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 않았다. 사실 간만의 휴강인데 집에 가서 푸욱 쉬고만 싶었다. 하지만 군대 갔다가 100일휴가 나온 녀석의 첫휴가에 안가줄수도 없고. 전화를 끊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가기로 했다. 집에 다와서야 다시 종로로 고! 40분걸렸다.
처음부터 술자리였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비도오고 대충대충 아무대나 들어가 밥부터 먹고(고기를 먹었다. ^^) 나와서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노래부르다가(노래방에서 자꾸자꾸 시간을 넣어줘서 시간도 없고 해서 그냥 중간에 끊고 나왔다. 10분, 10분씩 몇번을 더 넣어줬는지 모르겠다.) 나와서 무작정 돌아다니다 아무 호프집이나 들어갔는데 종로가 피맛골은 싸지만 다른 곳은 비싸다. 병맥주를 한병씩 마시고 있는데 학교 오빠 친구들이 왔다. 낯모르는 인간들과의 술자리가 대충 끊나고 보니 11시가 넘은 시간이다.
비가 오고 있는데 우산이 없던 나는 대충 뛰어가려고 했는데 학교 오빠 친구분들 중 한분이 우산을 주시면서 쓰고 가라고 한다. 미안하고 조금 그래서 안받으려고 하는데 그냥 쓰고 갔다가 주란다. 그래, 그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웬일인가! 비가, 비가 장난아니게 내리는 거다. 교보문고 앞까지 간다고 한 세사람이 걱정되서 문자를 날리고 집에 들어와서 뻗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채...
오늘이 되고 보니 속은 안쓰리지만. 목이 마렵다. 칼칼하고 바짝바짝 마르는 듯한게 기분 진짜 별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