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기다리는 여고생 눈앞에 나타난 [분홍신]. - 여기서 왜 전철역에 사람이 한.명.도 없는지는 중요한게 아니다. 없었어야만!! 했다. - 베이직한 디자인에 묘한 끌림이 담긴 분홍색이 어우러져 괴기스럽기까지하면서도 갖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게 하는 구두.

떨리는 맘으로 구두를 신어본 바로 그 순간, 나타난 친구가 '내가 먼저 봤어.'라며 빼앗아가버린다. 그리고 빼앗은 구두를 신고 집으로 가던 그 소녀는 다리가 잘려 죽는다. 그 순간 소녀의 피를 머금고 어여쁘게 피어난 구두 속의 꽃.

구두는 어느새 이혼을 하고 딸과 함께 살아가는 선재의 눈앞에 나타나고 그 구두를 주워간 날부터 모녀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 영화는 엄마와 딸을 내세우지만, 모성을 다룬다고 볼 수가 없다. 물론, 영화는 중반까지 선재가 딸을 살리기 위해서 악쓰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진정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그 것이 아니다.

사실 중간 중간 나오는 과거의 이야기는 볼 때와 막 보고난 순간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되새겨보고나니 영화의 흐름을 자주 끊어버리는 원흉이었다. 처음엔 그 과거의 이야기가 필요할지도 몰라. 였지만 지금은 차라리 과거의 이야기를 빼버렸으면, 하는 바램이 존재한다.

이 영화만큼 극과 극의 평가가 갈리는 영화는 못본거 같기도 하다. 무서워서 절반도 못봤다는 사람도 있고, 진짜 재미없었다고 투덜거리던 사람도 있었다. 난 재밌게 봤다. 두눈뜨고 처음부터 끝까지(심지어 다리 잘려 죽는 장면도 - 물론, 이건 직접 자르는 장면이 나오지 않기때문에 가능하다.) 전부 다 보았다.

내 생애 가장 무서운 호러영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심한 호러도 아니다. 아주 아주 재미있어서 별점 다섯개는 못주더라도 최소한 (많이 올려줘서) 네개 정도는 줄 수 있을 듯.

김혜수와 아역배우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

배경이 너무 어두운 듯한,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느낌이 더 으스스하게 만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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