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간척지 개답공사가 한창인 전남 해남 군 마산면 당두리 벌판은 마치 흰수건을 던져 놓은 것처럼 죽은 백로들로 뒤덮여 있 었다.

긴 다리로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던 백로가 갈대에 머리를 파묻은 채 논가에 쓰 러져 죽어 있고 강풍에 하얀 날개만이 너풀거렸다.

죽은 지 얼마 안된 듯한 백로는 날개 깃을 세운 채 머리가 하늘을 향해 있어 금 방이라도 날아 오를 것만 같았다.

논둑을 따라 더 들어가자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

썩기 시작한 백로 사체에 파리떼가 시커멓게 달라 붙어 있고 불쾌한 냄새가 진 동하는 등 눈 뜨고 볼 수 없는 장면이 이어졌다.

논은 물론 수로 옆 갈대 숲에도 이처럼 죽은 백로가 쉽게 목격됐다.

아직 살아 있는 백로 10여마리도 힘없이 고개를 조아린 채 앉아 있었다.

사람이 다가가도 날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 피하려고 했지만 언제 죽을 지 모 를 모습이었다.

이 간척지에는 이렇게 죽은 백로가 200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왜가리, 흰뺨 검둥오리도 백로와 함께 죽어 그 숫자는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다.

이곳 주민들은 "여름철새인 백로가 이곳을 찾은 지 7-8년이나 돼 간혹 1-2마리 가 죽은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죽은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해남환경운동가 변남주(42)씨는 "눈에 보이는 백로만 이 정도고 갈대 숲 등에는 더 많은 수의 백로가 죽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씨는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농작물은 농약을 하지 않으므로 농약 등에 의한 집단 폐사보다는 전염병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 곳에서 죽은 백로가 발견된 것은 지난 8월 말로 30여마리가 죽은 채 농민 의 눈에 띈 이후 10여일만에 이처럼 급격히 숫자가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해남군 관계자는 "집단 폐사의 원인을 알아내려고 죽은 백로 2마리와 산 백로 1 마리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보내고 국립환경연구원에도 역학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지난 97년부터 본격적인 간척지 개답공사가 시작돼 올해말 완공예정 으로 중장비 등이 동원돼 공사가 진행중이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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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4-09-08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척 사업은 이제 제발, 그만 두었으면 한다.
대안을 낼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더이상 갯벌이 사라져 간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