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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세트 - 전2권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일본에 대한 복수에 대하여
책의 뒷면 글을 보면 '한국인들은 아쉬움으로 통곡한다!, 자긍심으로 전율한다!'라고 되어있다. 다 읽고 난 뒤에 느낀 점은 아쉬움으로는 통곡할 수준이지만 자긍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북한과 힘을 합쳐 핵무기 개발을 한 것으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다면야 가능하지만, 그 외에 소설의 내용에서 우리나라는 번번이 당하고 깨지고 무시당한다. 마지막에 일본이 독도 점령을 기점으로 우리나라 산업 지역을 초토화하여 우리나라가 그에 대한 대응으로 숨겨져있던 핵을 발사하는데 거기서 자긍심을 느끼라는 것이었을까? 근데 정작 핵은 일본의 무인도로 정확하게 떨어져 사람하나 죽이지않은 우리의 관대함을 작가는 표현하고자 한 것 같다. 그 시간에 우리의 군은 수천이 죽어나갔는데 말이다. 일본의 심장부에 떨어져 일반인까지 몰살시킨다면 우리의 대의적 마음가짐이 흐트러지는 것이었을까? 일개 국민이 나의 생각으로는 있는 핵 미사일은 모조리 발사하여 일본을 그냥 멸망시켜버려야 하는 것이었는데 국가의 수장이 되면 그 다음의 미래까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일까? 실제로 일본이 독도를 무력을 동원하여 점령하면 정부는 소설처럼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성난 국민들로부터 일본 대사관을 보호까지 할 것인가?
책을 읽고 나니 일본은 정말로 우리나라와 어울리기 힘든 나라라는 것을 깨달았다.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한 나라 안에서도 약속, 친교가 깨지기 쉽상인데, 나라간 결속이 평생 갈 것이란 생각은 정말로 버려야겠다.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다시 배우니 신기하다.
- 현실과 소설의 구분에 대하여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핵을 만들려고 시도를 했었고, 일본이 플루토늄을 수입하였고, 핵 개발의 핵심인 우리나라의 천재 과학자는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다. 이 설정들은 말이 안되는 거 같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사실을 어느정도 반영했을것만 같다. 주인공의 어이없는 영웅같은 행동들(신문사 기자인데 인도의 암살자를 막아내고, 비행기의 방향을 돌려 북한으로 들어가고.....)이야 소설적 요소로 금방 인식할 수 가 있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핵개발을 실제로 계획했었는지, 소설 속 과학자의 모티브라고 밝힌 이휘소 박사가 실제로 비운의 죽음을 맞이했었는지, 그리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전쟁력에서 가볍게 제압할 수 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소설의 몰입에 방해가 되었다. 이 내용을 어느정도까지 믿어야 하나, 정말 이런 국제적 힘의 관계가 현재의 흐름인가에 대하여 끊임없이 의심했어야 하기 때문에 극의 흐름과 더불어 사실관계까지 염두에 두고 읽은 꼴이었다. 물론 작가의 의도가 하나의 사건으로부터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로 표현한 것이지만 역사의 정확한 관계에 무지한 나에게는 오히려 독이었다.
역사를 기반으로,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가 많다. 특히 영화는 별 것 아닌 역사를 가지고 늘여서 쓰는 것으로 그 영화적 상상력을 펼쳐나가는데, 그런 상상력이 역사의 진실성을 왜곡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영화는 사실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상상력이 그 차이를 구분할 정도여서 쉽사리 왜곡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은 작가가 참 잘 썼는지는 몰라도 안믿기면서도 묘하게 믿기는 이야기들이 많아 더 헷갈렸다.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작가는 사실 관계를 어느정도 사전조사를 했었을 것이다. 그런 사실 관계를 책의 말미에 실어주면 독자 입장에서 소설적 재미를 모두 추구한 다음, 현재의 상황에 대하여, 사실에 대하여 깨우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