기도록 곳곳에 돼지를 숨겨 놓았다.

 

벽에 걸린 액자 속의 루벤스(?) 초상화도 돼지로 변신했다.ㅋㅋㅋ 벽지의 튜립꽃도 돼지로~ ^^
 
 
"엄마, 모든 책은 쓸모가 있어!"

이 말은 큰딸이 고2때 시험보고 와서 한 말이다. 왜냐고요?  학교에서 국어 듣기평가를 보는데 바로 '돼지책'이 나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고2 여학생들은 깔깔 웃으며 즐겁게 들었단다. 하지만 웃고 나서 문제가 출제되니까 무슨 얘기였는지 다시 줄거리를 생각하느라 법석댔다고...  자기는 엄마 책상에 올려 있던 이 책을 읽었기에 아주 여유있게 주제에 접근한 답을 썼다며, 꼬맹이들 책이라고 무시하다가 심심해서 읽었는데 횡재했다는 얘기였어요. ^^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고 표도 안 나는 집안 일, 내가 도대체 뭐하는 거지? 내가 꿈꾸던 삶이 이런 거였나? 때론 회의에 빠지는 주부들의 가사 문제를 간결하고 명쾌하게 보여준다. 아하~ 우리도 엄마를 도와줘야 겠구나~저절로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아이들 손에 해답을 꼭 쥐어 주는 책이다!

엄마의 가출 후 엉망이 된 집안 꼬라지와 먹을 것도 제대로 못 먹고 돼지가 되어버린 아빠와 두 아들을 보면서, 우리도 엄마가 없으면 이렇게 되겠구나, 아이들은 작은 불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가족이 후회하고 반성할 쯤 돌아온 엄마가 너무나 반가운 돼지네 가족을 이해한다. 그 후 집안일을 나누는 가족들의 일상, 편안하게 앉아서 쉬는 엄마의 행복한 표정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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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9-02-07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슬픈 책이지요. ㅠㅠ

순오기 2009-02-08 10:25   좋아요 0 | URL
슬펐나요?
책보다 현실이 슬프다는 의미로 읽히네요.^^

마노아 2009-02-0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와 감동, 교훈을 함께 주는 앤서니 표 그림책이었어요. 제목이 좀 깼는데 읽어보고는 끄덕끄덕했지요. ^^

잎싹 2009-02-20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었어요.
한번 쯤은 꼭 읽어볼 그림책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