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일이다.

늦잠을 잔 덕에 지각을 했다.(이렇게 말하고, 페이퍼에 늦잠얘길 많이 써서인지, 내가 상습지각생같지만, 전.혀. 아니다, 라고 먼저 밝혀야겠다.) 오자마자, 정신없이 일하고 한숨 돌리는 사이에, 본부장이 불렀다.

'한달 기간을 줄테니 인수인계하고, 정리해.'

별로 다니고 싶지는 않았고, 얼마전의 일로 인해서 있던 정마저 다 떨어진 상태이기때문에 오래 다니고픈 마음도 없었으며, 그만둘 날짜를 계산하고 있었던 찰나라서 고맙다고 해야하나. 지랄, 기분은 더럽다.

속에서 열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데도, 나는 지금까지(이 페이퍼 쓰기 전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안하면 폭발할거 같아서, 하면서도 내가 뭐하러 열심히 하나 싶기도 하지만, 유종의 미 라는 것도 있다니깐. (생각만, 생각만...-_-;; 그딴거 알게뭐야 라고 하고 싶지만.)

아아, 내가 한심해진다. 나 일을 못하나? 성격이 이상한가? 고민이 장난아니게 들고 있다.

최양의 말대로, 그냥 인수인계고 뭐고 다 그만두고 때려치고 싶지만, 남는 다른 사람들이 걸린다.

한달까지는 안다닐 거다. 최소한의 인수인계를 마치고(내가 하는 일이 몇개빼고는 잡무니까, 별 인수인계사항도 몇개 없다. 어차피 전에 하던 업무는 다 넘어갔었고.) 그만 둘거다. 학교 때문에 집에는 못 가겠지만, 이번주 토요일 사촌언니 결혼식때 내려가서 결혼식 끝나고 엄마 앞에서 실컷 울다가 오련다. (아마, 말은 이렇게 하지만, 그러지 못할테지만, 할 수 있다면 엉엉 울어버리고 싶다.)

어차피 내가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성격이 뭐 같았어도 자기 팀원이라고 지붕이 되어주던 사람이 없어졌고, 완전 낙동강 오리알 신세였기 때문에, 사실 이렇게 되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본사(아산)로 내려보내고 싶어들 했지만, 난 아직 졸업전이니까. (본부장도 그렇게 말했다. 자네, 아산엔 못가잖아. 식으로)

모르겠다. 좋게 좋게 생각해야지. 하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는걸.

아아아, 나 뭔가 이상한데가 있나? 란 생각만 자꾸 든다.

친구들은 노동부에 신고하라고 난리지만...글쎄. 그것도 모르겠다. 치사한거 같고, 더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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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위로 2005-04-1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려를 끼쳤네요. ^^;
그래도 지금은 기분이 많이 풀렸어요. 황당한 일도 또 겪었지만, 이제는 포기 상태랍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으니까, 그나마 웃으려고 노력하면서 떠나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