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은 꾸준히 읽는 작가다. 김승옥 소설집에서 가끔 '생명연습'이나 '무진기행'을 다시 펼쳐 읽곤 한다. 종교에 귀의한 후로는 작품활동을 안 하고 있는 듯 하지만 과연 지난 시대, 김승옥의 감수성을 뛰어넘을 작가가 있을까 싶을만큼 단연 독보적이다. 언제고 다시 읽어도 쓸쓸한 젊음들에 호소하는 보편적인 감수성은 낡지 않았다. 기형도의 시와 김승옥의 단편을 읽으며 청춘을 보낸 사람들도 많을 듯.
이 책은 짧은 소설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역시 김승옥! 단문과 반전에 강한 작가. 조금씩 아껴가며 읽고 있다. 모처럼 읽을만한 글을 만났다.
서재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고종석은 참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어에도 일가견이 있는 줄은 나중에 알았다. The Korea Times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단다.
책은 재미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각의 요일을 타이틀로 해서 유럽의 신화, 역사, 종교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풀어간다. 문체는 쉽고 어조는 친절하다. 다양한 파생어들을 다루다 보니 전혀 사용할 일이 없을 듯한 단어들도 속속 등장하지만, 눈으로 슬렁슬렁 훑어가며 즐기면서 읽기에 무리가 없다.
독일의 비평가, 라니츠키의 문학적 자서전. 예전에 도서관에서 읽고 너무 좋아서 구입했는데 요즘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두께와 분량이 상당한데다 다소 낯선 문화적 배경 때문에 집중력 있는 독서를 필요로 한다. 읽고 싶은 욕망에 반해 느는 건 한숨 뿐.
이 책이 내게 흥미로웠던 이유는 저자 라니츠키보다도 나치 전후의 환경에서 많은 문학계 인물들의 행보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솔직하고, 구체적이고, 거침없는 필치 또한 매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