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 히토미 14세, 방과 후 때때로 탐정 마이다 히토미 시리즈 2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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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우타노 쇼고의 <마이다 히토미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마이다 히토미 11, 댄스 때때로 탐정을 읽고 난 후,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마이다 히토미 14, 방과 후 때때로 탐정을 구해 보게 되었다.

 

작가의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발랄한 분위기의 작품이라는 시리즈 소설, 이번 책 역시 발랄하다. 게다가 지난 번 작품의 사건들은 다소 무겁고 대체로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번 작품에 실린 여섯 편의 연작단편들은 모두 가볍게 느껴지는 사건들이다. 일상 속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소재들이 미스터리의 재료가 된다. 그래서 일상 미스터리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소설의 주인공은 네 명의 중학생들이다. 사립학교인 모리우미학원에 다니는 세 명의 친구들, 그리고 학급붕괴의 위기에 놓인 일반중학교(후니미중학교)에 다니는 마이다 히토미, 이렇게 네 친구가 주요등장인물이다. 화자는 마이다 히토미가 아닌, 세 친구들 가운데 하나인 다카나시 에미리이다. 상당히 개성 넘치는 네 명의 중학생 친구들이 펼쳐나가는 본격추리소설. 시리즈 첫 번째 책과는 달리 이번에는 마이다가 본격적으로 탐정의 역할을 하게 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제법 탐정의 재능이 있어 보이는 친구는 세 친구 가운데 하나인 나기사인데, 이 친구는 언제나 친구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캐릭터로 은근히 끈기 있게 사건을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이 네 명의 친구들이 만나게 되는 사건들은, <인도네시아 지진 재해 의연금>을 빌미로 거짓 모금을 하는 사기꾼 여성의 진면목을 드러내려는 아이들. 동아리실에서 여중생들의 수영복을 도둑맞은 사건, 지난주까지 건강한 몸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하루아침에 몸이 홀쭉해져서 나타난 영어 원어민 선생님의 진실, 초등학교 남동생의 문자 속에 주고받은 외계어와 같은 이상한 문구들, 도로의 중앙분리대에서 이상한 춤을 추는 여대생의 사연, 그리고 유괴된 남동생 사건까지. 이렇게 여섯 건의 사건들을 아이들이 추리하며 사건을 풀어나가게 된다.

 

소설은 본격추리소설이다. 아기자기 본격추리소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작가는 사회적 주제 역시 외면하지 않는다. 각각의 사건들 이면에는 다양한 사회적 주제가 담겨 있다. 모금 사기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외국인 근로자나 비정규직의 불안한 고용 상태를 다루기도 한다(두 번째 이야기인 경비원은 봤다와 세 번째 이야기 유령은 선생님이 이런 비정규직의 애환을 느끼게 한다.). 이 외에도 보이스 피싱, 도심 빈집문제, 성의 상품화 등등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그럼에도 소설은 사회파 소설은 아니다. 본격추리소설이다. 그것도 중학생 소녀가 탐정역할을 맡은 본격추리소설. 소설을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네 명의 소녀들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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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 1 - 전쟁의 서막
김진명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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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손에 든 순간 놓을 수 없다. 1권을 펼치기 시작한 것 같은데, 금세 2권의 마지막까지 한숨에 달려가게 된다. 김진명 작가의 살수 1,2가 그렇다. 이 책은 2005년 작품으로 올해(2019) 2판으로 새롭게 선을 보였다.

 

소설을 읽는 내내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하고, 괜스레 주먹을 쥐어 보이며 손에 힘을 주기도 한다. 소설은 마치 무협소설을 읽는 것만 같은 호방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전쟁소설이 주는 웅장한 느낌도 갖게 한다.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고구려인의 혼을 느끼게 해준다.

 

소설은 고구려의 을지문덕의 입장에서만 전개 되지 않는다. 도리어 수나라 양광의 입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양광이 자신의 형인 태자를 몰아내고 결국엔 태자가 되며, 마침내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될뿐더러, 이런 양광과 을지문덕의 운명의 결전 역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인 천년의 금서에서처럼, 이 책 역시(물론 이 책이 먼저 발표된 작품이다.), 시경잠부론이 등장한다. 여기에 나오는 한후(韓候)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고조선)이 결코 변방이 아닌, 동제(東帝)가 똬리를 틀고 있는 제국임을 이야기한다. 고구려는 동방 군자국의 후예라는 주장. 이런 주장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옳은지, 또는 개연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니 어쩌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살수는 소설이니까. 소설로 읽고 그런 가운데 가슴이 뜨거워지면 그것으로 된 것 아닐까?

 

물론, 을지문덕이란 인물이 상당히 신화화되어 묘사되는 감이 없진 않다. 마치 천기를 척척 읽어내는 제2의 제갈공명인양, 묘사되곤 한다. 그럼에도 그런 묘사 역시 내심 반갑기도 하다. 사실 우리에겐 영웅이 필요한 시절이니 말이다.

 

무엇보다 거대한 제국의 간섭이나 겁박에도 전혀 굴하지 않고, 꿈틀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용트림을 하며 그들을 혼내주는 모습, 심지어 통쾌하게 꾸짖기까지 하는 모습은 어쩌면 작가가 오늘 우리들을 향해 꿈꾸기를 바라는 모습이 아닐까? 언제나 우방이라는 이름으로 우릴 제 멋대로 주물럭거리려는 강대국을 향해 우린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고 말이다. 동방 군자국의 후예들이 뭘 하고 있느냐고. 살수대첩의 정신, 고구려의 정신은 어디로 사라져버렸느냐고 말이다.

 

아무튼 두 권으로 구성된 살수, 푹 빠져 재미나게 읽었다. 김진명 작가의 소설 가운데 이런 유의 역사소설은 처음 접하였는데, 여타 작품들과는 또 다른 맛이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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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카와 전설 살인사건 명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우치다 야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검은숲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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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야스오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습니다.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이란 책인데,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치다 야스오란 작가가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한 획을 그은 작가라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 시리즈> 작품이 무려 113편이나 된다고 합니다(물론 이 가운데는 단편도 포함이 되겠지만, 아무튼 대단하네요.). 그 가운데 한 작품, 작가의 40번째 작품이 바로 이번에 읽게 된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이라고 합니다.

 

소설 속엔 라고도 불리는 일본 전통 예능 노가쿠가 주요 모티브로 등장합니다. 이 노가쿠에 대해선 솔직히 잘 알지 못합니다. 소설을 읽으며, 아마도 우리의 탈춤과 유사한 예능이겠거니 라며 생각해 보는 정도입니다.

 

소설은 바로 이런 노가쿠의 성지라고도 불릴 수 있는 덴카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룹니다(살짝 스포일러를 하면, 실제로는 이곳에서는 어떤 살인사건도 벌어지지 않지만 말입니다.). 물론, 덴카와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말고도 소설은 두 개의 사망사건인 도쿄 한 복판에서 벌어진 독살사건, 그리고 의 한 계보를 이루는 가문의 종손의 죽음이 소설의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오사카로 출장을 갔던 한 성실한 회사원이 오사카가 아닌 도쿄에서 독살당하고 맙니다. 번화가에서 쓰러진 시신 옆엔 이상한 종이 있었는데, 이 종은 과연 어떤 사연을 품고 있는 걸까요? 무엇보다 사건을 해결할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요? 또한 오사카에 간다던 그가 왜 도쿄에서 살해된 걸까요?

 

또 한 사건은 공연을 하던 중, 가문의 후계자가 죽고 맙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이라 발표되었지만, 꺼림직 하네요. 만약 이 사건이 살인 사건이라면, 누가 그를 죽인 걸까요?

 

노가쿠의 유래를 취재하고 잡지에 글을 쓰기 위해 덴카와를 방문한 미남 총각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는 이곳에서 우연히 두 사건을 접하게 되고, 그 사건의 중심에 있는 여인이 다름 아닌 자신과 혼사가 오고갔던(?) 여인임을 알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는 가운데, 아사미 미쓰히코는 한 존경받던 노가쿠 종가에 감춰진 추악한 면들을 발견하기에 이릅니다. 과연 이 가문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걸까요?

 

우치다 야스오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었는데,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분량이 적지 않은 두툼한 책이었음에도 언제 읽었는가 싶게 몰입하여 읽었답니다. “탐정 아사미 미쓰히코란 캐릭터를 알게 된 것도 흥미로웠답니다. 일본을 이끌어가는 정치가문의 작은 아들인데, 형은 일본 경찰의 정점에 서 있는 최고 간부랍니다. 형에 비해 사실 아사미 미쓰히코는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이 반 백수처럼 살고 있지만, 그에겐 진실에 접근하는 묘한 능력이 있답니다. 그 능력으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게 되죠.

 

여기에 노총각이라 부를 수 있지만, 훈남 캐릭터라는 점도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답니다.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그럼에도 바람둥이는 아닌 오히려 순진남인 주인공. 과연 그가 만들어갈 또 하나의 미스터리인 남녀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하네요.

 

이 소설 덴카와 전설 살인사건1988년 작품인데, 책을 읽다보니 소설의 줄거리와는 별개의 내용이지만, 당시 일본 사회에서 꿈틀거리던 모습에 대한 작가의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구절이 있어 적어봅니다.

 

예전에 망각이라 함은 깨끗이 잊는 것이다라는 뻔한 문구를 매번 서두에 언급하던 라디오 드라마가 있었다. 오히려 잊는 것을 미덕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일본인들은 깨끗하게 물에 흘려보내는넓고 큰 도량이야말로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거대한 침략 전쟁을 일으킨 지 반세기도 채 안 지났건만, ‘서양 국가가 일으킨 침략 전쟁보다는 우리가 한 일이 훨씬 나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대신까지 있을 정도니, ...(362)

 

자신들의 침략 전쟁은 미개한 나라들(물론, 여기에는 우리 대한제국도 포함된다)을 근대화시키기 위한 큰 뜻이 있었다는, 그리고 실제 그런 역할을 했다고 뻔뻔하게 주장하는 당시 모습을 꼬집고 있는 작가의 말이 시원하면서도 씁쓸하기도 합니다. 오늘 지금 여기에서의 수많은 자들은 이들 뻔뻔한 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작가의 이런 접근 역시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작가의 작품들을 찾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번역 출간된 작품이 많진 않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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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메리의 리본 하우미 컬렉션 1
이나미 이쓰라 지음, 신정원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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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나미 이쓰라 원작의 사냥개 탐정 1이란 만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제목이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었습니다. 그 원작 소설인 세인트 메리의 리본을 읽었답니다.

 

작가의 사냥개 탐정이란 소설의 전작으로 알고 읽게 되었는데, 전작인 것은 맞지만,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답니다. 세인트 메리의 리본은 오롯이 사냥개 탐정의 이야기로 채워진 책이 아니라, 여러 단편을 모아놓은 소설집이랍니다. 도합 다섯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제일 마지막 소설인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 바로 사냥개 탐정이란 캐릭터를 만들어내게 된 작품이며, 이 단편 소설을 이어 사냥개 탐정류몬을 등장인물로 한 연작미스터리소설집이 바로 사냥개 탐정이라고 하네요.

 

다소 하드보일드 풍의 작풍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 번째 작품 모닥불이 그렇습니다. 모닥불은 사랑의 도피를 하다 사랑하는 여인을 잃고 살인청부업자들에게 쫓기던 주인공이 어느 모닥불 앞에서 마치 은거하던 무림 고수와 같은 노인을 만난 특별한 체험을 그려내고 있답니다. 모닥불 앞에 웅크리고 있던 연약하게 보이는 노인네가 갑자기 무림고수처럼 살인청부업자들을 쫓아내는 장면은 어쩐지 속이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이 노인이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는 밭의 곡식을 함부로 밟느냐 그렇지 않느냐 랍니다. 남의 밭곡식을 함부로 밟는 인간은 못된 녀석, 조심하며 발을 옮기는 이는 돌봐주고 도와줘야 마땅한 착한 사람이라는 도식이 이 무림 고수와 같은 노인의 평가 기준이랍니다.

 

하나미가와의 요새보리밭 미션은 전쟁을 경험한 작가가 전쟁에 대한 아픔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미가와의 요새는 일본을 배경으로, 보리밭 미션은 영국을 배경으로 말입니다. 등장인물이 서로 다르고 입장이 서로 다르지만, 전쟁의 참혹을 담담하게 접근하고 있답니다.

 

종착역은 역에서 오랜 세월동안 포터 생활을 하던 고지식한 주인공이 어느 날 야쿠자의 검은 돈이 든 가방을 중간에서 훔치게 되는 이야기인데, 이 역시 어쩐지 통쾌함이 있습니다. 왠지 이날을 위해 오랜 시간 하찮게 여겨지는 직업 포터 역할을 해낸 것만 같아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재미난 단편은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었답니다. 이야기 속 탐정은 류몬이란 사내랍니다. 잃어버린 사냥개만을 찾아주는 탐정이죠. 잃어버린 사냥개의 생사여부를 알아내고, 행방을 알아내 의뢰인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독특한 탐정이랍니다.

 

그런, 류몬은 상당히 외골수인 사내랍니다. 물려받은 넓은 토지를 탐내는 삼류 야쿠자들과 겁 없이 대치하기도 하는 사나이랍니다(이런 장면 역시 하드보일드 느낌이 물씬 나는 통쾌한 장면이랍니다.). 무엇보다 류몬은 자신의 일에 세워놓은 원칙이 있답니다. 첫째, 사냥개만을 찾아준다는 거죠. 둘째,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이 동할 때, 의뢰를 수락한답니다. 야쿠자들이 잃어버린 애완견을 찾아달라고 찾아와도 꿈쩍하지 않는 담대함도 보여준답니다(이렇게 찾아왔다가 류몬이란 사내의 매력을 느끼고 친구처럼 되는 야쿠자 여성은 한국여성이랍니다. 류몬 역시 어머니가 한국여인이랍니다. 작가가 어쩐지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류몬이 자신이 세운 원칙을 깨뜨리고 찾게 되는 개가 있답니다. 바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잃어버린 맹도견이랍니다. 바로 잃어버린 맹도견을 훔쳐간 이의 먹먹한 사연에서 바로 이 소설의 세인트 메리의 리본이란 제목이 탄생하게 된답니다.

 

어쩌면 무뚝뚝하고 다소 엉뚱하기까지 한 캐릭터 류몬에게 또 하나의 감춰진 원칙이 있다면, 그건 자신이 세운 원칙을 언제든 깨뜨릴 수 있다는 원칙이 아닐까요?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를 위해 자신이 세운 원칙, 야쿠자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던 원칙을 사르르 깨뜨리는 이런 마음이야말로 소설 속 가장 반짝이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한 외면에, 부드러움과 따스함을 채우고 있는 사내, 류몬, 그가 만들어갈 두 번째 책, 사냥개 탐정에 대한 궁금함을 품으며 책장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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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천사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4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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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잘 알려진 영화 <킹콩>의 원작가인 에드거 월리스가 추리소설 작가임을 아는 분들이 많진 않을 겁니다. 저 역시 도서출판 양파에서 출간되고 있는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시리즈 작품으로 이미 출간된 트위스티드 캔들, 네 명의 의인, 수선화 살인사건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공포의 천사란 제목입니다.

 

책 표지엔 선하게 생긴 한 여인의 그림이 그려져 있답니다. 그렇습니다. 이 어여쁜 여인이 바로 바로 소설 속 등장인물인 천사의 탈을 쓴 악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은 한 부호가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에서 잠시 감옥에서 탈출하여 생면부지의 한 여성(아버지의 빚을 물려받은 불운의 한 여인)과 결혼하며 시작됩니다. 이 부호 제임스 메레디스가 생면부지의 한 여성과 결혼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자신의 재산이 한 여인에게로 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전 약혼자인 진 브리거랜드 양인데, 이 여인이 바로 천사의 탈을 쓴 여인이랍니다.

 

바로 이 여인의 증언으로 인해 법정은 제임스 메리디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였고, 사형을 선고한 겁니다. 어느 누구도 진 브리거랜드 양의 얼굴을 보면, 그 여인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답니다. 순수한 얼굴, 천사의 얼굴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안엔 더럽고 탐욕스러운 악마가 자리 잡고 있답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제임스 메리디스의 친구이자 변호사인 잭 글로버랍니다. 잭은 메리디스를 도와 생면부지의 여성 리디아와 메리디스가 결혼에 성공하게 만듭니다. 진 브리거랜드 양과 그 아버지 브리거랜드를 속여 따돌리고 말입니다. 하지만, 메리디스는 결혼식 직후 결국 브리거랜드에 의해 제거됩니다. 물론, 이 사건에서도 여전히 이들 부녀는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갔고요.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미망인 리디아, 이젠 이 여인이 위험하게 되었답니다. 브리거랜드 부녀가 이 여인을 가만 놔둘 턱이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부녀를 의심하지 않죠. 리디아 역시 말입니다. 도리어 리디아는 진 브리거랜드 양의 천사와 같은 외모에 속아 친구가 됩니다(물론 진이 일부러 접근을 하죠. 수많은 함정을 파놓고 말입니다.). 과연 천사의 탈을 쓴 부녀의 범죄의 끝은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들은 리디아가 상속하게 된 재산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음모로부터 리디아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가히 추리소설의 고전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역시 요즘 추리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이 좋습니다. 요즘 추리소설들 가운데는 어쩐지 작가의 지식을 자랑하는 듯한 부분들이 적지 않아 도리어 스토리를 해치는 느낌이 없지 않거든요(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굳이 없어도 될 이야기를 집어넣는 작가들이 제법 많은 것 같습니다. 마치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듯 말입니다.). 하지만, 이 소설은 오롯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독자들은 범인이 누구인지, 악마가 누구인지 잘 압니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인 리디아는 이 사실을 모르죠. 여기에서 오는 긴장감이 소설을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아울러 잭 글로버 역시 진 브리거랜드 양의 악마성을 잘 알지만, 이를 증명해 내는 것이 쉽지마는 않습니다. 과연 잭 글로버가 그 일을 어떻게 해내게 될지. 그리고 잭 글로버와 리디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등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소설 속으로 몰입하게 만듭니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시리즈 네 권을 모두 읽어봤는데, 네 권의 책들이 모두 다른 맛을 냅니다. 물론 모두 고전추리소설의 느낌이 물씬 나면서도 오늘날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이 재미나고 말입니다. 이번 작품은 아무래도 천사의 외모를 가진 여성 진 브리거랜드가 사악하면 사악할수록 더욱 소설은 흥미롭게 진행된답니다. 과연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도 기대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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