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무척이나 재미있게 영화를 보았지만, 또 무척이나 실망하기도 했다. 정확히 꼬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프닝. 흑백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난 폐허가 되어버린 오페라 극장은 어느 순간, 흑백에서 컬러로 돌아가며, 그 예전의 화려함으로 모습을 바꾸며, 정적이던 화면은 동적으로 바뀐다.

프리마돈나 카를로타가 화를 내며, 나가버리고 무명의 무용수 크리스틴이 그 자리에 선다. 한니발로 갑작스런 데뷔무대에 섰던 그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청중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 영화이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가면무도회에서의 팬텀의 등장은 뭔가 아쉬움을 남겼다.

인간은 편협한 동물이다. 그렇기에 나도 그 자리에서, 그 시대에 그런 얼굴을 보았다면, 악마의 자식이라고, 괴물이라고, 돌을 던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상상하던 모습과는 달랐다. 음, 내가 어떤 모습을 상상했는지는 내 머리속 밖엔 모르겠지.

크리스틴 역의 에미 로섬이 부른 노래가 머리속에 부유하고 있다. 그래도 역시, 몇년전의 오페라의 유령 공연을 보지 못한게, 한이다.

내 친구는 '오페라의 유령은 물랑루즈보다는 못한것 같아'라고 평했다.(난 물랑루즈를 못봐서 동의도, 반대도 하지 못했지만.) 별점을 준다면, 4개. 그나마 반개는 영화내내 울리던 노래들 덕분이랄까?!

뒤늦은 사족 하나만 달자면, 아무래도 날잡아서 오페라의 유령을 다시 읽어야 겠다.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 음반을 들으면서.   - 2005.1.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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