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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 The Goal -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엘리 골드렛 지음, 강승덕.김일운.김효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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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경영에 대하여
경영학과는 말이 많은 학과다.
문과의 꽃으로 불리며 이 시대에 각광받고 있는 학문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효용성에 대해 말이 많다. 한
조직을 경영하기 위한 다양한 학문을 배우는데 그것이 과연 정말 조직 관리에 대한 것이냐는 비판이 있다. 경영학과에서
특화되어 배우는 것은 회계, 재무일 뿐이며, 전략이나 마케팅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을 배우니 경영학과를 조직학의 최고 학문으로 우대해 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경영학의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경영학과를 옹호하기 보다는 비판하는 입장이다. 어릴 적에 나의 기업을 세우겠다는
생각으로 경영학과만을 지원했고 공부를 했었는데, 앞서 비판 한대로 재무와 회계만 열심히 가르칠 뿐, 조직의 관리자, 경영자에 대한 학문이 아니라 그 조직에 스며들기
위한 학문을 배운다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서 전공 수업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내가 듣고 싶은 여러가지
수업, 창업 관련이나 예술 관련 등 한마디로 외도를 해왔다. 그렇게
외도를 하면서도 나는 경영학과니까 다른 전공생들보다는 어느정도 더 많이 알겠지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의 나는 한 기업은커녕 작은 조직이나 공장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할 것이다. 한 공장의 고질적인 납기 지연 문제와 그에 따른 폐쇄의 위기에서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공장장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경영학과에서 배운 것이 있는 건지 놀랄 정도로 좌절감을 느꼈다. 마이클
포터의 이론이나 피터 드러커의 이론은 단지 이론으로만 내 머릿속에서 맴돌 뿐 공장의 현실에는 적용하는 방법을 몰랐고, 전략이나 운영 과목 시간에 배운 것들은 이미 까먹은 지 오래였다. 물론
공장은 기업이 아닌 현장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조직이 있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똑같고 또한
기업은 대부분 공장을 기반으로 하니 변명이라 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다.
단순히 책의 내용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성과를 봤다는 공장이
다수 있다는 놀라운 책. TOC(Theory of Constraints)라는 제약조건이론을 창시한 물리학자
엘리 골드렛이 자신의 이론을 쉽게 전파하기 위해 소설로 만든 책이다. 회사의 목표는 장부상에 긍정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돈을 버는 것이라며 ‘현금창출률, 재고, 운영비용’을 가장 중요한 세가지 요소라고 보았다. 자원을 작동(activation) 시키는 것과 자원을 가동(utilization)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최적의 흐름을
위한 다음의 다섯 가지 과정의 시스템을 제시하였다.
1.
시스템 내 병목자원을 찾아낸다.
2.
병목자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 (ex,
병목자원의 유휴시간을 절감하는 방법 탐구)
3.
위 결정에 다른 모든 공정을 종속시킨다. (ex, 모든
공정이 병목자원의 리듬에 따라 행진, 적색꼬리표나 녹색꼬리표를 다는 과정)
4.
시스템 내 병목자원을 향상시킨다. (ex, 병목자원보다
효율은 낮지만 도움이 되는 자원을 추가 배치, 낡은 기계의 도입)
5.
전체과정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실시한다. (ex. 병목자원이
시스템의 성과를 제약하지 않으면 이 자원은 더 이상 병목자원이 아니게 된다. 즉, 시스템의 상황 변화에 따라 새로운 병목자원이 발생한다.)
공장의 속도는 가장 효율이 좋은 기계가 아니라 가장 효율이 안좋은
병목자원이 결정한다는 것은 나의 인식에 큰 충격은 주었다. 그보다 더한 충격은 가동시간의 유연화이다. 공장을 운영해본적은 없지만 공장은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이 당연히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공장 가동률이 80%, 90%가 되는 회사가 신문에 잘나가는 기업이라고
소개되어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가장 느린 공정이 생산하는 자원이 시간 당 얼마 되지 않을
때, 다른 공정에서 먼저 산해 봤자 조립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발생한다. 결국 재고가 발생하게 되고 이는 재고비용, 운영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원들이 노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의 공정이 잠시 쉬는 것이 오히려 더
이득이라는 설명에서는 전공수업에서보다 더한 가르침을 얻었다. 이럴 땐 독서라는 활동이 정말로 좋아지고
감사해진다.
마지막에 승승장구하여 공장장에서 사업부 본부장으로 승진이 된
주인공은 큰 조직의 관리에 대한 고민에 빠졌는데, 이에 대한 해답을 내리며 이야기를 끝맺는다. 조직의 관리자는 1. 무엇을 변화시켜야 하는가, 2.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하는가, 3. 어떻게 변화를 일으킬
것인가 라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단하지만 답을 찾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드는 이 3가지 질문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학교에서 과제 발표를 할 때에는 거의 항상 애매하고 추상적으로 말한다. 혁신, 조직 개편, SNS 마케팅
진행 등등.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저 3가지 질문을 찾아내기
위해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개념 하나를 가지고 엄청난
토론이 오고 갔다. 이제 대학교의 막바지에 이른 지금, 저
3개의 질문을 항상 염두에 두고 열정적으로 생활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