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의 뒤를 잇는 찬욱 감독의 복수시리즈, 그 마지막. 그리하여 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 더불어 이영애 단독 주연이란 면이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기에 다르지만, 올드보이에 비하자면 약간 떨어진다는 생각을 버릴수는 없었다. (복수는 나의 것은 보지 않았다만.) 도무지 금자의 이유에 몰입이 안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물론, 어느 기사에선가 감독의 의도라고 읽은 것 같지만. 그래도 도무지 그녀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번 보고선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영화란 관객에게 불친절할 뿐이고,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관...게 불친철한 영화이다.

 

생각해보자면, 금자에게는 그렇게까지 강... 복수의 이유가 없다. 물론, 그녀는 그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죄책감으로 인해 괴로워했지만,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이다. 마녀 이금자는 교도소의 생활에서 복수를 생각할 수는 있었겠지만, 그렇게 비..한 방식까지 동원해가며 복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비열하다고 한 이유는 그녀를 돕는 조력자들때문이다. 그녀를 도와주는 조력자들, 그녀와 짧게는 1년이상씩 한 감옥에 있었던 그녀들은 친절한 금자씨의 가식적인 친절로 인해 어떻게든 그녀와 얽혀있기 때문에 그녀를 돕기보다는 마녀 이금자의 무서움을 알고있기에 그녀를 돕는다.

 

교도소를 나오자마자, 돌변한 친절한 금자씨, 혹은 마녀 이금자를 그럼에도 도와주던 교도소 동기들은 그녀를 도와주고는 바로 버림(?)받는다. 어느새 그녀들은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리고 말았고, 이제 이금자의 곁에는 그녀의 딸, 제니와 그녀의 어린 연인 근식뿐이다.

 

가장 안타깝고 유감이었던 것은 박이정에 대한 이금자의 태도이다. 마녀는 박이정을 너무나도 많이 이용해 먹었다. 꽃뱀 출신인 박이정은 이금자의 출소소식에 맞춰서 백선생에게 접근했고 그와 결혼까지 했다. 그리고 박이정과 이금자의 관계(?)를 알게된 백선생은 박이정을 패고 의자에 묶어두었다.

 

제니를 업고 백선생의 집으로 간 이금자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묶여있는 박이정을 풀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박이정에겐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다. 오로지 백선생에 대한 화만 표출해낼 뿐이다.

 

그래, 그 장면. 식탁에 엎어져있는 백선생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가위로 마구마구 머리를 잡아당겨 잘라버리는 그 뜬금없는 장면. '뭐지?' 싶었다. 갑자기 폭발한 금자의 감정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두번본 후에도 그 장면만은 이해가 안갔다.

 

후에 또다른 진실을 알아버린 이금자는 어울리지 않게(!!) 또다른 복수극을 준비한다. 진실을 덮어버린 형사를 추궁하는 이금자와 조용한 목소리로 아이들의 비디오를 그들의 혈육에게 보여주는 이금자, 죽은 아이들의 가족들이 행하는 복수를 지켜보는 이금자는 마치 다른 사람인 듯 같은 사람이다.

 

명분을 얻지 못했던 이금자의 백선생에 대한 복수극은 원모이후 죽은 아이들에 대한 복수를 원하는(혹은 이금자가 원하게 만들었던) 가족들에 의해 명분을 얻게 된다. 모든 복수극을 준비한 것은 이금자이지만, 그럼에도 이금자만은 백선생에게 죽임이라는 복수를 줄 명분이 없다. 금자 자신조차도 알고 있듯이 그녀또한 원모의 죽음에 관여가 되어있는 것이다.

 

어떻게든 죽은 원모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서 복수극을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드디어 금자의 앞에 나타난 원모는 그런 금자의 입을 막아버린다. 그리곤 비웃으면서 떠난다.

 

먼 미래에 딸 제니는 끝내 이금자는 구원받지 못했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금자씨(엄마)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금자는 딸 제니로 인해서 구원을 얻은 것과 같다. , 혹은 가까운 미래에 이금자는 제니와 함께 있을 것이고, 그 옆에는 어린 연인이 있을 것이다. (물론, 어리고 순진한 근식이 이금자의 곁을 떠날수는 있지만, 아직으로선 변한 근식이 연상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근식과 제니는 이금자를 좋아했다. 

내가 이금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녀에게는 상관이 없다. 가장 소중한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해 주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이금자에게 남은 인생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죽은 후에 그녀가 원모를 만나선 어떨지 몰라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