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개편된 서울시 버스체계가 버스 운전사들에게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있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측은 서울시가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파업찬반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
밥 먹을 시간도, 화장실 다녀올 시간도 없다! 서울시 버스체계 개편 이후 버스 운전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쉬지 않고 버스를 운행시켜야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업주들이 사실상 노예노동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운행횟수만 지키면 되지만 사업주들은 버스 한 대가 하루에 293km를 달려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한 채 운전사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한 버스기사는 "쉴 시간이 없어 너무 힘이 든다"며 "사업주들이 너무 욕심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간에 따라서는 운행횟수 자체가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버스노동자를 '운전하는 기계'로 상정하는 탁상행정이 되풀이 됐다는 지적이다.
내리막이나 오르막, 재래시장 같은 혼잡구간 등 운행시간을 지연시키는 요소들이 감안되지 않아 실제로 운행횟수를 맞추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버스기사는 "평지 달리는 것하고 오르막 달리는 것이 어떻게 똑같느냐"며 "말이 안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버스노동조합은 "부당한 근로계약 파문에 이어 노동조건 악화로 운전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노선별 운행체계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서울시에 촉구했다.
버스노조는 일단 서울시가 대화의 뜻이 없다는 입장인 만큼 7일 오후 대표자 총회를 소집해 오는 12일 파업찬반투표 돌입 등 총파업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CBS사회부 정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