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어제 친구의 이별 소식으로 소주를 진탕 마셔 느지막히 일어났다. 술을 마셔서 자꾸

일기를 듬성듬성쓰게 된다. 왜 이별을 하면 진탕 마시는 건지 잘모르겠지만 뭐 별 수 있나. 이럴 때 같이 있어주는게 친구 아니겠나~ 그래서 6명 모였는데 정작 더 신나게 마셨다.


점심으론 파스타를 해먹었다. 시중에서 파는 소스에 삶은 토마토를 썰어넣고 버섯 넣고 브로컬리 넣으면 뭐 쉽다. 그치만 나는 이렇게 먹는 것은 아무래도 내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는 느낌이 떨어진다. 내가 소스도 직접 만들거나 알리오 올리오를 연습해야 한다. 결론은 나도 어무이도 맛있게 먹었다는 점.


오후      - 3시 영어토론을 위해 2시부터 급하게 쓴다. 오늘의 주제는 핀테크. 근데 이게 어제 헤

어진 친구의 여자친구가 내놓은 주제여서......상당히 대충 끝났다. 셋다 숙취도 있고 주제도 잘 모르고 해서 30분만에 끝났다. 그리고 잡담에 독서 대충하고 집에 오니 5시

어버이날에 스테이크를 해드릴려고 했던 것을 이행하기 위해 저녁을 만들겠다는 다짐. 하지만 동네 롯데마트가 휴무라는 소식에 1차로 단념할까했고, 아버지와 누나가 늦게 들어온다는 말에 2차로 단념할까했지만, 오늘 어머니를 상대로 연습하고 담주에 가족에게 해주겠다는걸로 스스로를 잘 다독여 외국산 스테이크 고기를 사러 나선다. 

그런데

외국산 스테이크 고기를 안판다. 2군데갔는데 둘다 안판다. 으으으으으으 하고 엄청난 고민을 하다가 호갱처럼 한우 400g을 2만8천원에 샀다. 정말로 카드를 내는데 식은땀이 나더라, 정말로 나더라.... 내가 호구는 아닌지, 갑자기 예산이 엄청나게 뛴건 아닌지, 내가 삼성전자 부장님도 아닌데 이렇게 비싸게 사도 되는건지 오만가지 생각을 다하며 귀가... 하지만 고생하시는 어머니께 사내놈이 좋은 고기 한번 사드려야하지 않냐며 있지도 않은 호기를 마음속으로 부리며 굽기를 시작한다....


소스가 제일 걱정이었는데 점심에 만든 파스타 소스가 많이 남아 거기에 스테이크 소스를 섞어서 완성


고기는 얇아서 금방 익었다. 숱하게 봐온 올리브채널을 따라해서 굽기전에 고기에 올리브를 바르고 굽고, 엄청 쎈불에 굽고 해서 나름 잘 구웠다. 양파랑 양송이 버섯하고 마지막에 고기집에서 덤으로 준 파채를 올리니 그럴듯.


어머니도 다행히 맛있다고 하신다. 허세감 상승. 최현석쉐프의 허세가 이래서 하늘을 찌르는구나. 내가 음식을 창조해 냈다는 어떻게 보면 인간'신'이 되었다는 느낌? 스테이크 하나 구웠다고 이런 생각까지는 오바.... 아무튼 오늘 유일하게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저녁엔 운동하고 뭐 깨작깨작 거리니까 현재시간 11시 53분. 내일까지 7분남았다. 


헬로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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