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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인간을 해석하다 - 우리는 어떻게 연결되고, 분열하고, 만들어지는가
크리스천 러더 지음, 이가영 옮김 / 다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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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빅데이터의 가치에 대하여
데이팅 앱의 빅데이터 분석이라. 인간을 해석한다는 제목에 어울리는 분석이었다. 미국의 유명 데이팅앱인 'OK큐피드'의 창업자이자 분석자인 저자는 그동안 회사 내에서 착실히 진행해온 빅데이터 분석을 한권의 보고서처럼 잘 정리해 놓았다. 데이터 분석은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준다.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미국의 중산층이라는 약간의 데이터 표본 편향이 있지만, 자신의 나이와 비슷한 상대를 선호하는 여자와 달리 자신의 나이가 얼마나 들었든 남자는 주구장창 20~23살의 여자를 선호한다는 데이터나 아시안인 남자는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여자들 모두에게 백인, 흑인, 히스패닉 남자들에 비해 점수를 잘 받지 못한다는 데이터, 44살의 남자들은 아홉살 차이나는 25살을 그렇게 선호하다가 10살 차이가 나는 45살이 되자 같은 40대 여성을 찾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데이터 등등, 모두가 잘 알지 못했거나 조각조각으로 알던 정보였다. 그리고 설문조사 시대와는 달리 데이터 수집은 이제 사용자에게 자료 수집을 알리지 않기에 더 솔직한 정보들을 모으고 있다.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대다수의 사용자 의견과 달리 OK큐피드에서 흑인여성은 별다른 이유없이 점수를 낮게 받고 있으며 아시안인 남성 역시 마찬가지였다.(ㅜㅜㅜ...)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심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 이런 솔직한 정보들은 점점 더 많은 곳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스마트폰에는 언제부터인지 자동로그인 기능이 추가되어 우리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매번 치는 귀찮음에서 벗어났다. 그 대신 우리의 정보, 뭘 검색하고 어디에 있고, 뭘 좋아하고, 뭘 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들이 우리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회사들로 빠져 나가고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찬양하는 이 시대에 우리가 그 대상이고 지금도 그 대상이라는 말은 쏙 빠져있다.
이 시대의 최고의 데이터 집합소는 구글이라고 한다. 단순히 하얀화면에 사용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것을 기입히니까 네이버의 초기화면처럼 선택을 강요하는듯한 과정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구글 검색창의 자동완성 기능은 시대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으며 구글은 그 어떤 데이터 조사기관들 보다도 인터넷 사용자들의 본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쥐메일, 구글 캘린더 등으로 이용자에 대한 정보를 마구 모으고 있다. 나조차도 쥐메일만을 사용하고, 구글 캘린더에 모든 일정을 정리하며 폰 자체도 구글에서 내놓은 넥서스폰이다....가끔씩 검색기록 등을 삭제하지만 이미 나의 정보들은 서버에 저장이 된 뒤일 것이다. 구글은 점점 망하기 어려운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가장 먼저 알기에 가장 큰 기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별 거지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초임 수준을 비교해놓고 빅데이터라고 칭하는 우리나라와는 수준차이가 어마어마하다.
- 빅데이터의 활용에 대하여
인턴생활을 하면서 빅데이터랄 것까지는 아니지만 데이터를 다룬 경험이 있다. 바로 설문조사지를 정리하는 업무.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며 많은 전시회, 박람회에 참여를 했고, 그에 따라 많은 설문조사지를 받아왔다. 나는 주로 그 설문지를 엑셀 파일로 정리하는 역할이었는데, 수치를 기입하고 단순한 그래프로 결과를 정리하여 표현하는 것이 다였다. 그 당시에는 그 결과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빅데이터에 관심이 생긴 지금은 그 당시가 너무나 아쉽다. 빅데이터에 대해 조금만 공부했더라면 단순한 결과 속에 숨겨져있는 새로운 관계, 새로운 발견을 했을 것만 같다.
분명 아직은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빅데이터 전용 프로그램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관계를 잘 파악하는 인문적 통찰력이 필요한 것인지, 그냥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정보를 누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대학교 발표용 정보가 될수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는 우리가 인간을 파악하는데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나는 인터넷, 스마트폰, SNS라는 새로운 기술시대에 잘 어울리지 못해 많은 기회를 놓쳤었다. 하지만 이제 다가오고 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기회는 놓치지 말아야지