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자세 홈요가 127
사토리 산카라.구보 레이코 감수, 이소담 옮김 / 삼호미디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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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TV에서 이건 여기에 좋다 저건 저기에 좋다고 떠들어 대고, 게다가 매해 유행이 변하는 건강 정보를 믿지 않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현대 의학과 거대 제약회사, 연구소 등을 신적으로 신뢰하는 것도 아니다. 조금 어디가 불편하다고 무조건 병원에 다니고 약먹는 걸 좋아하던(왜냐하면 약을 먹으면 불편한 증세가 말끔히 사라지니까) 평소 몸관리는 엉망으로 하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평소 꾸준하고 신뢰할만한 건강 상식을 업데이트하면서 신뢰할만한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시키면서 의약품과 전문가의 도움 필요할 때는 병원에 가고 의사의 말을 신뢰하되, 의사가 한가하게 앉아서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또는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일일히 가이드해주지는 않으므로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이해하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예외가 하나 있는데 바로 요가에 대한 신뢰다. 요가가 무슨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지켜준다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한마디로 요가를 말한다면, 요가는 내 몸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이해하는 기회를 준다는 거다. 바이러스로 감기가 걸리거나, 암세포가 증식한다거나, 인슐린이 말을 듣지 않는 등의 원인이 뚜렷한 질병에 걸린 사람이 요가로 병을 낫겠다고 덤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술 밖에는 방법이 없다던, 거의 기어오다시피 해서 들어왔던 허리 디스크 환자가 직장도 때려치고 요가원을 다니며 수술 없이도 걷고 뛰고 할 수 있을만큼 상태가 호전된 경우를 해당 요가원에서 직접 보았다. 


내가 요가를 알게 된 건 7년도 더 되었고, 매일 요가원을 다니던 시간이래봐야 몇달 채 되지도 않지만, 거기서 만난 사람들이 요가를 통해 겪은 몸의 변화, 그리고 내가 얼마 안되는 시간이지만 요가를 통해 알게 된 내 몸의 상태에 대한 인식은 소중한 것이었다. 허리수술을 면한 사람은 유일한 청일점이어서 유연하지 못해 거의 모든 자세들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부족한데도, 이제는 나아서 매일 나오지 않고 아주 어쩌다 한 번 나오는데도 직접 경험한 사람답게 요가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아주 많은 분들이었는데, 어느날 내게 하는 말이 여기 다니는 사람들은 다 병신들이여(이었어). 대개 척추나 다리 등에 만성적 통증을 수반한 난치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데, 일부는 수술을 한 사람들도 있고 일부는 그대로 버티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수십년 째 요가를 하며 서로 가족처럼 알게된 사람들이고, 자신의 질병을 침이나 주사나 수술에 맡기지 않고 매일 요가를 하며 그럭저럭 자신의 힘으로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이었다. 


이후 여러가지 사정상 해당 요가원을 떠났지만, 가끔 몸이 너무 피곤하거나 뻑적지근할 때면 원장님의 루틴 지시(?)를 녹음해둔 파일을 틀으며 혼자서 시도하곤 했었는데, 그마저도 잃어버려, 가까운 곳과 시간이 맞는 곳을 찾아 다른 곳에 갔지만 많이 달랐다. 뭔가 약식이라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 근육 훈련을 시키는 건지 똥개훈련을 시키는 건지 과도하게 몸을 혹사시키는 곳도 있었다. 그래서 다음에 시도한 것이 여러 가지 요가 책이었는데, 책에서조차 해당 요가원에서 배운 자세들을 따라하기는 어려웠다. 스트레칭 책도 읽어봤고 요가책도 여러가지를 구입해봤는데, 때로 그림과 설명은 모호하고 여러번에 걸쳐 천천히 스무스하게 이루어져야 할 동작이 한 컷의 그림에 담겨있어, 제대로 따라하기도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그림 조각과 유튜브는 조금 도움이 되긴 하지만, 단편적이라서 길게 이어지지를 못했다. 


이 책은, 다니던 요가원에 갈 수 없는 내게 요가에 대한 나의 갈증을 해소시켜 준 유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 동작부터 고난도 동작까지 127개의 동작이 소개되고 한 동작에 4컷 이상의 자세한 컷과 설명이 제공된다. 풀컬러 이미지로 한 동작을 완성하기 위한 단계별 컷에는 신체 부위별로 다리를 넓히라거나 발가락을 세우라거나 등을 반듯하게 하라거나 하는 등의 자세한 가이드가 추가로 표시되어 있다. 사실 이런 걸 전적으로 믿는 건 아니지만 각 동작에 따르는 효과도 간략하게 제시된다. 예를 들어 골반이 교정된다거나 척추가 교정된다거나 하는 식이다. 


특히 자세의 분류도 매우 세심하게 작업되어 있어서 선자세, 앉은자세 전굴 후굴 비틀기 역자세 밸런서 고관절 이완 등의 분류를 표시하고 관련있는 것끼리 묶어서 편집하여 자세를 참조하기도 편리하다. 부록으로 제공하는 맞춤형 요가 프로그램은 예를 들어 활기찬 아침에 하는 동작 5개, 꿀잠을 부르는 동작 6개 등등을 각 시간별로 사이클 사진을 만들어서 별도로 제공하는데, 모든 동작을 잘 알고 있는 경우 간편하게 사진만 보고 따라할 수 있다. 아무데도 안아파, 난 건강해 하는 사람이라도 일단 한두번 따라하며 익숙해지다보면 몸의 어느 곳이 약한 상태인지, 어떤 근육과 어떤 뼈들이 방황하고 있는지를 인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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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2-22 14: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근처 요가와 필라테스를 함께하는 센터에 다니는데 요가 종류가 엄청 많더라구요.
월요일 밤 10시에 힐링요가를 하고나면 그래도 한주 잘 보내는 것 같아요.
몸의 자세가 바르면 확실히 생활의 질도 높아지는 것 같아 요가 꾸준히 해보려구요.~ ^^

CREBBP 2019-02-22 14:55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입니다. 몸의 자세가 바르게 되고 살도 빠지고 ^^
꾸준히 하면 정말 몸이 개운해지는 걸 느끼는데, 늘 게을러서 잘 못하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