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리의 감각 - 내 영혼에 새겨진 한없이 따뜻한 여행의 순간들
정연숙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9월
평점 :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이 있던날 작가 아니 에르노의 나라 프랑스.
그리고, 내가 다시 가고 싶은 곳 파리
비 오는 연휴인 오늘 하루는 그래서 파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책 속 여행을 떠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진짜 좋은 여행은 여행이 끝난 후에도 온몸 구석구석에 각인되어
문득 다시 그곳으로 나를 데려간다. 《파리의 감각》은 오감과 영혼에 각인된 저자의
단상을 따라 파리의 곳곳을, 드러나지 않는 평범함 속 비범한 장면들로 초대한다.

고독과 사색, 침잠과 민감 그리고 몽상과 같은 단어에 끌리는 것을 '아멜리아 감성'
이라고 부른단다.
파리의 감성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유보트의
<파리의 거리, 비 오는 날, 1877>
그림 속 내밀한 고독과 이면의 모습을 발견하는 등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나 또한
어느새 파리에서 즐거운 고독을 즐기는 솔리튜드(Solitude)가 된다.
여행을 통해 생활 반경을 벗어나는 일은 타인의 모습과 낯선 공간에서 그동안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혹은 그간 보지 못했던 광경들을 마주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찰나의
경험과 낯선 자극은 일상의 에너지가 되어 삶의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래서 여행은
사람을 너그럽게 하는 것인지도.
헤밍웨이의 책 제목이기도 한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말처럼 파리는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설렘과 호기심을 갖게 하는 도시였다. 일생에 한 번은 파리...라고 할
만큼 나도 한때는 파리지엔느처럼 몽마르트르를 거닐었던 추억의 힘으로 여전히
또 한 번의 그날을 꿈꾼다.

책을 읽으며 유난히 저자와 나의 공통점이 많았고, 여섯 가지 감각에 따라 파리를
다시 거니는 순간들이 즐거웠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배웠던 덕분에
한창 감성이 넘치는 사춘기 시절 불어 선생님이 들려주시던 샹송을 따라 부르며
막연히 꿈꿨던 파리.
책을 읽는 동안 파리의 감성과 추억을 소환하는 여정이 떠들썩한 랜드마크가 아니라
고요한 파리 감성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는 여정인 것도 좋았다.
파리에서의 추억이 있든, 어느 날의 파리를 꿈꾸든 모두에게 파리는 여전히 낭만이고 파리를 상상하는 과정마저도 여행 같았던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