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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가르쳐 준 비밀 9
하츠 아키코 지음, 서미경 옮김 / 시공사(만화) / 2002년 10월
평점 :
나는 일본 만화를 굳이 우겨서 보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만화와는 다르게 소재의 다양함이라든가 소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특이해서 즐겨보는 편이다.
이 만화는 웃으면서 볼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었지.
무언가를 절실하게 바란다면 그 일이 이루어질까 ?
‘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 이란 만화는 우유당이라는 골동품점 주인의 손자가 중심이다.
렌이라고 하는 이 손자는 유난히 영력이 강해서 사물에 깃든 영들을 알아보고 대화도 한다.
그 영들에 관한 이야기가 이 만화의 주 내용이다.
족자의 그림과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 그 남자와 함께 죽은 족자의 미녀이야기, 어머니의 기모노에서 흩날리는 벚꽃을 통해 어머니의 마음을 안 아들, 일찍 죽어버린 자신의 아이들이 옛 주인의 아이로 환생하기를 빈 여자, 어린 주인이 자신들에게 빈 소원을 지키려 애쓰던 인형들, 시공을 뛰어넘어 동반자살한 연인...
누군가의 절실한 바램이 그가 소유한 물건에 깃들어 영이 되고 그 바램을 이룰 때까지 영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렌은 그런 영들의 이야기를 듣고 바램을 이루는걸 도와준다.
말로 들으면 왜 이런 말도 안되는 걸 보고 있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치만 그림이란 것이 또 묘한 작용을 한다.
만화책이 갖는 묘미 ^^
잘 그려진 그림은 아니지만 그림이 갖는 우아함이나 고풍미가 그런 결점은 덮어버린다.
그리고 그 그림이 내용을 더 신비스럽게도 만들어 준다.
정말 현실이 되어버릴 것처럼...
보는 순간은 ‘아.. 마음이 저렇게 절실하면 이루어지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는 ?
보통 사람들은 저 정도로 절실하게 바라지 않아 그들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는걸까 ?
단순한 바램으로만 그쳐서일까 ?
요즘 들어 너무 현실적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처럼 꿈속에서만 살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꿈을 꾸어도 되는건데...
그런 점에서 이 만화가 더 애착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