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의학에 대한 서양의학의 입장은 대체로 단호하다. 때로 전통한의학 마저도 미신적 행위로 치부하는 의사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서양의학의에 대한 서양의학 스스로의 처방과 처치는 어떨까.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걸까. 그 신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현대 의학의
이름으로 진단에서 치료까지 완전히 정복한 질병이 전체 질병에서 차지하는 포션은 얼마나 될까. 그 양이 우리가 의학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만큼
커버하고 있을까.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은 분명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은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팩트의 이면에는 영아 사망률의 전폭적
감소와 급속도로 학산되는 몇몇 전염병의 치료와 예방이 가진 힘에도 대폭 의존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우리가 신뢰하는 만큼
현대의학이 우리의 질병을 퇴치하고 있다면, 우리는 더이상 이렇게 많은 병원과 의사와 약국과 약과 수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살고 있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우리 혹은 우리 부모들은, 뭔가의 이유로 무슨무슨 병이라고 이름 붙인 질병들을 하나씩 달고 다니며
삼시 세끼 죽을 때까지 매일 밥먹고 나서 한 웅큼씩 찬물에 삼켜야 하는 약들을 소지하고 다닌다. 우리는 뭔가의 이유로 목구녕으로 카메라를
넣고 쑤셔 대며
찍은 사진의 진료 기록을 갖고 있거나 커다란 동굴처럼 생긴 기계에 몸을 맡기고 들어가 내 몸 속 구석 구석을 알 수 없는 방사선을 투과해가며
찍은 MRI, PET,CT 촬영 경험들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잘듣는다는, 새롭게 개발되었다는, 수천 가지의 약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아픈 사람은 계속 존재하고, 여전히 40~50대 사람들은 질병으로 사망하고, 살아남은 사람들조차 골골 백세라고 아픈 채로
수가지의 약들을 자랑처럼 분신처럼 가지고 다니며, 평균 수명을 깎아 먹지 않으려고 의료 혁명의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대 의학의
힘. 병원의 각종 처방과 수술과 약으로 무슨 병이든 고칠 수 있다는 종교적 환상을 깨고 따져본다면 그건 정기적으로 약을 먹지 않고도 아프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의 비율이 현대의학이 온갖 기계와 신약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전 시대에 건강하게 살았던 사람들의 비율만큼 뺀 양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병의원과 제약 회사 세일즈 맨들의 유착 관계, MRI, PET, CT, X레이의 피폭 피해 사례. 약의 알려진
부작용과 신약의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 불필요한 수술의 남용, 한 시대에는 표준이었던 영구적인 장기 적출로 인한 부작용이 그 다음 시대에
발견되는 아이러니, 현대 의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부작용은 너무나 많고,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를 판단하는 의학적 기준조차 매해
달라진다.
그렇지만 환자
입장에서의 우리는 끊임 없이 그러한 지나친 의료행위를 끊임없이 갈망해왔다는 느낌이다. 성격적인 특성도 증후군이 되고, 자연스레 노화되는 과정도
병으로 취급되는 세상. 그걸 주도해온 것은 환자가 되길 원했던 보통의 우리들이다. 전문인이 아니면 기억해내기도 힘든 이름의 진단명을 원하고,
기계 속을 들어가 작은 장기까지 낱낱이 방사선을 쪼여 들이다 보고, 그렇게 해서 나의 불편함에 대한 합당하고 과학적이게 들리는 이유들을 찾아내고
각양각색의 알약들을 먹으며 수술대에 눕는 경험을 해야 최선의 처치를 했다고 마음 놓는 것이다.
노우. 노우. 이건 아니다. 여기 아니라고 하는 의료인이 있다. 미신인지
의학인지 알 수 없는 자연치유니
대체치료 라는 말로 치장한 민간요법이 아닌, 정규 의료 과정을 밟고 대학병원에서 근무한 전문의가 과감하게 아니라고 한다. 우리의 병은 의료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첨단 기계에게 몸을 맡기지 않아도 몸의 어디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왜 아픈건지 자가 진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에, 신장에,
폐에, 혈액에 어떤 해를 어느 기간에 걸쳐 해를 입힐지 모를 약들을 한웅큼씩 먹지 않아도, 째고 가르고 뚫고 박는 끔찍한 수술을 겪지 않아조
내게 닥친 아픔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여기 이 책에 직접 보여준다. MRI 대신 손으로 눌러
고장난 곳을 찾는 방법을. 수술 대신 약물 대신 고장난 곳을 수리하는 방법을. 글과 그림을 통해 설명하고, 그리고 그의 설명과 그림은 완벽하게
설득력 있고, 완벽하게 신뢰가 간다.


휴 왜 이런 책을 이제야 만나게 되었지. 내가 두통으로 거의 1년간 고생하면서 찾아다녔던 수 많은 양방 한방 병원의 어느 의사도 이
책에서처럼 자세하게 설득력 있게 두통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단지 한의원에서 해준 목 마사지에서 얻은 힌트와 남편이 이책
저책에서 주워 모은 온갖 대체요법 중 목 근육 위쪽과 머리 지압이 그나마 효과적이었다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내가 겪은 두통의 원인은 이 책에서
지적한 것과 완벽하게 일치하게도, 목뒤와 머리통에 붙은 근육의 경직에서 비롯된 것임은 거의 백퍼센트 정확하다.

류머치스 관절염으로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데굴데굴 굴러야 할 정도의 불편을 겪었던 할머니에게 살아 생전 이 책에서 배운 일어서기 방법과
자가 치료 방법을 알려드렸더라면 조금은 더 편안한 노후를 가질 수 있었을텐데. 집에 연세가 아주 많으신 분들의 십중 팔구는 모두 앉았다
일어났다를 힘들어 하신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다음 방법을 기억해 두면 그분들의 남은 인생이 조금이나마 편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무슨 만병통치약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 다루는 분야는 무릎, 허리, 목, 어깨, 손가락 등 관절
부위 염증으로 비롯한 질병에 해당된다. 생각보다 관절과 관련된 원인으로 발생하는 질병은 많다. 400쪽 가량의 두꺼운 책에 누구나 이해 가능한
언어로 풀어쓴, 그림을 겻들인
친절한 의료서적이다. 비상 상비약처럼 꽂아 둘만한, 친지 친척 어르신들께 한부씩 사드릴만한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