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게 자른 걸로만 알았다. 생각해 보면 가발이란, 나를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나자신에게숨기는 도구였다. 아프다는 이유로 할 바를 다하지 않는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보이는 게 싫었다. 자신에게도 말이다. 문제는 결국 나 자신에게 있었다. 그렇게 사직서를 냈다.
- P10

그러나 막상 쓰다보니 오롯이 진솔한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다. 무언가를 숨기면, 가려 놓은 불편함이 글 속에 그대로 드러났다. 서둘러 쓴 글은 다음날 읽으면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마음이 지쳐서 쓴 글은 무섭게도 그마음 그대로 녹아 있었다.
- P11

글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매일 나의 과거로들어가 가치를 부여할 것을 찾는다. 인내심이필요하다. 쓰기 위해 글을 읽고, 마음을 돌아보고, 시간을 바친다. 나자신을 들여다본다는 건 생각보다 정성이 필요하다는 걸 미처 몰랐다.
배움과 체화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 걸 외면했었다. 심란하고 분주한 것을 내려놓기 위해 긴 호흡을 해야 한다. 
- P12

책을 만드는 건 내게 같은마음이다. 알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노력이고, 세상과 사람에 시선을 두려는 움직임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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