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매스컴에 대한 실랄한 비판을 함께 싣고 있다.'고들 하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방송국은 ‘좋은나라 운동본부에서 추진하는 범죄없는 세상 만들기(?)의 일환으로 정유정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살해된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 그리고 현장에서 붙잡힌 범인 김영훈(혹은 정하연). 사건 발생 48시간 동안 계속되는 수사와 수사과정 생방송.

 

급기야 방송국은 굿 이라는 퍼포먼스(?)마저도 내세워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해 한다. 그리고 검찰은 그 쇼에 동참하게 된다.

 

수사극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확히 하자면 영화는 그렇게 하나의 부류로 매기기엔 너무나 다양한 장르의 형식을 띄우고 있다. 혹자는 영화가 호러로 끝나고 있다고 하지만, 글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연극처럼 막을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지만, 연극적이라는 사람들의 혹평은 조금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문제점은 영화가 자주 스스로 그 흐름을 끊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설이라는 막에선 최연기 검사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다. 더군다나 (나에게만 그랬는지 모르지만) 차승원이라는 배우보다 찬조출연(?)정재영의 존재감이 더 컸다는 게 문제다. 꾸러기의 대사나 상황들이 자꾸 떠오르면서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건 발생 2시간 후, 하필이면 현장에서 붙잡혀 버린 범인(으로 예상되는) 김영훈과 그가 범인임을 확신한 검사 최연기의 대결, 정도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의 예고편과 포스터가 문제다. 확실히 영화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김영훈 그가 범인 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에게도.

 

아홉군데나 칼에 찔려 죽었지만(맞나),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검시의 결과, 사인은 약물이다.

 

그때부터 수사는 난항에 부딪힌다. 점점 김영훈이 범인이 아닌 것처럼 나오는 증거와 정황들. 그리고 급선회된 수사의 방향.

 

영화를 보고나서 생각해 보고, 또 생각해 봐도 모르겠는건, 묘한 그 마지막의 미소. 도대체 김영훈은 왜, 정하연은 왜, 누이를 죽이려고 했을까? 왜 그는 누나가 아니라, 누이라고 부르는 걸까?

 

정하연은 왜 김영훈이 되어있는 것일까?

 

최검사와 성검사는 서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증거가 너무 결정적인 것이라고 했지만, 도대체 왜 그것들을 제대로 써먹지 않았던 걸까?

 

생각하니 열받는다. 왜? 왜? 왜? 두번이나 보았음에도 해결되지 않는 물음 들이란... 혹자는 김영훈의 마지막 미소가 돈때문이라 했지만, 난 그건 아니라고 보니까 해결되는 물음들이 없다.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었다. 마지막으로 씨네 21의 어느 블로거가 썼던 리뷰를 빌리자면..

 

'김지수씨,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난 그녀가 너무 좋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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