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으로 된 도서대출증을 갖는 건 참 설레는 일이다. 초등 1학년인 비벌리는 매주 화요일 엄마와 같이 도서관에 간다. 도서관을 좋아하는 비벌리는 자기 이름의 대출카드를 만들고 책장을 샅샅이 살펴 <백악기 시대의 공룡들>이라는 책을 빌린다. 자기 이름으로 제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빌린 비벌리의 설레임이 내게도 전해온다. ^^
책을 읽는 재미에 빠져 공룡도 그리고 숲을 만들어 놀이도 즐기는 비벌리는 귀엽다. 밥 먹을 때나 잠자리에 들 때, 심지어 목욕할 때도 책을 읽는 비벌리가 사랑스럽다. 반납일을 못 지킨 불안에 배가 아프고, 맛있는 후식도 먹지 못하는 비벌리는 순진하지만, 꿈속에서 트리케라톱스와 대적하는 비벌리는 당차다. "나를 돌려보내 줘어어어어!" "여기 너무 오오오오래 있었어. 나를 보내주지 않으면 너를 잡아먹을 테야!" 소리내어 읽어보면 으르렁거리는 공룡의 말에 가위 눌릴것 같은데, 비벌리는 책에서 배운대로 초식공룡은 식물만 먹는거라고 외친다. 'april 7' 이라고 빼곡히 적힌 잠옷을 입고 두려움에 떨던 비벌리를 똑똑하고 당당하게 만든 책이 정말 신통하다!
반납일을 못 지켰지만 용기를 내어 사서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두려움에서 벗어난 비벌리는 올리버와 시작한 '어린이 공룡 탐구단'이 너무나 기대된다. 책은 이렇게 어린이의 탐구심을 길러주고 해답까지 찾아주는 멋진 마법사이다!
순진하고 귀여운 비벌리의 캐릭터와 내용이 초등1학년 보다는 유치원생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어린이 전용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이 많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엄마 따라 도서관을 다니는 것이 낯설지 않다. 따라서 처음 책을 빌리는 경험도 초등 1학년보다는 유치원생이 더 공감될 것 같다. 요즘 초등학교는 잘 갖추어진 도서관이 있어 입학하면 도서대출증을 받는다. 수업시간에 독서활동과 대출까지 경험하기 때문에, 반납일을 어긴 날짜만큼 대출이 금지된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원작이 쓰여진 게 언제인지 모르지만, 컴퓨터로 처리하는 요즘에 뒤표지 안쪽에 꽂힌 대출카드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ㅜㅜ
우리집에서 걸어가면 20분 거리에 구립 어린이 전용도서관이 개관해 구경 갔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참 좋은 세상에서 산다. 사람이 희망이니까 어린이들을 잘 키워내고, 특히 도서관이 키운 아이들이 제 몫을 당당히 해내리라 기대하며 인증샷!
2층에서 내려 찍은 1층 열람실 전경 유아방과 수유실 책 읽어주는 방과 문화교실 아직은 장서 일만 오천권이지만 계속 늘어나는 책과 더불어 미래를 열어갈 아이들이 커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