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시피 미시시피
톰 프랭클린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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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래리로 불리는 백인 소년이 있다.
흑인을 노예로 삼고 차별하던 백인들이 수적 열세에 처했을 때, 아이들이 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때로 상황은 반전된다. 약한 마음과 소심한 성격까지 보태어 지면 소수 내에서조차 따돌려진다. 그 땐 그랬다. 남자는 강해야 했다. 2백만제곱미터에 달하는 많은 땅을 토착 인디안에게서 무침히 빼앗아 대대손손 부를 누리는 오트가의 후손이라면, 옹맹하고 기개있고 남성다왔어야 했다. 책을 좋아하는 소년은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한 존재였다. 래리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났고, 그의 시련의 원천은 가족인 아버지에게서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흑백 평등의 정책으로 인한 백인 소년의 흑인 다수 학교로의 학군 변경은 시련의 도화선이었다.
 
그는 소수 중에서도 소수였다. 나도 그들 속에 있고 싶어. 외톨이의 마음이 들린다. 따돌림을 만회하고, 어떻게 해서든 그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노력이 그들 그룹의 재미, 심심풀이라는 이용가치와 만나 번번히 실패하고, 점점 더 고립되어가다가 결국 사회로부터 완전한 매장을 당한 건, 강간 살인범이라는 부당한 누명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친구가, 래리가 강간협박했다고 의심받는 백인 소녀 신디와는 애초에 사회적으로 교제가 허락되지 않은 흑인 사일러스였기 때문이었다. 소년의 마음을 날아 오르게 했던 소녀 신디의 데이트 신청. 그게 사실은 흑인 소년 사일러스를 만나기 위한 도구였음을 알았을 때조차, 그는 날아오르던 마음 어디 둘 곳이 없었다. 하지만 흑인 소년 사일러스는 백인 소녀가 행방불명되고 한 때는 친한 친구였던 래리가 살인범으로 지목되었을 때, 자신이 그녀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던 사람이라고 나서지 못했다. 그는 잊고 지냈다. 25년간. 여린 소년이 살인범으로 지목된 채 작은 마을에서 25년간 날아오는 돌덩이들을 그대로 맞으며 피를 철철 흘리는 동안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 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간 그 긴 25년 동안. 래리의 혐의를 벗겨줄 단 한 명, 따돌림 래리의 비밀친구였던 단 한 명은 그곳을 벗어났다. 피하면 잊어질까. 잊어졌다. 잊기 위해 떠났으니까. 가난과, 차별을 잊고 딛고. 홀로 서기 위해. 그리고 잊기 위해.

 

사람을 '포획'하여 사고 팔고 부리고 죽이던 것으로부터 시작된 미국의 인종문제의 역사는 흑인들을 '짐승'처럼 길들여 노동력으로 쓰다 버리면 되리라 생각했던 것처럼 간단한 게 아니었다. 애초에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집단 피해의식과 복수심을 심어 놓았단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고, 가해와 피해는 상호간 꼬리를 문다. 그러나 이 책의 주제는 그게 아니다. 흑인과 백인, 가해와 피해, 핍박과 학대 그것이 낳은 고리들이 사회 구석구석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잔인한 인간성의 확인, 대를 잇기를 반복하는 동안 스며들어간 소름끼치는 갈등과 결핍의 역사이다. 인간이 인간을 배척하는 것. 폭력 못지 않게 잔인했다.

 

깊은 심연, 아무것도 들리지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닷속 깊은 어둠 같은 것일까. 사회적 고립이란 것은..

어른도 견디기 어려운 그 소외의 시작은 사춘기가 시작될 무렵부터였고, 그렇게 25년을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혼자만의 세계에서 바깥 세상을 동경해야만 했다. 때때로 그를 향한 비난의 손가라질과 훼손과 폭력만이 그를 세계로 연결시켜주는 유일한 경계였으니, 주인공 래리에게 이제 사회는, 우리에겐 그저 지랄맞고 개떡같은 사회란 것은, 자신과 무관한 것, 자신이 인내하고, 참고, 꿈을 꾸듯 부러워하며 그냥 바라 보아야 하는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사회로부터 배척당하고 소외되었을 때의 고통을 이 책은 나긋나긋하게 전달한다. 주말동안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고립된 자신만의 섬에서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한 채로 25년간, 자신에게 씌어진 누명을 그대로 숙명처럼 두껍게 덮어쓰고 비난의 화살을 온 영혼으로 묵묵히 받으며 살아간 소년 래리 속으로 깊게 함몰되어 갔다. 그는 억울한 누명을 항변하거나 저항할 만큼의 의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쏜 자가 '죽어' 라고 말했을 때, 자신이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래리는 그를 용서하고 싶어졌다. 괴물은 모두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중략. "죽어" 남자가 다시 말했다. 래리는 그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22

 

꼬질꼬질한 백인 남자 월리스가 꼬마였을 때, 자신의 집에서 물건을 훔쳐내거나 뒤적거리던 아이가 자라, 맥주를 들고 자기를 찾아 오는 이유를 래리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까. 월리스가 자신을 연쇄살인범이라 믿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는 몇십년 만에 처음으로 자기와 대화를 나눈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작은 항변조차도 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사회를 알고 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진실을 떠드는 일이 가치없다는 것과, 가치없는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과, 그럼으로써, 그냥 그대로 연쇄살인범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 말고는 달리 살아갈 방도가 없다는 것을.
 

래리는 외로움도 일종의 단식이라는 것을, 그토록 오랫동안 영양분을 섭취 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초라하고 맛이 없는 음식이라도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자기 몸이 얼마나 먹을 것을 갈망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는 사실을 굶주리고 있으면서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P.323

 

나는 래리가 왜 그 곳 미시시피를 떠나지 않았을까 초반부터 그게 답답했다. 70년대라면, 그가 진짜로 설사 연쇄살인범이라고 하더라도 새출발을 하고 싶다면 그곳을 뜨고 완전히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살다보면 과거는 잊혀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는 왜 그 미시시피 남부 어두운 숲을 떠나지 않았을가.  배척당하며 소외당하며 살다보니, 자신의 존재는 어디엘 가든 환영받지 못하고 떠돌 것이란 걸 알았을까. 그는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데이트를 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던,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신디를 기다렸고, 흑과 백의 명암 속에 다른 운명을 살아간 그의 형제를 기다렸다.

 

바깥 하늘에서는 번개가 쳤다. 베란다에서, 거실에서, 장작이 파닥거리는 벽난로 앞에 앉아 방송 채널이 세 개 밖에 없는 tv를 보면서 그토록 기다렸는데, 정비소에서, 아버지가 쓰던 낡은 사무실 의자에 앉아 똑같은 책을 읽고 또 읽으며 기다렸는데, 아버지 트럭을 타고 집과 정비소 만을 오가며 평생을 기다렸는데, 사이러스와 신디가 돌아 오기를 기다렸는데, 그동안 사이러스는 스파이크화를 신고 세상을 방랑하고 돌아다녔던 것이다. 그리고 신디는 세실만 아는 곳에 묻혀 있다는 것이다. P408

거짓말이 반복되면 거짓말이 진실이 된다. 취조실에서 형사의 상상력으로 조작되는 사건의 내막은 계속되는 회유와 압박 속에서 어쩌면 내가 그랬을 지도... 얼른 이 지겨운 취조실을 빠져 나가기 위해.. 거짓말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서명을 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괴물의 가면 속에서 바깥 세상을 보아왔던 래리는 자신을 괴물로 믿었는지도 모른다.  괴물의 틀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사는 것이 편했을런지 모른다. 

 

너무나 오랜 세월을 모두에게서 배척당하며 살아온 터라 다른 사람들의 악행을 스폰지처럼 빨아들이게 된 건지도 몰랐다. 그러면서 남들이 생각하는 자기를 믿기  시작한 건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었다.P414

 

 

그리고 월리스의 방문은 자기 자신, 신디를 살해하지도, 러더포드가의 딸을 살해하지도 않은 그저 선량한 자기 자신이 아니라 그 자신을 덮어쓰고 있는 괴물이라는 가면을 쓴,  아니 괴물을 향한 방문이었다는 것을, 사건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알게 된다. 독자들의 의문은 미스테리는 이제서야 풀린다.  가면의 의미와 월리스와 래리와의 관계의 실마리. 월리스를 용서하고 싶다고 했던 래리의 마음을 이제서야 읽는다.
 

우린 둘다 외로운 처지였어요. 래리가 말했다. 애초에 그래서 나를 찾아 왔던 거겠죠 그 친구는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버지나 삼촌 같은 존재가 주변에 한명도 없었어요 황당하게 들리겠지만 그래서 나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438

줄리안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30년? 40여년전의 자신의 악의적인 편지 한통이 낳은 친구와 가족들의 비극적 인생을 마치 맹인과도 같이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아무도 아무의 기억을 알 수 없는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줄리언반스의 토미는 에이더리언에게 해댄 온갖 악의적 저주의 편지를 수십년동안 전혀 기억해내지 못했지만. 그 편지가 일으킨 파급은 두 사람의 집안을 송두리째 파멸시켰다. <미시시피 미시시피>에서 사일러스는 자신이 래리에게 한 행동을 25년간 기억 저편 속으로 가두어 버렸다. 기억에서 그냥 지워버리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기억은 그렇게나 속편하다. 기억은 언제나 자기 편이고, 기억은 언제나 자기를 위해 편리하게 조작된다. 나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말끔히 씻어 없어지는 것이 망각이다.

지나간 날들 위로 한 해 한 해가 새로이 쌓여 가지만,  그 옛날은 아직도 그 안에 있다. 나무의 가장 처음에 생겨난 가장 단단한 나이테처럼 험한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가장 깊은 곳 어둠속에 숨어 있다. 그러나 톱이 비명을 지르며 파고 들어 오면 나무는 쓰러지고 나이테는 태양에 그대로 드러나며 수액이 반짝이고 그루터기는 온 세상이 다 볼 수 있게  모습을 드러낸다.440

 

사일러스는  그동안 부정하고 회피해온 진실과 온전히 마주하고 나서 한층 성장해 있었다.   래리도 자신만의 성에서 나오자 사일러스에게 감정을 표출하고, 최소한 감정을 밖으로 나타낼 줄 알게 되었다. 그 역시 성장했다.

진실 때문에, 진실을 말해 버리고 나니 완전히 녹초가 된 느낌이었다. P446

출생의 비밀 코드. 이것은 흑과 백의 운명과도 같다. 애초에 책벌레 래리가 아버지를 기뻐하게 만들만큼 힘세고 강한 아들이었거나, 근육질의 운동선수 사일러스가 백인이었거나 그렇게 원하는 유전인자만 가졌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게다. 이백만평이라는 어마어마한 대지를 물려받고도 25년간 혼자만의 감옥 속을 살아왔던 래리에게도, 추운 겨울 외투도 없이 등교를 위해 남의 차를 얻어타기 위해 길바닥에서 떨어야 했던 사일러스에게도 아버지라는 존재는 결핍의 근원이었다.

아버지랑 함께 사는게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해? 래리가 물었다. 아니 그렇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사일러스가 인정했다. P447 

왜 아버지들은 아들들에게 동양이나 서양이나 그 모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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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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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묵 교수는 장애인 희망 메이커이자 한국의 스티븐호킹이다. 자신에게 닥친 사고가 불운이 아니라 세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말하는 그는 사고 이전보다 더 주목받는 학자가 되었다. 역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역경을 극복하고 고무공처럼 다시 튀어오르는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이도 있지만, 유리공처럼 깨지기 쉬운 위치 사람들도 있다.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에게 역경은 삶을 더 높이 튀어오르게 하는 스프링 보드이다. 이런 사람들은 역경을 무기삼아, 역경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들을 이루어 나가게 하는 능력이 있다. 역경 뿐 아니라 인생의 고민, 인간관계, 사회갈등 등도 회복탄력성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겨낼 수 있다.

 

지난 달 심리학 서적을 잔뜩 빌려다 고이 침대에 모셔 두다가 반납일이 다가와서 하나 집어 들었는데, 거기에 한 챕터의 일부분에 이 회복탄력성 회복 탄성에 관한 내용이 있었다. 심리적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잠시 언급된 회복탄력성이라는 주제가 이 책에서는 전체의 주제이다.  대부분의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결론은 긍정성이다. 책의 1/3정도는 회복 탄력성이란 무엇인가와 그와 관련된 연구 내용, 이론, 회복탄력성 지수 등을 애기하고, 나머지는 회복탄력성의 각 요소들을 하나씩 훈련을 통해 높이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대략 이론적 파트의 내용은 이렇다. 심리학자인 다니엘 케니만 교수에 의하면 인간의 내면엔 경험자아와 기억자아가 공존하고 있다. 경험 자아는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을 느끼는 자아로 지금 벌어지는 쾌락을 즐기고 고통을 피하려는 성질이 있다.  기억자아는 지나간 경험을 평가하고 회상하는 자아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과 의사결정을 기억자아가 담당한다. 이 두 자아가 늘 일치하지는 않는 것이 문제다. 자신의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 기억자아이며, 회복탄력성은 기억자아와 관련이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한국인의 회복탄력성 지수에 대해 보도했는데, 미국인과 비교했을 때, 낙관성, 원인 분석력, 공감능력 등은 미국인과 비슷했으나 감정 통제력, 자기효능감, 적극성, 도전성 등에서는 미국인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를, 충동통제능력에서는 매우 높은 수치를 보였다.

 

회복탄력성 지수를 이루는 요소는 크게 자기조절능력, 대인관계능력, 긍정성의 세 가지 구성된다. 자기조절능력은 감정조절력, 충동통제력, 원인분석력으로 구성되고, 대인관계능력은 소통능력, 공감능력, 자아확장력이 해당되고, 긍정성은 자아낙관성, 생활만족도, 감사하는 태도로 구성된다. 자신의 회복탄력지수를 검사하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서 검사해보았다. 감정조절능력에서 한국인의 평균인 63.3보다아주 심각할 정도로 못미치는 47점이다. 스스로에게 너무 점수를 짜게 준 듯 싶어, 그 다음엔 싱겁게 주었는지 소통능력과 긍정성은 평균보다 윗돈다. 한국인의 전체 평균은 195, 나의 점수는 187.  평균 정도다. 나는 역경이 닥치면 평균만큼 좌절하고, 평균만큼 탄성으로 적당히 튕겨나가게 될 듯하다. 앞으로 또 다른 역경이 있을까. 앞으로의 일은 모르니 뒤돌아 봤을 때, 나는 나에게 닥쳤던 일들을 탄성적으로 조절해서 역경을 헤쳐나갔을까. 자잘한 사건들에는 침착하지 못해 당황하고 미숙하게 대처했지만, 인생을 결정할 큼직큼직한 사건과 변화에는 나름 잘 적응하지 않았는가. 역경이 닥쳤을 때 우울증도 걸리지 않았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적응하는 법을 배웠으니까.

 

회복탄력성은 기억자아에서 형성되고 무의식적인 습관을 훈련을 통해 만들어나감으로써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특정 행동에 뇌가 습관적으로 반응하도록 반복 훈련이 필요하며, 그 구체적인 훈련 방법을 제시한다. 그 중 긍정성은 화복탄력성의 원천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누누이 강조한다.  예를 들어 표정을 바꿈으로써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데, 뒷샘 미소를 짓는 훈련을 통해 부정적 뇌를 긍정적 뇌로 바꾸는 것이 그것이다. 뒷샘 미소를 지으면 뇌의 정보처리 회로가 부정적인 것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바뀐다고 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실패는 있으되, 실패 때문에 주저앉지는 않게 된다는 것이다.

 

*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능력은 모니터링 능력으로 그 중 실수를 탐지하는 능력은 중요한 기능을 한다. 실수를 탐지하는 기능은 뇌파로 탐지되는. 실수관련부적전위이다. 실수관련부적전위가 강하게 나타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실수를 잘 탐지하며, 스스로의 수행을 정확히 평가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노력하는 사람이다.

 

* 사람의 인지  능력은 여러개의 독립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다중지능 이론과 관련이 있다. 인간의 지능은 8개의 하위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언어 지능, 기호나 숫자를 이해하는 논리수학지능,  입체적인 공간을 인지하는 시각 공간 지능, 리듬 멜로디 화음 등을 인지하고 사용하는 음악 지능, 몸을 움직이는 능력 신체인지 지능, 자연에 있는 현상과 사물을 분류하는 능력인 자연 지능, 타인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이자 인간 관계를 맺는 능력으로 흔히 리더쉽과 설득력으로 나타나는 대인 지능, 자기 자신의 생각과 느낌과 감정을 스스로 통지하고 파악하는 능력인 자기이해지능이 있다. 이 중 대인 지능과 자기이해지능은 인성지능이라 부른다.  어느 한 분야의 지능과 더불어 자기이해지능이 높아야 뛰어난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자기조절능력의 기반은 자기이해 지능이다.

 

* 사물이 가진 기능적 고정성을 극복해야 창의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역시 긍정적 정서가 기능적 공정성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긍정적 정서는 도파민 분비를 높이고 뇌의 다양한 부분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다.

 

* 충동통제력은 인내력과 다르다. 배가 고파도 참고 아파도 참는 것은 단순히 인내력이다. 충동통제력은 성취 욕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강요된 충동 통제력은 창의성을 방해한다. 건강한 충동통제력에는 자율성과 긍정성이 있다.

 

* 원인분석력 심리학자 셀리그만에 의하면 사건과 결과 사이에는 반드시 믿음이 필요하다. 인간은 어떤 사건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 따라 불행해지기도 행복해지 기도 한다.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어떤 방식으로 스토리텔링 하는가는 그 사람이 지닌 마음의 습관에 의해 결정된다. 결국 긍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소리다.  스토리텔링이란 사람이 겪게 되는 수 많은 지식과 경험을 일정한 개념으로 모아서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로, 지금 내 경험에 일관성 있게 모아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부정적인 경험은 축소 해석하고 긍정적인 경험은 확대 해석하는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을 구성하는 사람들이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이다.

 

*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들은 개인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  이것은 평소에도  대인관계를 잘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소통을 잘하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호감이 가고 같이 있고 싶은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이다. 서로 경험을 공유하는 어떤 것을 화재로 삼는 것이 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통의 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이 소통이다.  공유된 경험은 공감의 원천이다. 자신의 인상을 타인에게 심는 능력이다.

 

결론은 긍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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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아프지 않은 습관 - 척추, 관절, 허리, 일상의 통증을 이기는 법
황윤권 지음 / 에이미팩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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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의학에 대한 서양의학의 입장은 대체로 단호하다. 때로 전통한의학 마저도 미신적 행위로 치부하는 의사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서양의학의에 대한 서양의학 스스로의 처방과 처치는 어떨까.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걸까. 그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현대 의학의 이름으로 진단에서 치료까지 완전히 정복한 질병이 전체 질병에서 차지하는 포션은 얼마나 될까. 그 양이 우리가 의학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만큼 커버하고 있을까.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은 분명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팩트의 이면에는 영아 사망률의 전폭적 감소와 급속도로 학산되는 몇몇 전염병의 치료와 예방이 가진 힘에도 대폭 의존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가 신뢰하는 만큼 현대의학이 우리의 질병을 퇴치하고 있다면, 우리는 더이상 이렇게 많은 병원과 의사와 약국과 약과 수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살고 있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우리 혹은 우리 부모들은, 뭔가의 이유로 무슨무슨 병이라고  이름 붙인 질병들을 하나씩 달고 다니며 삼시 세끼 죽을 때까지 매일 밥먹고 나서 한 웅큼씩 찬물에 삼켜야 하는 약들을 소지하고 다닌다. 우리는 뭔가의 이유로 목구녕으로 카메라를 넣고  쑤셔 대며 찍은 사진의 진료 기록을 갖고 있거나 커다란 동굴처럼 생긴 기계에 몸을 맡기고 들어가 내 몸 속 구석 구석을 알 수 없는  방사선을 투과해가며 찍은 MRI, PET,CT 촬영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잘듣는다는, 새롭게 개발되었다는, 수천 가지의 약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아픈 사람은 계속 존재하고, 여전히 40~50대 사람들은 질병으로 사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골골 백세라고 아픈 채로 수가지의 약들을 자랑처럼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며, 평균 수명을 깎아 먹지 않으려고 의료 혁명의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 의학의 힘. 병원의 각종 처방과 수술과 약으로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다는 종교적 환상을 깨고 따져본다면 그건 정기적으로 약을 먹지 않고도 아프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의 비율이 현대의학이 온갖 기계와 신약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전 시대에 건강하게 살았던 사람들의 비율만큼 뺀 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병의원과 제약 회사 세일즈 맨들의 유착 관계, MRI, PET, CT, X레이의 피폭 피해 사례. 약의 알려진 부작용과 신약의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불필요한 수술의 남용, 한 시대에는 표준이었던 영구적인 장기 적출로 인한 부작용이 그 다음 시대에 발견되는 아이러니,  현대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부작용은 너무나 많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판단하는 의학적 기준조차 매해 달라진다.


그렇지만 환자 입장에서의 우리는 끊임 없이 그러한 지나친 의료행위를 끊임없이 갈망해왔다는 느낌이다. 성격적인 특성도 증후군이 되고, 자연스레 노화되는 과정도 병으로 취급되는 세상. 그걸 주도해온 것은 환자가 되길 원했던 보통의 우리들이다. 전문인이 아니면 기억해내기도 힘든 이름의 진단명을 원하고, 기계 속을 들어가 작은 장기까지 낱낱이 방사선을 쪼여 들이다 보고, 그렇게 해서 나의 불편함에 대한 합당하고 과학적이게 들리는 이유들을 찾아내고 각양각색의 알약들을 먹으며 수술대에 눕는 경험을 해야 최선의 처치를 했다고 마음 놓는 것이다.


노우. 노우. 이건 아니다. 여기 아니라고 하는 의료인이 있다. 미신인지 의학인지 알 수 없는 자연치유니 대체치료 라는 말로 치장한 민간요법이 아닌, 정규 의료 과정을 밟고 대학병원에서 근무한 전문의가 과감하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병은 의료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첨단 기계에게 몸을 맡기지 않아도 몸의 어디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왜 아픈건지 자가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에, 신장에, 폐에, 혈액에 어떤 해를 어느 기간에 걸쳐 해를 입힐지 모를 약들을 한웅큼씩 먹지 않아도, 째고 가르고 뚫고 박는 끔찍한 수술을 겪지 않아조 내게 닥친 아픔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여기 이 책에 직접 보여준다. MRI 대신 손으로 눌러 고장난 곳을 찾는 방법을. 수술 대신 약물 대신 고장난 곳을 수리하는 방법을. 글과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그리고 그의 설명과 그림은 완벽하게 설득력 있고, 완벽하게 신뢰가 간다.


 


휴 왜 이런 책을 이제야 만나게 되었지. 내가 두통으로 거의 1년간 고생하면서 찾아다녔던 수 많은 양방 한방 병원의 어느 의사도 이 책에서처럼 자세하게 설득력 있게 두통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단지 한의원에서 해준 목 마사지에서 얻은 힌트와 남편이 이책 저책에서 주워 모은 온갖 대체요법 중 목 근육 위쪽과 머리 지압이 그나마 효과적이었다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겪은 두통의 원인은 이 책에서 지적한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게도, 목뒤와 머리통에 붙은 근육의 경직에서 비롯된 것임은 거의 백퍼센트 정확하다.


류머치스 관절염으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데굴데굴 굴러야 할 정도의 불편을 겪었던 할머니에게 살아 생전 이 책에서 배운 일어서기 방법과 자가 치료 방법을 알려드렸더라면 조금은 더 편안한 노후를 가질 수 있었을텐데. 집에 연세가 아주 많으신 분들의 십중 팔구는 모두 앉았다 일어났다를 힘들어 하신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다음 방법을 기억해 두면 그분들의 남은 인생이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무슨 만병통치약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무릎, 허리, 목, 어깨, 손가락 등 관절 부위 염증으로 비롯한 질병에 해당된다. 생각보다 관절과 관련된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은 많다. 400쪽 가량의 두꺼운 책에 누구나 이해 가능한 언어로 풀어쓴, 그림을 겻들인 친절한 의료서적이다. 비상 상비약처럼 꽂아 둘만한,  친지 친척 어르신들께 한부씩 사드릴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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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시코드가 피아노의 조상이라는 생각은 틀리다. 하프시코드는 키타라처럼 현을 튕겨서 소리를 내는 발현악기이고 피아노는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내는 타현악기이다. 하프시코드는 스피넷과 한 가족이고  피아노는 중세 말 건반을 쳐서 현을 때려 소리를 내도록 고안된 클라비코드와 한 가족이다.  그러므로 피아노의 조상은 클라비코드이다. 현을 뜯어서 나는 음악은 짧고 날카롭고, 이론적으로는 소리의 세기도 변화가 없다. 하지만 현을 때려서 나는 소리는 울림이 꽉 차 있는 느낌에 현을 때리는 힘의 강도에 따라서 소리의 세기도 달라진다. 클라비코드와 하프시코드는 비교적 오래된 악기지만 해머형 피아노는 1750년에 개발되어 18세기 말에야 하프시코드를 대체하게 되었다. 하프시코드가 균일한  세기의 짧은 소리를 내고 연주자의 터치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지는 소리를 얻을 수 없는 데 비해, 피아노는 여리게도 세게도 칠 수 있는 악기였기에 이탈리아어로 여리게를 뜻하는 피아노와 세게를 뜻하는 포르테가 합쳐져 피아노포르테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겄을 간단히 줄인 말이 피아노이다.

 

하프시코드로 역동적인 뉘앙스를 표현하기는 어렵죠. 그런데 낭만파에게는 이 뉘앙스는 아주 중요한 것이어서 하프시코드는 부수적인 악기로 치부되고 맙니다. 지금은 하프시코드의 깔끔하고 단호한 소리와 콘트라스트가 딱 떨어지는  음악 취향에 아주 잘 부합하기 때문에 여러 작곡가들이 하프시코드를 써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죠.120

피아노로 바흐, 쿠프랭, 라무를 연주하는 사람들은 모두 원악기의 모범과 조언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의 작품들은 어디까지나 하프시코드를 위해서 그리고 어쩌면 하프시코드에 의해서  구상되고 만들어졌으니까요. 121

  •  지난번에 선생님은 피아노현과 우리의 손 사이에 피아노의 기계장치가 있다고 지적하셨죠. 그래서 바이올린 같은 악기 보다는 연주자의 개성이 덜 직접적으로 표현된다고 하셨는데요. 
  • 그렇죠. 피아노의 매력과 어려움이 거기서 나오는 거고요. 
  • 어려움이 매력인 거죠.  피아노는 누가 치든 어느 정도 만들어진 소리가 납니다. 피아니스트는 이 기계적인 연주를 뛰어 넘어 음표들이 노래하게 해야 해요. 비네스의 말마따나 자신의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 거지요

베토벤과 슈만만 해도 피아노가 작곡가의 요구에 굽히고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요. 건반이 그들의 음악에 적응해야 만 하죠. 그런데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리스트나 쇼팽의 경우 오히려 건반이 음악가의 영감을 지휘하고 이끌어가는 인상을 줘요. 쇼팽의 음표 하나하나가  피아노를 노래하게 만드는 이유를 이해하는데 그 점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특히 녹턴 C단조는 선생님이 방금 말씀하신 페달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에서 탄생의 변화를 아주 잘 보여 주죠.130

  • 피아노에서 제일 어려운게 뭔지 아세요 피아니시모랍니다. 역설적이게도 피아니시모를 잘 치려면 근육은 무쇠처럼 단단하게.. 
  • 터치는 벨벳 처럼 부드러워야 하죠. 
  • 어떤 소리를 정말로 간절히 바라먀만 그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소리는 마음에서 나오죠. 
  • 드비시는 마음에서 나오는 그 소리들을  누구보다 잘 이끌어 냈지요. 라벨의 피아노가 리스트에서 나왔다면 드비쉬의 피아노는 쇼팽에서 나왔지요. 쇼핑과 드비쉬는 악구가 더 충만하고 감각적인 반면 리스트와 라벨은 더 정밀하고 깔끔하고 예리하달까요. 하지만 그런게 뉘앙스죠. 
  • 드비쉬에게서는 시적인 감각이 기교에의 요구와 아주 잘 결합되어 있어요. 
  • 라벨의 기교는 도약을 미리 계산해놓죠. 기교가 악구를 더욱 세련되게 하고 입체감을 부각시키죠. 쿠르뱅의 무덤의 토키타에서 두 손을 교차시켜 탁탁 끊어지는 타악과도 같은 효과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보십시오.이 토키타에서도 곡예적인 아름다움과 따뜻한 서정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곡예미는 쇼팽과 드비쉬보다 리스트와 라벨에게서 두드러집니다. 132

 

임동혁이 치는 드비시 '월광' - 무쇠같은 손가락 근육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터치로 완성하는 피아니시모. 연주자의 표정을 보면 두 사람의 대화를 이해할 것 같다. 

 

 

라벨 <쿠르뱅의 무덤> by Angela Hewitt . 도약을 미리 계산해 넣었다는 말. 두 손을 탁탁 교차시켜 타악기와 같은 효과를 내는 곳. 곡예적인 아름다움과 따뜻한 서정이 이루는 절묘한 조화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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