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소를 봤다. 사실 하도 많은 혹평들을 들은후에 모든 기대를 꺾은 후에 극장에 들어서서 였는지 의외로 재미있게 봤다. 마지막 장면이 좀 많이 깨기는 했지만 뭐, 같이 작품했던 사람들인데 뭐, 하다가도 이게 뭐 엽기를 떠올리게 하려고 넣은 거야, 뭐야. 하며 툴툴대긴 했다.

어쨌든, 영화는 철저히 전지현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말이 맞긴 맞다. 황당할 정도를 너무나 충실히 PPL광고를 때리고 있는 극중 배우들을 보면서 한숨도 잠깐 쉬긴 했다. 긴머리를 휘날리는 전지현이 이쁘게 나오긴 했지만서도... 사실 남들은 다 재미없다고 한 '4인용 식탁'을 난 흥미진진하게 봤다. 물론, 템포가 조금 빨랐다면 하고 아쉽기는 했지만 적어도 그냥그냥 한 영화들보다는 훨씬 나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아 전지현 많이 노력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다시 그 이미지로 돌아와버렸다. 이래서는 안됄텐데. 언제까지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텐데. 그녀는 그 여전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울어봐. 라고 영화 속에서 속삭인다. 플라시보님께서 그러셨듯이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나 여친소의 '경진'은 닮은 꼴이다. 둘다 엉뚱하고 둘다 막무가내이다. 그리고 그런 그녀들에겐 마치 머슴(?)같은 남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그런건만 보인 것은 아니다. 시작이야 어찌돼었든 사랑하는 연인이 된 두사람의 모습이 예뻤다. 서로 마주보고 살며시 웃을수 있다는 것. 그저 한줄기의 시에 서로에게 책을 선물하는 모습이. 사랑하는 여자가 검은 건반을 치지 않는 것을 알고 정성들여 하나하나 하얗게 칠했을 건반과 작은 엽서. 책 한쪽 한쪽에 그림을 그려넣은 정성. 그리고 내 남자가 내 여자가 위험하다면 어떻게해서든 도와주고 싶어하는 모습. 서로에게 그런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저 들려오는 작은 소리들에서 내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있는지 알아내어 달려가는 모습. 이 모든 것은 그저 영화이기에 가능할수도 있지만 하지만 사랑이기에 현실에서 일어날수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고 그 무엇보다도 위대하다고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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