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2의 기계 시대 -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 시작된다
에릭 브린욜프슨 &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
제 2의 기계 시대에 대하여
기존의 우리가 알던 기계의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이 추가된 제2의 기계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우리 나라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제조업혁신 3.0’이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의 공장들을
스마트 공장을 탈바꿈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 전세계적으로 외친 독일은 공장 자동화를 가지고 세계 여러 나라에 자문을 해주며 자국 기업들의 관련 기술들을
수출 시키고 있다. 그런데, 독일 관련 기업에서 인턴을 해본
경험으로 내부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다 빛 좋은 개살구란다. 기술 자체는 크게 변한 것이 없는데, 제4차라는 거대한 개념을 가져다가 붙이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다라는
것이다. 그에 따라 사람들이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그러고 관련 제품들을 알려달라 그러는데, 기존의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들을 가지고 새로운
산업혁명을 설명해야 하니 아주 곤욕이라고 한다. 즉 아직, 확실히
변화한 것도 없는데 3.0 / 제4차 / 제2의 라는 새로운 문구로 새로운 틀을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제2의 기계시대는
과연 정말 오고 있는 것일까? 저자들은 미국의 퀴즈쇼 ‘제퍼디’ 에서 우승한 왓슨, 과거 체스 세계 챔피언을 물리친 로봇을 예로
들며, 인공지능을 통해 제2의 기계 시대가 오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인공지능이 정말 인간처럼 ‘지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앞서 말한
컴퓨터 들은 모두 계산을 통해 통계적으로 최고의 답변을 했을 뿐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즉 자신의
생각을 창조한 것은 아니고 기존 컴퓨터의 계산능력의 어마어마한 발전과 빅데이터의 분석능력이 결합된, 제1의 기계시대의 심화 단계에서 답변을 한 것이다. 어느 과학자의 말마따나
인공지능은 아직 대답만 할 뿐 질문은 하지 못한다. 인공지능의 답변이 서버에 저장된 인간의 답변을 내보내기에
우리가 인간답다고 느낄 뿐이지 인공지능의 진정성 있는 답변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인공지능이 능동적으로, 적어도 동물처럼 능동적으로 뭐라도 할 수 있다면 그때가 바로 제2의
기계시대 일 것이다. 하지만 동물의 뇌는 단순히 연산처리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제 아무리 빅데이터의 축적과 통계적 연산으로 인간과 비슷하게 행동을 할지라도 동물을 동물답게 만드는, 예컨대 이성적이지 않고 감정에 휘둘리는 행동을 인공지능이 수행할 수 있을지는 지금으로는 안될 것 같다. 제2의 기계시대는 아직은….멀었다.
-
로봇의 시대와 일자리에 대하여
저자들은 로봇이
아직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기술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사람의 일을 어느정도 대체하기 시작했지만 인간을 아예 대체할 수준의 심각한 위기가 오기까지는 아직은 멀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간적 가치를 좀 더 강조하는 해결책이나 대응 방안을 주장한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도 우리의 일자리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아이로봇’에 나오는 인간형 로봇들처럼
인간의 일을 완전히 대체하는 로봇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각각의 산업에 특화된 기계가 기존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자동 세무 프로그램이 세무 대행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내몰고 있고, 세계 여러 기업들의 콜센터를 유치하는 인도는 인공지능을 가진 자동응답기 앞에 자국민의 실업에 대해 걱정할 처지가
되었다. 지금의 취업난도 기술의
발달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컴퓨터의 기능이 좋아질수록, 데이터가
점점 쌓여갈수록 한 명의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더 많아지고, 그에 따라 인원 충원이 필요 없어진다.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노동자보다 로봇을 구입하고 있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회사들은 점점 더 적은 인원으로도 점점 더 큰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기술의 발달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기술의 발달이 새로운 직업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지는 속도보다는 기존의 직업이 사라지는 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다. 기술은 그 무지막지한 효율성을
앞세워 발전의 세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는데, 기술 발달에 대비하는 제도나 보완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직업을 잃은 사람들을 재교육시켜 새로운 직업군에 취업시키자는 것이 기술
옹호주의자들의 주장인데, 교육을 시킬 무렵 이미 새로운 기술들을 넘어서는 기술들이 발달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속도이다. 오죽하면,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수장들이
현재의 인공지능 발달 속도, 기술 속도에 우려를 표하고 있겠는가.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를 필두로 구글의 레리 페이지, MS의 빌 게이츠 등이 로봇의 발달이 살인 로봇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관련 법규나 제도가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최고인 시대에 기술
발전에 제동을 걸 용기 있는 국가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핵에 대한 전세계적인 합의도 어떻게 보면 핵무기에
있어 압도적인 미국을 필두로 강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로봇에 대해서도 엄청난 로봇
군사력을 가진 국가가 나타나야 로봇의 발달에 제동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 세계의 우려가 어떻든 나는 나의 직업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 항상
현재 잘나가고 있는 대기업들, 현재 잘나가고 있는 산업에 대해서만 눈이 갔던 것이 사실이다. 뉴스에서도 신문에서도 주변에서도 그런 것에만 관심을 가지니깐. 하지만
제 2의 기계 시대가 오고 있는 지금은 이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해야 한다. 10년이 아닌 5년 후에도 지금의 탄탄한 기업이 계속해서 탄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인공지능, 빅데이터가 주요 기술이 되는
시대가 오고있는데, 기술제일주의에 힘입어 문과의 다양성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인문학은 통폐합되고 있고, 공대생을 더 더 더 뽑고있다. 여기에 분명히 가능성이 있다. 인공지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인문학적 소양이 더 중요하다. 인간의 감성, 이성, 감정을 제대로 포착하여 적용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에
있어 몇 줄의 코드가 아니라 몇 줄의 시가 왜 아름다운지 알려줄 인문학자는 꼭 필요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 기술을 익히지 않았다고 늦었다고 코딩 수업을 수강할 것이 아니라 책을 더 더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