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님! 제 애인이에요.(간장게장 요망)" 요런 남부끄런 제목으로 글을 올린 후. 너무 유치해서 안쓰러움을 자아내는 그 페이퍼가 화제의 서재글에 등록되는가 하면, 하루 방문객수 또한 알라딘 입성 이후 쵝오의 기록을 세웠다. 그 숫자를 미처 기억하진 못하지만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꺼-억 했으니깐. 즐찾이 두어명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의외의 동정표를 얻은 것도 같다. 하여간 간장게장 좀 얻어먹어보겠다고 향수어린 헐리웃 베이비, 처키를 끌어들이지 않나. 무슨 간장게장 못 먹어서 한 맺힌 사람도 아니고 말이지. (그렇다고 포기한 건 아니니 메피님 긴장 놓지 마시길. 저는 희대의 짠돌이였던 L부장님께도 얼음수박 얻어먹은 츠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더 이상 웃음거리 이상의, 보다 현실적인 노력을 강구해야겠다는 결심이 서는 바. 진짜 훈남을 발굴해 애인으로 삼고야 말겠다는 사명감에 활활 불타올라 오랜만에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봐주셨다. 무슨노무 인과관계가 그 모냥이시냐는 분들. 윤도현은 한때 제가 넘흐넘흐 좋아해 마지 않았던 대표 훈남이었다지요. 그 동안 레폿질과 뻬빠질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소저의 마인드를 단번에 촉촉하고 윤기있게 적셔줄 우리 윤도현 오라방. 추억의 훈남을 마주하니 눈이 떠지고 귀가 열리는 빤타스틱한 희열을 체험했다.
그런데 아니 이게 웬일! 클래지콰이의 알렉스가 출연한 것이 아닌가. 이런 걸 가리켜 살짝 오버하면 가는 날이 장날, 꿩 먹고 알 먹고, 님도 보고 뽕도 따고, 라던가. 알렉스는 요기조기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마다 눈여겨 보아두었던 훈남 중의 훈남이었다. 성시경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왔을 땐 어찌나 앙증맞은데다 지적이기까지한지 라디오 속으로 아예 첨벙~ 들어가고 싶었다지 아마. 해묵은 이미지나 흑백 영화 속에만 점잖게 존재하시는 우리 그레고리 펙 아저씨야 영원한 나의 로망이지만, 요로코롬 젊디젊은 츠자가 어떻게 모락모락 살아 숨쉬고 거기다 말까지 잘하는 동시대의 훈남을 지나칠 수 있겠사와요. 하여간 이거저거 각설하고, 알렉스 넘흐 구엽다.
근데 사실 요로코롬 생긴 미남은 보시기에 알흠답고 훈훈하긴 한데 보편적으로 어필하는 면이 강해서 금방 지루해지고 식상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남들이 다 욘사마 좋아할 때 나 혼자 뿡사마 좋아하니까 경쟁자도 없고, 마음도 편하고, 왠지 특별한 안목을 지닌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서 혼자 괜시리 흐뭇했던 것처럼 뭐가 어떻든 간에 나만의 그 무엇이 쵝오 중의 쵝오라는. (아흑! 법정 스님이 그만치 무소유를 주장하셨건만 이노무 소유욕은 지칠 줄을 모르는군아.) 한편으론 솔직히 알렉스 같은 남자한테 한번 홀딱 빠지면 도무지 헤어나올 길이 없을까봐 두렵기도 하다. 영혼이고 머고 다 팔아치운 채 악마한테 홀리다시피해서 좀비마냥 둥둥 떠다니지 않을까.
활짝 트인 사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의 수수한 지성, 뮤지션으로서의 감성, 거기다 말끔하고 사랑스런 미소하며 요런요런 유머감각까지 탁월하네! 얼핏 인상만 봐도 느껴지는 바람끼가 다소 걸리긴 하지만 왠지 안 그렇다는 게 더 이상한데다 폭넓은 사귐을 이해해주고 싶을 정도로 므흣하군아. 우리 윤도현 오라방은 '맑음'에 반했는데 알렉스 당신은 '사랑스러움'에 숨 넘어가겠다요.
그나저나 연예인을 좋아할 나이는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유치본색은 해가 갈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것 같다. 그래두 좋은 걸 어떡해. 멀 어떡해! 좋아하면 그만이지. 후훗-
아흑- 귀여워!
나랑도 한 방 찍어주징-
어딜 봐? 여길 봐!
오늘의 훈남, 알렉스! 밑주울~~~ 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