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미술관이라는 곳에 가보았다. 비록 학교 수업의 연장이긴 했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내가 언제 미술관을 가보리.

금호미술관에서 현재 일본의 판화전을 하고있는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판화를 일본에서는 '우끼요에'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현재 에도시대의 미술가 히로시게의 작품 <명소에도백경>과 함께 현대 일본 미술의 거장 아와즈 기요시의 작품이 전시중이다. 한바퀴를 돌고보니 너무나 예쁜 우끼요에들에게 반해버리고 말았다. 판화임에도 불구하고 검정과 흰선으로 만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너무나 예쁜 색깔들이 들어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우끼요에가 무엇인지 에도시대의 거장 히로시게가 어째서 대단한지 이해가 갔고 고흐가 반했다는 그 히로시에의 작품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미술이라는 것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흥미가 생긴다. 아와즈 기요시의 작품은 대부분 포스터가 많았는데 그는 환경, 전쟁 반대, 연극 포스터등을 많이 그렸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김지하 시인이 잡혀들었갔던 한국의 70년대의 사건을 그가 알고 그 내용의 포스터를 그렸다는 사실이었다. 그의 우끼요에 작품은 별로 없었지만 강렬한 색채와 그림들이 인상에 남아있다.
그곳에서 나온뒤 한참을 걸어서 국제갤러리에 갔다. 그곳에서는 대지예술가인 리처드 롱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는데 자연을 주제로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돌과 기와를 이용한 작품도 보고 나중엔 벽면에 그린 그림도 보았는데 큐레이터 말이 벽면에 그린 그림은 지울 것이라고 한다. 작가가 원했다고 한다. 조수를 시키는 사람도 있는데 리처드 롱은 자신이 직접와서 모든 작품을 다 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직접해야한다는 주의를 가진 사람이란다.
미술관에 다녀와서의 내 느낌은 의외로 따분하지 않다는 것이고 생각보다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우끼요에 전시 같은 경우는 7천원이나 했지만 사람들이 꽤 많았고 리처드 롱의 전시는 무료였고 몇몇의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나와는 먼 얘기였던 미술관에 와보니 느낌이 좋은게 또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을 정도이다. 작품을 보고 이건 이거야 라고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즐길수있고 굳이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저 즐기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