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본점 앞에서 만나 - 어느 직장인의 로또 명당 탐방기
원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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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가 된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상상해보지 않았을까? 상상만으로 즐거워지는 로또1등당첨! 농협 본점 앞에서 만나자는 제목에 너무 설레고 말았다.

원도작가님은 독립서적 <경찰관 속으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튼, 언니>를 읽으면 더더 좋아졌고 이번 신간 <농협 본점 앞에서 만나> 를 읽고 팬이 되었다.

전작들도 마찬가지지만 원도작가님의 책은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읽힌다. 로또라는 누구라도 관심가질만한 아야기라 제목에 낚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이벤트 당첨으로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미 당첨운 다 쓴 거 아니야? ㅋㅋㅋㅋ

매주 누군가는 당첨되잖아! 그게 나일 수도 있잖아! 사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지! 아무렴! p.23

로또소비책이던가? 읽으면서 로또사러가야지 생각했다. 작가님 어머님 에피소드가 재미있는데 저도 로또모임 만들어야할까봐요.

하지만 이 책이 그저 로또라는 허황된, 일확천금을 노리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로또라는 물성을 띠었을 뿐, 내가 매주 구입했던 건 희망이었다. 유통기한은 단 일주일. 명확한 일정도 목적지도 없지만 언젠가는 현실이 개선될 거라는 희망을 보증하는 서류. 이번 주도 당첨이 아니면 어떠리. 나의, 우리 모두의 5천원짜리 애닿는 꿈인 것을. p.27

로또명당 탐방기라는 부제처럼 명당을 찾아다니기는 에피소드로 가득하다. 여행에서, 일상 속에서, 팍팍한 서울살이에서 로또를 사며 눈이 소복소복 쌓이듯 웃음과 추억을 쌓아갔다(p.192) 라는 작가의 말처럼 웃음과 추억이 쌓이면 그게 또 행복이지 않을까?
사주에피소드에서 사주보는 선생님께서 공짜없는 팔자라고 했다. 노력한만큼 번다고. 큰돈은 못 벌어도 재물은 끊이지 않다고. 인생이 그럴 것이다. 쉽게 돈을 벌고 한량처럼 유유자적 슬아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신이시여, 저는 공짜많은 팔자, 어떻게 안될까요?

오랜만에 피식피식 웃으면서 후루룩 라면먹듯 다 읽어버렸다. 다음 책도 기다려지는 걸 보니, 작가님 앞에 로또 1등은 아니어도 베스트셀러길은 가겠는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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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12 0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또라고 하니 몇 십년째 로또를 사는 취미 활동을 버리지 못하는 제 남편이 생각납니다.ㅋㅋㅋ
작가 이름은 처음 접하는데 책이 재미날 것 같습니다.
초록 나무도 멋지고, 디저트와 커피도 청량하고 맛있게 보여 이 시간에도 먹고 싶네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하리 2023-05-13 23:19   좋아요 1 | URL
저랑 같군요 ㅋㅋㅋ 재밌게 읽었어요 저는! 나무님 좋은 밤 되세요^^
 

어릴 적 입양된 유리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다. 엄마 서정희는 집을 나갔고 어느날 돌아왔을 땐 자신의 아이 연우를 데리고 왔다. 할어버지와 다투고 다시 나간 이후로 유리는 엄마를 보지 못했다. 죽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까지. 엄마가 죽고난 후 연우가 함께 살게되면서 동생을 챙기고 어딘가 아픈 듯한 할아버지까지.
입양된 사실을 철저히 숨기고 살아가는 유리의 심리묘사가 마음아프게 다가왔다. 홀로 지우개를 썰고 훌쩍이는 밤을 보내는 유리의 모습을 그려져 마음이 시큰거렸다. 과거를 끊어내고 없던 시절로 치워버리고 싶었던 유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훌훌 떠나버리려고 했었다. 연우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우울할 틈도 없이 자기의 처지에 적응하고 현실을 인정하는 것만이 방법이라 말하던 유리였다. 엄마에게 학대당하고 재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연우를 돌보면서, 아픈 할아버지와 조금씩 소통하게 되면서 유리는 바뀌게 되었다. 1층과 2층으로 단절된 공간에서 데면데면 살아왔던 할아버지와 유리는 연우와 함께 새로운 가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입양에 관한 어린이, 청소년동화가 꽤 많은데 잘 살고 있는 가족이든, 불화가 있는 가족이든 아이들에겐 마음 한구석 입양된 아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비밀입양을 하기도 할 것이다. 공개입양이나 비밀입양이나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되었다면 끝까지 책임져야만 한다. 입양되었다고 누군가의 대체품이 될 수는 없으며 그 아이들에게 소외감, 서러움, 우울함이 아니라 행복과 따뜻함, 사랑을 심어주어야한다. 입양가족뿐만 아니라 혈연으로만 가족형태를 묶어버리는 우리 사회가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어디론가 훌훌 털고 떠나고 싶었던 유리. 자신의 부모님을 찾아 이렇게 잘 살았다고 말하고 싶었던 유리. 유리가 말했던 것처럼, 아주아주 잘 될거야, 라고 말해주고 싶다. 애썼다고, 토닥토닥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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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 안희연 산문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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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그라피 #하리의서재 #오늘의책

그러니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무세요. 저는 조각인 척 당신의 곁을 지킬게요.

#당신이좋아지면밤이깊어지면
#안희연
#난다

며칠동안 산문집을 필사하며 글이 주는 다정함에 대해 생각했다. 슬픔을 다독이는 힘, 느리더라도 나아가는 삶,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
책을 읽어도 삶은 바뀌지 않을 수 있고 마음역시 변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작은 다독임, 그런 게 좋다. 그래서 부를 부른다느니, 성장이니, 그런 내용의 책을 읽는 것보다 일상에서 얻는 작지만 다정한 마음들을 차곡차곡 모아나가는 게 담백한 이런 책이 좋다.

#산문집 #매일독서 #매일필사
#만년필필사 #딥펜캘리 #필사하기
#밑줄긋기 #독서일기 #리뷰쓰기
#트러블메이커잉크 #이로시주쿠
#글입다잉크 #석공의노래 #세일러시또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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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10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씨가 넘 예쁘네요.
한참 들여다 보았습니다.
절로 마음이 정갈해집니다.^^

하리 2023-05-10 20:06   좋아요 1 | URL
으아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3-05-10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리님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셨나요.
여전히 캘리그래피 작품도 멋있네요.
5월이 되니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어요.
반가운 마음에 안부인사 드립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하리 2023-05-10 20:07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오랜만에도 반겨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잘 지내셨나요? 한동안 책을 멀리하다 이제 필사도 리뷰도 열심히 써보려고 다시 북플을 깔았답니다. 서니데이님도 평안한 날들 보내시고요! 이곳에서 자주 뵈어요😊
 
누구도 울지 않는 밤
김이설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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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의서재 #하리그라피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소설 속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 언니부부와 함께 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성씨가 다른 엄마와 이모에게서 자라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고, 동생의 자살로 무너져버린 엄마와 언니.
소설 속 가족은 우리가 정상이라 믿는 4인가정에 속하는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가족이라는 틀을 어떻게 하나로 규정지을 수 있을까. 법적 가족만이 진짜 가족일까. 그저 보통의 세상 속의 보통의 어느 가족들이 있을 뿐이다. 상실, 절망, 폭력 앞에서도 희망과 사랑과 이해가 있었다. 물론 온전히 행복해지거나 확실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천천히 흘러갈 뿐이다. 답답한 현실과 상실 앞에서 서로 기대어 조금씩 나아가기를.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이기를.

🏷 치유정원이라고 해서 무너진 마음이 금세 아물리 없었다. 다만 혼자서 오래 걷기에 맞춤이었다. 꼿꼿하게 머리를 쳐든 침엽수를 조며 하루를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으면 충분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p.181

#누구도울지않는밤 #김이설
#문학과지성사 #단편소설
#매일독서 #매일필사 #독서그램
#독서일기 #리뷰쓰기 #오늘의책
#북스타그램 #밑줄긋기 #책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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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5-10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작가님이 이 리뷰를 보신다면 좋아하시겠습니다^^

하리 2023-05-10 20:08   좋아요 1 | URL
우아 그렇다면 저야말로 영광일듯요🙊 글쓰기는 늘 부담인데 힘얻어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림 : 쿠쉬룩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1
서윤빈 외 지음, 전청림 해설 / 열림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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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좋아한다. 다양한 작가와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고, 좋아하는 작가를 찾아내게 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림_쿠쉬룩은 그런 면에서 딱이다. 처음보는 작가도 있고 유명한 작가도 있으면 장르가 다양해서 흥미로웠다. SF쪽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장편, 단편 다 일부러 찾아서 읽진 않는데 서윤빈, 천선란 작가를 통해 새롭게 접하게 되었다. 소설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영의 존재와 하나 빼기였다.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멀어지게 되는 과정이나 타인의 비밀, 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를 과거로 보내기도 했다.
친구와 닮고 싶었고, 위로하고 싶었고, 비밀을 나누고 싶었다. 구질구질한 현실을 사는 친구에게서서 벗어나고 싶었고 함께 속해있고 싶었고 이유없이 떠밀려 내쳐지고 싶지 않았다.

어떤 비밀은 우리를 하나로 묶었으나 어떤 비밀은 우리 사이를 갈라 놓았다. 어떤 비밀은 너무 무거워서 세 사람이 힘을 합쳐도 버텨낼 수 없었다. p.148

관계 안에서 어쩔 줄 모르는 마음들, 타인의 고통이나 소망 앞에서 어떻게 해야하는가,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증발해버리는 사람들(쿠쉬룩 중에서, 천선란)처럼 기대없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들이었다.

젊은 작가님들을 응원하게 된다. 특히, 설재인 작가와 이혜오 작가의 다음 책이 기대된다. 천선란 작가의 천개의 파랑은 이미 사두었으니 읽기만 하면 된다.

다만, 책이 좌우정렬이 안되어 있어 거슬렸다. 왜 이렇게 편집했을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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