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은 꾸준히 읽는 작가다. 김승옥 소설집에서 가끔 '생명연습'이나 '무진기행'을 다시 펼쳐 읽곤 한다. 종교에 귀의한 후로는 작품활동을 안 하고 있는 듯 하지만 과연 지난 시대, 김승옥의 감수성을 뛰어넘을 작가가 있을까 싶을만큼 단연 독보적이다. 언제고 다시 읽어도 쓸쓸한 젊음들에 호소하는 보편적인 감수성은 낡지 않았다. 기형도의 시와 김승옥의 단편을 읽으며 청춘을 보낸 사람들도 많을 듯.

 이 책은 짧은 소설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역시 김승옥! 단문과 반전에 강한 작가.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있다. 모처럼 읽을만한 글을 만났다.

 

 서재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고종석은 참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어에도 일가견이 있는 줄은 나중에 알았다. The Korea Time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단다.

 책은 재미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각의 요일을 타이틀로 해서 유럽의 신화, 역사, 종교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풀어간다. 문체는 쉽고 어조는 친절하다. 다양한 파생어들을 다루다 보니 전혀 사용할 일이 없을 듯한 단어들도 속속 등장하지만, 눈으로 슬렁슬렁 훑어가며 즐기면서 읽기에 무리가 없다.

 

 독일의 비평가, 라니츠키의 문학적 자서전. 예전에 도서관에서 읽고 너무 좋아서 구입했는데 요즘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두께와 분량이 상당한데다 다소 낯선 문화적 배경 때문에 집중력 있는 독서를 필요로 한다. 읽고 싶은 욕망에 반해 느는 건 한숨 뿐.

 이 책이 내게 흥미로웠던 이유는 저자 라니츠키보다도 나치 전후의 환경에서 많은 문학계 인물들의 행보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솔직하고, 구체적이고, 거침없는 필치 또한 매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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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2-01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김승옥 뿐...ㅠㅠ

깐따삐야 2008-02-01 12:11   좋아요 0 | URL
저도 가장 많이 관심 가는 남자는 저 셋 중에 김승옥입니당.^^

개츠비 2008-02-0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진기행, 배경이 된 곳이 순천에 있는 순천만(대대포구) 이죠... 김승옥을 좋아하신다면, 언제 한번 이곳에 놀러오세요 ^^ 안개와 순천만의 갈대, 철새들을 만나실 수 있을거에요..

깐따삐야 2008-02-01 12:1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참! 님이 그곳에 사시죠? 안개와 갈대, 철새... 듣기만 해도 설레입니다. 순천만이 가장 근사할 무렵에 한번 초대해 주시와요.^^

웽스북스 2008-02-0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무진기행을 필사하는 게 유행이었다고 하더라고요

깐따삐야 2008-02-01 22:13   좋아요 0 | URL
음~ 이해가 되요. '무진기행'이나 '서울의 달빛 0장'을 읽다가 요즘 젊은 작가들의 단편을 읽으면 정말 재미없다는.
 

 뱃속이 아직도 안 좋아서 차가운 걸 먹거나 하면 안 되는데 이노무 청개구리 심보는 차갑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마구 당겨 주신다. 그림의 떡 대신 사진의 아이스크림이라도. ㅠㅠ

 

 

 

 어릴적부터 참 많이 먹었다. 달콤한 밤향의 부드러운 속살을 깨물면 그보다도 더 달콤한 꿀이 사르르...!

 

 

 



 쫀득쫀득 캬라멜이 맛나게 씹히던 메가톤바. 메기나건빵~ 아저씨가 광고하기도 했었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리요! 세상엔 크런치바도 있고 쿠앤크도 있다지만 역시 원조 초코렛바는 돼지바! 바삭바삭한 초코렛 과자를 먹고나면 촉촉하고 달콤한 딸기잼이...:)

 



 

 근처에 배지킨로빈스가 보이지 않을 경우, 매우 유용한 대체 아이스크림. 피스타치오맛 부라보콘.

 추억의 하얀색 부라보콘은 어릴 때 아빠가 참 많이도 사다주셨는데. 그것이 곧 소아비만으로 이어지긴 했지만 아이스크림을 기다리던 저녁은 매우 행복했다.^^

 촌시러운 파랑, 분홍 하트 무늬는 여전하구나!

 

 

 



  아이들이 즐겨 먹고 좋아하길래 먹어봤더니 오우~ 이름도 귀엽고 달콤고소한 것이 맛나더라는.

 왕왕 깨물어서 먹고잡당. ㅠㅠ

 





 

 먹자마자 후회한다는 구구크러스터! 달콤한 초코와 부드러운 마시멜로의 조합으로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지만 아마도 쵸코파이 한 상자에 버금갈 열량은 누가 책임지누? -_-a

 힘들었던 어느 시절에인가. 테트리스만 받을라치면 이 든든하고 빵빵한 구구크러스터를 사들고 친구의 자취방으로 향하던 용맹한 시절이 있었는데...!

 

 

먹지 못해 쓸쓸한 밤. 그림의 아이스크림이 나를 보고 웃는 것 같다.

헤벌쭉~ 아이~스읍~ 그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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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30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바가 빠지다니.!

깐따삐야 2008-01-30 12:12   좋아요 0 | URL
누가바는 겉의 초코렛을 먹고 나면 속 아이스크림 맛이 너무 밋밋해요. (그렇다고 해서 안 맛있다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 사각바랑 캔디바도 좋아했는데 요즘은 보기 힘들어졌어요. -_-a

hnine 2008-01-30 0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에서 저 브라보콘을 누가 들고 나와 선전했는지 아시나요? 정 윤희라고...왕년의 여배우라고 말씀드려야 하지만 어릴 때 제게는 어쩌면 저렇게 예쁠 수 있을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던 사람이지요 ^^
바밤바는 지금 일흔 되신 저희 부모님께서도 냉장고에 사다 놓고 드시는 품목이지요., 돼지바는 단것 좋아하는 제 입맛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달아서 잘 안 먹기는 해요.
역시 발랄, 상쾌한 페이퍼~ ^^

깐따삐야 2008-01-30 18:52   좋아요 0 | URL
오홍~ 그렇군요. 정윤희는 엄마한테 얘기 들어서 알고 있어요. 정윤희-장미희-유지인이 트로이카를 이뤘던 때가 있었다고... 요즘의 수애랑 닮았다고도 하던데요? 근데 엄마는 수애보다는 정윤희 쪽이 훨씬 더 예쁘다고 하셨어요.^^

아, 전 어릴 때 바밤바랑 돼지바 정말 무쟈게 먹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먹는 만큼 뛰어놀아서 괜찮았는데 요즘 저런 것들을 꾸준히 먹으면 정말 살사태 나겠지요? ㅋ

마늘빵 2008-01-30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메가톤바에 대한 사랑을 전에 페이퍼로 남긴적이 있는데, 저거 요새 구하기 힘들어요. 메가톤바 들어오는 슈퍼가 많이 없더라고요. 정말 맛있는데.

깐따삐야 2008-01-30 12:19   좋아요 0 | URL
페이퍼로 단독 집중 취재(?)하실 정도면 정말로 좋아하셨나 보네요! 요새는 메가톤바 잘 안 보이죠. 찰떡아이스도 좋아했는데 그것도 못 찾겠더라는. 왜 맛있는 것들은 빨리 단종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_-

하늘바람 2008-01-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마침 ㄴ끼한걸 아침부터 먹었는데 먹고 싶어요 잉 아가때문에 나가기도 못하고

깐따삐야 2008-01-30 12:20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오후부터 차디찬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데 뱃속이 편치 않은 관계로... 흑!

웽스북스 2008-01-30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 저 위에서 메가톤바가 제일제일 좋아요 흐흣

Mephistopheles 2008-01-30 11:48   좋아요 0 | URL
메기나 메가톤이 아니라 웬디나 메가톤~이군요..

깐따삐야 2008-01-30 12:24   좋아요 0 | URL
아핫! 역시 우리 80년생들에겐 잊지 못할 메기나 메가톤바라는.^^

BRINY 2008-01-3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열차내에서 초코파이처럼 생긴 구구 크러스터 팔던 적 있었어요. 그때 동생과 같이 사먹던 구구 크러스터맛, 지금도 기억나요~~

깐따삐야 2008-01-30 12:26   좋아요 0 | URL
옹? 초코파이처럼 생긴 구구크러스터? 너무 앙증맞고 맛나겠어요! 구구콘이나 구구크러스터가 엄청 달고 끈적이기는 해도 테트리스 푸는 데는 아주 와빵이라죠. ㅋㅋ

레와 2008-01-30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완소 호두마루!!!

깐따삐야 2008-01-30 12:27   좋아요 0 | URL
호두마루 진짜 맛있죠? 사탕도 있고 큰 컵도 있는데 이름도, 맛도 완전 귀엽고 소중하다는.^^

전호인 2008-01-30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밤바를 보니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데요.
요즘은 돼지바를 좋아하고 있어요
원래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스탈은 아니지만 입안에서 녹아드는 달콤함만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합니다. ㅎㅎ

깐따삐야 2008-01-30 12:46   좋아요 0 | URL
바밤바와 돼지바의 크기가 예전보다 작아진 것 같아서 슬포요. ㅡㅜ
여름에 수업하다가 다함께 모여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조~용해질 때가 있었거든요. 그 달콤한 침묵을 저는 완전 좋아했어염.^^

BRINY 2008-01-30 13:14   좋아요 0 | URL
애들 먹을 때는 정말 조용~해지죠^^

깐따삐야 2008-01-30 18:47   좋아요 0 | URL
그 단순한 눈동자들이 가끔 그립습니다.^^

냐냐냐 2008-01-30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역시나 바밤바~~~밤에 구수한맛이 숨어있다우~~

깐따삐야 2008-01-30 18:47   좋아요 0 | URL
냐냐냐님, 닉넴이 참 발랄하시네요.^^ 바밤바 맛있죠!

2008-01-30 15: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1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2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까칠 2008-01-30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캔디바, 쌍쌍바, 조스바, 스크류바, 비비빅, 빵빠레, 메로나, 투게더...
너무 많아 너무 많아 ~

깐따삐야 2008-01-30 18:50   좋아요 0 | URL
앗! 쌍쌍바와 빵빠레를 빼놓은 것이 쫌 그런 걸? 메로나도 아쉽고... -_-
네 말대로 너무 많아 너무 많아~ ㅋㅋ

Mephistopheles 2008-01-3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밤바는 말입니다..먹다가 화가 나요..그 깨물었을 때 나오는 밤색 쨈이...요즘 것들은 절반 정도를 베어먹어야만 나오곤 하니까요. 옛날엔 한입만 물어 뜯어도 쫄쫄 나왔는데 말입니다.

깐따삐야 2008-01-30 18: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맞아! 가격은 오르고 크기는 작아지고 잼에는 인색하고... 제가 어른이 되어서 손이 커져갖구 이렇게 느끼는 건 아니겠죠?!

순오기 2008-01-30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시간에 이걸 보다니? 우리 아들넘 사러 보냅니다~ㅎㅎㅎ

순오기 2008-01-30 23:05   좋아요 0 | URL
아들넘이 2천원 들고 가서 사온 것이에요. 홍홍~ 먹고 싶죠?
요맘때,바밤바,옥수수익어가는,쿠앤크,와일드바디,까페오레...뒤에 커피맛 두개는 내가 먹어야지! ^^

깐따삐야 2008-01-31 09:44   좋아요 0 | URL
아, 다행이에요. 지금 봐서. 어쩜 다 맛있는 것들만! -_-;

순오기 2008-02-01 09:58   좋아요 0 | URL
어제는 2천원씩 두번을 사다 먹었어요. '옥수수익어가는'이던가'익어가는옥수수'던가 넘 맛있어요. 오늘도 또 먹을듯...아~ 지갑에서 천원짜리 다 빠져나간다. 오늘은 우리 애들한테 내라고 해야지! ㅎㅎㅎ

깐따삐야 2008-02-01 12:17   좋아요 0 | URL
저두 그거 좋아하는데. (그러고보니 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별루 없네욤?) 아직 뱃속이 시원찮은데 어제 기어이 배지킨로빈스로 날아가서 초코홀릭이랑 피스타치오아몬드 사다먹었다는. ㅋㅋㅋ

웽스북스 2008-01-3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흐 나는 사실 좀 상큼동네 애들을 좋아해요
스크류바도 가끔 먹고 그래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31 09:45   좋아요 0 | URL
아하~ 웬디양님은 호두마루도 딸기맛을 먹겠군요!

Mephistopheles 2008-01-31 12:11   좋아요 0 | URL
체리마루라고 있습니다 깐따삐야님..말 그대로 체리쥬빌레 맛..

깐따삐야 2008-02-01 00: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게 바로 그겁니다. ㅋㅋ

웽스북스 2008-02-03 13:46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딸기맛 호두마루, 깐따삐야님 귀여워요 ㅋㅋㅋ

- 2008-02-0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돼지바가 젤루 맛있다.

깐따삐야 2008-02-03 13:08   좋아요 0 | URL
근데! 요즘 크기가 넘 작아졌엉. 두 개는 먹어야 둘리 배가 차겠지? ㅋㅋ

웽스북스 2008-02-03 13:45   좋아요 0 | URL
아앙 둘리양이당 ㅋㅋ
 

  로열티도 지불하지 않은 아프락‘식’스님의 페이퍼를 읽다가 야양청스 정회원으로서 그냥 확! 태그 충동 느껴서 따라 써봤다. (완전 지병으로 자리잡았군...-_-) 그나저나 따라 쓰는 페이퍼도 테트리스 무너뜨리는 데에 깨나 도움이 되더라는. 홍홍~

1. 잠


: 역시 가장 본능적이고도 간편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잠으로의 무한도피. 나 같은 경우 곤란한 일이 생기면 모든 경우의 수를 다 헤아려본 다음, 결국 맨 처음 생각했던 것으로 잠정결론을 내린 후 잠으로 파고드는 패턴을 되풀이한다. 과연 자는 동안은 편안할 것인가. 도리도리. 꿈에서도 역시 고민은 계속된다. 해결되지 않은 일을 껴안고 잠 속으로 도망을 가면 꿈에서 나는 버스를 놓치던가, 신발을 잃어버리던가, 약속 장소에 늦게 도착하는 등, 별별 심란한 일을 다 겪는다. 선잠을 잤으므로 몸은 찌뿌드드하고 깨어나는 순간부터 고민 리플레이! 너무 생각을 오래 해서 거의 실신하다시피 잠드는 게 아니라면 소심한 나에게 있어 잠이란 그다지 효과적인 테트리스 해소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엄마의 지청구를 피해서 곤히 자는 척 하는 것은 테트리스 예방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

 

2. 독서

: 읽고 싶은 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는다. 대개 학창시절, 시험 끝나고 하던 짓인데 요즘도 뭔가 잘 안 풀리는 일이 있으면 책을 지르거나 읽어댄다. 이 때 읽는 책들은 주로 각계의 어르신들이 쓰신 에세이집이나 잠언집들이다. 특히 골치 아픈 연애가 끝났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달려가던 곳은 서점이었다. 만 원짜리 책 한권만도 못한 것 같으니라구! 마음껏 조소해주면서 활자를 통해 위안 받는다. 이런저런 일 숱하게 보고 겪으며 세상 오래 사신 어르신들은 그까짓 건 별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콧방귀를 끼어 주시기 때문에 나는 미련스러운 미련으로부터 멀찌감치 객관적 거리를 확보한다. (적어도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3. 여행

: 떠난다. 오감을 열고. 모든 걸 훌훌 버린 채. 휴대폰도 수조에 빠뜨리고? (암만 저렴한 기종이라도 그건 차마 못할 짓) 처음 가는 낯선 곳이든, 예전에 가 보았던 익숙한 곳이든 상관없다. 일단 일상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이니깐. 개인적으로는 시끄러운 놀이공원이나 번화가는 별로였고 역시 자연의 품이 좋았더랬다. 나무 냄새를 맡고 바다 바람을 쏘이다 보면 저절로 치유되는 뭔가가 느껴지더라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면 다시 친숙한 일상과 사람들이 그리워질 때가 온다. 그때 돌아오면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어차피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니까.

 

4. 수다

: 다소 뒤끝이 허하더라도 효과에 있어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찜질방으로 모여드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소리 내어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묵었던 기를 바깥으로 뿜어내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수다 끝에 시원한 청량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지사. 사실 페이퍼를 쓰고 리뷰를 올린다는 것도 수다의 일종이다. 내 의견을 쓰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때로는 과잉감정의 까칠한 댓글도 올리면서 나름 테트리스를 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참 특징적인 것은, 대개 긍정적인 어조로 글을 쓰는 사람은 페이퍼든, 리뷰든, 거의 항상 그런 반면에 언제나 삐딱한 어조를 고수하고 있는 사람들은 페이퍼도, 리뷰도 거의 항상 또 그렇더라는. 가끔 우연히 어떤 서재를 찾아들어갔다가 테트리스만 왕창 쌓여가지고 나왔던 경우도 있었더랬다. 갑자기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아주 하잘것없이 느껴지는 동시에, 이토록 비판적 사고를 마비시킨 채 호호거리며 지내도 되는가 하는 자책감이 들면서, 주변 사람들이 무서워지기도 하다가는, 결국 밥맛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칼날 같은 글들은 천장에서 떨어지는 테트리스 벽돌들을 샤샤샥 가루분말로 만들어 복구 불능 상태로 만든다. 소심한 나는 눈에 먼지 들어갈까 아예 눈을 감아버린다.

 

5. 아이스크림

: 나에게 이율배반적 감정을 품고 있던 녀석이 하나 있었는데 이 녀석은 나와 친해지기도 전에 나를 너무 잘 파악하는 바람에 오히려 내 쪽에서 까칠하게 굴었던 케이스. “알았어. 알았어. 아이스크림 사줄게!” 이 한 마디에 내가 헤벌쭉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아는 녀석이었다. 나는 모든 게 죄다 마음에 들지 않다가도 배지킨로빈스의 피스타치오아몬드만 입에 넣어주면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평상심을 되찾곤 하기 때문에 ‘모든 길은 아이스크림으로 통한다’는 간단한 사실 하나만 파악하고 나면 나와 잘 지내는 건 일도 아닌 셈. 가끔 배지킨로빈스가 안 보이는 곳에서 피스타치오아몬드가 아니면 안 된다고 강짜를 부려대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냥 집에 가고 싶단 이야기고 웬만하면 다른 아이스크림도 잘 먹는다. 가게 냉장고에 머리 수그리고 이런저런 아이스크림을 구경하며 고르다 보면 줄기차게 쏟아지던 테트리스 벽돌은 사르르 눈송이로 변해 있다는.

  오홍~ 나의 피스타치오아몬드여~ 냐암~♡


 이밖에도 장을 봐서 신메뉴 개발을 한다든가, 청소를 한다든가, 커피를 진하게 타놓고 사색에 잠긴다든가, 맥주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다든가, 영화를 보러 가거나 노래방에 간다든가, 엄마한테 이 힘든 세상 대체 나를 왜 낳았느냐고 발악발악 대들어 본다든가,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수 있겠다. 애인이 있는 사람들은 일일 샌드백 데이트를 즐겨도 되겠군. 어헛... 써놓고 보니 이렇게 부러울 데가. -_-

 그리고 혹시 알라딘 내에서 테트리스 해소하고픈 분들은 대개 자정을 기점으로 한 야양청스 집회 시간에 맞춰 관람 겸 참여 하셔요. 게릴라성 막무가내 집회이므로 피곤하시더라도 마냥 넋 놓고 기다리시다 보면 어느 순간 알록달록 댓글들이 스멀스멀 올라올 겁니다. 단, 임산부와 노약자는 관람에 주의하시고 부작용 또한 심각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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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엄마랑 훌라치기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8-01-30 00:31 
    숭덩 숭덩 쌓여 있는 나의 테트리스들을 한방에 없애주는 작대기들은 뭐가 있을까 실은 별다른 방법이 없긴 하지만 방금 내가 하고 온 게 테트리스 푸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으니 그것은 이름하야! 엄마랑 훌라치기 엄마가 어제부터 훌라에 맛을 들이셨다. 동생이 목사님 댁에 컴퓨터를 고쳐주러 갔다가 사모님 동생 내외분과 훌라를 치고 온 얘기를 해줬는데 (이거 얘기가 뭔가 불경하다 -_-) 참고로 나는 동생과는 게임을 해서 이
 
 
Mephistopheles 2008-01-3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상과 요가...푸훗 이건 아니다....ㅋㅋㅋ

깐따삐야 2008-01-30 00:15   좋아요 0 | URL
메피님 페이퍼에 올라온 음식들을 보면서 명상의 시간을 갖는 중...-_-
요가는 살청님이 잘하시겠죠? ㅋㅋ

웽스북스 2008-01-3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양청스 집회가 최고죠
전 테트리스 푸는 법 따로 없어요
그냥 잊어버리기 ㅋㅋ

깐따삐야 2008-01-30 00:16   좋아요 0 | URL
맞아맞아. 야양청스 집회가 요 근래에는 완전 쵝오!
웬디양님의 단순함은 피스타치오를 능가하는 군요! ㅋㅋ

웽스북스 2008-01-30 00:1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시키면 해야겠죠? ㅋㅋㅋ

깐따삐야 2008-01-30 00:20   좋아요 0 | URL
참신한 테트리스 해소법을 기대하겠사와요. 나의 웬디양님. 흐흐.^^

순오기 2008-01-30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영화, 독서, 수다, 산책, 잠은 내가 즐기는 것이고, 여행이나 아이스크림은 좋지만 자주 이용하기 어렵다는...ㅠㅠ

2008-01-30 0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0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8-01-3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회시간이 빠졌어요.

- 가입을 망설이는 신도가 -

p.s. 그러니깐 아이스크림만 사주면 장땡이다 이거죳. 우훗. 난 페레레로쉐 쪼꼬렛.

깐따삐야 2008-01-30 12:40   좋아요 0 | URL
페이퍼를 끝까지 안 읽으셨군요? 맨 아래 문단에 상세히 써놨구만.
로열티를 후불로라도 지급하신다면 가입 승인 요청 하겠습니다. 흠흠!

그러니깐 사주신다는 얘기죠? 우훗. 난 피스타치오아몬드.



 

  며칠 전 카레 속의 닭가슴살이 문제였나 보다. 사흘 동안 뱃속이 영 개운치 않았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꼭꼭 씹지도 않고 대충 삼켰으니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게 분명했다. 의외로 나의 위장은 너무도 예민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뭔가 신경 쓰는 일이 있을 때 단백질이 들어가면 반드시 탈이 난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땐 그냥 김치에 된장국을 먹는 것이 최고인데. 이틀 동안 약도 먹어보고 배를 문지르며 자 봐도 늦체 기운이 영 가시질 않아 아침에 죽만 조금 먹고 병원에 갔다. 엄마는 이번에도 변함없이 소*신경외과를 명명했다.

 “엄마, 거긴 신경외과지. 내과가 아니잖아.” “나는 거기서 감기도 고치고 배탈도 고치고 다 고쳤다. 가깝고 좋잖아. 의사 선생님이랑 안면도 있고.” “그래도 다들 목발 짚고 휠체어 타고 물리치료 받는데 배 아파서 왔다고 하면 좀 웃기잖아.” “아휴, 괜찮다니깐. 어차피 의대에서도 처음엔 다 똑같이 배우는 거야.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코앞인데 뭐하러 멀리 가. 얼릉 갔다 와. 얼릉!” 어차피 실랑이를 해봐도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할 거면서 나도 참.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의사 선생님은 수술 중이었고 기다리는 동안 책장에서 수필집 한 권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결혼하기 전에는 동료 여교사를, 결혼한 후에는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고 평생을 교단을 상대로 짝사랑만 하고 살았기에 억울해서 미치겠다, 나도 주고받는 사랑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다규우, 절규하는 어느 선생님의 수필을 읽다보니 뱃속이 더욱 심하게 꾸르륵 거렸다.

 “어디가 안 좋아서 왔어요?” “배가 아파서요...” 떡두꺼비 인상의 후덕하신 의사 선생님은 똘망똘망한 눈동자에 미소를 담은 채 “배가 아파서...”라고 내 말을 따라하셨다. 아,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신경통쯤은 당연한 것이고 감기에 걸려도, 배탈이 나도, 심지어 눈이 아파도 이 병원으로 달려오니 의사 선생님도 이제는 우리 두 모녀를 대하시는 모양이 아주 친숙하시다. 이사 오기 전, 그 동네에서도 엄마는 오**정형외과 의사 선생님과 안면을 튼 후 어디가 안 좋기만 하면 부리나케 드나드셨다. 어느새 간호사들하고도 친해져서는 떡도 돌리고 김밥도 싸서 갖다 주시는 등, 병원 관계자라고 해도 무색할 정도였다. 물론 그 덕에 종종 이런저런 혜택을 입기도 했지만 소화불량에 걸렸다고 정형외과로 달려가는 건 좀 민망한 일이다. 아무튼 엄마는 그 고유의 습관을 못 버리시고 이 동네로 와서도 근거리 병원 중 가장 인상 좋아 뵈는 의사 선생님을 물색하시곤 내 맘대로 주치의를 삼아 버리셨다. 이제는 아래층의 약사 아주머니도 우리 모녀를 보면 반가워하신다.

 의사 선생님은 배의 아픈 곳을 이곳저곳을 눌러 보시더니 주사와 함께 약 처방을 내려주셨다. 나도 엄마 딸인지라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지난번에 문틈에 끼어 다쳤던 손톱을 내보이며 제대로 잘 자랄 수 있겠냐고 물어보았다. 양쪽 손톱을 비교하며 가만히 들여다보시더니 손톱이 계속 자라서 올라오다 보면 괜찮아질 거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엄마가 사람을 잘 보긴 보는 것이 지난번 동네 의사 선생님도 그렇고, 이 분도 그렇고 괜히 깐깐한 척 굴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게 진료를 잘하시는 것 같다. 세상에서 그렇게 아픈 주사는 없을 것 같은 주사를 맞고 약 한 봉지를 먹었더니 뱃속이 조금 편해지는 느낌이다. 단순히 병원에 다녀왔다는 기분일수도 있겠지만 엄마의 지청구처럼 “네가 아무리 까스박명수를 들이키고 불가사리를 마셔대도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집에 와서 이게 다 엄마가 해준 카레 속의 닭가슴살 때문이라고 칭얼댔는데 엄마는 나는 잔뜩 먹고도 괜찮았다, 뭐든지 엄마 잘못이라고 핑계 대는 거에는 아주 타고났다, 이제부턴 네가 한번 해먹어 보라고 하시는 통에 도리어 말로 주고 되로 받은 격이 되어버렸다. 그냥 가만히 있을 걸.

 엄마는 가까운 동네 병원 하나 알아놓으면 얼마나 편하고 좋으냐고 하시지만 이제부터 건강 잘 챙겨서 병원 가는 일 없게 만들고 싶다. 다들 목 집고, 허리 잡고, 다리 절룩거리며 돌아다니는 곳에서 혼자 배 문지르며 나오는 일도 참 뻘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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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간만에 이름값 한 번 해보는 페이퍼
    from perfect stranger 2008-01-29 21:12 
    꽃등심 생고기 육회 차돌박이 물냉면 회냉면 육회비빔밥 . . . . . . . . . . 그.리.고 꽃게장 꽃게탕. . . . . . . . . . . 하.지.만. 흰쌀죽.....
 
 
Mephistopheles 2008-01-29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구라가...아니셨군요..
(전 얼마전에 우삼겹도 먹고, 그리고 오징어볶음도 먹고 에또 족발도 먹었어요.그리고 싱싱한 굴이 들어간 김치양념을 절인배추로 싸서 먹었고요. 어디보자 그리고 보니 케익전문점에서 티라미스 한조각하고 치즈케익 한조각도 먹었던 기억이..?)

근데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건 뭐에요?

깐따삐야 2008-01-29 19:47   좋아요 0 | URL
음~ 그러니깐 컨디션이 좋을 땐 가구라나 가오나시인데 안 좋을 땐 조심해야 되요. 특히 단백질... -_-a
(정말 위大한 교주님 되시겠사와요!!)

아침에도 죽 먹고 조금 전에도 죽 먹었더니 지금은 그냥 밥 먹고 싶어요. 짭짤한 겉절이에 달래된장찌개랑 냐암~!
(하지만 꽃등심은 배 아파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죠. 아마? ㅋㅋ)

웽스북스 2008-01-29 20:47   좋아요 0 | URL
아니 무슨 바쁜 건축가 아저씨(!!)가 이렇게 맛있는 걸 잘먹고 다녀요 이런게 어딨어요 에에에에에에~

Mephistopheles 2008-01-29 20:49   좋아요 0 | URL
어머나 이런 우연의 일치가..어제 김치를 새로 했기 때문에..오늘 저녁을 겉절이에다가 흰 쌀밥 먹었는데.
웬디양님..건축가들이 얼마나 겉멋이 들어 양 적고 비싸고 맛있는 곳을 찾는데요..하지만 저는 건축가가 아니라 건축공장직공1이기 때문에 질보단 양으로 추구합니다.

깐따삐야 2008-01-29 20:54   좋아요 0 | URL
어므낫! 잠깐 자리 비운 사이에 도통 먹는 야그 뿐!! ㅠㅠ

웽스북스 2008-01-29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막강과 맛간을 보니 옛추억이 ㅎㅎㅎ 학보사 있을 때 기획부였는데 사람들이 우리 부서를 막강 기획이라고 불렀었거든요- 근데 내가 들어가고 엽기00라 불리던 동기 한명이 들어가고부터 맛간 기획이라고 ㅜㅜ

그나저나 아 정말 챙피했겠다 ㅜㅜ 그래도 부끄럼 잠깐 꾹 참으면 만병통치 주치의가 생기니 얼마나 좋아요 흐흐흐

전 방금 하나는 4조각, 하나는 2조각난 샌드위치를 사와서 우리 우아한 과장님이랑 도란도란 먹고 과장님 안먹은 4조각짜리의 한조각까지 "제가 먹어도 될까요?" 하고는 다 먹어치웠어요 으흐흐흐

깐따삐야 2008-01-29 20:06   좋아요 0 | URL
하여간 우리 댓글패밀리는 어디를 가나 살짜쿵 맛간 걸로는 막강하다는. ㅜㅜ

의사샘은 고정인데 간호사들 얼굴이 간혹 바뀌어서 갈 때마다 나를 묘하게 쳐다본다는. 주로 감기니 소화불량이니 하는 내과질환으로 찾아오니 그럴만도 하지요. 병원이 거기만 있는 것도 아닌데. -_-

아... 난 내일까지는 죽 먹을 계획인데 정말 넘해욧. 흑흑. ㅠㅠ

웽스북스 2008-01-29 20:47   좋아요 0 | URL
위기를 기회로! 다이어트!!!! (가 필요 없어보이긴 했지만 ㅋㅋ)

Mephistopheles 2008-01-29 20:50   좋아요 0 | URL
거...그냥 맹숭맹숭 흰죽먹기 싫으면 좀 부지런히 나가서 뼈다귀(born)죽 메뉴별로 하나 골라 드시던가 하죠..?? 야채죽도 좋고 그냥 부드럽고 달달한 호박죽도 맛있다는..^^

깐따삐야 2008-01-29 20:58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필요해요. 필요햇! 이게 배가 아픈 건지, 배가 나온 건지 도통 애매하다니깐요. ㅋㅋ

메피님- 흰죽에 달래간장 솔솔 뿌려 물김치랑 먹었사와요. 집 앞에 본죽이 있긴 한데 좀더 낫거들랑 사먹던가 해야겠어요.


비로그인 2008-01-29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두꺼비 가튼 의사선생님 ㅋㅋㅋㅋ ^^
배탈나면 먹을게 별로 없어 가슴이 무너져내려버릴정도로 슬프죠.흑.
얼릉 나으세요~ ^.*
ps. 본죽은 해물죽이 맛있어요, 쇠고기버섯죽도.야채죽이 베이스인거 같아요. 아마도.~
집에서 어머니가 끓여주신 죽이 최고겠지만서두요! 얼릉 나으세요~ ^^


웽스북스 2008-01-29 20:47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해물죽 라인이 맛있죠, 좀 비싸지만 ;; 전 개인적으로 브로콜리 연두부죽인가? 그거 자주 먹어요 근데 우리 깐따삐야님은 엄마가 더 맛난 죽 끓여주지 않으실까요? ㅎㅎ

Mephistopheles 2008-01-29 20:51   좋아요 0 | URL
뭔가 건더기가 없는 그냥 부드러운 호박죽이나 잣죽도 먹을만해요..^^

깐따삐야 2008-01-29 21:01   좋아요 0 | URL
오! 모두모두 맛있게 들리는군요! 본죽 메뉴 중에는... 엄마 편찮으셨을 때 전복죽 사다드린 적이 있었고 직접 먹어본 죽은 삼계죽, 야채죽 뿐. -_-a

웽스북스 2008-01-29 21:03   좋아요 0 | URL
각박한 직장인은 엄마죽보다 본죽을 더 자주먹는다는 슬픔 ㅜㅜ
팀원 중 누구 하나 속 안좋으면 그럼 본죽가지 뭐, 이러니 원
슬픈 현실이지요

비로그인 2008-01-29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까스박명수' '불가사리'....
저도 병원에서 불가사리 먹고 난 후 헛 토하고, 속 울렁거려서 혼났는데..=_=
그저, 먹는 것은 평소 조심해야 되욤. 우리 동상도 위가 약하구나~
아아~ 정말, 친절한 의사가 있는 병원엔 괜히 환자가 많은게 아닌거겠죠^^

깐따삐야 2008-01-29 23:43   좋아요 0 | URL
어므낫! 형님, 이제 좀 어떠신 거여요? 많이 좋아지신 건가요?
원래 치료 받는 동안은 몸이 많이 약해져 있을 때라 먹는 것을 더욱 조심하셔야 해요. 저도 예전에 깁스를 한 채로 장염에 걸려 응급실에 간 기억이 있다는...-_-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소화 잘 되는 것으로 조심해서 드시와요.^^

비로그인 2008-01-30 20:26   좋아요 0 | URL
으흑..동상...ㅜ_ㅜ
오늘 너무 바빠서 일 많이 하구.,..저녁도 못 먹어서 배고파서 우유를
마셨더니...소화가 안되서..아프구..오랜만에 일을 했더니..
등과 어깨와 허리도 아프구..하지만 너무 바빠서 이번주 토/일도 일해야구
병원은 못 가구...어어어엉....

깐따삐야 2008-01-31 09:49   좋아요 0 | URL
저런저런~ 기력이 없을 때 우유 마시면 안 좋아요. 안 좋아! 저 같은 경우엔 몸이 안 좋을 때 두유는 괜찮은데 우유는 먹으면 탈이 나더라구요. 귀찮더라도 밥을 조금씩 챙겨 드세요.
푹 쉬셔야 하는데 여건이 허락치를 않는군요. 물리 치료 받으러 간다고 빠져나오면 안 되나요? 무리하시면 후유증도 오래갈텐데. 어뜩해. ㅠㅠ

순오기 2008-01-3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내 맘대로 주치의'가 뭔가 했어요. 정말 깐따님 엄마는 막강울엄마인듯...
맛간? ㅎㅎㅎ 야양청스교가 나름 살짝 맛이 갔다는거로군. 순5기도...^^

깐따삐야 2008-01-30 00:11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도 저희 엄마가 무셔무셔요. -_-;;
야양청스 5인방이 보통은 아니지요. 다들? ㅋㅋ

마노아 2008-01-30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등심 시스터즈가 단백질에 이리 약할 줄이야! 이젠 좋아진 거예요? 멀건 것 말고 진득한 것(?) 먹을 수 있어야지요...;;;;;

깐따삐야 2008-01-30 02:46   좋아요 0 | URL
아직도 살짜쿵 안 좋긴 하지만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으니 괜찮아지겠지요.
잠시 이럴 뿐, 또 기력 회복하면 장난 아니게 먹어댑니다. 홍홍.^^

치니 2008-01-3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좀 괜찮아졌는지요?
어머니, 그야말로 촌철살인의 대가시군요. ㅋㅋ

깐따삐야 2008-01-30 12:41   좋아요 0 | URL
아직도 뭔가 개운치는 않아요. -_-
'엄마는 독재자'란 제목으로 언젠가 페이퍼를 쓰고 말거여욧.

보석 2008-01-30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 먹고 얼른 나으시면 좋겠어요. 위가 좀 나아지면 맛있는 거 드세요.^^

깐따삐야 2008-01-30 12:4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먹고 싶은 게 넘흐 많아요!
 

 야양청스 순5기 멤버이신 순오기님께 드리는 시입니다. 어제 댓글 예배에 불참하신 관계로 조금 늦게 드리게 됐어요.^^; 

 시를 찾다보니 유안진 "봄비 한 주머니"란 시집에 따듯한 시 한편이 더 눈에 띄어 함께 올립니다.

 

For 순오기님


여자다움

- 유안진


소문에 시달리던

허위도 진실도

세월로 씻길 만치 씻기고 나면

회복되는 여자다움

마침내는 사람이구나 인간이구나

갓 빚어내신 바

하느님의 작품이구나.

 

자격

- 유안진


 초가을 햇살웃음 잘 웃는 사람, 민들레 홀씨 바람 타듯이, 생활은 품앗이로 마지못해 이어져도, 날개옷을 훔치러 선녀를 기다리는 사람,

 슬픔 익는 지붕마다 흥건한 달빛 표정으로 열이레 밤하늘을 닮은 사람, 모습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지고 만다는 것을 알고, 그것들을 사랑하기에 너무 작은 자신을 슬퍼하는 사람,

 모든 목숨은 아무리 하찮아도 제게 알맞은 이름과 사연을 지니게 마련인 줄 아는 사람, 세상사 모두는 순리 아닌 게 없다고 믿는 사람,

 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 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감동 받지 못하는 시 한편도 희고 붉은 피톨 섞인 눈물로 쓰인 줄을 아는 사람,

 커다란 것의 근원일수록 작다고 믿어 작은 것을 아끼는 사람, 인생에 대한 모든 질문도 해답도 자기 자신에게 던져서 받아 내는 사람,

 자유로워지려고 덜 가지려 애쓰는 사람, 맨살에서 늘 시골집 저녁 연기 내음이 나는 사람, 모름지기 이런 사람이야말로 연인삼을 만하다 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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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하지 않은 말
    from 파피루스 2008-02-02 19:36 
     깐따삐야님이 순오기를 위한 시로 '봄비 한 주머니'에 수록된 '여자다움'과 '자격'을 올려주었고, 또 시집까지 선물로 보내셨다. 음, 알라딘 놀이터가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이런 따뜻한 사랑이 있어서다. ^^ 여고시절, 교내 시 백일장에 '엄마에게 바치는 시'를 쓰고 싶었다. 그러나 어줍잖은 자존심으로 버티던 시절이라, 단 두 줄 쓰고는 지금까지 미완이다. 늘, 마음으론 시를 쓰고 싶어서 문학의 주변부를 얼쩡거리며, 문학공
 
 
순오기 2008-01-29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렇게 좋을수가!! 아~~~이런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다듬어가렵니다.
깐따님은 정말 멋쟁이~~이 시 출력해서 냉장고에 찰싹 붙여놓고 날마다 읊조릴게요.^^
살청님, 저 박박 씻고 알라딘 들어왔어요. ㅋㅋㅋ
메교주님, 저도 알고 보면 여자다움이 많은 여자야욧~~~~~~ㅠㅠ

깐따삐야 2008-01-29 19:18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이 좋아해 주시니 저도 기쁘네염.^^
메교주님 말씀은 그냥 무시하세요. 감수성이 아주 바닥을 친다는...-_-

웽스북스 2008-01-2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훙~ ^^ 순오기님이야말로 난 진정 여자다운 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순오기님 저 잘했죠? 그러니 다음에 오실 땐 꼭 저를 애인으로... 쿨럭 ㅋㅋ)

그나저나 글 정말 좋으네요 나의 로망이에요 ㅋㅋ 나의 로망이 순오기님이였다는 걸 밝혀주시는 깐따님, 일단은 날랜 사랑좀 하다가요 ㅋㅋ

순오기 2008-01-29 13:35   좋아요 0 | URL
흐흐~ 웬디양님, 광주이벤트때 오시면 '날랜사랑'의 고재종 시인 만나게 해 드릴까요? (진정 여자다운 분, 나의 로망이 순오기라는 멘트에 대한 상!)
다음엔 웬디양님 쉬는 주말에 만나면 되겠당~~~ 내가 안양으로 가도 되고요.

깐따삐야 2008-01-29 19:20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위와 같은 '자격'을 갖춘 사람 만나 '날랜 사랑'하는 어여쁜 은피라미가 되시와요. 꼬옥 그렇게 될거여요.^^

순오기님- 오! 저는 상 없나요? 저두 만나게 해주세요. 안양 가실 때 저한테도 반드쉬 연락 주시구요. 홍홍.^^

순오기 2008-01-29 22:34   좋아요 0 | URL
깐따님, 저 페이퍼에 유안진 시집 '봄비 한 주머니'상품 넣어주세요. 땡스 투 누르게요~^^ 가장 최근의 고재종 시집 '쪽빛 문장'을 님께 보내드릴게요. 이래서 또 주소랑 연락처 실명을 아는거야~ㅎㅎ 신난다! 알려주실거죠?

깐따삐야 2008-01-29 23:46   좋아요 0 | URL
그럴 수는 없어요! 제가 '봄비 한 주머니'를 보내드리겠습니당. 주소 이외에 순오기님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어서 비밀댓글로 남겨주세요. (공개댓글도 괜찮으시다면야...^^)

순오기 2008-01-30 00:33   좋아요 0 | URL
난, 정말 살짝 맛이 간게 확실해! 알라디너들의 넉넉함을 아직도 간파하지 못한 댓글을 달다니~~~ㅠㅠ 님부터 알려주심, 제 주소도 남길게요.ㅎㅎㅎ

전호인 2008-01-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해 더 살아도 덜 살아도 결국에는 잃는 것 얻는 것에 별 차이 없는 줄을 아는 사람

하나라도 더 얻기위해 아둥바둥 살아간다고 생각했어요. 무엇을 더 얻기 위해서가 선뜻 와 닿지 않는 것을 보면 결국은 욕심이었던 겁니다. 어차피 남고 잃는 것이 없는 사람이고 삶입니다. 그래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

깐따삐야 2008-01-29 19:25   좋아요 0 | URL
저도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욕심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이 되기도 하잖아요. 또 내가 성취한 것으로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하거나 좀더 편히 살 수 있게끔 해주기도 하구요.
전호인님처럼 성실한 가장들의 생활필수품 같은 욕심은 참 좋은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