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님! 제 애인이에요.(간장게장 요망)" 요런 남부끄런 제목으로 글을 올린 후. 너무 유치해서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그 페이퍼가 화제의 서재글에 등록되는가 하면, 하루 방문객수 또한 알라딘 입성 이후 쵝오의 기록을 세웠다. 그 숫자를 미처 기억하진 못하지만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꺼-억 했으니깐. 즐찾이 두어명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의외의 동정표를 얻은 것도 같다. 하여간 간장게장 좀 얻어먹어보겠다고 향수어린 헐리웃 베이비, 처키를 끌어들이지 않나. 무슨 간장게장 못 먹어서 한 맺힌 사람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니니 메피님 긴장 놓지 마시길. 저는 희대의 짠돌이였던 L부장님께도 얼음수박 얻어먹은 츠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웃음거리 이상의, 보다 현실적인 노력을 강구해야겠다는 결심이 서는 바. 진짜 훈남을 발굴해 애인으로 삼고야 말겠다는 사명감에 활활 불타올라 오랜만에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봐주셨다. 무슨노무 인과관계가 그 모냥이시냐는 분들. 윤도현은 한때 제가 넘흐넘흐 좋아해 마지 않았던 대표 훈남이었다지요. 그 동안 레폿질과 뻬빠질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소저의 마인드를 단번에 촉촉하고 윤기있게 적셔줄 우리 윤도현 오라방. 추억의 훈남을 마주하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리는 빤타스틱한 희열을 체험했다.

 그런데 아니 이게 웬일! 클래지콰이의 알렉스가 출연한 것이 아닌가. 이런 걸 가리켜 살짝 오버하면 가는 날이 장날, 꿩 먹고 알 먹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라던가. 알렉스는 요기조기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눈여겨 보아두었던 훈남 중의 훈남이었다. 성시경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왔을 땐 어찌나 앙증맞은데다 지적이기까지한지 라디오 속으로 아예 첨벙~ 들어가고 싶었다지 아마. 해묵은 이미지나 흑백 영화 속에만 점잖게 존재하시는 우리 그레고리 펙 아저씨야 영원한 나의 로망이지만, 요로코롬 젊디젊은 츠자가 어떻게 모락모락 살아 숨쉬고 거기다 말까지 잘하는 동시대의 훈남을 지나칠 수 있겠사와요. 하여간 이거저거 각설하고, 알렉스 넘흐 구엽다.

 근데 사실 요로코롬 생긴 미남은 보시기에 알흠답고 훈훈하긴 한데 보편적으로 어필하는 면이 강해서 금방 지루해지고 식상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남들이 다 욘사마 좋아할 때 나 혼자 뿡사마 좋아하니까 경쟁자도 없고, 마음도 편하고, 왠지 특별한 안목을 지닌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서 혼자 괜시리 흐뭇했던 것처럼 뭐가 어떻든 간에 나만의 그 무엇이 쵝오 중의 쵝오라는. (아흑! 법정 스님이 그만치 무소유를 주장하셨건만 이노무 소유욕은 지칠 줄을 모르는군아.) 한편으론 솔직히 알렉스 같은 남자한테 한번 홀딱 빠지면 도무지 헤어나올 길이 없을까봐 두렵기도 하다. 영혼이고 머고 다 팔아치운 채 악마한테 홀리다시피해서 좀비마냥 둥둥 떠다니지 않을까.

 활짝 트인 사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수수한 지성, 뮤지션으로서의 감성, 거기다 말끔하고 사랑스런 미소하며 요런요런 유머감각까지 탁월하네! 얼핏 인상만 봐도 느껴지는 바람끼가 다소 걸리긴 하지만 왠지 안 그렇다는 게 더 이상한데다 폭넓은 사귐을 이해해주고 싶을 정도로 므흣하군아. 우리 윤도현 오라방은 '맑음'에 반했는데 알렉스 당신은 '사랑스러움'에 숨 넘어가겠다요.

 그나저나 연예인을 좋아할 나이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유치본색은 해가 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다. 그래두 좋은 걸 어떡해. 멀 어떡해! 좋아하면 그만이지. 후훗-



 
 아흑- 귀여워!

 나랑도 한 방 찍어주징-

 어딜 봐? 여길 봐!


오늘의 훈남, 알렉스! 밑주울~~~ 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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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29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꺅 알렉스~~~ 말할 때 완전 사랑스러워요- 공연가서 게스트로 나온 거 보고는 반했다는! ^^ 어 그러고보니 그게 윤도현 밴드 공연이었던 것 같은데. 맞나? 아닌가? ㅋㅋ 근데 나 윤도현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엔 완전 멋져서 좋아했는데.. 요즘은 왠지 모를 반감이 스르르르 ㅋㅋ

깐따삐야 2007-12-29 23:23   좋아요 0 | URL
넘흐 부럽다. 공연 가서 직접 봤다니! 실제로 보면 꼬물꼬물 얼마나 사랑스러울꼬...
윤도현에 대해선 나도 살짝 그런 느낌 있었는데 그래도 얼굴 보면 그런 느낌이 싸-악 사라져요. 단순해라. 흐흐.

웽스북스 2007-12-30 00:00   좋아요 0 | URL
완전완전 사랑스럽죠 윤도현밴드 공연은 멀리서 봤는데, 사람은 너무 작게 보이고 윤도현 밴드는 너무 잘해서 CD 듣는 것 같은 느낌이라 별 감흥이 없었어요 ㅋㅋㅋ

깐따삐야 2007-12-30 00:07   좋아요 0 | URL
그래도 보시기에 좋았다는 게 어디에요. 나도 직접 한번 보구싶으다.ㅡㅜ

Mephistopheles 2007-12-29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또 박지성선수가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좋아하나 햇네요.=3=3=3=3=3

깐따삐야 2007-12-29 23:23   좋아요 0 | URL
박지성 선수는 좋아합니다. 관심도 많아요. -_-

비로그인 2007-12-29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알렉스가 누구인지 모르나..마지막 사진은 마음에 드네 ㅎㅎ

깐따삐야 2007-12-29 23:24   좋아요 0 | URL
형님은 아실 필요 없죠 머. 훈녀를 아셔야지. 훈남이야 쓸데없지. ㅋㅋ
마지막 사진 근사하죠? 스타일까지 좋아부렸어. 그냥!

비로그인 2007-12-30 13:20   좋아요 0 | URL
뭐야! 난 아름다운 모든 것을 사랑해!
남자든 여자든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은 다 좋다규우우우우~
솔직히 말하면, 난 남자도 여자도 다 사겨봤는데 뭘 ( -_-)
동상도 외계인이면서 왜 그래~ 성별이야 지구에서나 있는거지~ ㅋㅋㅋ

깐따삐야 2007-12-30 20:59   좋아요 0 | URL
우리 엘신 형님은 탐미주의자에 휴머니스트군요.^^
(어쩐지 저도 웬디양님한테 마구 끌리더라니!)

마늘빵 2007-12-29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얘기지만 <원스>라는 영화 알렉스가 자막 감수했다는...
난 혜교 혜교

깐따삐야 2007-12-29 23:26   좋아요 0 | URL
오훙! 나 '원스' dvd 주문하려고 보관함에 넣어놨는데 잘됐다.
혜교 나부랭이니 그런 건 제 서재에선 금칙어에요. 오로지 훈남 이야기만! 흐흐.

마늘빵 2007-12-29 23:37   좋아요 0 | URL
혜교혜교혜교혜교

깐따삐야 2007-12-29 23:42   좋아요 0 | URL
혜교는 분명 무슨 요상한 다리 이름일거야. 암! 그럴거야. -_-

순오기 2007-12-30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젊은이들이 노는거 재미있어용~~~ 난 엄청 나이 먹은거 같은 기분이당!

깐따삐야 2007-12-30 01:01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만 오면 저 때문에 다들 유치해지는 듯 싶어요. 흐흐흐.
순오기님도 젊게 사시잖아요. 시낭송회 너무 멋짐! ^^

프레이야 2007-12-30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래지콰이의 알렉스닷~~ 깔끔하니 참 좋더군요. 미소가 훈훈해요^^

깐따삐야 2007-12-30 21:01   좋아요 0 | URL
그쵸? 방한용 훈남으로 적격이죠 그냥.
봄맞이 훈남도 물색해야 하는데 말예요. 흐흐.

마노아 2007-12-31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공개방송 갔는데 알렉스 직접 봤어용. 엄, 멋졌어요~ 일요일에 비타민이던가. 거기서 요리하는 남자 너무 섹시하지 않나요? ^^

깐따삐야 2007-12-30 21:42   좋아요 0 | URL
알렉스를 직접 본 츠자들이 왜케 많은거죠? 지방 사는 츠자로서는 소외감 만땅이로군요. 흑!
근데근데 요즘 비타민을 잘 안 봐서 누군지 모르겠어욤.

토떼 2007-12-31 0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오빠ㅜㅜㅜㅜ 저는 ebs 스페이스 공감가서 봤는데 완전 멋있었어요, ♥ 최고최고 ! ㅎㅎ
깔끔하고 노래도 잘하고 매너도 좋고 말도 잘하고 , 히히 완소남 ~

깐따삐야 2007-12-31 12:28   좋아요 0 | URL
알렉스를 직접 본 츠자가 한 명 또 나왔군요! 완전 부러워요! -_-
 

  술 빼고는 다 잘먹는 편이다. 그런 고로 회식 자리에서도 비교적 말짱한 정신을 유지하곤 하는데 덕분에 처참한 주사들도 많이 목격했다. 취하고 난 이후 본인의 무자비한 행로를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누군가의 뇌리 속에 새겨놓기 싫어서인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왕창 먹이려고 드는 공통점이 있다. 취하지 않고는 집에 가지 않는 사람들, 결국 만취해서 또 못 가고, 덜 취한 상태로 집에 보내려고 했다간 다 같이 집에 가지 못하는 불상사의 악순환. 사회가 술을 권한다고 한탄하는데 우리는 술 권한 적 없다. 사회를 괴롭힐 것이지 왜 주변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 거냐고요오. 

 웬디양님과 메피님이 쓰시니 태그 패밀리의 일원으로서 도무지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미천한 경험이나마 끄적여본다.

 대략 모두가 곤란해지는 대표적인 주사 중의 하나가 '눈물'인 것 같다. 어느 해 여름.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동해로 놀러간 적이 있었다. 그 날 밤. 연수를 마치고 일행보다 좀 늦게 도착한 올드미스 선생님이 있었다. 곧 유학을 떠날 예정이었기에 보내는 아쉬움을 담아 모두가 한 잔씩. 누군가는 두 잔씩. 술잔은 저녁 내내 쉴 새 없이 돌아갔고 센치해진 기분 탓일까. 그날따라 참 넙죽넙죽 잘도 받아마시더라는. 그런데 얼굴만 붉어졌을 뿐 말짱하시던 선생님이 갑자기 꺼억꺼억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한 것이다. 근데근데! 같은 과목 담당인데다, 같은 동네에 사는데다, 같은 사이즈(?)라고 늙수그레한 선배 선생님들이 우리의 올드 미스 선생님을 나에게로 쭈욱- 미뤄놓는 것이었다. 결국 버스로 이동하는 가운데 선생님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얼 얼마나 덜 씹어서 먹었는지 두눈으로 똑똑히 목격해야 했으며 방에 들어와서도 울었다, 웃었다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선생님의 길고 긴 투정을 몽땅 받아드려야 했다. 유부녀 선생님들은 재밌어 하고, 처녀 선생님들은 조금 안됐어 하고, 나는 선생님의 조그만 가방 속의 내용물들을 방바닥에 몽땅 쏟아놓은 채 선생님이 찾아달라는 무언가를 열심히 찾아야만 했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는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데 세상에 그토록 다양하고도 화려한 화장품들과 메이크업 용품들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아무튼 선생님은 어느 순간엔가 곤히 잠들었고 그 다음 날 억수로 창피해 하셨다. 얼마전 공부를 마치시고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학교가 방학하면 한번 만날 예정이다. 요번엔 술 말고 커피를 마셔야지. 모두가 진국이라고 칭송하는 성품에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능력녀인데. 고로코롬 주사까지 이쁘게 보아줄 남정네가 나타나 후딱 업어가야 하련만. 대체 어디메에 숨어서 완소츠자 외로움에 치를 떨게 하느뇨.

 그리고 빠뜨리면 안될 우리 귀여우신 교장 선생님. 지금은 내가 소속된 학교에 안 계시고 전근을 가셨는데 술만 오르면 트로트 매들리를 주구장창 뽑아대시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을 완전 질리게 하셨었다. 붉으죽죽한 안색에 허스키 보이스로 소위 술 잘 드시게 생긴 인상인데 교장 선생님이 주관하신 회식자리에선 삼겹살-노래방이라는 루트를 절대 벗어나본 역사가 없다는. 결국 고기 냄새 풍풍 밴 몸둥이로 억지 웃음을 지어가며 노래방으로 향해서는 대장간 쇠 가는 소리처럼 들리는 교장 선생님의 목소리로 철 지난 트로트 매들리를 들어주셔야 했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원래 눈치도 없지만 눈치도 안본다는 깐따삐야 아니던가. 이런! 넘흐 길어요오! 라며 과감히 스탑버튼을 눌러주신 다음 DOC와 춤을 시이-작! 모두가 다 같이 으쌰으쌰 즐기는 분위기로 몰아간다. 처음에 교장 선생님은 언놈이 감히 스탑을 누르느냐는 식겁한 표정이셨지만 내가 헤헤거리며 할아버지 할머니도 춤을 춰요~ 우후~ 해버리면 어느새 어깨춤을 들썩들썩. 역시 할아버님들은 내 매력 앞에서 끝장난다는! (그다지 반갑지는 않은 자화자찬-_-) 사실 말이지. 교장 선생님도 평소에 바른생활 노익장으로서 관리자 노릇 하시느라 테트리스 좀 있으셨겠지. 거기다 다들 어렵다고 피하기만 했으니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싶기도. 아무튼 어떤 학교 선생님들인지 요즘 한창 회식철인데 쪼매 고달프겄다. 아저씨 이상급의 남자분들께 고하느니- 노래방 가셔서 트로트 매들리는 제발 부르지 좀 마세욧!

 또또 특이한 선배 한 사람. 술이 보통 센 게 아니라서 쓰리쓰리 취한 모습은 본 적 없지만 목소리에 날이 서고 시비조로 나오기 시작하면 아, 취했구나 했다. 대학에 갓 들어온 새내기로선 감당하기 버거운 인간 유형이었는데 어찌나 적나라해주시는지 애인 또는 야동이 필요하신 분들은 C선배를 만나보세요, 하고 싶을 정도로 솔직무쌍했다. 처음에는 저 승질머리를 갖고도 친구도 있고 선배도 있네? 그러나 후배는 없으리- 했는데 첫인상만 그럴 뿐.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정 많은 의리파, 섬세한 로맨티스트였다. 하지만 타고난 승질머리야 어디 가나. 어느 날인가는 우리 동기 중의 하나와 대판 싸움이 벌어진 적이 있었다. 우리의 H양도 한 성깔하는 바. 눈물을 빡빡 훔쳐가며 발악발악 대들고 선배는 소주병을 깨고 고함을 질러대며 동아리방은 금방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세상에서 젤 재밌는게 싸움 구경이라고 나는 두려움 반, 호기심 반으로 그들의 추후 모션을 기다렸으나 곧장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선배들이 다급히 수습에 나서며 두 사람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서로 불콰해진 상태에서 별것도 아닌 일로 사소한 시비가 붙은 모양이었다. 원래 술이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급, 센치해지기 마련이고 누군가 민감한 부분을 자극하면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하던 사람도 불타는 고량주로 변하지 않던가. 바들거리던 동기와 씩씩거리던 선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은 술이 그냥 화악 깨버리는 참변을 겪은 후 뿔뿔이 집으로. 술자리의 다툼이 대개 그러하듯 두 사람은 그 후로 오래도록 잘 지냈다. 화끈하던 두 사람은 승질머리마냥 결혼도 그냥 화끈하게 후다닥 해버렸다. (이 부분에서 야클님처럼 오해하실라. 둘이 결혼했다는 건 아니고. 자식들이 무슨 죄야.) 선배는 세상에나 세상에나. 대관절 어느 틈에 꼬셨는지 동아리 여자애 한 명을 와이프로 맞아서는 그것도 성실한 공무원으로 살아가고 있고, 우리의 H양은 생뚱맞은 과 선배 한 사람이 너 없으면 콱 죽어버리겠다고 진부한 프로포즈를 해오는 통에 식상하게 끌려갔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결론은 승질머리가 더럽다고 결혼을 못하지는 않는다는 반가운 사아실. 왠지 크나큰 위안이 되는군아.

 고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추태만상이 바로바로 더듬이지 더듬이. 그저 술만 올랐다 싶으면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한번 훑어내리고 발발 떠는 손모가지로 두번 훑어주시는 더티한 술꾼들. 강력하게 제지하고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그들의 더듬이질은 그칠 줄을 모른다는. 습관적인 경우가 많고 일상에선 소심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평소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 학창시절 체육시간에 운동은 안 하고 나무 그늘 아래로 도망다녔던 머스마들이 커서 요런 추잡을 떠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건 반드시 남자한테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술만 취하면 어디다 몸을 기대거나 부벼대지 않고는 못 견디는 여자들도 봤다. 한번은 우리 또래들끼리 모여 그 남자의 진심을 알 수가 없다느니, 어떻게 고백을 해올 것 같냐느니, 수다를 떨고 있자 어느 느끼한 선배가 끼어들어서는, "그냥 술 한번 마시자고 한 다음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아무것도 안 나오면 나오게끔 유도해."라고 참 선배스러운 조언을 해주더라는. 우리는 뱁새눈을 떠가며 참 선배다운 오일리한 조언이라는 둥, 그러니까 여자들이 다 도망가고 혼자라는 둥, 세상 그런 식으로 살지 말라는 둥, 별별 구박을 다 해줬지만 선배의 의뭉스런 조언이 현실에서 먹힐 때가 있다는 게 참 흥미롭다. 실제로 고런 식으로 남자들에게 접근하여 쇼부를 본 여자애가 있었고 끝이 좋으면 다 좋다나. 나중엔 남자가 더 죽을락말락 쫓아다니는 기현상이 발생하면서 연애만 잘하더라는. 학부 시절부터 꽤 오래 만나왔는데 지금은 헤어졌단다. 하지만 그 시도는 매우 이례적이었고 말만 푸질 뿐, 당최 몸둥아리가 안 움직여주시는 나로서는 그야말로 대단허요! 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는. 근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다. 술 취해서 꼬셔놓고 봤는데 술 깼을 때 영 아니면 어떡해. A/S는 누가 책임질거냐규우.

 곤란한 주사 하나를 더 꼽자면 술 마시고 전화하는 사람들이다. 헤어진 이성친구, 서운했던 동료, 고향에 계신 부모님 등등. 곁에 있을 때 맨정신으로 잘해줄 것이지 꼭 멀어진 다음 무의식 상태로 전화질이다. 살면서, 술 마셔봤으면서, 센치해져봤으면서 한번도 통화충동 못 느꼈다면 사람이 아니겠지만 뭐든지 과유불급이 문제다. 배려심이라곤 술기운에 헤롱헤롱 날려버린 채 습관적으로 전화번호 눌러대는 사람들 꼭 있다. 전화기 너머로까지 술냄새를 맡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 사람이 날 아직도 생각하고 있구나, 내가 그만큼 괜찮은 인간이었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참 만만하구나, 요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그나마 남아있던 좋은 기억까지 싸그리 망가져버리기 일쑤다. 상대방 인내심 테스트라도 하는 것 같은 질기고도 질긴 전화질은 가급적 삼가해야 할 주사임에 틀림없다. 예전에 보니 어떤 마음 여린 친구 하나는 취객들 전화까지 꼬박꼬박 받아주고 달래주기까지 하더만 그 다음 날 보면 자기만 바보되는 경우 많았더랬다. 나도 청승이라면 한 청승 하는 사람이지만 통화를 시도하려는 찰나에 대개는 사그라지더라는. 다른 때엔 의지박약이다가도 술만 마시면 전화하겠다는 의지로 쇠심줄 마냥 강건해지시는 분들, 혀꼬부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안부 안 물어주셔도 너 없이 매우 잘 살고 계시는 바. 말끔한 맨정신으로 해도 들어줄까 말까한 말을 대체 무슨 배짱으로 주저리주저리 읊어대고 있는지. 무심코 전화를 받아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스스로가 짜증나서 머리 뚜껑 열리게 만드는 취객들이여. 부디 조오심하시길. 안 좋은 습관 반복하시면 그나마 비옥하지도 않은 인간관계, 급격히 황폐해집니다.

 요로코롬 남들의 주사부리기를 제멋대로 까발리고 있는 나는? 특이할만한 주사가 없다. (못 믿어도 Go!)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마셔본 적도 없지만 좀 많이 마시게 되는 날도 끊임없는 수다로 해장과 해독을 하기 때문에 코 삐뚫어질 정도로 취하거나 하질 않는다. 여기엔 나쁜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지인들의 온갖 추태만상을 맨정신으루다가 두눈 똑똑히 뜨고 봐주셔야 한다. 둘째, 다음 날 아침 다들 한 마디씩 물으러 온다. "깐따삐야 넌 안 취하니깐 알 거 아냐. 나 어제 어땠어?" 같이 취해서 조용히 허물어져 갔으면 요런 일도 안 겪으련만. 제에발 물으로 오지 좀 마요. 스타도 아니면서 뭘 재방 보면서 모니터까지 하시겠다는 건지 원. 그런데 내가 사알짝 화기가 올라 알딸딸할 때 나오는, 주사도 아니고 주사가 아닌 것도 아닌 습관이 하나 있다. 평소에 좀 짜증났던 선배나 직장상사를 실실 갈군다는 것이다. 왜 실실이란 표현을 썼냐면 내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까르륵거리며 갈구니깐 갈굼을 당하는 사람으로서도 기분 나빠하거나 화를 내면 도리어 이상해진다는 사아실. 어떤 동료 선생님은 나보고 참 타고난 갈굼술사라면서, 웃어도 웃는 게 아닌 그 고도의 테크닉 좀 전수받자 하시더만 취할 듯 말 듯한 경계선에서 마치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하게 드러나는 내 모습이기 때문에 노하우니 그런 건 좀 우습다. 그리고 그 동안이야 으르신들께서 직장의 막내로서 뭘 해도 귀엽게 봐주신 덕분이지만 이제 다시 돌아가면 일부러라도 변해야지 싶다. 이젠 건방 개그도 하찮은 명수씨랑 썰렁한 세윤씨가 하도 써먹어서 좀 식상해진 감도 있고. 앞으론 예의바를 정도로 조금만 마시던가, 아니면 아예 들입다 마시고 확 취해버려서 다 함께 허물어져 가던가. 우짜다보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나한테 갈굼을 당하시고는 그 다음 날, 시원한 얼음수박을 쏘셨던 L부장님 기억난다. 생색내는 것만 즐기는 쫌생이에, 네추럴 본 짠돌이라고 함부로 말했던 것 지금도 죄송해요. 비록 그게 사실이긴 하지만 저는 알뜰하신 부장님을 존경했사와요. :)

오늘의 태그 결론-
회식과 모임이 많은 연말입니다. 술 취하셨음 집에 가서 곱게 주무시길.
마음 약해서 그러시는 거 압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엄한 사람들 앞에 놓고 주사 부리시면 꼴뵈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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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2-2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래서 친구 중에 한 놈은 술먹기 시작해 어느정도 취기가 돌면 핸드폰 밧데리를 분리해서 옆에 친구한테 맡기는구나...왠지..깐따삐야님 주사는 표 팔아 구경해도 굿이벤트가 될 것 같다는....ㅋㅋㅋ

깐따삐야 2007-12-28 21:54   좋아요 0 | URL
메피님 친구분은 안방마님 호출이 귀찮아서 배터리 제거작업에 들어가신 것 같은데요?
간장게장 안 사주시면 메피님도 L부장님처럼 되시는 수가 있어요. 흐흐.


Mephistopheles 2007-12-28 22:08   좋아요 0 | URL
총각인디요.? 글구 김수미 꽃게장 보내준다니까요. 보내준데도 싫데.!

깐따삐야 2007-12-28 22:14   좋아요 0 | URL
총각이라면 어서 이쪽으루다가 패스! 그노무 버르장머리 뜯어고쳐서 한번 자알 살아보겄습니다. 흐흐.
전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먹는 간장게장은 별루에요. 먹어본 사람들 말에 의하면 냄새도 이상하고 맛도 없고 그렇다는데요? 애인도 만들어놨구만 사주시지도 않구. 훙훙!

Mephistopheles 2007-12-28 22:18   좋아요 0 | URL
왠지 간장게장은 핑계같다는 느낌이 증폭 중...

깐따삐야 2007-12-28 22:22   좋아요 0 | URL
간장게장 사주실 때 훈남7종세트도 함께 들고 오세요오- 아셨죠? 흐흐흐.

웽스북스 2007-12-29 20:33   좋아요 0 | URL
ㅋㅋㅋ 우리 할일이 너무 많아요.
1. 가시장미님이랑 20대마지막 여성들 모임 만들기
2. 메피님과 게장먹기
3. 엘신님 집에가서 간식거리 3인분 같이 먹어주기

ㅋㅋㅋ 하튼 여기저기 끼어들며 결심은 완전 많이 해놨네요

깐따삐야 2007-12-29 23:29   좋아요 0 | URL
정말 보람찬 무자년이 될 것 같네요.^^ 다 할거야. 그냥!

비로그인 2007-12-29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양념게장이 좋아~ ㅎㅎㅎㅎㅎ

아아~ 이거 참. 어찌나 글이 맛있는지. 결국 앉은 자리에서 담배 하나를 또 피웠다는.=_=
이제 얼른 샤워하고(웅~ 따뜻한 물 너무 좋아 >_<) 책 좀 봐야하는디..(긁적)
그런데 말이죠, '태그 패밀리'의 공통점은 '어쩜 저렇게 유머 양념을 속속 잘 묻혀'
글을 쓸까 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저런 것은 배우고 싶어요.(배운다고 되냐 =_=)

웽스북스 2007-12-29 02:08   좋아요 0 | URL
엘신님 저기, 양념 게장 좋아하시는 아모집안아들 모프락사스님이라고 계신데 ㅋㅋㅋ 전 엘신님의 유머도 좋아요 ^^

깐따삐야 2007-12-29 12:37   좋아요 0 | URL
이제부턴 간장게장도 좋아하시길. 저는 형님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도 좋아해주셨음 좋겠어요. 그리구 담배도 줄이시구요! (슬슬 막 나간다. 이제. -_-)

형님은 깜찍하시고 독특하시잖아요! 재주 많은 사람들이 하여간 더하다니깐. 훙훙!


비로그인 2007-12-29 15:44   좋아요 0 | URL
우웅~? 동상은 내가 동상과 같은 것을 좋아해줬음 좋겠오오~? ㅋㅋ
간장게장. 까짓거 별거 있겠어. 같이 먹자구~ ㅎㅎ
그러나 와사비는 절대 사양 ㅡ_ㅡ 담배.......응....( -_-)

깐따삐야 2007-12-29 23:30   좋아요 0 | URL
말 잘 들으시니 넘흐 기뻐요. 호호.^^

웽스북스 2007-12-29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우리 깐따삐야님은 뭐 하나 써도 하튼 총 집결해서 써야만 직성이 풀린다니까요- 꺄아 멋져

근데 진짜 최고다! 어찌 그런 말을 다 했어요? ㅋㅋ 난 맨정신으로 못하는 말은 술마시고도 못할걸요? (실은 본인도 인사불성 되본 적은 없어요 ㅋㅋㅋ)

깐따삐야 2007-12-29 12:41   좋아요 0 | URL
혹시 빼먹은 주사 있음 알려줘요. 더 첨가해 놓게. ㅋㅋㅋㅋ

난 맨정신으로도 잘 하구 알딸딸해서도 하구. 내가 입만 열면 주변에 파문이 일곤 했다죠. 원래 철 모르고 나대는 하룻강아지가 가장 무서운 법이라구 하잖아요. 이젠 자중해야죠. 낼모레면 서른인데. 에효-

웽스북스 2007-12-29 20:35   좋아요 0 | URL
ㅋㅋ 나는
나 멀쩡해, 진짜 하나도 안취했어
계속 이렇게 얘기해요- 제가 진짜 정신은 멀쩡하거든요? 이렇게 ㅋㅋ
근데 나 진짜 멀쩡해서 그랬던 거 맞거든요 ㅠㅠ

깐따삐야 2007-12-29 23:30   좋아요 0 | URL
앙~ 완전 귀엽겠다! 우리 웬디양님이랑 언제 술 한번 마셔봐야 할텐데 말이죠.

치니 2007-12-2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나는 어느 꽈에 속하나, 속으로 체크해봤는데, 그다지 속하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호호호.
저로선 제일 안 그랬음 하는게, '눈물'과 '싸움걸기'.
나머지는 받아줄만하죠, 전화조차도. ㅎㅎ 아 더듬이질은 당해보질 않아서 모를 뿐, 무지하게 싫을거 같네요.

깐따삐야 2007-12-29 13:30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니깐 눈물 쏟아가며 싸워대면 완전 최악이죠. -_-
전화도 한 두번은 그러려니 하지만 다른 땐 연락도 없다가 술만 먹으면 습관적으루 해대는 취객들이 있다는 게 문제에요. 저도 그다지 더듬충동이 안 일어나게 생겨서 다행(?)이긴 한데 참 꼴불견이에요. 더듬이들이란.
(치니 언니는 술 취하면 칠공주파 동생들 집합시키시는 거 아녜욧? ㅋㅋ)

2007-12-30 16: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30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이라는 건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다가도 한해의 끄트머리엔 어김없이 나이를 셈해보곤 한다. 일본여행, 편입고사 등을 준비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촌은 올해 스물하나란다. 무척이나 생경하게 들리는 나이. 그때 나는 이런저런 고민들로 우울했던 것 같은데 그녀는 걱정은 있어도 밝아 보였다. 요즘 아이들은 똑똑해지고 가벼워졌다.

 돌아보면 스무 살 이전의 삶이란 게 나에게 있기나 했나 싶다. 대학에 왔을 때 가끔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즐겁게 조잘대는 친구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 또래만이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힘들고 막막했던 기억들. 생뚱맞고 쑥스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원래 낭만적 기질이 다분한 몽상가로 타고났다. 당최 쿨하지를 못하고 촌스럽고 청승맞다. 그런 내가 고향 언저리의 어느 낯선 도시, 잇속 바른 아이들 틈에 섞여 3년을 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고향과 지리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개발사업이 진행중이었던 그 곳엔 뜨내기들이 유독 많았고 그들과, 그들의 아이들은 매사에 영악하고 극성스러웠다. 중학교 때는 고향 한번 벗어나보겠다고 아둥바둥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는 그 지랄맞은 아이들 틈에서 자존심을 다치지 않아가며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의 두 얼굴을 지닌 채로 지냈던 듯 싶다. 어떤 친구들은 나를 좋아해주었고 어떤 아이들은 나를 어려워했다. 그런데 나는 내심으론 모두를 경계했다. 나빠서가 아니다. 약해서였다. 교사가 된 지금에도 내 모습과 비슷한 아이를 발견하면 마음 한켠이 아릿해진다.

 그럼에도 묵묵히 버틸 수 있었던 건 징글맞은 희망 때문이었겠지. 고생 끝에 낙이 온다거나, 갑작스레 멋진 신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다만 나이를 한 살 더 먹음으로서 꿈과 한발짝 더 가까워지리라는 그 설렘이 좋았던 것 같다. 학생과 아이라는 신분은 굴레 같았다. 당시의 나는 참으로 오만하게도, 어른으로 인정해주는 나이만 주어진다면 원하는 길을 가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할 자신이 있었다. 투덜거리는 사람들은 많지만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이 악물고 매진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젊음의 특성이 본래 그러하듯 열정적이었고 자신만만했다. 시시각각 침입하던 우울감의 정체는 열정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세상과, 자신감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욕심 때문이었다.

 한번 무언가에 마음이 동하면 며칠씩 잠을 안 자고 밥을 안 먹고도 초롱초롱 불 밝히고 눈 밝힌 채 완벽히 몰두했다. 어느 날 밤인가. 문득 서정주의 시들이 너무 좋아져 '국화 옆에서'라는 시집을 밤을 꼬박 새워 필사한 적도 있었다. 반면에 한번 외면해버린 무언가에 대해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냉정해지고 무력해졌다. 그간의 정황을 살펴 신중히 숙고하고 판단해야 할 중요한 사안들에 대해 나는 "싫어" 한 마디로 일갈해 버리곤 했다. 그야말로 명명백백한 시절이었다. 누군가는 솔직하다 말했고 누군가는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호오의 격차로 인해 여지가 없는 사람, 여백이 없는 나날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고마운 줄도 몰랐고 누군가 반감을 표시하면 날선 고양이마냥 갸르릉거렸다. 때때로 어떤 사람들은 남다른 호기심을 보이기도 했는데 알라딘의 메모스토펠레모님이 스스로를 가리켜 신기주의라고 하시는 것처럼 나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신기주의 쯤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깐따삐야 걘 재밌고 좋긴 한데 어떨 땐 정말 덩어리야, 덩어리. 짜증덩어리!" 그런 말도 들어보았고 나 스스로도 틀린 말은 아니구나 싶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 평생을 헤매는 게 사람이라지만 유난히 자아집중력이 강한 시기가 또 어린시절 아니겠는가. 내가 나한테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남들은 나에 대해 뭐라고 할까. 내 진짜 모습은 대체 어떤 걸까, 사람들은 날 어떤 사람으로 보고 있을까. 어른들 고견으로 볼 때야 별로 쓰잘데기도 없이 밥만 축내는 질문들이련만 그때는 나름 굉장히 심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마치 이 모든 것들이 찬란한 페인트 모션이기라도 했던 것처럼 나는 어느 순간 현실에 뭉근히 안착한다. 돌아온 탕자가 아니라 돌아온 너구리였다. 좋아하는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실감각도 잃지 않는 타협안을 모색한 이후엔 오감을 아예 닫아버린다. 배신이 아니라 운신이라고 믿었다. 복학을 했던 첫 학기. 교양사회학 수업 중에 일명 그린호프가 벌어진 날이 있었다. 게시판에서의 토론자들이 잔디밭에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교수님은 멍석만 깔아주시곤 자리를 뜨셨다. 캔맥주 몇 개로 소일하던 수강생들은 어둑어둑해질 무렵 2차를 공모하기 시작했고 나는 슬슬 다음날 오후에 있을 영작문 시험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능글맞게 생긴 예비역 하나가 토익점수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운을 떼더니만 시험공부는 내일 아침에 해도 되지 않느냐고, 벌써 다 해놓고 엄살 피우는 거 아니냐고 회유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라면 한 두배 쯤 더 느물거리며 대거리 해줄 수 있다면 오버고, 그 능청스런 제스처를 보아하니 아주 거나한 2차를 염두해두고 있는 것 같았다.

 결국 참으로 재수없게도 나 혼자(!)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모인 사람들의 숫자도 많은 건 아니었지만 함께 2차를 가지 못한 것은 저녁 알바를 마치고 곧 합류하겠다며 자리를 뜬 사람과 나, 이렇게 둘 뿐이었다. 더욱 재수없는 것은 혼자 집에 돌아와 나 자신에게 정말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줬다는 사실. 어차피 밤새 딴짓거리를 하다가 다음 날 오전에 느지막히 일어나서야 한번 쭉 훑어보고 시험 보러 갈거였으면서 왜 그렇게 야무진 척, 철저한 척 했는지 내 마음 나도 모를 일. 아마 그 무렵의 모토가 '무심코 마신 술 한잔, 망가지는 학점' 그 쯤 됐나보다.

 이렇듯 돌아온 너구리는 두 눈 감아버리고 두 귀 막아버린 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하다보면 좋아질지도 모르는 것들에 성실히 몰두하려 용쓰게 된다. 그리고는 그 지난한 과정 속에서 사뭇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산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고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한다고 해서 꼭 불행한 것도 아니라는 걸. 사회에 나와 취직을 하고 인간관계의 변화를 보게 되면서 물리적인 환경에 따라 내 감정의 호오가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것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도 속물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자괴감보다는 이젠 내가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긴장감이 생겼다. 생활력이라곤 터럭만큼도 없는 몽상가인 내가 고집부리고 청승을 떠는 동안, 밥 먹여주시고 옷 입혀주셨던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아마 세상의 모든 청춘들은 부모님의 나이드심과 함께 조금씩 철들어 가는 건지도. 이제 삼십대 중반이 코앞인 오빠를 보더라도 아무리 목석처럼 단단한 남자일지언정 때때로 양쪽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예전엔 오빠와 비교를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잔심부름에 시달려야 한다는 게 서운하기도 했지만 타고난 머리가 별로 좋지 않다는 자아비판, 부지런히 손발을 놀려야 인정받는다는 무수리 정신이 그나마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이 또한 부모님과 오라버니가 교묘하게 주입시킨 세뇌정책이라고 해도 어쩔 순 없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해왔고, 앞으로도 좋아할 것들 중에 내곁에 남아있는 것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 기쁨을 준다. 책이 그 대표적인 것들 중 하나겠지.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읽고 쓰며 행복했다.  

 교사라는 직업은 처음부터 좋아한 것도, 하다보니 좋아진 것도 아니었다. 평범한 여자아이들이 간호사나 선생님에 대해 막연한 선망을 품는 것과 비슷한 심정으로 호감을 가진 적은 있었다. 진로를 선택할 때는 부모님의 입김이 많이 작용을 했었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두려운 것만 많았던 나는 다른 것을 주장할 여력이 못 되어서 어른들의 선택을 따르기로 했다. 여기엔 너라면 잘할 것 같다는 부추김도 어린 마음을 움직이는데 한몫을 했다. 잘할 것 같다고 토닥여주니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고, 잘해야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는. 사실은 그래서 진로 선택을 두고 망설이는 아이들에게 종종 나에게 먹혔던 이 방법을 재활용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근거치만 확보되면 우유부단한 아이들에겐 적절한 설득 과정이 때론 절반 이상의 효력을 발휘한다. 단, 나처럼 좀 단순한 데가 있어야 할 것.

 하지만 백퍼센트 내 몫의 선택이 아니었기에 부작용 또한 컸다. 대학 다니는 내내 틈만 나면 칭얼거렸고, 동기들은 일사천리로 졸업하는 마당에 휴학을 감행했으며, 교사가 되어서도 시종일관 갸웃대며 어얼레- 여기가 아닌가보이-하면서 방황을 일삼았다. 안정된 직업이니 일등신부감이니 하는 세속의 찬사들은 차치하고, 학교와 아이들로부터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을 때 내가 힘들고 괴로웠다고 말한들 믿어줄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그런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하고싶은 일만 계속 한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었다. 한 사흘 동안 내리 잠만 자고, 그 다음 사흘 정도는 내리 소설책만 읽어대고, 또 다른 사흘 동안엔 블로그질만을 일삼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밤을 꼬박 새워가며 수다판을 벌이고 여행을 떠나보아도 상상했던 것만큼 신이 나거나 행복하지 않더라는. 누추하고 고달픈 현실이 든든한 뒷배경이 되어주고 있기에 청량감이 더했을 뿐. 결국 귀환할 현실이 있어야만 여유와 일탈도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의 십년에 다다르는 20대의 시간을 꼬박, 일상의 소중함 하나 발견하려고 그토록 비틀거리며 아둥바둥했다고 생각하면 살짝 허무해지기도.

 나는 이제 마치 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리뷰를 쓴다. 보다 어릴 적엔 책에 담긴 사연들만이 근사하고 무궁무진해 보였다. 이젠 나와, 나의 일상에 대해 조금씩 입을 열고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공감해 준다는 사실이 반갑고 기쁘다. 그만큼 나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뭇 사람들과 비슷한 무늬를 가진 한 사람으로서 천천히 적응해가고 있단 이야기겠지. 여전히 촌스러움을 버리지 못한데다 지지리 청승 떠는데 일가견이 있고 간혹 말도 안 되는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는 통에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만, 길고도 멀게만 느껴졌던 청춘의 한 시기를 건너고 있는 나를 싫어하거나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스무살 이전, 나를 부추기고 설득했던 사람들은 내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스스로 나를 부추겨주고 칭찬해줘야 함을 느낀다. 어느 시간, 어느 자리에 있든 삶의 주인은 나라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12월의 마지막 날 즈음해서 스물아홉이 되는 내게 편지를 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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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2-27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깐따삐야님의 근 10년 정도를 옆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랄까.

깐따삐야 2007-12-27 22:34   좋아요 0 | URL
이론이론. 사람은 자고로 신비감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왠지 빈털터리가 된 이 기분.-_-

웽스북스 2007-12-28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를 시작하면서, 올 한 해는 나에게 종종 편지를 쓰는 해가 되자,고 다짐했었어요-
근데 정말 낯간지러워서 이것도 못해먹겠더라고요 ㅋㅋ

여러 부분 공감, 공감, 하고 가요
역시 난, 절대 아무나 좋아하지 않는다니까요

깐따삐야 2007-12-28 12:11   좋아요 0 | URL
그것도 나이 먹었다는 증거라는. 뭐만 하려고 하면 낯간지럽고 말이죠. 이궁.
웬디양님도 그럼 짜증덩어리?! ㅋㅋ

웽스북스 2007-12-28 15:18   좋아요 0 | URL
전 모순덩어리지요 ㅋㅋ

깐따삐야 2007-12-28 22:27   좋아요 0 | URL
난 내가 모순덩어리라는 게 짜증나서 짜증덩어리인데. ㅋㅋ

웽스북스 2007-12-29 20:36   좋아요 0 | URL
난 내가 모순덩어리라는 걸 알면서도 짜증을 안내는
리얼 모순덩어리에요 ㅋㅋ

2007-12-28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28 12: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7-12-28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반만 사실인 모양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나잇값을 하는 사람, 하지 않는 사람, 하지 못하는 사람, 나이와 관계없이 순수한 사람, 나이 때문에 속물이 되어버린 사람... 나이가 진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 있긴 하거든요. ^-^
저는 "나잇값 못하는 사람" 축에 들고요. -_ㅠ

깐따삐야 2007-12-28 21:08   좋아요 0 | URL
제가 서재를 봐서 알지만 치니님이 얼마나 멋지신데요.
(꼭 성공하셔서 아이스크림 쏘세요. 전 피스타치오아몬드요.^^)
나잇값이야 제가 못하고 있죠. 그러니 열두살배기한테도 그래갖구 어떻게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거냐는 말이나 듣죠. -_-

미미달 2007-12-2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의 중요성.
20대의 대부분이 지향하는게 결국은 이게 아닐까요.
일탈도 이것을 전제로 한 것과 아닌 것과는 다른 것 같아요.
너무 체제순응적인가 -_-;;

깐따삐야 2007-12-28 21:12   좋아요 0 | URL
요즘 미미달님 또래의 대학생들은 참 고달픈 것 같아요.
학점관리하고 스터디해가면서 나름의 낭만을 만들어 가겠지만 너무 야무지고 현실적이라서 어떨 땐 그게 더 안타깝기도 해요.
그래도 후회없이 공부하는데 젊음을 바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언제 또 그래보겠어요.^^;

비로그인 2007-12-28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과 나는 닮았습니다. 내적으로 -
그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 댓글을 주고 받을 때부터, 이 글을 읽기 전부터.
알 수 있거든요. 같은 종족들은.(웃음)
나는 '열정을 바쳐 좋아서 하는 일'을 찾는데만 근 10년을 썼군요.^^;
이제야 겨우 나는 '네비게이션'에 가고자 하는 방향의 주소를 치려고 합니다.

깐따삐야 2007-12-28 21:15   좋아요 0 | URL
닮는 것도 당연하죠. 울형님이신데!
10년이 머에요. 평생 걸리는 사람도 있고 평생 못 찾고 죽는 사람도 있을걸요. 빨리 찾으셨는데요?
근데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주소가 궁금하네요. 넘흐넘흐.^^


비로그인 2007-12-29 00:32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까. 그것은 상대적인 비교에서 '평생 못 찾는 사람'에 비해
'빠른' 것이지 결코 내 경우가 정말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0년이란 것은 20살 때부터 이야기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한 자리 숫자의
어릴 때부터 찾지 못했습니다. 아니, 단순히 '하고 싶다' 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은채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근 30년일까.(웃음)
하지만 정말...사는게 사는 것 같지 않습니다. 늘 공허함과 싸우는 것은.
그것은 굉장히 괴로운 것이죠, 살아 있다는 것을 못 느끼는 것은.

네비게이션에 입력한 주소 말입니까.(웃음)
글쎄..우리가 계속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인연이 된다면 수년 안에는
정체를 밝히 수도 있겠다는...( -_-) ㅋㅋㅋ

깐따삐야 2007-12-29 12:50   좋아요 0 | URL
공감해요. 공허함과 싸우는 것 만큼 괴롭고 무력한 건 없어요. 하고싶은 일을 해도 문득문득 엄습하는 공허함은 어쩌지 못한다는. 그러려니 하면서도 몬가 벗어날 수 있는 비책이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못 버리겠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이 문제에 대해 형님과 더 많은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근데 어므낫! 형님 무지 도도하시네요? 결국 수년간에 걸쳐 형님 소리를 듣고 싶으신 게로군요? 내가 증말 귀여우시니깐 용서한다. -_-

비로그인 2007-12-29 15:49   좋아요 0 | URL
크크크큭
오옹, 눈치챘엄, 동상~ ( >_>)
그래! 나! 앞으로도 수년동안 형님 소리 듣고 싶다규우우우~ 깔깔깔~

잉크냄새 2007-12-28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여덟에 자신을 이 정도로 돌아볼수 있는 분이라면 삼십대는 또 다른 멋진 삶의 가치를 찾아갈수 있을것 같네요.

깐따삐야 2007-12-28 21:19   좋아요 0 | URL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의 문제는 활자 속에서만 어른이라는 거죠. 활자 밖으로만 나오면 냉장고에 요구르트가 떨어졌다고 칭얼대는 철부지랍니다. 흐흐.
그 갭을 메워가는 게 일평생 과제일 듯 싶네요.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한 아이처럼 웃을 것.

 

- 최승자, '올 여름의 인생 공부' 中 (1981)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아직 불기가 남아 있는지

그대의 아궁이와 굴뚝에

아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지

 

잡탕 찌개백반이며 꿀꿀이죽인

나의 사랑 한 사발을 들고서,

그대 아직 연명하고 계신지

그대 문간을 조심히 두드려봅니다.

 

- 최승자, '그대 영혼의 살림집에' 전문 (1993)

 
   

세월 가니 부드러워지더라. 시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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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27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변화가 확연하네요 참.
살수록 말랑거리는 마음 ^^

깐따삐야 2007-12-27 20:27   좋아요 0 | URL
최승자 시인 시집을 네 권 다 갖고 있는데 그 변화를 살펴보는 게 참 흥미로워요. 치열했던 여전사가 전쟁의 부질없음을 깨달았는지 갑자기 항복-! 하고 외치는 느낌.
사람은 누구나 다 그리 되나보오.
말랑말랑~ 갑자기 양갱이 먹고싶네 그냥.^^
 

  엘신형님으로부터 받은 예쁜 분수대. 연말연시 분위기가 물씬 난다. 거의 반강제로 졸라대서 받긴 했지만 그래도 선물이기에 기분이 좋다. :)

 그리고 엘신형님을 따라해 본 인디언식 이름이 나왔다. Daisy Garish Mussel  - 훌륭하고 화려한 홍합, 또는 펄조개란다. 잠깐 실망할 뻔 했지만 형님도 머 힘찬 닭고기라는데.

 화사한 그림을 보아서 기분이 좋아졌고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서 기쁘다. 엘신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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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2-27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하핫...나도 기쁘오, 화려한 홍합씨.ㅋㅋㅋ
뭐랄까, 깐따님 서재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처음부터 이 곳을 위해 존재한 사진이라는
느낌이랍니다. 음~ 선물하기 잘했다는 생각 ^^

깐따삐야 2007-12-27 01:59   좋아요 0 | URL
그쵸! 그 동안 넘흐 무난해서 지루했는데 서재가 단박에 화사해졌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힘찬 닭고기 형님.^^

Mephistopheles 2007-12-27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글로 하면 용감한 꾀꼬리가 나오고 영어로 하면 덩치토끼가 나오더군요.

깐따삐야 2007-12-27 02:01   좋아요 0 | URL
에이- 꾀꼬리 쪽은 아니다. 도리도리. 덩치토끼는 왠지 잘 어울려요!!

비로그인 2007-12-27 02:12   좋아요 0 | URL
나도 덩치 토끼에 1표 ㅋㅋㅋ

마늘빵 2007-12-27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훌륭하고화려한홍합이라. 괜찮은데요?

깐따삐야 2007-12-27 11:16   좋아요 0 | URL
첨에 이름 나왔을 땐 깜딱 놀랐는데 점점 더 맘에 들어요. 반응도 좋구요.^^
아프님도 한번 해보세요. 얼마나 요상할지 기대된다. 흐흐.

히야 2007-12-27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디언식새이름.. 예쁘네요

깐따삐야 2007-12-27 11:18   좋아요 0 | URL
히야님, 반갑습니다!
엘신님 서재에 가셔서 멋진 새이름을 찾아오시길 추천합니당.^^

웽스북스 2007-12-2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괜히 해봤다. 베일에 가린 허리통이라니 -_- Joy Veiled Beltline
아 새해에는 다이어트를 꼭 해야지

깐따삐야 2007-12-27 20:2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인디언들이 여기 와서 페이퍼도 읽고가나봐. 어제 웬디양님이 다요트에 대해 쓴 건 어찌 알아가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