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의 우려와 달리, 인터넷은 아이들에게 '놀이터'도 되고, 세상을 배우는 '학습장'도 되고 있습니다. 세상이 바뀐 것이지요. 사이버 공간이 아이들에겐 부정할 수 없는 또다른 세상이 된 것입니다. 이런 온라인 시대를 맞아, 좋은 부모가 되려면, 부모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인터넷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주장하는 '온라인 시대 신(新)부모 역할론'이다. 황 교수는 최근 네오위즈와 경기도청소년종합상담실이 공동으로 마련한 '온라인 시대 신(新)부모 역할론' 강연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100여명의 학부모에게 '온라인 시대 좋은 학부모가 되는 비법'을 강연했다. 주제별로 황 교수가 제시하는 '비법'을 정리한다.


"인터넷도 좋은 놀이터 임을 인정하라"

황 교수는 우선 "인터넷을 보는 부모와 아이의 시각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새마을 운동'을 거친 부모 세대의 경우 인터넷을 효율성의 도구로만 생각하는 반면에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을 '놀이터'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놀이 문화가 있고, 같이 놀 친구들이 있다고 아이들은 믿는다.

따라서 온라인 시대에 맞게 아이들과 대화할 줄 아는 좋은 부모가 되려면 우선 인터넷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텍스트 지상주의'의 욕심을 버리라"

황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이미지로 말한다"고 설명한다. 아바타나 디카 사진 등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텍스트에만 길들여진 부모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황 교수는 그러나 "이미지 창출 행위는 그냥 시간만 죽이는 행동이 아니다"며 "오프라인 삶에서도 실질적인 가치를 지니는 행동"이라고 강조한다.

"'몰입'과 '중독'을 구별할 눈을 가지라"

황 교수는 "게임이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고, 게임을 한다고 무조건 중독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한다. 그는 "온라인 게임의 경우 분명한 목표, 정확한 규칙, 신속한 피드백 등 아이들이 몰입할 요건과 특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몰입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사회성, 자아존중, 자아통제, 자기 표현 능력 향상 등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다만 게임에 중독되는 경우도 왕왕 있으나, '중독'과 '몰입'은 다른 것"이라며 "아예 게임없는 세상에서 살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막으려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관심을 갖으면서 게임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도 '훌륭한 학습장'임을 인정하라"

황 교수는 "온라인 세상에서는 일과 놀이가 구분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황 교수는 "인터넷에 수많은 학습 콘텐츠가 있어 직접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이며 여러 활동을 통해 사회성을 익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홈피나 커뮤니티를 통해 스스로 이야기(콘텐츠)를 생산해보고,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게 되며, 자신을 중심으로 사람을 조직하는 법을 배우는 등 오프라인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창조적 사회성을 스스로 기른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리더쉽'을 이해할 안목을 가지라"

황 교수는 "온라인 시대를 맞아 새로운 리더쉽이 형성되고 있다"며 "촛불시위, 붉은악마 등은 온라인 세대가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통해 스스로 정체성을 찾으며 사회를 리드하는 힘을 보여준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최선이다"

황 교수는 "요즘 온라인 세대들은 변화를 직시하며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며 "부모들은 온라인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인간상에 대해 이해해야만 아이들과 말이 통하는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열린 사고를 갖고 아이의 동반자가 되기 위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만 말이 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잖으면 말이 안통하는 답답한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황 교수는 "부모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세계와 자녀 세대가 살고 있는 세계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그러한 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 공간에 대해 이해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강의에는 매회 100여 명의 부모들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으며, 이 강의는 6월부터 9월까지 남양주, 고양, 수원 등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문의: 031-237-1318(경기도청소년종합상담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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