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
마리 루티 지음, 이현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이 책을 만난 것이 너무 행운이었다고 생각될 만큼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가장 분석적

이고 현실적이며 직설적인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저자는 좋은 삶은 고통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통을 소화하고 변화시켜 우리 자신과 더 가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라 조언하며 자기 수련과 기질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자기 수련이란, 끊임없이 변모하는 우리의 정체성에 계속해서 새로운 면모를 더해가며 이 세

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안정을 추구하기 보다 다소 전전긍긍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치려는 삶 역시 어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간 많은 자기계발 책들에서

힘을 빼고 욕심을 버리고 소박한 일상에 만족하며 살아가라고 하는 발언들과 대비되어 현실

적으로 다가왔다. 삶이 유유자적하지 않은데 온전하게 힘을 빼고 살아가기란 그간의 경험

으로도 불가능함을 너무나도 잘 아니까.

 

 


기질은 인간이 지난 가장 별난 주파수를 표현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욕망은 우리 삶의 의미를

유연하게 하며, 좋은 삶의 열쇠는 고통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통을 소화하고 변화시켜

우리 자신과 더 가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어느 정도 격변을 이겨낼 줄 알아야 살 가치가 있다고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면, 삶에서 불안,

특히 인간이란 존재가 지닌 불확실성과 양면적인 감정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

조언한다.

삶에 고정된 기반과 정해진 운명이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더 큰 활력을 불어넣고, 결국 우리

삶에 한계가 없는 한, 삶은 가능성으로 많아진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우리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잘 모를수록 가능성이 가득한 삶을 살아갈 여지가 더 많다.

우리가 삶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는 중심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도 저자의 뼈 있는

조언은 마음 깊숙이 와닿는다.

 


 

 

중심을 지키지 못하면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로는 병에 걸리기도 한다. 그러나 중심이 너무

강하면, 유연성과 즉흥성을 잃게 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종종 마주하는 사람들 중 고지식한

원칙만을 고수하는 사람들과 마주했을 때의 답답한 경험은 비일비재하다.

유연함은 삶의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임을 실감한다.

그런 의미에서 중심은 결코 정적인 존재로 고정되어서는 안되며 우리 존재의 다양한 요소를

한데 모으는 융통성 있는 메커니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융통성 있고 진화하는 영리한

직관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지금처럼 급변하고 복잡한 시대를 사는 우리

에게는.

그동안 읽은 책들에서 이렇게 밑줄을 많은 그어댄 책은 없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마음에 들어오는 문장들이 더 많았던 이유는 명상과 마음 챙김을 강조하는 기존의 책들보다

세상의 모든 긴장감이 사라진 삶에 대한 환상이 평온함에 대한 강박일 수 있다는 관점의 차이

에서 오는 시원함이었다고 할까? 그간 많은 책들에서 접했던 철학자들의 이론을 적재적소에

소환하고 삶과, 사랑과 많은 관계들에 대한 예리한 분석들에서 '이성적인 삶'을 유지하며

기질이라고 단정 지으며 자행하고 있었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자아'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 결정한 실천적 선택들이 모여 창조되는 것이란 것을

깨달은 이상 그간의 관점과는 달라진 세상을 마주해보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책이다.

꼭 한 권의 책을 추천해야 한다면 이 책을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될 것 같다.

많은 철학자들의 이론 외에도 히치콕의 나선형 계단을 인용하고, 사랑과 결혼에 대한

고정관념 등 주옥같은 그녀의 직관적인 문장들은 읽으면서 뜨끔하기도 했다.

 

"나는 나답게 잘 살고 있는 걸까?"

나를 책임지며 진정한 나로 살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는 보석 같은 책.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레이지 가드너 4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 1월 출간을 시작했던 마일로 작가의 좌충우돌 식물 키우기를 담은 <크레이지 가드너>가

4권을 끝으로 완결되었다. 꾸준히 식물 키우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감했던

에피소드들을 통해 많은 정보도 얻었고, 실제 식물 키우기의 경험들을 생생하게 만화와

실사 사진으로 담아놓은 이 시리즈는 웬만한 식물 백과보다 훨씬 유용했다.

식물 키우기에서 가장 중요한 온습도는 가장 기본이지만 막상 실전에서 막연했던 깨알 같은

꿀팁들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환경과 실용성을 생각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식물 생활용품들도 다양하고 기발했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라지만, 결국 인간은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고 편안함을

느낀다. 집안에 화분 한두 개가 공기를 정화하는 용도로도 활용되겠지만 간혹 새순이 돋고

꽃을 피우는 순간 느껴지는 희열은 쉽지 않은 식물 생활을 감당하게 한다.

 


 

해마다 튤립이나 히아신스는 꼭 하나씩 장만한다. 히아신스는 특히 색에 따라 향이 다르고

꽃이 피기까지 어떤 색으로 피는 꽃인지 기대감도 생긴다.

구근식물 키우기에 대한 에피소드를 보니 내년 봄에는 구근에서부터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가

생긴다. 아보카도 씨앗 발화도 매번 생각뿐이었는데 우선 아보카도부터 도전!!

 


 

완결 에피소드로 전해진 마일로의 식물 친구들에서 보니 겹툴립이 너무 탐스럽네.

요즘 우리 집에는 온통 초록이들 뿐이라 화사한 꽃 화분 하나 들여놓고 싶은 요즘이다.

1권부터 4권까지 출간된 책에서는 45가지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담아 식물덕후로서의 경험

들을 알토란같이 담았다. 매 시즌 한 권씩 업그레이드되었던 <크레이지 가드너> 완결판이

조금 아쉽지만 마일로 작가의 다음 도전은 또 어떤 장르가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
유병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트콤대본집이라니 너무 기대됩니다. 유병재의 위트와 촌철살인 날카로운 시선 믿고보는 작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 - 경험을 설계하고 트렌드를 만드는 공간의 힘
정희선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험을 설계하고 트렌드를 만드는 공간의 힘>

 

팬데믹은 일상의 제약과 더불어 변화의 기폭제가 되어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

냈다. 그 결과 공간의 쓰임에도 큰 변화가 자리 잡았고 여전히 진화 중이다.

워케이션 / 하우피스 / 원격근무 / 재택근무 / 홈코노미 / 디지털 노마드 등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사례별로 살펴

보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 패턴이 많이 변했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낯선 시도는 혼란의 시기를 겪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변화도 있고, 발전도 있다.

Work와 Vacation 일과 여행을 겸하고, House 와 Office 집이 사무실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신조어는 다양한 시대적 변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제 정해진 자리에서 고객을 기다리거나, 업무를 보는 시대는 끝났다. 카페가 사무실로,

호텔이 집이나 사무공간으로 전환되고, 공간의 해체와 이동은 속도감이 붙어간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많은 불편을 가져왔지만, 변화와 발전의 모티브가 된 것은 분명하다.

이제 세계 곳곳에서 엔데믹을 선언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일상으로 돌아와도 코로나 이전

의 삶으로 완전 복귀가 아니라 개개인이 최고의 효율성을 내는 하이브리드방식으로의

전환이 예고되는데 주거부터 업무환경, 상업 환경,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변화들에 대해

폭넓게 고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행이나 이동에 제한이 생기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포장 판매를 시작했고, 비대면으로

처리하는 분야가 확장되었다. 그런 과정에서 공간은 자연스럽게 그 쓰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인터넷 통신 강국이라는 우리나라는 그래서 그 속도가 더 가속화되는데

한몫을 했다.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재능을 판매하는 긱워커들의

분야도 자연스럽게 넓어졌다.

 

 


 

 

유휴공간으로 부상한 판매점과 대형마트의 역할의 변화나 확장은 새로운 소비패턴을 따라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비대면 생활이 빚어낸 삶의 변화들 속에는 효율성이

높아진 경우도 분명 많았고, 그 변화 과정은 역시나 속도만큼이나 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런 트렌트의 변화 속에서 반가운 것은 도시집중형에서 점차적으로 교외나 근교로 분산되는

현상이지만 역시 도시 생활자로서 일정 거리 이상의 거주지나 근무지 변경은 역시 쉽지 않다.

결론적으로 이런 변화들 속에서 공간의 변화에 유동적으로 적응하며 변화의 흐름을 읽는 것

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벌써 트렌드 코리아 2023을 예측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다양한 트렌트의 변화와 더불어 이런 세분화한 전문가의 분석은 현대를 사는 우리가 간과해

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이다. 공간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광범위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양도성 따라 걷는 서울기행
최철호 지음 / 아임스토리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성곽길 역사 문화 연구소 _ 한양도성 테마여행 가이드>

 

서울 한복판에 옛 도성이 자리하고 있는 서울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600여 년 역사를

품은 도시로 <인,의, 예. 지 >성문 밖에서 줄지어 도성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은

동. 서. 남. 북에 있는 사대문 현판 글씨를 읽어야 성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청계광장에서 10여 분이면 만날 수 있는 한양도성 길은 도시를 둘러싼 성곽으로 온전히 남아

있다. 가깝지만 마음먹지 않으면 나서기 쉽지 않은 도성길 안내를 수록한 책이 그래서 반갑다.

 

 


 

농번기를 피해 추운 농한기를 이용해 짧은 시간 동안 동원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한양

도성 성곽은 작업과정에서 고된 노역으로 다치거나 숨진 사람도 많았던 만큼 성벽의 성돌

하나하나에는 그들의 노고와 땀이 담겨있는 유산이다.

건국 초기부터 공사에 관한 실명제를 시행했던 조선은 책임자와 감독관까지 성돌에 기록할

정도로 책임감을 부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성의 운명을 바꾼 인왕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그 시절의 인왕산을 그대로 품고

후대에 그 모습을 길이길이 전하고 있다.

겸재 정선의 그림터였던 수성동 계곡의 너럭바위에서 겸재는 84세까지 심신을 단련하며

작품을 그리곤 했다고 전한다. 서울 한복판에 산과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시대를 넘어

대대손손 이어오고 있는 서울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근간에 안중근을 다룬 소설을 읽었는데 조선신궁 터에 세워진 한양도성 유적전시관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 소식이 반갑다. 도심 곳곳에는 우리가 모르는 역사적인 장소가 많은데

이 책을 들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느껴지는 이 가을에는 발로 직접 나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창 복원이 이어지고 있는 정동길 주변부터 시작해서 종로, 충무로, 장충단.... 멀리

나서지 않아도 알고 보면 의미 있는 장소들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준 서울 기행의 길잡이 북.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