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에 건대에서 약속도 있고, 토요일(21일)까지인 ETC KOREA 2005 행사도 코엑스에서 있어서 - 체육대회 관계로 휴강하는 대신 과.제.로 입장권을 제출해야만 했다. - 1시경에 집에서 나와서 삼성역으로 향했다.

의외로(?) 날씨가 좋았던거 같은데, 집에서 역까지의 10분여만 그 날씨를 즐길수 있을 뿐이었다. 지하철에서 한시간여를 보내고 행사장(코엑스 태평양홀)을 찾았으나 사람이 엄.청 많았다. 줄서서 한참을 기다려서야 입장권(?!)을 받았다. 사전등록을 했기에 다행히 5천원 절약.

한시간여를 행사장 안에서 헤매었지만, 그닥 얻은 건 없는 듯 싶다.

태평양홀에서는 세개의 행사자 동시 진행중이었는데 나누어지지 않아서 다 볼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흥미가 덜 했다.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일까? 아님, 많은 사람들 속에 홀로이기 때문일까?

이번 학기에 수강중인 과목중에 제일 - 사실 플래쉬를 제외하고, - 흥미있는 과목이 임베디드 관련 분야이지만, 이제 겨우 맛을 본것에 불과하고 소프트웨어쪽만을 다루기에 하드웨어와 함께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조금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혼자서 들어가서 물어보고 하는 것을 잘 못하는 성격탓에 그냥 한시간 돌고, 돌고, 또 돌고 하다가 그냥 나와버렸다.

삼성에서 건대는 20분도 안걸리는 거리. 한시간만에 뛰쳐나와버린 관계로 이제 겨우 3시 조금 넘은 시각. 할 수 없이 한 층내려가서 반디앤루니스로 향한다. 여기서 뒤적, 저기서 뒤적 뒤적 대다가 두 권의 책을 골라들고 계산하고 보니 4시가 넘어있다.

 

 

 

 

서점 안에 있는 반디cafe에 들어서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하고,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둘중 무엇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테이프로 사정없이(!) 감겨진 <CmKm>을 어렵게 뜯어서 - 칼도 없었다. - 정신의 글부터 한장 한장 넘겨간다.

그네들의 발자취를 따라서 조금씩 낯선땅 도쿄를,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생크림이 듬뿍 얹어진 카페모카를 홀짝 홀짝 마셔간다.

임상효와 함께 파리를 걷다가, 시간을 보니 5시 50분이다. 아주 잠깐의 고민끝에 그냥 일어서서 건대로 가기로 한다.

생각보다(아니, 예상대로)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무려 30분 이상!!)

혼자서 고민을 하다가, - 원래 여기 중간에 의자가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 보니 없다. 하긴, 몇년전 기억이야, 건대앞에서 놀다가 새벽 한시 즈음에 뚝섬까지 걸어가서 강변에서 불꽃놀이하다가 다시 건대앞으로 와서 게임방에서 밤새고 새벽 첫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몇해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나지만, 그때의 기억이 잘못된 건지, 내가 다른 곳과 엇갈린건지 의자는 없다. - 앉을 곳도 없고, 출구 밖에 서서 작은 수첩을 꺼내들고 리뷰를 적기 시작한다.

바람이 제법 선선하게 불어오고 있다. 잠깐 전화로 빨리오라고 빨리오라고 조른 후에 며칠전 서점에서 충동구매해 버린, 그리고 하루만에 상, 하 다 읽어버린 <천자의 나라>를 찬찬히 생각한다.

함께 떠오르는 기억은 <판관 포청천>이라는 내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드라마. 초.중시절 내가 그네들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청천'이라 불리우는 판관 포증, 뛰어난 책사이자 뛰어난 의원이던 공손책, 강호제일검이며 의협심 강하던 남협 전조, 도저히 따로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는 왕조, 마한, 장룡, 조호.

그 시절의 나는 그들을 떼어놓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래, 그랬었다. 밤이 늦은 시간에도 그들을 보고자 엄마의 잔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TV를 보던 그시절에 나는 TV속 그들과 함께였었다.

잠시의 추억과 함께 몇줄을 끄적이다가, 지인들이 도착해버린관계로 어쩔수 없이 덮는다.

약속시간이 다가오는데 아직도 절반이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지 않는다. 조금있으니, 두명이 시간에 간신히 맞추어 왔다. 7시 정각에는 교수님도 오셨고, 지각한 한명때문에 지하철 출구에서 20분 가량을 서성이다가, 고깃집에 들어갔다.

열심히 고기도 먹고, 술도 마시고, 이야기들도 하고. 빈속에 소주를 두잔이나 마셨다. 속에서 열이 확 올라온다. 그때부터 열심히 고기만 집어먹었다. 너무 열심히 먹다가 김치를 옷에 흘려버렸다. 하필, 흰바지에. 열심히 물수건으로 처리해보려고 하지만, 역부족. 에잇! 몰라. 그냥 냅두지 뭐. 하곤 잊어버리다.

올해 40으로는 도저히 안보이는 교수님과 장난치며 웃고, 떠들고 하다보니 시간은 가고, 지방 출장갔다가 올라온 오빠까지 해서 다 모였다.

자리를 옮기기로 하고, 열심히 또 걸어서 주점에 들어갔다. 한시간여후에는 또다른 교수님도 오셔서 즐겁게 웃고 떠들었다. 아, 그래. 교수님도 보시는 개콘과 웃찻사 덕에 구박도 맞았다.

'니가 남자친구가 없는 이유가 그래서야. 남자들은 도도해 보이는 여자를 싫어해.'

......난 내가 도도해 보인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알 수 없다. 약간 이상한 기분이다. 어째서, 웃찾사.개콘얘기가 내가 남친없는 이유로 넘어갔던 걸까???

생각보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원래대로 라면, 술을 계속 마시다가 학교 동생집에서 자려고 했지만, 포기다. 내가 여기서 더 마시다간, 추태를 부릴 것 같다. 난 취하는게 싫다. 취해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러는 모습이 싫다. 차 끊기기 전에 다 같이 일어선 김에, 집에 간다는 애들과 섞여 집으로 와버렸다.

전철에서 남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약간 혼나고;;;

현장실습계획서도 제출 안했는데, 제출안하면 졸업안시켜준다는데, 지금 난 개.기.고. 있다. 졸작도 해야하는데, 한번 막히기 시작하니까, 더이상 코딩하기 싫어진다. 내일은 알바면접도 봐야하고, 수원에 생일축하하러 내려도 가야하고.

근데, 왜 안모모군은 내가 일 (혹은 약속이) 있을때만 휴가를 나오는 걸까?? 아띄, 그놈 또 삐지겠군. 대따, 소심한데.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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