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참 삭막한 사람이다.

다가가기 힘든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나는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웃고 떠들고 나면 찾아오는 그 어떤 공허감 같은 것을 어떻게 떨쳐야 할지 모른다. 나는 의.외.로 눈치없고 의외로 둔하며 의외로 순진하다.

정확히 말하자. 나는 세상에 무관심이다. 정말 정말 세상과 단절된채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렇다고 완전히 단절된 것은 아니다. 어설프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에 비해 얼마안되는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 물론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유아기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사춘기는 친구와의 관계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하니까..

난 정말이지 사람들을 기억하는데 재주가 없다. 자주 얼굴을 본다면 이름까지는 몰라도 얼굴을 기억하지만 아주아주 친하게 지냈던 이들이 아니라면 이름조차도 잊어버린다. 지금 만나지 못하는 초, 중학교 친구들중에 유독 내기억에 남는이는 얼마안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난 참 이기적인 인간이다.(난 사람이라는 단어보다 인간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글쎄, 사람이란 단어에 담겨있는 그 어떤 친밀한 듯한 감정때문이 아닐까 싶다. 난 그게 싫다.) 친구들에게 조차도 마음을 다 주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주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태어나길 원래 이렇게 태어난 듯싶다. 나는 엄마도 아빠도 동생들에게도 차갑다는 모질다는 말을 듣고 사는 아이(?)다. 내 어머니는 아직도 어리게만 보이는 딸이 안쓰러워 뭐든 해주고 싶어하시지만 난 그걸 받기를 싫어한다.  가족에게조차도 이러는 내가 친구들에게는 오죽하랴. 다른 점은 집엔 절대 내가 무슨일이 있었는데 상처를 받고 많이 아프고 울었다...등등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 엄마는 그게 서운하다 하시지만... 엇나가는 우리집 장남으로 인해 엄마는 내가 어린시절부터 나에게 많이 기대셨고(감정적으로) 나는 첫딸은 살림밑천이란 말과 엄마의 그런 기대옴에 말을 잃어만 가야했다. 힘들었던 모양이다.

아니, 사실은 자세히 모른다. 정말 그런것인지 아닌 것인지...

어찌돼었든 그나마 친구들에겐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었다 정도는 말하지만.. 그것도 진짜는 말하지 않는다. 그저 꾹꾹 눌러 담아놓은 뿐이다. 어떻게 털어내야 하는지 나는 아직 모른다. 그래서 쌓여만 가는 중이다. 내가 스스로 쌓아놓은 세상과의 담이 너무 높아서.. 나는 이 벽을 어떻게 뚤고 나가야 하는지 아직도 먹먹하기만 할뿐이다.

예전에 교회에 다시 나갔을때 그 사람들은 정말 나를 많이 좋아해주고 좋아해주려 노력했다. 그리고 나도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들에게 내 일부만 주었다. 그것도 너무 작은 조각으로만... 노력이라 칭했지만 나는 울고 기도하면서도 내 마음의 전부를 그들에게 주지 못했다. 그들이 나에게 한것처럼 하지 못해서 나는 그들을 떠났다. 그것도 아무말없이. 어느날 연락도 없이. 전화가 와도 무시하고. 교회에 다니지 말라는 부모님과 친척들의 성화에도 다녔던 교회이지만 힘들고 아프게 다녀야했던 교회이지만 그런것들보다도 나를 힘들게 하고 떠나게 했던 것은 그들이 준 것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 나 자신때문이었다. 그로인해 그들이 상처받을 것을 알고 있지만 난 그렇게 해야만 했다. 주지못하고 준척하기만 하는 나로인해 난 또 상처받고 경멸하면서 토악질을 해대야 하는 것이 싫어서......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그런 나를 알지 못하게 하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가끔 날아오는 연락에 어찌할지를 모른채 입술을 깨물고만 있을 따름이지만... 난 그들이 알아줬으면 한다. 내가 힘들어서 떠난 것은 내 자신이 너무 모자랐기 때문임을...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었음을... 그래도 그때 조금이나마 행복했다는 것을... 이것도 이기심이지만...

그냥 그렇게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말하지 못하고 길에서 마주쳐도 그냥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것이다. 그저 그렇게 울음지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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