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심각하게도 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밥을 못먹는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서 한계에 도달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먹을 것을 거부한다. 단, 음료수와 과일은 먹는다. 난 아무리 아파도 과일은 먹는다. 언젠가 몸이 너무아파서 움직이지도 먹지도 못할때 엄마가 사온 딸기는 먹었었다. (이 일을 가지고 우리 엄마는 아직도 갈궈먹는다. 아파서 죽을 것 같던 애가 딸기만 먹었다고) 하지만 알다시피 요새 과일이 비싸다.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못하는 것은 짜증이 날 정도로 가슴이 아프지만. 어쩔수없다. 난 자취생이다. 거기다가 월급도 적으며 학교까지 다니느라 돈이 많이 깨진다.
중학교 3학년때였다. 엄마와 진학문제로 대판싸운후 학교에 가서 결국은 실업계로 전향하겠다고 담임에게 말했었다. 그런데 담임선생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래? 어디로 갈래'했던 말에 상처입고야 말았다. 왜냐고 물어보지 않는 선생님이 원망스러워서. 그 이후로 몸이 이상했다. 마구마구 토할것 같은 것이다. 어지럽고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에 갔지만 흔히 병명을 알 수 없을때 그네들이 둘러대는 그 말, '신경성입니다.' 약을 먹을땐 괜찮았지만 먹지 않을때는 너무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다. 학교와 집이 조금 먼 관계로 처음으로 작은 집에서 다니기 시작했다. 남의 집 살이는 처음이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눈치밥을 먹었다. 하지만 아무리 병원을 다녀도 몸이 낫지 않은 관계로 엄마는 나에게 CT촬영을 하자고했다(물론 병원에서 먼저 권했다.) 엄마는 일다니는 관계로 작은어머니와 함께 가서 웬 이상한 약물까지 투여하고 촬영을 했지만 결과는 아무렇지도 않다. 였다. 그때부터 희한한 약도 많이 먹었다. 임신한 여자들분들이나 드시는(..'') 훼럼이란 빈혈약도 먹었는데 정말 역겨웠다. 이걸 어떻게 먹나 싶었는데 엄마가 옆에서 감시하는 통에 먹을수밖에 없었다. 약 먹어도 별 소용이 없어보이자 난 아예 약을 먹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는데 1,2학년땐 양호실에 밥먹듯이 드나들었고 운동장조회가 좀 길어지만 항상 반장이 날데리고 반으로 들어왔다. 그래도 그 몸으로 난 학교를 열심히도 다녔다. 결석한번 한적이 없었으니까, 조퇴는 할 망정.
지금은 몸이 많이 나아졌지만 쌓이고 쌓여서 폭발하면 몸이 밥을 거부한다. 정확하게는 배에서 밥달라고 소리쳐도 목이 거부한다.-_- 지금 현재 내 몸상태가 이렇다. 스트레스가 폭발한 것이다. 어제 하루종일 팀장에게 시달렸더니 쌓였던 것이 폭발을 한듯하다.
그래도 오늘은 영화를 본다. 그러면 조금 풀릴지도 모른다. '하류인생'을 볼꺼다. 보고나서도 암울해지면 어쩌나 싶기도 한데. 보면서 울다보면 풀릴것이다.(난 영화보면서 안운적이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