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고학 강의
한국고고학회 엮음 / 사회평론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7년 8월 15일에 초판을 읽고 난 후(클릭), 대략 4년여가 지난 후에 개정 신판을 읽고 난 서평을 쓰게 됐다(원래 이게 1년 전쯤 나온 책인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야 쓴다. 쿨럭 -.-;).
 
지금 초판에 대한 서평을 다시 보니, 그때에는 내용 면에서 크게 세부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이번에는 개정 신판에 대해 쓰는 것이니깐, 세부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을 듯싶다. 그래서 일단 전체적인 책의 내용에서부터 목차와 각 장의 내용에 이르기까지 좀 세세하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일단, 전체적인 책의 표지부터 살펴보면 책에 표지는 큰 차이가 없다. 둘 다 백제 금동대향로 상면을 소재로 삼았으니깐. 다만 초판의 사진이 보다 세부 사진이라는 점 정도만 차이가 있을까? 그리고 초판이 하드커버였다면, 개정 신판은 소프트 커버다. 책의 가격은 개정 신판이 4,000원 더 비싸졌지만 책의 분량이 90쪽 가량 늘어난 데다가 판형이 더 늘어났기 때문에 커버를 소프트로 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소프트 커버도 뭐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책의 첫 표지를 펼치면 편집위원회에 약간 변화가 있다. 편집 위원을 맡으신 김무중 선생님이 소속 연구원들을 편집지원 및 편집보조로 운용했기 때문이다. 또한 김무중 선생님이 집필자로 새로 추가된 것 정도? 그 외에는 전체적으로 저자나 편집위원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았다. 다시 말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내용의 큰 틀이 바뀌지는 않았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다(추후 이 책의 개정판이 지속적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드는 노파심이지만, 나중에는 해당 분야의 저자가 꾸준히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 물론 이 책의 공동저자들이 모두 나이가 많은 원로는 아니지만, 시간이 흘러 연구 성과와 수준이 계속 바뀌는 고고학의 특성상 오랜 시간이 흐르도록 동일한 저자가 해당 분야에 대한 집필을 꾸준히 맡는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암튼 어디까지나 노파심이니 이만~).
 
그리고 앞쪽의 컬러도판을 보면, 과거에는 유적 위주의 사진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유물 위주로 사진이 실렸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도판이 실렸으면 좋았겠다~싶었지만 그건 금전적인 부분에서 힘들다 치자. 그런데 초판과 동일한 사진이 중간에 보여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판과 동일한 사진을 첨부할꺼면 그만큼 새로운 사진을 더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쪽수를 맞추기 위해서 도판을 실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아무래도 눈으로 보이는 실견자료를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컬러도판은 중요할 텐데, 왠지 이 책에서 천대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암튼, 그렇게 목차로 넘어가보자.  



초판


개정 신판


 


 


머리말


머리말


 


 


총설 - 이선복


총설


. 한국 고고학의 성립과 발전


. 한국 고고학의 성립과 발전


. 한국 고고학의 연구공간과 시대구분


. 한반도와 한국문화


. 한국 고고학의 연구현황


. 한국 고고학의 연구공간과 시대구분


. 한국 고고학의 전망


. 한구 고고학의 연구현황


 


. 한국 고고학의 전망


 


 


1. 구석기시대 - 성춘택


구석기시대


. 시대 개관


. 시대 개관


.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구석기시대의 자연환경


. 연구현황


. 연구현황


. 시기 구분


. 시기 구분과 연대 측정


. 연대측정과 유적형성과정의 해석


. 석기와 유물군 구성 및 변화


. 석기와 유물군 구성 및 변화


. 생계경제와 주거


. 생계경제와 주거


. 구석기시대의 마지막


. 구석기시대의 마지막


 


 


 


2. 신석기시대 - 임상택


신석기시대


. 시대 개관


. 시대 개관


. 신석기문화의 시공적 위치


. 지역구분과 편년


. 주요 연구경향과 쟁점


. 동북아시아 신석기문화와의 관계


. 유적과 유물


. 초기농경


 


. 유적


 


. 유물


 


 


3. 청동기시대 - 김장석


청동기시대


. 시대 개관


. 시대 개관


. 청동기시대의 시작과 전기 청동기시대


. 편년과 시기구분


. 송국리 유형의 형성과 확산


. 유적


. 묘제


. 유물


. 석기


 


. 청동기


 


. 암각화


 


 


 


4. 초기철기시대 - 이청규


초기철기시대


. 시대 개관


. 시대 개관


. 문화유형과 토기의 분포


. 초기철기문화의 전개


. 집자리와 무덤


. 유적


. 금속기의 제작과 보급


. 유물


. 각 지역 문화유형의 전개


 


 


 


5. 원삼국시대


원삼국시대


시대개관 - 최병현


시대개관


1. 북부지역 - 정인성


북부지역


. 개관


. 개관


. 낙랑연구사


. 중국 동북지역 일대의 정치체


. 낙랑 · 대방 유적


. 낙랑과 대방


. 낙랑 · 대방 유물


 


. 낙랑과 주변 지역의 교섭


 


2. 중부 및 서남부지역 - 송만영


중부 및 서남부지역


. 개관


. 개관


. 편년과 시기 구분


. 유적


. 유적


. 유물


. 유물


 


3. 동남부지역 - 이재현


동남부지역


. 개관


. 개관


. 각론 및 논점


. 유적


. 유적


. 유물


. 유물


 


 


 


6. 삼국시대


삼국시대


시대 개관 - 권오영


시대 개관


1. 강현숙


고구려


. 개관


. 개관


. 유적


. 유적


. 유물


. 유물


2. 백제 성정용 · 서현주


백제


. 개관


. 개관


. 시기별 영역 변화


. 유적


. 유적


. 유물


. 유물


영산강 유역


. 영산강 유역


 


3. 신라 - 김용성


신라


. 개관


. 개관


. 신라문화의 시공적 분포


. 유적


. 연구의 쟁점


. 유물


. 유적


 


. 유물


 


4. 가야 - 박천수


가야


. 개관


. 개관


. 주요 논점


. 유적


. 권역


. 유물


. 유적


 


. 유물


 


 


 


7. 통일신라와 발해


통일신라와 발해


1. 통일신라 - 홍보식


통일신라


. 시대 개관


. 시대 개관


. 연구경향


. 유적


. 유적


. 유물


. 유물


 


. 대외교류


 


.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2. 발해 -송기호


발해


. 시대 개관


. 개관


. 영토와 문화


. 연구 경향과 쟁점


. 연구경향과 쟁점


. 유적


. 유적


. 유물


 


 


 


부록


 


중근세 고고학의 현황과 전망


 


. 서론


 


. 고려


 


. 조선


 


. 연구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가장 큰 차이를 들자면, 일단 목차에서 저자의 이름이 싹 빠졌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각 장과 절을 표시하지 않았으며, 전체적으로 세분화되어 있던 목차를 간단하게 정리한 흔적이 엿보인다. 신석기시대만 목차가 늘어났는데, 뭐 초판에서 워낙 목차가 적어서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밖에는 거의 동일한 양식으로 통일했으며, 과거 백제 안에 목차가 들어있던 영산강 유역이 이번에는 다소 반독립적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점, 그리고 고려~조선의 중근세 고고학에 대한 부록이 실린 점 등은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영산강 유역이 특정 시기 반독립적인 정치체로서 존속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백제에 통합된 역사를 따져봤을 때 금번 개정 신판의 목차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동안 고고학적으로 주된 연구 분야가 아니라고 여겨졌던 고려~조선에 대해서도 이번에 따로 공간을 마련한 것 역시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문헌사료가 많이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엄연히 땅 속에서 나온 모든 고고자료는 동일하게 취급되어야만 한다. 그렇게 봤을 때 아무리 현재와 가까운 시대의 역사라 하더라도, 고려~조선의 역사 역시 고고학의 한 분야로서 연구되고 중시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암튼, 목차만 보더라도 편집 및 구성상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확인되어 눈길을 끌었다. 그럼 이제는 각 장별로 변화된 양상에 대해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총설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소제목으로 <한반도와 한국문화>라는 장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고고학이라는 학문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의 지리적 정보를 기본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에서 왜 이 내용이 초판에는 빠졌나 의아할 정도였다. 그리고 <한국 고고학의 연구 현황>이라는 부분에서도 이전에 비해 약간의 내용이 추가되었다. 이 부분은 따로 언급할 내용이 없지만, 최근 필자에게 고고학의 상대편년에 대한 질문도 들어오고, 일반인들이 고고학에서 편년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관련된 내용을 일부 발췌해 옮기도록 하겠다.

모든 고고학 연구의 출발점이 되는 자료의 연대평가와 관련해, 비록 절대연대측정이 널리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각종 연대측정법의 기본원리나 적용상의 한계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방사성탄소연대를 의뢰하기 전, 연구자는 우선 통계치로서의 탄소연대의 의미와 연대보정의 한계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나아가 연대측정은 알고자 하는 고고학적 사건과 시료의 상관관계를 분명히 정의한 바탕 위에서 전략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유적 형성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채취한 시료에서 얻은 측정치는 유적이나 유물의 정확한 연대해석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한편,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넘어가며 고고 자료의 연대평가는 주로 유물, 특히 토기와 금속기의 형식학적 특징에 의존하고 있다. 고대국가가 등장하는 등, 복잡한 문화현상이 있던 시기의 자료에서 수십 년 정도의 시간적 단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연구자 다수가 동의하는 편년은 쉽게 나오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안정된 편년에 기초해 이루어져야만 하는 후속 연구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서, 연대평가와 자료의 편년이란 기계적이며 기술적인 작업이 아니라 체계적인 연구방법론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공유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고고학 교육의 내실화와 관계되는 문제로서, 학문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는 고고학 개론과 연구방법론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육 단위가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없다는 점은 고고학 발전을 제약하는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2. 구석기시대

큰 차이는 없으며, 중간에 동아시아 구석기 유적에 대해서 소개한 부분이 추가되었다. 기존에는 한국의 구석기유적만 지도에 표시해 놨는데, 동아시아 전체적으로 지도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추가되어 거시적인 안목에서 한국의 구석기문화를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고 있다. 그밖에 <시기 구분과 연대 측정> 하나의 장에 내용을 같이 서술하고 있어, 오히려 이전 책에 비해 구석기 유적 및 절대연대측정에 대한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과 같은 형식으로 특정 주제에 대해 따로 공간을 마련해 설명한 편집 양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 외에 전체적인 내용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아마도 그동안 확인된 구석기유적의 수량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일 텐데 개인적으로 구석기유적이 보다 많이 확인되어 관련 분야의 연구가 많이 진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필자 주변에 알고 있는 구석기 전공자도 그리 많지 않다).


3. 신석기시대

이 역시 내용의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초판에서 <신석기문화의 시공적 위치> 안에 포함된 소주제 2개를 따로 떼어내 <지역구분과 편년>, <동북아시아 신석기문화와의 관계>로 구성한 것이 눈에 띄었다. 초판에서는 한영희의 지역구분 도면을 그대로 썼지만, 개정 신판에서는 이를 수정하여 보다 깔끔한 도면으로 만든 것이 눈에 띄었으며, 집필자의 의도에 맞게 지도를 일부 수정한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각 지역별로 신석기시대 토기의 형식과 특징에 대해 서술한 부분을 앞으로 옮기고, 뒷부분의 동북아시아 신석기문화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정보 획득의 측면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엿보였다. 그밖에 뒷부분에서도 초판의 내용과 개정 신판의 내용이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더 깔끔하게 편집을 하고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4. 청동기시대

크게 신 자료의 수록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물론 일부는 있지만). 한해에 발굴조사되는 청동기시대 유적의 수가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확보된 신 자료가 많이 없다는 점은 아무래도 청동기시대 연구의 큰 틀이 대략적이나마 어느 정도 잡혀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는 단순히 유적이 많이 확인되지 않는 구석기~신석기시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견해를 뒤엎을만한 신 자료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그 하나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필자의 선배들 중에도 청동기시대 전공자가 다수 있는데, 개중에는 농담으로나마 ‘이제 청동기는 할 게 없다~’라는 이야기들을 하곤 한다. 즉, 아무리 새로운 모델과 이론 및 방법론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청동기시대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다 나왔다는 의미가 될 수 있겠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된다 하더라도 하나의 사례가 증가할 뿐이지, 그것이 기존 견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렇게 봤을 때 개정 신판에서 새로운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은 다소 실망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초판에 비해 분량 면에서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기에, 자료 획득이라는 측면에서는 환영해도 괜찮을 것이다.


5. 초기철기시대

초기철기시대라는 시대 개념은 상당히 애매한데, 일단 고고학계에서는 B.C 300~100년까지를 초기철기시대로 보고, 그 이후 A.D 3세기 중엽까지를 원삼국시대로 구분한다. 하지만 중국 동북지방에서는 이보다 이른 시기에 철기가 확인되고 있으며, 일본의 초기 철기문화도 B.C 4~3세기경으로 소급되기 때문에 한반도에서의 초기철기시대 상한도 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겠다. 관련 연구자들도 그렇고, 필자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이 시기를 고고학적으로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고대 삼국이 성립된다는 B.C 1세기(문헌상의 내용을 바탕으로) 이후와 이전의 문화 양상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국시대는 당연히 철기시대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이미 정치체가 등장했기 때문에 삼국시대라 하지만 그 이전에는 정치체가 없으니 그냥 철기시대라고 부르기도 애매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초기’라는 말을 붙였지만, 확인되는 유물 양상은 고도로 발달된 청동기가 더 많다. 아마 역사적으로 위만조선의 존속기와 맞물릴 텐데, 당시 한반도 남부의 정치상황에 대한 역사학적 연구 성과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은 일단 책장을 넘기면 지도가 훨씬 깔끔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시기별로 초기철기시대의 문화 양상을 개관한 내용을 뒤에서 앞으로 옮긴 점이 눈에 띈다. 거시적인 면부터 살펴보고 미시적인 내용을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초판에 비해 적절한 편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큰 차이가 없으며, 아주 미세한 부분에서(연구 경향과 같은 부분) 새로운 견해들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다.


6. 원삼국시대

먼저 북부지역을 살펴보면 목차는 줄었지만, 세부내용은 더 늘어났다. 특히 낙랑과 대방의 각 챕터별로 내용이 증가되었기 때문에 낙랑 · 대방의 고고학적 성과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 고고학에서 낙랑의 위상>이라는 내용의 이 실려 있어서 한국 고고학계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저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잘 알 수 있게 해 놨다. 특히 초판 이후 진행된 저자의 연구 성과가 반영되어 있어 내용 면에 있어서는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중부 및 서남부지역은 북부지역에 비해 새로운 내용이 많이 추가돼지 않았지만, 신 자료에 대한 도판이 많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띈다. 그런데 오히려 초판에 실려 있던 도면 중에 빠진 것들도 있어서(철광석 산지 및 철기 생산 유적, 적석분구묘의 분포도면 등) 이 부분은 의아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기존에는 많이 언급하지 않았던 주구토광묘에 대한 언급이 많이 삽입된 점도 눈에 띄었다.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살펴본 부분 중, 가장 많은 도면과 도판이 실린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이전에 비해 전체적인 편집과 구성이 많이 깔끔해져서 한결 살펴보기가 편해졌다.

마지막으로 동남부 지역의 경우, 초판에서는 편년 혹은 와질토기론, 도질토기 기원론 등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동남부지역 원삼국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는데, 개정 신판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싹 다 뺐다(초판에 이미 썼으니, 여기에서는 재삼 거론하지 않겠다는 의지인지는 모르지만 -.-;). 그밖에 내용은 대동소이하며, 전체적으로 도면과 도판 편집에서 더 깔끔해졌다.


7. 삼국시대

일단 고구려는 도판이 몇 개 더 추가되었지만, 내용상 큰 차이가 없다(아마 가장 적은 변화상이 보이지 않나 싶다. 그만큼 새로 추가된 고구려 유적이 많지 않았다는 반증도 될 것이고).

하지만 백제는 그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근 한국 고고학계에서 원삼국~백제시대 유적이 대거 확인되고 있는데(아마 세종시 건설과 관련한 발굴조사의 양적 · 질적 증가가 눈에 띄게 증가했기 때문도 한몫 담당했을 것이다), 이러한 최신 연구 성과가 개정 신판에 많이 녹아들어 있었다. 각 시기의 도성에 대한 자료도 증가했으며, 각 시기의 고분 및 생활유적 등에 대한 서술도 증대됐다. 특히 새로 편집된 구성이 각 시기별, 백제의 정치체제와 문화 양상, 지방 세력에 대해 잘 이해하게끔 되어 있어서 그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또한 영산강 유역에 대한 서술도 독립적인 장을 마련하고 있어서 눈에 띄었는데,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지만 그간 새로 확인된 유적 및 유물에 대한 소개를 꼼꼼하게 하고 있어 이 역시 자료 획득이라는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변화가 있었다.

신라의 경우, 앞부분은 초판이나 개정 신판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새로 확인된 경주 황오동 C10호분에서 출토된 완전한 형태의 마갑과 찰갑, 함안 성산산성의 목간과 같은 신 자료도 빠짐없이 소개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초판과 개정 신판의 편집이 완전히 달라졌으며, 기존과 주제는 동일하지만 세부 내용에 있어서 분량이 증가하였다.

가야는 기존에 금관가야, 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등으로 나눠서 개관을 정리한 다음에 개별 유적이나 유물에 대해서 소개했는데, 개정 신판에서는 가야 권역별로 나누지 않고, 처음부터 유적과 유물이라는 주제에 맞춰서 각 가야에 대해 일괄 기술하는 방식으로 서술하였다. 가야가 다른 3국과 정치적으로 다른 상황이었고, 실제 고고자료 역시도 다르게 확인되는 만큼, 보다 합리적인 서술방식을 도입했으면 했는데, 아무래도 삼국시대의 전체적인 목차에 맞춰 내용을 앞뒤로 편집하다보니 개정 신판에서는 보다 불편하게 서술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암튼, 전체적으로 내용 면에서 큰 변화상은 눈에 띄지 않았다.


8. 통일신라와 발해

통일신라에서 전체적으로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다만, 초판에서는 신라 왕경 복원도를 윤무병 선생님의 것을 인용했다가 개정 신판에서는 이은석 선생님의 것을 인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저자가 생각하기에 후자의 연구 성과가 더 합리적이라고 느꼈나 보다). 그밖에 경주 황룡사지 동편 유적과 상주 복룡동 유적, 광주 남한산성의 대형 건물지 및 대형기와 등 새로운 자료를 소개하고 있어 통일신라 관련 유적이 그간 꾸준히 조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초판에서는 녹유신장상 전돌의 파편과 복원도만 소개했는데, 개정 신판에서는 보다 많이 복원된 실물자료와 컴퓨터로 복원한 복원도를 싣고 있는 점도 독특했다). 그밖에 <나말여초기의 고고학>에 대해 소개한 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발해의 경우, 개정 신판에서도 발해의 영역에 요동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밖에 초판 이후 조사가 진행된 유적들에 대한 내용이 일부 소개되고 있어 최근 연해주 등지에서 발해 유적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내용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와 조선시대 고고학에 대한 소개가 흥미로웠다. 이미 김원룡 선생님의『한국고고학개설』때부터 고려와 조선(그때는 심지어 발해까지 빠졌다)은 한국 고고학의 연구 분야에서 제외되어왔고, 초판 때도 그러한 경향은 그대로 이어졌지만 이번에는 그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아마도 한국 고고학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으며, 연구영역이 확대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럼 이제 총평을 하고 마무리 짓겠다.

전체적으로 기존의 도면을 보다 깔끔하게 만지고, 추가된 새로운 도면 및 도판을 넣은 것은 개정 신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그밖에 새로 추가된 내용을 더 집어넣는 것도. 하지만 무리하게 목차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깐 초판보다 오히려 읽는데 불편함을 겪은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자 크기를 줄여 더 많은 내용을 실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했으며(물론 판형도 커지고, 분량도 늘긴 했지만), 초판에 비해 여러 부분에서 한국 고고학이 그간 발전했구나~를 느낄 수 있게 했기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개정 신판만 읽으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초판과 맞물리지 않는 부분도 있으며, 각 저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의 변화를 겪은 부분도 분명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한국 고고학을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할 필수 개설서로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해보며 이만 글을 줄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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