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오전에 그 영문 기업명 국문 변환을 끝내리라 마음먹고 죽어라 달려든다. 해냈다. 이게

무슨 일이라고 기분은 좋다. 오전엔 이거에 열중하느라 별다른 기억이 없다.


열심히 찾다가 네이버 뉴스에서 본 열정페이 뉴스. 나도 청년인지라, 4학년을 앞둔지라 이런 뉴스에 유독 눈이 간다. 어쩔 수 없이 열정페이에 몰린다는 청년들. 그런데 열정페이는 언제부터 열정페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최저시급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야근수당을 주지 않았을 때? 예를 들어 나의 월급을 환산하면 최저시급을 겨우 넘고, 야근이라도 할라 치면(한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바로 최저시급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내가 열정페이를 받는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이전 인턴도 5주에 80만원 꼴로 받았지만 스스로 열정페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왜냐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였으니까. 이전 인턴은 내가 그 잡지를 좋아해서 한 것이고 이번도 세계 일류 기업에서 배워보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열정페이 운운하는 청년들. 스스로가 정한 적정 월급의 기준이 없기에 스스로의 월급이 작아 보이는 것이다. 이러니 돈보고 취업해야 한다, 어차피 야근하는거 다 똑같으니 돈이라도 많이 버는 곳으로 가야한다고 말한다. 나도 내년에 힘도 못쓰고 취직 준비하면 이렇게 말하겠지ㅎㅎ.... 아무튼 개인적인 유토피아 생각은 그냥 선풍기 바람에 가장 멀리 날아가는 종이를 뽑는 방식으로 취업시키면 되겠다. 어느 자리에 누구를 가져다 놔도 다 일은 한다. 아니 취준생이 100개씩 회사를 쓴다는데, 말 다했지. 인턴 2개월차의 피도 안마른 생각이지만 결국 다 해낸다. 이렇게 취직하면 다들 운으로만 결정되는 거지같은 방식에 화가나서 창업을 하겠지. 또 그렇게 뽑겠지. 결국 다 취업하겠지. 유토피아 생각 끝


점심은 예전 우리층 ㅂㅅㅁ씨가 동년배 소개시켜준다하여 10층의 인턴 세분을 데려왔다. 굴국밥을 먹었는데 맛있다. 또 가야겠다.


오후    - 오후도 바쁘다. 계약서를 스캔해서 정리하는 업무, 학교랑 회사에 보낼 대회 공고문을

작성하는 업무, 사원님과 설문지 조사한 것 SPSS 어떻게 돌릴지에 대한 잠깐의 토론, 본사로부터 날아온 소포가 잘 왔는지 대리님과 확인하는 업무, 5시에 차장님과 지금까지 죽도록 한 엑셀 파일 확인받는 미팅(30분 잡았는데 5분만에 끝났다. 내가 잘한건지, 중요하지 않은건지, 나중에 혼자 할려는 건지, 아무튼 트집은 잡히지 않아 다행), 본사 사이트에 있는 피피티 파일들 다운받는 업무. 규칙적인 업무는 아무것도 없지만 시간은 잘간다. 


저녁     - 집에와서 볶음밥을 해먹고, 잠시 휴식 후, 운동을 하고, 신문을 읽고, 오늘은 11시에

자야지 했는데, 지금 시간 11시 26분.


벌써 목요일이다. 월요일에 그렇게 울상이었는데

벌써 5월 중순이다. 이번년도는 뭔가 스펙터클하게 보내기로 했는데,

벌써 25이다. 이십대의 중반에 큰일을 하고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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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어제에 이어 그 영문 기업명을 한국 기업명으로 바꾸어 넣는 일을 급하게 시작한다. 아침

부터 혼자 바쁘다. 11시에는 예전에 하다가 잠시 멈추어 있던 파트너 설문조사 미팅을 한다. 주요 내용이 이제 설문지를 분배해서 그래프화하여 분석하는 것인데, 나랑 사원님이 spss라는 듣도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맡고, 대리님이 나머지 많은 양을 떠안는다. 전형적인 주도자형이다. 나도 대학교 시절엔 저랬지 훗....


점심은 사원님과 우리층에 있는 젊은 멤버들과 칼국수에 파전을 먹는다. 그런데 하는 얘기가 이전 회사는 어땠다느니, 다른 부서 자리가 났냐느니, 결혼은 언제 할꺼냐니, 회식은 많다느니...이런것이 소소한 행복일까. 뭔가 내 생각에는 양질의 대화가 아닌것같아 아쉬웠다.


오후      - 오후에는 대리님을 잠깐 도와 과거에 매출, 이익, 점유율 따위의 숫자를 넣었던 엑셀을 

점검하는 일을 도와드리고, 다시 차장님이 시키신 일에 몰두한다...근데 양이 더럽게 많다. 업무가 끝날때쯤 기업명을 세보니까 600개가 넘는다. 1분에 하나 찾아도 5시간이다. 결국 오늘도 끝내지 못했다. 내일 오전까지는 죽어도 끝낸다.


저녁    - ㅎㄴ이를 보기 위해 학교로 간다. 너무 바쁘시다. 팀플에 대외활동에 포토샵 강의에 과외

에 알바에....쓰고 보니 정말 많구나.8시쯤 학교 도착하여 9시까지 기다렸다가 3분 보고 귀가....바로 팀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알고 갔다. 3분 보기위해 4시간을 보냈다. 시간의 상대성.


-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을 드디어 다 읽었다. 독서의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사실상 출퇴근 30분 씩 1시간만 읽고 있는 것이다. 주말에 몰아서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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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별일 없다. 7월에 열릴 기능대회 참가 경품을 찾아달라는 말에 열심히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 리스트를 만들어 추천해드림. 이어폰, 블루투스 이어폰, 외장하드, 만년필, 맥가이버를 추천드렸다. 10만원 안팎의 상품이라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


점심은 먹을 사람이 없을까봐 여기저기 동기들, 동갑친구들에게 구걸. 10층의 동갑친구 섭외 성공했는데, 사원님도 먹을 사람이 없는지 같이 간다 .그래서 5명이서 같이 먹는다.


오후     - 여전히 별일 없다. 싸인받기, 전화받기, 문서정리 등등을 하다가 차장님이 4시에 일을 

주신다. 고약한 일이다 .엑셀 두개를 대조해가며 칸을 채워넣는 일. 이름들이 일정하지 않아 함수가 먹히지 않는다. 게다가 한 200개는 되는 회사들이 영문으로 써있는데 공식 국문명을 찾아 써넣어야 한다. 2시간동안 리얼 집중해서 했는데도 결국 알파벳 f정도까지 할 수 밖에 없었다. 플러스 야근 30분 정도 하고 이건 할게 못된다하고 퇴근~ 에라 모르겠다~


집에 와서는 잠시 쉬고, 운동 하는척(이런 식으로 하면 몸 하나도 안좋아지겠다 ) 그리고 재택 야근을 한다. 부장님이 5시쯤에 시키신 영작 업무. 메일로 온거라 모르고 있었다. 11시부터 한시간 빡하고 12시에 자야지 했는데 지금 시간 12시 47분. 문서 형식, 표까지 그리느라 시간을 허비했다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어서 자자. 6시간만 자겠다.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미약한 일처럼 느껴지는것은 왜일까. 

내가 영작한 이 2장의 페이퍼는 내일 대표가 5분, 아니 1분만에 읽고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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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어제 친구의 이별 소식으로 소주를 진탕 마셔 느지막히 일어났다. 술을 마셔서 자꾸

일기를 듬성듬성쓰게 된다. 왜 이별을 하면 진탕 마시는 건지 잘모르겠지만 뭐 별 수 있나. 이럴 때 같이 있어주는게 친구 아니겠나~ 그래서 6명 모였는데 정작 더 신나게 마셨다.


점심으론 파스타를 해먹었다. 시중에서 파는 소스에 삶은 토마토를 썰어넣고 버섯 넣고 브로컬리 넣으면 뭐 쉽다. 그치만 나는 이렇게 먹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느낌이 떨어진다. 내가 소스도 직접 만들거나 알리오 올리오를 연습해야 한다. 결론은 나도 어무이도 맛있게 먹었다는 점.


오후      - 3시 영어토론을 위해 2시부터 급하게 쓴다. 오늘의 주제는 핀테크. 근데 이게 어제 헤

어진 친구의 여자친구가 내놓은 주제여서......상당히 대충 끝났다. 셋다 숙취도 있고 주제도 잘 모르고 해서 30분만에 끝났다. 그리고 잡담에 독서 대충하고 집에 오니 5시

어버이날에 스테이크를 해드릴려고 했던 것을 이행하기 위해 저녁을 만들겠다는 다짐. 하지만 동네 롯데마트가 휴무라는 소식에 1차로 단념할까했고, 아버지와 누나가 늦게 들어온다는 말에 2차로 단념할까했지만, 오늘 어머니를 상대로 연습하고 담주에 가족에게 해주겠다는걸로 스스로를 잘 다독여 외국산 스테이크 고기를 사러 나선다. 

그런데

외국산 스테이크 고기를 안판다. 2군데갔는데 둘다 안판다. 으으으으으으 하고 엄청난 고민을 하다가 호갱처럼 한우 400g을 2만8천원에 샀다. 정말로 카드를 내는데 식은땀이 나더라, 정말로 나더라.... 내가 호구는 아닌지, 갑자기 예산이 엄청나게 뛴건 아닌지, 내가 삼성전자 부장님도 아닌데 이렇게 비싸게 사도 되는건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며 귀가... 하지만 고생하시는 어머니께 사내놈이 좋은 고기 한번 사드려야하지 않냐며 있지도 않은 호기를 마음속으로 부리며 굽기를 시작한다....


소스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점심에 만든 파스타 소스가 많이 남아 거기에 스테이크 소스를 섞어서 완성


고기는 얇아서 금방 익었다. 숱하게 봐온 올리브채널을 따라해서 굽기전에 고기에 올리브를 바르고 굽고, 엄청 쎈불에 굽고 해서 나름 잘 구웠다. 양파랑 양송이 버섯하고 마지막에 고기집에서 덤으로 준 파채를 올리니 그럴듯.


어머니도 다행히 맛있다고 하신다. 허세감 상승. 최현석쉐프의 허세가 이래서 하늘을 찌르는구나. 내가 음식을 창조해 냈다는 어떻게 보면 인간'신'이 되었다는 느낌? 스테이크 하나 구웠다고 이런 생각까지는 오바.... 아무튼 오늘 유일하게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저녁엔 운동하고 뭐 깨작깨작 거리니까 현재시간 11시 53분. 내일까지 7분남았다. 


헬로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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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어제 6시간만 자서 몸이 무겁다. 9시30분인 업무 시작시간보다 나는 보통 45분 일찍

온다. 스스로 9시까지 출근 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장님 책상에 아침마다 전자신문을 배달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하기도 하다. 그렇다고 일을 일찍부터 하긴 싫어 1층 전시룸에 가서 티비들을 켜고 쿠션을 베고 자려고 매번 시도하지만 어딘지 불편하다.누군가 들어올 것만 같기도 하고....방법을 찾아야한다.

오전에 일은 어제의 연장으로 사람 찾아다니며 선물 받아간 사람의 명함 스캔 보내달라 요청하기, 경쟁사 국문 브로셔 검색, 설문조사 엑셀 마무리 점검 이렇게 3가지다. 별로 일이 없어 다른 사업부 향후 계획 피피티를 읽으며 시간을 때우기도 했다.


점심은 부장님과 대리님1과 사원님과 함께 메밀국수. 맛집인가 보다. 줄이 길다. 공차도 먹었다.


오후     - 월초에는 잡지가 많이 들어와서 잡지 내용들을 엑셀에 정리하고, 파쇄기를 고친다. 

예전 일기에도 이 일을 쓴 적이 있는데, 누군가 종이를 한번에 10장정도 두껍게 넣어놔서 파쇄기가 멈춰버렸다. 그 상태로 며칠간 지속되었다. 나도 알면서도 피했는데, 오늘 일도 없고 해서 맥가이버칼로 파낸다. 이쪽의 모든 사람들이 파쇄할 때마다 반대편으로 갔겠지. 이렇게 많이 넣고 도망간 당사자는 기분이 어떨까. 도망도 아닐 것이다. 매일 이곳에 출근하니까...


오후 4시 쯤에 귀찮은 업무가 떨어진다. 곧 경진대회를 여는데, 홍보를 위해 관련 학교들을 리스트업하는 것. 내일까지 하면 되니까 대충대충한다.


7시가 다 되갈 때까지 부장님이 자리를 안뜬다. 기다리다 못한 대리님1, 2는 도망치듯 나가고(한명은 어찌나 급했는지 핸드폰을 놓고가서 다시 돌아오더라) 부장님이 나가고 나서야 나도 나간다. 아니 차장님은 나보다 거의 매일 일찍오는데 나보다 먼저 간 적이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나한테 농담조로 왜이렇게 일찍가냐고 한 적이 있는데 그럴꺼면 먼저 가주시던가.... 


하지만 눈치보는 내가 제일 비루하고 비열하다. 6시 반 이후로는 사실 아무일도 안한다. 일을 하지 않기 위한 마음으로 단어를 외우지만 시계만 자꾸 본다. 부장님은 언제 가나, 차장님은 언제 가나.... 인턴하고 제대로 배운건 이거다. 얼른 가라고 마음속으로 열심히 비는 것. 6개월만 하고 관두고 돌아오고 싶지 않은 인턴나부랭이도 이런데 정직원은......그래서 사원이 항상 늦게 가는 이유도 알겠다. 곧 계약이 만료되는 계약직 사원...결코 일찍 갈 수 없다. 회사에서 살아야 한다. 회사에 제일 늦게까지 남아야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근데 제일 큰 아이러니는 이 회사가 그나마 야근이 없는 거라는 것.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사회다. 내가 바꿔야겠다. 


에스컬레이터 왼쪽에 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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