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의 서고 장서각에 소장돼 2002년 처음 공개된 조선왕실 ‘천자문’을 그대로 본뜬 책이 출간됐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장서각(관장 문옥표)은 왕세자의 한자학습교재로 알려지고 있는 ‘천자문’을 똑같이 본떠 책으로 펴냈다. 세로 40.2㎝, 가로 26.3㎝인 필사본을 같은 크기로 영인한 이 천자문은 장정, 용지, 글씨 등에서 갖은 호사를 다한 명품이다. 책은 쑥색 비단으로 표지를 만들고 붉은 테두리를 친 흰색 명주비단에 ‘천자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본문의 용지는 빨강, 파랑, 노랑, 분홍, 초록, 하양의 물감을 들인 최고급 닥종이를 썼다. 모두 42장으로 이뤄진 천자문은 각 면에 네 자씩 세 줄로 글자를 쓴 뒤 그 아래엔 당시의 한글로 음과 뜻을 적었다. 또 표지와 본체 사이에는 앞면에 노랑, 뒷면에 빨강의 호지(護紙·본문을 보호하기 위해 넣는 빈 종이)를 두는 등 원책의 색상을 그대로 되살렸다.

해제를 쓴 안병희 서울대 명예교수는 “천자문이 이처럼 화려함과 호사를 다한 것은 왕실의 책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자나 왕자의 돌상에 올렸던 돌잡이용 책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안교수는 “본문의 글자는 기본적으로 ‘석봉천자문’을 따르고 있다”며 한글로 쓰인 음과 훈으로 보아 책의 제작연대를 19세기 후반쯤으로 추정했다. 정문연 관계자는 “책이 워낙 고가(8만2천원)이고 수작업으로 제본해야 하는 관계로 일단 1,000부만 찍어 시중 대형서점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회문화사 간.

(031)709-4412

〈조운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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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위로 2004-07-16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