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를 보고왔다. 역시 이런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이라는 것을 느낀다. 아킬레스, 헥토르. 멋있는 영웅들의 시대의 이야기이다.

아킬레스는 신의 아들이다. 이 시대는 신들의 시대이며 영웅의 시대이다. 하지만 영화에는 신이 등장하지 않는다.(단, 한장면 아킬레스의 어머니만 등장할 뿐이다.) 그리고 영웅이라 불리우지만 인간인 사람들이 나온다. 아킬레스와 헥토르는 적이 아니었다면 좋았을 사람들이지만 적으로 만났다. 헥토르는 동생을 위해, 트로이를 위해 아킬레스는 사촌의 죽음의 복수로. 아킬레스에겐 왕이 없다. 그는 왕을 섬기지 않는다. 그는 단지 자신을 위해 싸워왔을 뿐이다.

여기 또 한 아버지가 있다. 자식을 죽인자의 두 손에 키스를 하고 원수에게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 애원하는 한 아버지가 있다. 그는 왕이며, 두 아들의 아버지이다. 이제 왕은 알고있다.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죽었으니 트로이는 끝임을. 그는 왕이지만 비정한 왕은 되지 못했다. 파리스가 헬레네를 데리고 왔을때 그는 왕으로서, 헬레네를 돌려보내야 했다. 그리고 헥토르는 나라를 사랑했지만 아버지를 닮아 비정한 왕은 되지 못할 자였다. 동생이 죽을 것을 염려하여 헬레네를 데리고 왔고, 파리스의 비겁한 행위마저 용서했다. 그들이 왕이며 왕세자였다면 그리해서는 안됐을 것이다. 보라, 한 여자로 인하여 한 철없는 왕자로 인하여 트로이가 멸망했다.

영화에서 재현해 낸 트로이의 목마는 나의 상상하던 모습과는 달랐지만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냈다. 영화는 아킬레스의 죽음과 동시에 끝이 난다. 불세출의 영웅 아킬레스는 파리스왕자가 쏜 화살에 맞고 죽음을 맞이한다. 개인적으로 하필이면 파리스에게 죽다니 하고 한탄을 하기는 했지만. 브리세이스가 파리스에게 안됀다고 소리를 치지만(사실 여기서 나는 브리세이스가 어째서 일찍 일어나 파리스에게 소리지르기 보다 차라리 아킬레스의 앞을 가로막았다면 하고.. 바랬다.) 파리스는 그 말을 무시한다. 하긴,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아무리 철없는 파리스라지만 형을 죽인 원수가 아닌가? 또한, 아킬레스는 적이다. 그 시대에 적을 살려두는 사람이 과연 어디있었겠는가?

아, 그리고 보니 생각한건데 어째서 올란도 블룸은 반지의 제왕에서도 그렇고 이 트로이에서도 그렇고 항상 화살만 쏘아대는 걸까? 검술을 잘 못하더니 화살은 잘쏘더군. 아무튼 간만에 너무나 영화를 잘 본것 같다. 나는 비평가는 아니니까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트로이는 잘 만들어진 영화다. 너무나 즐겁게 보았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이 40먹은 아.저.씨인 브래드 피트가 너무 멋있게 나온게 약간 불만(?)스럽다. 그래도 에릭 바나도 멋있었는데. 참, 철없는 패리스 역의 올란도 블룸도 이미지(?)에 어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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