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나는 이제서야 겨우 처음 읽었다. 이상하게도 내용을 이미 알고 있어서였는지 나는 내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래서 무의식중에 집어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귀여운 제제, 영악한 제제.... 제제는 나의 어린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혹은 많이 비슷하다. 기억나는 것을 별로 없지만 내 어린 시절은 제제보다는 행복했다. 제제는 자신이 악마라고 생각한다. 아니, 어른들이 제제에게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것이다.

나에겐 어린 시절 친구들은 별로 없다. 외진 시골에서 살았기 때문에 - 유치원때부터 한시간이상씩 걸어서 등교해야만 했던 곳이다. 차가 다니질 않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곳은 차가 다니질 않는다. - 또래의 친구들이라고는 3~4명뿐이었고 동갑내기 여자아이는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늘 상상속의 친구와 함께 노는 것을 즐겼다. 제제의 친구인 라임오렌지나무 - 아, 제제가 붙여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것은 무엇인지... - 가 그래서 나는 좋다.

내 상상의 친구에게는 이름이 없다. - 나는 여전히 가끔 그, 혹은 그녀와 놀기를 즐기곤 한다. - 5살 혹은 6살의 제제는 너무 어린 나이에 어른이 되었다. 아이 많은 집의 말썽꾸러기란 언제나 천덕꾸러기일뿐인가 보다... 우리의, 나의 제제는 어리기에 화가 나면 생각나는 대로 내뱉고, 어리기에 장난을 즐긴다. 하지만 힘들게 살아가는 어른들은 그런 제제의 어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내 친구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다 읽지 못하겠다고 했다. 공감이 가질 않아서 읽을수가 없다나..? 나는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아서... - 지하철에서 말이다. - 엄청 창피했었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면 어쩌면 내가 제제를 이해할 수 있던 것은 내가 제제와 동류였기 때문은 아닐까? - 그렇지만 나는 말썽꾸러기는 아니었다.^^

유일하게 제제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제제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은 제제의 가족이 아닌 포르투칼 사람인 뽀르뚜가였다. 첫만남은 엉망이라 불러야 했을지도 모르지만 제제에게 뽀르뚜가는 어느새 아버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뽀르뚜가의 죽음은 제제를 절망하게 만들었다.

나는 그런 심정은 이해하지 못한다. 제제에게 뽀르뚜가의 존재가 어떤 존재였는지는 짐작할뿐 이해하지 못한다. 나에게는 그런 친구, 아버지가 없었고, 제제 나이의 나는 죽음을 알지 못했다. 어린 시절 돌아가신 증조할머니가 계셨지만 아주 평안히 주무시다가 돌아가셨고, 나는 아마 할머니가 어딘가에 놀러가셨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 어느날부터 안보이시기 시작한 것으로 인식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제의 또다른 친구 라임오렌지나무도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제제와 이별을 나눈 것이다. 그 다음의 제제를 나는 아직 모른다.... 그리고 사실 점점 자라나는 제제에 대한 이야기가 더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제제는 5살 혹은 6살 아이이면 충분하다. 어른이 된 제제를 알고 싶지 않다... 이것은 내 이기심이다. 뽀르뚜가가 없는 제제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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