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부터 잡혀있던 약속을 뒤로하고, 광주로 갔다.(온갖 원성은 다 들었다.-_-)

내가 광주에 이사도와주러간다니깐, 다들 "경기도 광주?"라며 되묻더라. '전라도 광주'라고 하면 바로, '미쳤냐?''차비는 준다든?' 등등 많은 말들이 있었다. 뭐, 그렇지.

금요일에는 수업이 너무 늦게 끝나고 간다고 해도 잠 잘곳도 마땅치 않을테니까, 친구H랑 같이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내려가기로 했다. 금요일에 제출해야될 레포트랑 발표도 해야하고 해서, 목요일밤을 샜던 터라 금요일엔 수업끝나고 집에 가서 바로 잤다. 알람을 10분 단위로 계속 울리게 맞춰놓고.

친구는 돈이 많이 드는 원룸같은데 보단 그냥 1,2년 고생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할머니 혼자 사는 아파트의 방하나에 들어갔다.

전날 밤에 미리 와있던 친구 S와 함께 우리 넷은 열심히 쓰레기를 버리고, 남은 짐을 챙기고 했다. 광주친구의 나이많은 사촌오빠가 용달을 하나 빌려오셔서, 이사차를 따로 불러서 드는 비용은 없었다. 열심히 차에 짐을 옮기고 앞좌석에 여자 4명이 겹쳐앉아서(두 명이 앉는 좌석에 네명이 앉았다. 두명은 나머지 두명의 무릎에 앉아야만 했다. 불편하더랑.) 새 집까지 갔다. 다행히도 가까웠다. 버스로 한정거장 정도.

짐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엘리베이터로 네번만 옮기니까 끝이 났다. 그것도 냉장고는 넘기고, 세탁기는 버리고 와서 그런거 였지만.

주인 할머니는 외출을 하셔서 안계셔서 소란스러운 짐 정리가 시작됐다. 친구가 살 방은 정말 작아서 놀라울 정도였다. 다행이 옷이랑 안쓸 잡동사니들은 창고방에 넣을 수 있어서 다행이 이불이랑 작은 서랍장 몇개 들어가니까 어느 정도 넓게 (혼자쓸때) 살수는 있겠더라.

정리를 다 끝내놓고 광주 시내에 나가서 신나게 놀고(라고 해도, 밥먹고 노래방가서 한시간 반 놀고, 카페가서 수다떤게 다다.) 조용히 들어와서 조심 조심 조용히 씼는데, 놀라운 점은 화장실이 베란다에 있었다! (2,30년된 아파트라서 그렇다고 한다.)

네명이서 자는데, 조금많이 불편했다. 두껍디 두꺼운 옥매트(?)가 깔려있어서(친구것이 아니다.) 두명은 위에서 자고 두명은 바닥에서 자는데, 바닥에서 자던 나는 힘센 친구 H에게 밀려 완전히 낑겨서 잘 수 밖에 없었다. 

어쨌든, 자주 가던 광주는 아니지만, 이젠 더 자주 못가게 생겼다. 할머니 눈치가 너무 보인다. 난 숨막혀서 못 살거다. 친척집도 불편한데, 남이면 오죽하랴.

할머니도 세는 처음 놓으시는 듯 했고, 친구도 자취생활 7년만에 남과 함께 사는 것이다. 잘 버틸지 걱정이다.

하긴, 걔는 어른들께 잘하고 이쁨도 많이 받는 성격이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없으니 괜찮을 듯 싶기도 하다.

 

다른 소리, 왜 '우등'이 일반버스보다도 더 불편하고 힘든 것일까? 한동안 안하던 멀미를 하는 바람에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머리 부분이 좀 움푹 들어가야 잘때 편한 법인데, 툭 튀어나와서 목이 장난아니게 아팠다. 차가 많이 막히더라. 수원으로 가길 잘했다, 싶었다. 서울까지 갔으면 죽었을 거다. 전철타는게 편하지. 그래도 6시 정도인데도 너무 깜깜해서 기분이 안좋았다. 수원역 애경백화점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너무 좋아서 약간 기분이 업되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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