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델과 주말을 보낸다고요? 비룡소의 그림동화 25
케빈 헹크스 지음,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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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행크스의 글과 그림으로 독자에게 친숙한 그만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번에 소피와 웬델의 친구되기다. 함께 놀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놀이를 통해 그 방법과 지혜를 가르쳐준다. 제멋대로인 웬델과 주말을 보낸 소피를 따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소피의 집에 오게 된 웬델은 자기 짐도 팽개치고 올라가 제맘대로만 놀려고 한다. 엄마 아빠와 다섯 명의 아이 역할을 저혼자 다하고 소피에겐 강아지만 시킨다. 병원놀이도 의사 간호사 환자까지 제가 다하고 소피에겐 책상 위에 놓인 시계를 하란다. 빵집 놀이도 웬델은 빵 굽는 사람이고 소피는 구워 놓은 케이크다. 그러면서도 "참 재미있지?" 물어보니 소피는 기가막혀 말이 안 나온다. 

저녁 식탁에서도 웬델은 제멋대로다. 채소는 먹지도 않고 소피의 생크림을 몰래 떠가는 녀석~ 소피는 웬델이 빨리 돌아가기 바라지만 주말은 지나야 한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개구장이 짓은 여전하다. 소피는 "웬델이 집에 갈 때까지 도저히 못 견딜 것 같아." 생각하며 잠을 청한다. 끝임없이 짓궃은 장난과 소피의 크레파스를 쓰고도 팽개쳐 햇빛에 녹아버렸다.ㅜㅜ 

 

다음날도 여전히 제멋대로인 웬델, 하지만 소피는 이제 방법을 찾아냈다. 화나고 속상했던 마음을 웬델도 경험하게 하는 것~ 밖에서 소방수 놀이를 하면서, 이번에는 소피가 뭐든지 다 정했다. 소피는 소방대장을 하고 웬델은 불타는 건물이다. 이번엔 소피가 묻기를 "참 재미있지?" 웬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ㅋㅋㅋ 

막무가내 웬델을 받아주던 소피가 멋지게 되갚은 놀이~ ^^ 웬델은 자기가 소방대장을 해도 되는지 묻는다. 소피는 오케이~ 제멋대로만 하던 웬델이 친구에게 그래도 되는지 물어본다는 것은 이미 함께 놀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았다는 것, 친구의 의견을 묻고 동의를 구하는 것으로 한 단계 발전한 배려를 배운다. 함께 물놀이로 무지개를 만들며 누가 소방대장인지 불타는 건물인지 상관이 없어진다.^^ 



비로소 함께 노는 법을 터득한 웬델과 소피는 이제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는 엄마 아빠의 말씀에 "벌써요?" 소리친다. ㅎㅎㅎ 녀석들 이제 같이 노는 게 즐거운가 보다.소피는 웬델이 언제 또 오는지 물었더니 엄마 아빠의 대답은 "절대로 안 올 거야!" ^^ 

처음엔 삐그덕거려도 같이 지내면서 노는 법을 배우고, 양보와 배려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사회성을 길러주는 책이다. 아이들의 작은 세상에서도 적용되는 양보와 배려를 통해 함께 사는 지혜를 깨닫게 된다. 집으로 돌아간 웬델의 가방에서 나온 소피가 넣어 준 쪽지엔 뭐라고 써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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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제일 멋져! 국민서관 그림동화 81
로스 콜린스 지음, 김영선 엮음 / 국민서관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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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아빠가 뭐하시는지 물어보면 절반은 잘 모른다. 그냥 회사 다닌다지만 어떤 회사를 다니고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아이는 거의 없다. 자영업을 하는 아빠도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 오죽하면 학교에서 현장학습으로 아빠 직장이나 가게에 가 보게 할까 싶다. 어려서 설명해도 모른다고 안 알려주거나, 혹은 아이에게 말할 수없는 일을 해서 안 알려주는 건 아닐까, 가끔은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쩍쩍이도 자기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그냥 아침 일찍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는 것만 안다. 다른 친구들의 아빠는 잘하는 게 한가지씩 다 있는데 말이지. 원숭이 쌩쌩이와 얼룩이, 코끼리 뿜뿜이 아빠도 잘하는 게 있다고 으스대며 자랑한다. 긴다리와 점박이, 콩콩이까지도 아빠가 잘하는 것을 자랑하며, 자기도 크면 아빠처럼 될거라고 으스댄다. 강에서 만난 하마 입큰이까지도.... 

우리 아빠는 잘 하는게 없다고 풀이 죽은 쩍쩍이, 친구들이 물어도 대답할 말이 없다. 집으로 돌아온 쩍쩍이는 엄마한테 소리친다. 

"엄마! 아빠는 꼭꼭 숨지도 못하고, 팡팡 물을 뿜지도 못하고, 쌩쌩 달리지도 못하고, 쿵쿵 두드릴 가슴도 없고, 또 오래오래 숨을 참지도 못하는데, 도대체 아빠는 하루 종일 뭘 하신대요?" 

엄마는 조용히 쩍쩍이의 손을 잡고 강가 풀숲을 헤치고 아빠를 보여 줬다. 쩍쩍이 아빠는 동물들에게 몸을 숨기는 법이며 빨리 달리는 법 같은 것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어른이 되었을 때 잘하는 일이 하나씩은 있도록 가르치는 선생님.^^  

"우와! 쩍쩍아, 너희 아빠......" 
"정말 멋져!"
쩍쩍이는 소리치며 뛰어가 아빠를 꼭 안았다. 나도 어른이 되면 꼭 아빠처럼 될 거라고.... 

다른 동물들은 그 특성에 맞게 잘하는 것으로 설정됐는데, 쩍쩍이 아빠는 악어의 특성이 아닌 남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설정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그래도 가르치는 선생님은 꼭 필요하니까, 그냥 넘어가 주자.^^ 자기 부모님이 무슨 일을 하는지, 자랑스러운 멋진 부모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도 필요하다. 꼭 자랑스럽거나 멋진 일이 아니어도 가족을 위해 일하는 부모의 수고와 고마움을 알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다. 가족을 위한 부모의 수고를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바로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성정이다. 자녀를 올바른 인간이 되도록 가르치는 일도 부모가 꼭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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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1-21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축하드립니다.
대박이어요...1등 짝짝짝!

2009-01-21 2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1 2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2 0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2 1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2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22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황소와 도깨비 좋은 그림동화 5
고성원 그림, 이상 글 / 가교(가교출판)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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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작가 이상의 유일한 동화인 '황소와 도깨비'가 세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드디어 다 봤다. 다림에서 나온 큰 그림책과 보물창고에서 나온 작은 책, 그리고 가교에서 나온 이 책은 그 중간 크기에 해당한다.  

황소와 도깨비는 1937년 3월 5일자부터 9일까지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이상은 4월에 사망했으니 죽기 40여일 전에 발표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의 참혹한 시대상에 비춰보면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로 없는 희망이라도 주려던 것이었나 생각된다. '도깨비 아니라 귀신이라도 불쌍하면 살려주어야 하는 법' 이라는 돌쇠의 말을 빌어 작가 이상이 하고 싶은 말이었던 듯하다. 우리 도깨비는 뿔이 두개라는데 이 책도 그에 맞게 뿔이 두개인 도깨비를 그렸다. 



동무 도깨비들과 사람이 사는 마을에 내려왔다가 개한테 물려 꼬리가 잘린 도깨비는 상처가 나을 때까지 두 달만 황소 뱃속에 들어가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맘씨 고운 돌쇠는 황소의 힘을 10배나 세게 해준다니 걱정스럽지만 허락한다. 두 달 동안 황소 뱃속에서 편히 먹고 지낸 도깨비는 살이 많이 쪄서 빠져나오니 못한다. 황소는 죽는다고 버둥거리고, 돌쇠는 갖은 방법을 다 써 보지만 도깨비를 나오게 할 수가 없다. 



밤새 지켜보느라 피곤해진 돌쇠가 하품을 하자 황소도 따라서 하품을 하고, 그틈에 도깨비란 놈은 잽싸게 빠져 나온다. 하하하~~~ 그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는데 황소를 고생시켰구나. 그래도 도깨비가 튀어나와 이젠 황소가 살게 됐구나~ 안도하며 유쾌하게 웃을 수 있다. 이상은 하품하는 돌쇠와 황소로 동화적인 묘미를 잘 살려냈다. 아이들도 하품을 따라 하며 즐거워했다.  



권선징악의 교훈을 담고 있지만, 역시 착한 일을 한 사람은 복을 받는 게 당연하니까 크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황소 뱃속에서 나온 도깨비는 황소의 힘을 100배나 세게 해줬으니, 이제 나무를 해다 파는 돌쇠는 부자 될 일만 남았다. 돌쇠가 부자 되어 나쁜 짓하거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후속편은 나오지 않을 듯... 아마도 돌쇠는 어여쁜 색시한테 장가들고 아들 딸 낳고 착한 일하며 잘 살았을거라고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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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09-01-19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도깨비에 원래 꼬리가 있던가요? (긁적)
하품할 때 튀어나온 모습을 보는 순간, 오공이가 떠올랐다는.ㅋ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도깨비가 뿔과 꼬리가 있는 건 아닌가요?
오공이~ ㅋㅋ

꿈꾸는섬 2009-01-19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이 책 저도 봤어요. 재미있지요. 저희 애들도 좋아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1-20 16:07   좋아요 0 | URL
애들이 좋아하죠~~ 우리 도깨비 홧팅!!^^

마노아 2009-01-2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책은 어디 버전인가 막 가물가물이에요. ^^;;;

순오기 2009-01-20 16:06   좋아요 0 | URL
아마도 '다림'에서 나온 걸 봤을 듯...그게 제일 대중적이고 인기가 있지요.^^
 
있잖아 그건 내 책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62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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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렌 차일드의 찰리와 롤라 시리즈, 역시~~ 흐흐흐 웃어가며 보지만 쿵~~ 깨우침을 주는 묘미가 있다. 그림은 로렌 차일드스런 산만한 콜라쥬 기법에 실사까지 곁들여 신선함이 돋보였다. 

찰리같이 인내심 있고 자상한 오빠가 부러우면서도, 이런 꼬장꼬장하고 제멋대로인 여동생이 있다면 얼마나 힘들까 측은지심까지 생긴다.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롤라는 정말 골칫덩어리 캐릭터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꼬마아가씨다.^^ 여기서도 배반하지 않는 롤라의 역할에 웃지 않을 수 없다. 

오빠랑 도서관에 갔는데, 롤라가 보는 책은 딱 하나. '벌레랑 딱정벌레랑 나비가 있는 책'만 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책은 찾을 수 없다. 누군가 빌려 갔을거라는 오빠 말에 도서관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 롤라는 그 책만 고집한다. 아니~ 이렇게 책이 많은데 그 책만 좋은 책이라고 주장하는 롤라, 오빠에게 도서관에서 책 찾는 법과 도서관 이용 예절을 배우는 롤라는 여전히 '벌레랑 딱정벌레랑, 나비가 나오는 책'만 찾으며, 그건 내 책이라고 우긴다. 

 

아~ 끝없이 내 책이라고 주장하며, 누가 빌려갈수도 있다는 걸 이해 못하는 꼬마아가씨. 지혜로운 찰리는 롤라에게 여러 분야의 책을 추천하지만, 여전히 롤라는 안 좋은 이유를 들이대며 심드렁하다. '벌레랑 딱정벌레랑 나비가 나오는 책'은 무지무지 웃기고, 웃기고, 웃기다고 하니까 나도 정말 보고 싶다.^^ 간신히 치타와 침팬지가 나오는 책을 권해줬는데, 그때 롤라의 책을 빌려가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오빠, 저길 봐! 쟤가 내 책 가져 가. 저건 내 책인데!" 



이럴수가~~~ 내 책을 찾아 달라고 떼쓰는 롤라를 다룰 줄 아는 찰리는 역시 오빠다. 방금 네가 치타와 침팬지가 나오는 책을 본다고 했잖아, 말하니까 롤라는 한번 읽어는 보겠지만 내 책보다 재미있진 않을거라며 마지못해 펼친다.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기대하시라~~~~ ^^



"와! 이것 좀 봐, 치타는 엄청 빠르고, 침팬지는 무지 장난꾸러기야. 그리고 있잖아, 오빠! 이 책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책인것 같아. 무지 재밌고 정말 예쁜 책이라니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그림도 가득해. 이 아기 침팬지 좀 봐. 정말 귀엽지?" 

어느 틈에 세상에서 가장 좋은 책이 '벌레랑 딱정벌레랑 나비가 나오는 책'에서 '치타와 침팬지가 나오는 책'으로 바뀌어졌다.^^ 어쩌면 롤라의 감탄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을지 모르겠다. 오직 '벌레랑 딱정벌레랑 나비가 나오는 책'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책이라고 외치던 롤라는 어디 간거야?ㅎㅎㅎ 자기 것만 최고인 줄 아는 유치원 또래들에게 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너무 많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편식하면 안된다는 걸, 사랑스런 롤라를 통해 알려주는 로렌 차일드의 설득력이 아이들에게 먹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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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01-14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찰리와 롤라는 현준이가 무척 좋아해요. 좋은 책이 많다는 걸 알려주고 편식하면 안된다는 걸 알려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애들에게는 오빠와 여동생 설정이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순오기 2009-01-14 17:18   좋아요 0 | URL
오빠와 여동생~~ 잘 맞으면 환상적인 조합이죠.^^
이 시리즈 은근히 매력있어요. 저도 도서관에 가서 보이기만 하면 빌려와요.ㅋㅋ

2009-01-14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4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8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09-01-1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책을 편식하면 안된다는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겠군요.
저는 그저 단순 빵으로 '도서관에는 재미있는 책이 정말정말 많'으며, '도서관의 책은 내 책이 아니라 함께 보는 책'이라는 얘기를 한다고만 생각했지 뭐에요. ^^

순오기 2009-01-15 20:26   좋아요 0 | URL
하하~ 저는 독서편식이 크게 부각되는 책으로 이해됐어요~ ^^

메르헨 2009-01-15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희 아이는 팥죽할멈에게 빠져있는데...^^
사촌누나와 책을 바꿔 보는게 조금 도움이 되긴 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1-15 20:27   좋아요 0 | URL
팥죽할멈은 여러 버전이 있던데 누가 쓴 책일까 궁금하네요.
저는 이야기로는 조대인님이 쓴 보림책이 재미있던데...
백희나 그림책은 한지 인형이 짱이고요.^^

메르헨 2009-01-1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이지요.^^
요즘 "집채만 한~"에 빠져 있어요.
아빠한테 전화해서 "아빠, 집채만 한~피자 사주세요."
이런식으로요~

순오기 2009-01-17 11:35   좋아요 0 | URL
백희나 그림책은 정말 감동이예요. 중고샵에 나오면 건져야지~^^
집채만 한 피자~ 한 판 사주면 몇날 며칠을 먹겠군요.ㅋㅋ
 
도서관이 키운 아이
칼라 모리스 지음, 이상희 옮김, 브래드 스니드 그림 / 그린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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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책세상님 덕분에 알게 된 책인데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오래 걸렸다. 지역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하나 갖고 있어도 좋을 듯하다. 도서관에서 책과 더불어 자란 아이 멜빈이,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그 도서관의 사서가 되어 돌아온다. 여기 나오는 사서들은 친절함을 넘어 바람직한 사서의 모델이다. 멜빈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찾아주고, 그 정보를 활용하여 얻은 성과를 함께 기뻐하는 바람직한 사서상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어주고 아이들에게 도서관 체험기를 쓰게 했는데, 학교 사서선생님에 대한 인상이 아주 좋았다. 예전에는 친절하지 않았는데 최근엔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아이들이 사서선생님을 친절한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건, 도서관을 즐겨 찾을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니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이 책을 쓴 칼라 모리스는 어린이도서관 사서선생님이란다. 그래서인지 여기 등장하는 사서샘들은 모두 친절하다. 멋쟁이 마즈 선생님, 뚱뚱한 마즈 선생님, 깐깐해 보이는 리올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친절을 베풀기 위해 계신 분들이다. 무엇이든 도와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런 분들이다! 내가 사서가 되었다면 아마 뚱뚱한 마즈 선생님 같지 않았을까? ㅎㅎㅎ

 

멜빈은 어려서부터 리빙스턴 공립 도서관에서 산다고 할만큼 시간을 보낸다. 오죽하면 도서관이 키운 아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멜빈은 어려서부터 다닌 도서관 사서선생님들과 친밀한 사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궁금한 건 무엇이나 물어본다. 그러면 사서샘들은 관련된 책을 찾아 주었고~~~ 사서샘들은 멜빈이 가져온 나비와 곤충, 애벌레 표본 87개가 쏟아져 나와도 순식간에 분류하고 정리하는 분들이다. 짜임새 있게 목록을 만드는데 도사들이다.^^ 



멜빈은 도서관 행사라면 빠지지 않았다. 여름 독서 교실이나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 청소년 독서 모임, 영화의 밤도 좋아했다. 내가 제일 부러웠던 건, '도서관에서 밤새워 책읽기' 프로그램. 우리 애들도 방학이면 잠도 안 자고 날새며 책을 봤는데, 도서관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한다면 정말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서 막 부러웠다.^^ 

 

사서선생님들은 멜빈의 일이라면 무엇이든 나서서 도와주었다. 연극을 할때는 대사를 외우고 감정을 살려 연기하도록 도와줬고, 퀴즈대회에 나가면 관계있는 책을 찾아주고 문제를 뽑아서 준비하도록 했다. 덕분에 멜빈은 퀴즈대회에 나갔다 하면 우승을 했고, 사서선생님들은 아주 기뻐하며 칭찬했다. 멜빈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때도 여전히 도서관에 왔고, 아르바이트로 돕기도 했다. 멜빈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세 분이 다같이 축하하면서 우리 아들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멜빈은 대학에 가서도 사서샘들께 편지도 보내고 배우는 것들에 대해 e메일을 보낸다.  

 

어느 날, 도서관을 무척 좋아하는 꼬마가 왔고, 친절한 사서샘들은 멜빈에게 했던 것처럼 여전히 친절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리빙스턴 공립도서관에 새로 온 멜빈사서샘은 아이에게 말했다.
"우린 이 곤충들이 뭔지 금세 알아내고 분류해서 목록도 만들 수 있단다. 우린 그러지 않고는 못 배겨. 우린 바로 그런 사람들이거든!"
도서관이 키운 아이 멜빈은, 이렇게 또 한 사람의 친절한 사서가 되어 어린이들에게 바람직한 사서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다. 도서관이 키운 아이 멜빈이 사서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 흐뭇하고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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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1-1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어제 갔던 도서관의 사서들은...ㅠㅜ 왠지 우울해 보였습니다.
대출은 기계가 다 해주고, 그들은 딱딱한 얼굴로 앉아서 뭔가 하고 있었거든요...
우린 거러지 않고는 못 배겨... ㅎㅎㅎ

순오기 2009-01-12 15:30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학교사서샘들이 아이들에겐 친절한가 봐요. 다행이죠~ ^^

세실 2009-01-12 19:11   좋아요 0 | URL
푸하하 맞아요. 주말 하루종일 카운터에 있음 실제 우울해 지죠.
전 그래서 수시로 돌아다녔답니다. 괜히 아이들에게 말 걸어 보는 거죠.
지금은 뭐 사무실에서 제 일하니 그 때의 여유로움도 그립네요.

세실 2009-01-12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순오기님 리뷰 읽다가 왠...ㅎㅎ
이 책 참 재미있게 봤어요. 저두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비춰질까도 생각해 보고...
빌 게이츠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에 있는 작은 도서관이었다"라는 말에 또 사명감을 느끼기도 하고....
사서상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책입니다.

순오기 2009-01-13 00:21   좋아요 0 | URL
사서가 된 멜빈을 보면서 빌게이츠 닮았다 생각했어요.^^

바람돌이 2009-01-13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동네 도서관 사서 선생님들은 별로 안 친절하던데요.
그나마 어린이실 사서 선생님은 좀 친절하셨지만.... ^^;;

순오기 2009-01-13 02: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공공 도서관은 정말 안 친절해요. 우리지역도 어린이도서실 사서샘은 그래도 친절해요.^^

2009-01-13 0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1-13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9-01-1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동네 사서 선생님들은 그래도 친절한편이에요.(어린이 도서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구요.

순오기 2009-01-14 18:18   좋아요 0 | URL
예~ 어린이도서관 사서샘들은 많이 친절하더라고요.^^

사서쌔미 2009-10-1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 학교도서관 사서로 일합니다.
일단 안 친절한 사서를 만나신 분들께 미안한 마음 전해요
그런데 한 가지 도서관에서 일한다고 모두 사서는 아니랍니다. 일반 직원이 더 많지요.
또 학교 도서관은 1인사서체제라 대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정말 일이 많거든요.
쪼금씩만 이해해 주시고 되도록 아이 데리고 도서관 가시면 아이들만 맡겨놓고 다른데 가지 마세요. 혼자서 많은 이용자들 감당하다보면 어찌해도 힘든 티가 나거든요. 저부터도 일에 치이면 아이들에게 친절하기 어렵고 멜빈같은 아이가 있다해도 마음처럼 함께 해 주지 못한답니다. 그래도 요즘은 사서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절이라 참 좋아요.

순오기 2010-05-01 03:05   좋아요 0 | URL
댓글을 이제 봤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